연말연시, 친구들과 송년회 겸 카페에 들린 윤호에게 친구1이 물었다.

 

“윤호는 핫초코?”

“아니. 나 아메리카노.”

 

윤호의 말에 친구2가 돌아봤다. 너 원래 쓴거 안 먹지 않았어? 친구3이 윤호가 입을 떼기도 전에 먼저 대답했다.

 

“얘 이제 단거 안 먹어~ 아메리카노 맛있대.”

“세상에 무슨 일이냐? 정윤호가 아메리카노가 맛있어?”

 

윤호는 머쓱하게 웃었다. 아메리카노 먹다보니까 이제 단거 별로 안 당겨. 사람 일은 모르는 거라며 놀란 친구들이 우스개 농담을 하는 걸 보며 윤호가 폰을 만지작거렸다. 메시지를 보낸 지 벌써 2시간이 지났다. 분명히 읽었는데도 답장이 없는 화면을 빤히 보다가 애꿎은 전원 버튼만 달칵였다. 얘 오늘 집에만 있는다 했는데. 영화 한편 보고도 남았을 시간이었다.

 

“야. 얘기 듣고 있어?”

“어? 미안. 뭐라 했어?”

 

알아서 잘 놀고 있겠지. 서로를 알아온지 15년. 누구보다 서로를 잘 알았으니까 별 다른 걱정은 넣어두고 아메리카노를 한 모금 마셨다.

 

 

 

연락이 안 된지 벌써 4시간이 지났다. 윤호는 자신의 집이 아닌 창민의 집으로 차를 몰았다. 직접 간지는 처음이었으나 너무 걱정이 돼서 어쩔 수가 없었다. 매니저에게 전화를 해도 매니저도 모른다고 하니 이런 적이 처음인 윤호는 걱정이 돼서 속이 탔다. 걱정이 되다 못해 초조하기까지 한 윤호가 창민의 집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현관으로 다급하게 뛰어갔다. 현관에서 아무리 통화를 눌러도 연락이 없자 경비실로 통화를 하려는데 핸드폰이 울렸다.

 

[윤호야 혹시 몰라서...]

 

매니저가 창민의 현관 비밀번호와 집 비밀번호를 보내왔다. 윤호는 그대로 비밀번호를 치고 들어가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 창민의 집 앞에서 초인종을 눌렀으나 역시 감감 무소식. 조용한 현관에 대고 몇 번 두들기고는 그대로 비밀번호를 문을 열었다.

 

“창민아! 창민...”

 

집 안에는 온통 단내가 진동했다. 단걸 입에 달고 살던 윤호는 이 냄새가 무슨 냄새인지 알았다. 윤호가 좋아하던 달콤한 복숭아 젤리 냄새.

오메가 냄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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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민 전력 - jelly 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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