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에서 종이를 찢는 소리가 요란했다. 사람은 그대로 가고
소리만 남아라. 깊게 잠들지 말아라. 오늘 날짜가 빼곡하다.
내 짐은 남아있고
떠나기가 무섭게
커피는 두고 가시라 말한다. 너는 남아라.
의자에서 떨어지기 무섭게
귓가에도 박하 맛이 묻어난다.
오후에도 종이는 찢어라. 난 오늘 걸음이 어색해서
이를 악물고 걷기도 하는데. 또 울리는 심상찮은 소리가
귀갓길에 걸려 어처구니없는 변명을 늘어놓는데
불 켜지면 하얗게 빛나는
책상 위 양심
동전처럼 구르는
잠들기 전 기억들
단테님의 창작활동을 응원하고 싶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