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에서 종이를 찢는 소리가 요란했다. 사람은 그대로 가고

소리만 남아라. 깊게 잠들지 말아라. 오늘 날짜가 빼곡하다.


내 짐은 남아있고

떠나기가 무섭게

커피는 두고 가시라 말한다. 너는 남아라.

의자에서 떨어지기 무섭게

귓가에도 박하 맛이 묻어난다.


오후에도 종이는 찢어라. 난 오늘 걸음이 어색해서

이를 악물고 걷기도 하는데. 또 울리는 심상찮은 소리가

귀갓길에 걸려 어처구니없는 변명을 늘어놓는데


불 켜지면 하얗게 빛나는

책상 위 양심

동전처럼 구르는

잠들기 전 기억들

2020.03 한국미소문학 등단 / 입시, 입사 지원 자기소개서 첨삭 문의는 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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