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후 나는 집으로 가기 바쁜데 다른사람들은 따로 만나 그런걸 챙기는 모양이다. 그런데 나는 그렇게 하기도 싫지만 그럴수도 없다. 인간적으로 괜찮다고 생각하는 관리자가 없어 사적으로 친해지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그녀는 반년 가깝게 그 자리를 지키며 공장에서 제일 많은 월급을 챙겼다. 그리고 조선족최씨가 그 자리에서 내려왔을때 예상대로 몇주 뒤 에어콘부품의 잔업도 없어졌다. 관리자들의 대한 신뢰가 점점 무너지고 있었다. 처음 공장에 들어와서 마음먹었던 나의 생각들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반대조에서 넘어온 섭섭관리자는 뭔가 처음부터 부담스러웠다. 제일 큰 이유는 그가 나이든 사람을 싫어한다는 소문을 들어서였다. 나이든 사람을 싫어하는 이유가 일시키기 부담스러워서라는 말을 듣고 편하게 대할수 있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참 나이어린 애들에게 때론 편하게 때론 친근하게 반말로 대하는데 나이든 사람에게 반말로 일 시키기도 그렇고 그렇다고 존댓말 쓰기도 불편하겠다는 생각이 나 스스로 들었다. 하지만 알수 없는 벽이 느껴지는건 나조차도 어쩔수가 없었다. 

우리관리자는 오래된 사람을 최우선으로 인정해준다. 그 사람위주로 잔업명단에 올려 오래근무한 사람일수록 잔업을 많이 해서 월급이 많았다. 주말마다 특근하는 인원이 2~3명뿐이 안 되는 경우 오래근무한 사람만 주말특근을 하니 그 사람만 월급이 많았다. 오래근무한사람은 일을 잘하는사람 이런 공식이 머리속에 박혀있는것 같았다. 그 말이 꼭 맞는건 아니지만 오래 근무한 사람을 인정해 주는 것을 뭐라 할수는 없었다. 그래서 나도 오래근무한사람 그룹에 들어가려고 그동안 쭈욱 참고 일했다. 

섭섭관리자가 반대조에 있을때 우리조 관리자와는 달리 잔업을 골고루 시켰다. 오래 근무한 사람은 그 사람대로 인정을 해주면서 굳이 그 사람을 안 시켜도 되는 일을 다른사람에게 나눠 시키곤 했다. 그래서 반대조에서 같은 기계를 찍는 애는 나보다 늦게 들어왔는데도 잔업하는 날이 많았다. 그러다 우리조 관리자가 오래된 사람만 잔업을 시키는 자기만의 룰을 깨고 흡연구역에서 친해진 여자애에게 주말특근을 몰아줬다. 무엇보다 기분이 나쁜건 원래대로 했으면 그 자리가 내가 하는 잔업이었다는거다. 

내가 그 여자애보다 못하는것도 아니고 근무경력은 훨씬 차이나는데.. 나는 당연히 날 시킬줄 알고 주말여행도 취소한 상태였는데 주말특근명단에 내가 없는걸 확인하고 너무 화가 났었다. 그래서 그 뒤로 반대조로 옮기고 싶었는데 그 고민을 하고 있을 즈음해서 반대조섭섭관리자가 우리 관리자가 되었다. 조금 더 있으면 경력자순위가 올라가 안정권으로 주말잔업을 할수 있는데 오랜 나의 소망이 무너지는 순간 이제는 이도저도 아닌 기준으로 잔업을 시키니 그런건 소용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섭섭관리자가 선호하는 사람은 한국인막씨였다.  잔업이 많은 기계를 이 사람만 몰아주고 있었다. 이때쯤은 많은 일들이 중국공장으로 넘어가서 주말특근인원이 1~3명정도 되었는데 한국인막씨는 꼭 주말잔업을 했다. 주말잔업인원이 한명일때도 주말잔업인원이 세명일때도 한국인막씨는 꼭 잔업을 했다. 모두가 경력도 없고 기계도 겨우 하나 다룰줄 아는 막씨가 주말특근을 독점하는 이유를 몰라 갖가지 소문이 떠돌았다. 관리자 위에 사람하고 불륜인것 같기도 하고 아니면 술마시다가 뭔가 안 좋은 일이 있어 무마성으로 시키는것 같기도 했다. 

한국인막씨가 다룰줄 아는 기계는 한대뿐이었고 그 뒤로는 잔업이 있는 기계만 한국인막씨에게 시켰다. 신제품은 경력자에게 시키는데 한국인막씨를 시키는 이유를 도저히 알수 없었다. 거기다 신제품의 경우는 테스트용으로 찍기 때문에 작업자불량을 신경 안 쓰고 찍어도 되는 장점이 있다 공장의 높은사람들이 불량때문에 예민해있어서 오래된 경력자들도 불량을 엄청 신경쓸때인데 한국인막씨는 그 기간동안 테스트용을 찍어서 불량테이타 명단에 이름이 올라가는 일이 없었다. 

사람들이 한국인막씨를 시기하고 온갖 험담을 늘어 놓았지만 나는 눈으로 본것이 아니면 내가 겪은 일이 아니면 잘 안 믿으려고 했다. 한국인막씨가 수량은 많이 내지만 불량이 많다는 소문이 있었다. 오로지 수량만 많이 내서 수량을 많이 낸다는 이유로 주말잔업을 시키는데 불량을 신경 안써서 그렇다는 소문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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