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iring : Sam/Dean, Adam/Dean
Rating : PG-13
Warning : homosexual, Angst, Incest, violence


뜻대로 되지 않는 상황에 열을 내 봤자 좋을 것이 없다는 것을 오래 전부터 깨닫고 있었다.

하지만 어찌할 수 없는 초조함은 그 이상이다.

특히 이렇게 집에서 가져온 우편물들을 분쇄기에 집어넣을 때마다 혈압이 상승한다.

이유는 우편물의 반은 일 때문에 날라온 거지만, 반은 원수 같은 딘 윈체스터에게로 날라온 것들이기 때문이다.

 

이 천성적인 바람둥이는 악마들만이 아니라 변태들에게도 인기가 있는 게 분명하다.

집에서 조차 드문 불출한 인간이라(바쁜 샘 또한 마찬가지였다)

모든 우편물을 자신의 이름으로 해놓았다.

주위의 이웃들은 이 집에 삼형제가 산다는 것은 알지만 쓰레기를 버리거나 마을 모임에 나가는 것은 애덤 뿐이었다.

애덤의 학업 문제로 잠깐 딘이 대신 일을 거든 적은 있지만, 그는 사냥 일을 하며 여기 저기 사기와 범죄를 마음껏 저지르는 남자다.

본명을 공공연하게 알려주다간, 그 장소에 오래 머물 수 없었다.

 

그래서 한결 딘보다 위험이 적고 대외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새뮤얼 윈체스터의 이름을 들먹이기 시작한 것도 오래전 일이다.

그것 때문에 일어난 수많은 문제들을 해결해야 했던 건 물론 샘이었지만 말이다.

 

어쨌든 그의 신분 노출보다 더 위험한 것은 말도 안되지만, 마력이라고 밖에 판단할 수 없는 나이를 먹을수록 더해가는 딘의 매력이다.

 

이미 그를 본 주위에 몇명의 추종자가 생겼으며 (안정을 추구하던 여자보다 색다른 매력을 원하던 남자들이 더 많은 것 같다),

하물며 동네 초딩들은 종종 딘의 허세와 허풍에 휘둘려 그를 영웅으로 추앙하고 있었다.

 

아무리 딘이 강하다고 하더라도, 언젠가 큰 코 다칠지도 모르는 일인데....

정녕 위험을 모른단 말인가?

...그렇다면 샘의 간섭이 점점 심해지는 것도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편지를 다 처분하고서 샘은 책상 위에 있는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

하지만 그는 한숨만 쉬었을 뿐, 연락은 하지 않았다.

사실 샘이 딘에게 전화를 안건지는 제법 시간이 흘렀다.

현재 시각이 새벽이기도 했고, 만약에 자고 있다면 애써서 아픈 사람을 깨울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되도록 일을 마무리하고 빨리 집에 가야 했기에 더더욱 샘은 냉정해지려고 노력했다.

그는 이제 헌터가 아니었지만, 사냥만이 아니라 다른 일에도 감정을 내세우면 일을 망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무엇이 소중하고, 무엇이 중요한지 사리분별할 줄 아는 나이다.

그렇기에 여기까지 올라올 수 있었고,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이다.

 

샘은 그 자리를 벗어나기 위해 불을 껐지만, 밝은 달빛이 어두운 사무실 안을 넓게 비추자 무심코 창밖을 바라보았다.

 

달은 기울었지만 밝은 편이어서, 왠지 샘은 불안한 느낌을 받았다.

 

 

***

 

 

윈체스터가에 침입한 겁 없는 이 밤 손님은 조심히 거실로 들어왔다.

텔레비젼에서 새어 나오는 새벽의 방송이 유일한 빛과 소음이었고, 그는 그 앞에 쇼파에 누워 자고 있는 딘을 발견했다.

너무도 무방비하게 자고 있는 모습은 천진난만하기까지 했다.

원래라면 잠귀가 밝아 인기척에 쉽게 일어나는 딘이지만 너무 몸이 좋지 않아서였을까.

열이 나는지 식은 땀을 흘리고 있었지만, 색색거리며 자고 있었다.

 

"Oh, God...! 드디어 기회가 왔어."

 

흥분해서 그렇게 중얼 거리는 남자의 목소리는 제법 앳된 목소리였다.

그는 얼굴을 감싼 두건을 벗을 정도의 용기는 나지 않는지 잠시 그렇게 딘을 내려다 보았지만,

어느새 저도 모르게 살짝 벌어진 딘의 입술에 손가락이 가는 자신을 발견했다.

 

이게 남자 입술이라니... 완전 범죄라고.

 

지금 자신이 이런 짓을 저지르는 것에 대해 딘을 탓하며 죄책감을 밀어냈다.

딘의 눈썹이 꿈틀거리며 고개를 돌려버리자, 괴한은 움찔 거렸다.

이곳에 다른 사람도 산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고,

비록 그들이 집을 나간 것을 파악했지만 언제 돌아올지 알 수 없었다.

만약에 붙잡힌다면 대략 난감한 상황이 되겠지만 보통 남자가 성폭행을 당한다고 해도

수치라고 생각하는 남자들이 더러 있어 신고를 안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어차피 한 여름 밤의 꿈, 그는 줄곧 딘을 지켜보았고 이러한 순간을 꿈꿔 왔다.

 

"You're so damn hot."

 

참을 수 없는 욕망이 하반신에서 부풀어 올랐다.

남자가 딘의 옷을 벗기려고 하자, 그제서야 딘의 무거운 눈꺼풀이 올라갔다.

 

"...넌 뭐야?"

 

잠시 비몽사몽이라 긴장감이 없는 딘의 힘 없는 목소리에 괴한은 더욱 더 달아올랐다.

 

"목소리도 섹시한데?"

 

그의 몸 위에 올라타려고 하자, 딘은 그제서야 정신을 차린 듯 괴한을 발로 차버렸다.

괴한이 억 소리를 내며 뒤로 자빠지자, 딘은 비틀 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오마이갓, 세상이 빙글 빙글 돌아가네.

 

자리에 일어난 딘은 극심한 두통에 괴로운 표정을 지었다.

설상 가상으로 몸은 물먹은 솜마냥 무거웠고, 상반신은 땀으로 흠뻑 젖어있었다.

땀이 식어 오한이 들자, 딘은 몸을 부르르 떨었다.

 

눈 앞에 두건남의 행색을 보니 아무래도 도둑 같은데...

 

"꺼져, 애송이. 나한테 죽기 전에...."

 

그렇다고 꺼질 도둑놈이 아니지만, 일단 위협은 해보고 본다.

도둑은 몸을 추스르며 간신히 일어났고,

딘의 공격이 예상 밖으로 강렬해 뒷 춤에 숨겨둔 나이프를 꺼내 들었다.

 

"너야말로 다치기 싫으면 가만히 있는 게 어때?"

 

딘은 나이프 따위, 간단히 이빨로 부숴버리는 늑대인간도 해치우는 인간이다.

그는 전혀 무서워하지 않았고, 다만 몸이 뜻대로 움직이지 않아서 불안한 감은 있었다.

 

"나이도 어린 것 같은데, 집에 가서 발 닦고 잠이나 자라."

 

딘은 한숨을 쉬며 남자가 접근하기를 기다렸다.

아무래도 그 긴장된 몸짓이 초보 같았고 헛점이 많아 보였다.

 

딘이 따라줄 기색이 없자, 남자는 쉽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더이상 물러설 수 없었다.

우선 딘을 향해 위협식으로 나이프를 휘둘렀고 딘은 재빠르게 몸을 피했다.

아니 피했다고 생각한 것은 딘의 머리 속이었고, 실제로 몸은 한쪽으로 기우뚱 하였다.

헛점이 더 많은 것은 오히려 딘쪽이었고 그는 속으로 son of...를 외쳤다.

 

딘의 상태가 안 좋다는 것을 괴한도 눈치챈 것 같았고 그는 아까의 발차기 공격을 염두 해 다시 여러 번 나이프를 휘둘렀다.

딘은 자신의 몸이 오래 상대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피하면서 앞으로 나아갔다.

그리고 나이프를 든 괴한의 팔을 잡고서 힘을 주었다.

팔이 꺽이려는 고통에 남자는 신음하며 나이프를 떨어뜨렸고, 딘은 그대로 그를 던져버릴 생각이었다.

하지만 미처 남자가 반항하는 것을 제압하지 못한 채 몸에 힘이 무섭게 빠졌고 그대로 실에 매달린 인형처럼 휘청이며 끌려가버리고 말았다.

 

"Damn it...."

 

그대로 남자가 미는대로 바닥에 엎어져 버렸는데, 꼼짝도 할 수 없었다.

맙소사, 이런 애송이 녀석에게 당하다니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쪽팔리는 일이다.

 

괴한이 딘의 몸 위에 체중을 싣고 그의 두 팔을 제압했는데 딘은 자신이 계집애가 된 기분이었다.

자신보다 근육이 없어보이는 남자새끼한테 꼼짝도 할 수 없는 것이었다.

 

"얌전히 있어, 해치지 않을테니까...."

"당장 내 위에서 내려와."

 

딘은 시야가 어지러웠기 때문에 눈을 감고서 최대한 괜찮은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몸이 안좋은가 보군. 하지만 곧 기분 좋아질꺼야."

 

등으로 느껴지는 뜨거운 것에 불쾌감이 드는 것이 딘은 직감적으로 괴한이 발정한 것을 알았다.

그것을 깨닫자 정말로 하늘이 노래지는 것 같았다.

 

"이런 너 도둑이 아니라 변태새끼냐?"

 

변태라는 말에 울컥 했는지 괴한은 딘의 두 팔을 한 손으로 제압하고서 나머지 한 손으로 딘의 머리카락을 쥐어 잡아 바닥에 세게 눌렀다.

오른쪽 광대뼈가 바닥에 부딪혀 욱씬 거렸지만, 사실 머리 속이 더 아팠다.

 

"닥쳐. 호모새낀 너야. 네가 이렇게 만든 거야."

 

괴한은 제법 자신감이 붙은 건지, 딘에게 위협적인 목소리를 내었다.

 

일생일대의 실수다.

 

딘은 그렇게 생각했다. 악마도 몬스터도 아니고, 한낱 인간...

그것도 자기보다 어린 것 같은 남자에게 깔려서 당할지도 모르는 상황이, 지우개가 있다면 깨끗이 지워버리고 싶을 정도로 딘에게는 치욕적이었다.

 

이대로 당하면 딘 윈체스터 이름이 운다.

 

그렇게 생각하자 딘은 최대한 힘을 모아 자신을 누르는 변태에게서 벗어나려고 노력했다.

 

"벌레보다 힘을 못쓰는 거 아니야?"

 

괴한이 딘의 발악을 조롱하며 언제 다시 주운 것인지 딘의 벨트를 나이프로 잘랐다.

바지 안으로 손이 들어가자, 딘은 오싹해 하며 배에 있는 힘껏 힘을 주어 소리쳤다.

 

"개자식아, 손 치워!"

 

소리를 치는 것만으로도 자신의 머리가 쩌렁쩌렁 울리며 아파왔지만 어쩔 수 없었다.

괴한은 그런 딘의 노력을 비웃는 듯, 딘의 바지 안쪽 브리프 위를 더듬으며 등에 얼굴을 묻혔다.

 

"남자 주제에 너 좋은 냄새가 나..."

 

딘의 냄새를 맡는 듯, 괴한의 숨소리가 거칠어졌다.

 

"...난 삼일 동안 씻지도 않았다, 이 더러운 벌레새끼야."

 

딘은 어처구니가 없어서 대답했다.

사람의 땀냄새는 불쾌하지만 때로는 그것이 엄청난 페로몬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그것이 여자에게 적용되면 상관 없지만 남자에게 반응한다면 딘으로서는 불쾌하기 짝이 없다.

 

"너를 당장이라도 안고 싶어. 내가 이런 짓을 하는 것도 다 너 때문이야."

"...뭔 개소리야!"

 

딘은 사실 너무도 억울해서 울 것 같았지만,

그보다 두통과 열 때문에 점점 현실감이 떨어지는 것이 무서웠던 것이다.

타인의 손길이 불쾌할 수도 있다는 것을(그것도 남자) 오랜만에 느끼며 딘은 현실에서 도망치려는 정신을 붙잡으려고 노력했다.

 

괴한이 자신의 바지를 벗은 듯, 좀 더 하반신에 바짝 닿는 살덩이에 딘은 신이 아니라 샘을 불렀다.

샘 이 자식은 왜 이럴 때 없는 거야...!!

 

"흐흐흐...."

 

변태가 침을 흘리며 딘을 막 덮치려는 순간!

 

'때~엥' 경쾌한 울림과 함께 한 순간 모든 것이 정지했다.

질끈 눈을 감던 딘이 슬쩍 눈을 떠서 고개를 돌리니 괴한은 그대로 움직이지 않다가 천천히 옆으로 쓰러졌다.

그 뒤에 후라이 팬을 들고서 씩씩대는 애덤의 모습이 보였다.

 

"형, 괜찮아?"

"...애덤?...."

 

애덤은 옷도 갈아입지 않고 온 것인지 흰 가운을 입고 있었다.

그리고 딘은 애덤을 보고 안도하는 순간, 순식간에 다시 정신을 잃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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