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트라맨 지드 14-15화 스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 이전에 후세터에서 작성했던 리뷰글들을 기반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 본편을 기반으로 분석하였으며, 개인의 의견이 들어간 해석의 경우 따로 언급을 해두었습니다.


지드 15화에서 제나가 쿠루토에게  "죽일거면 나 혼자만 죽여라. 그걸로 모든 것을 끝내자."라는 말을 한다.

 이 대사에 제나가 지고 있는 무거운 각오가 보였다. 그건 정말 잘못된 생각으로 아이들의 인생을 망쳤다고 생각한 선생의 모습이여서 더 가슴이 아팠다. 이 대사에서 싸움의 아이들을 훌륭하게 키운 교관 제나의 마음이 너무나도 잘 보인다

 제나는 일단 자신조차 잘못된 이상을 가져왔기에 이걸 되돌려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더 나아가아서 과거의 내가 잘못된 이상을 가르쳐왔다는 과거 자신에 대한 자책도 상당히 크다. 그래서 제나는 이 교관으로서의 짐을 버리지 않고 계속 지고 있었다.

 누군가가 특정인에게 무언가를 가르친다는 건, 의도야 어찌 되었든 자신의 정신세계를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거다. 어쩔 수 없는 공유랄까. 제나의 경우 과거의 자신은 당연하다고 여겼던 가치를 전달했다. 자신들의 행성 안위를 위해서 모든 것을 파괴하는 행위는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그야말로 이 사상이 잘못되었다고 생각조차 못한 채로 살아왔으며 그 사상대로 싸움의 아이들을 만들었다. 아마도 그 일련의 과정을 통해서 제나를 열정을 불태웠고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제나는 변했다. 그 일련의 심정 변화와 제나의 상황을 15화에서 찾아보려고 한다. 1. 제나가 제간을 봉인한 시기, 2. 쿠르토와 대치한 상황에서 제나의 대사 그리고 3. 제로와의 제나의 대화를 떠올려 보자면 추측할 수 있다.



1. 제나가 제간을 봉인한 시기

"제간은 우리 새도우 성인의 최종 병기였지만, 내가 AIB에 배속되었을 때에 이차원 공간에 봉인했다."

=> 이걸 조금 생각해보자면 제나가 AIB를 들어 왔을 때 제간을 2차원 공간에 봉인했다. 제나의 다음 대사에 따르면 언젠가 파괴할 생각이었지만 베리알의 위협을 대비해서 남겨준 게 바로 제간이었다.



2. 쿠로토와의 대치한 상황에서

"나도 너와 같았다. 언젠가 다시 새도우성을 위하여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 제나가 이런 대사를 치른 후 쿠로토의 시점이 모아를 향한다. 마치 제나가 모아를 쳐다보는 시점에 따라 쿠로토의 시점이 변한 듯 연출이 이어진다. 이전, 모아와 쿠루트는 그 짧은 시간 동안 대화를 나누었고 모아 특유의 친절함에 아주 작은 친밀감이 생긴 상황이다. 쿠루트도 모아의 친절함을 느꼈다. 모아 자체가 그 친절이라는 방법론을 뜻하기에 중요하다.



3. 그리고 사건이 종료된 이후 제로의 대화에서 제나는 말한다.

"그녀가 온 뒤로 AIB가 변했다. 왜 변했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우리에겐 아이자키 모아가 필요하다"

=> 모아를 만남으로 AIB는 변했고 그의 인생도 조금은 변했으리라.



이 세 가지를 기반으로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 보고자 한다.

 크라이시스 임팩트의 여파는 호전적인 제나도 침략으로는 무언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생각했을 거다. (아니면 모아가 오기 전 AIB는 각자의 행성들의 이익을 요구하는 곳이었을 지도 모른다. 제나도 AIB를 통해서 또 다른 섀도우성의 부흥을 꿈꾸었을지도 모른다.뭐 어찌되었든...) 허나, 밝디밝은 모아가 아무런 편견 없이 외계인을 도와주는 그 호의, 아마 그 호의가 제나의 인생관에도 영향을 준 것은 확실하다. 자신의 방식이, 이 침략이란 방법이 무조건 옳은 방식은 아니란 걸 깨달았다. 그리고 이 방식 말고도 충분히 모아처럼 다른 존재들과 어우러져 살아갈 수 있음을 알았다.

 제나가 자신의 인생과 가치관이 잘못되었다는 걸 깨달은 순간, 자신의 과거를 돌아봤을 거다. 어느 별을 침략하기 위한 싸움을 위하여 오직 싸움을 위한 아이들을 만드는 자신의 과거가 분명히 떠올랐을 거다. 누군가를 죽이고, 침략해서 무언가를 얻기 위한 처절한 전쟁. 그 전쟁을 이끌어갈 병기를 키우는 자신의 과거를 안 떠올릴 수 없었을 거다. 그리고 14화에서 자신의 잘못된 방식대로 움직이는 아이들을 보며 제나는 심적인 부담감을 느꼈을 거다. 과거 자신이 만든 칼들이 나를 향해 그리고 옳지 못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모습을 보는 심정은 예측할 수 없다. 선생이었던 제나 만이 느낄 수 있는 깊은 절망과 어둠이 아닐까. (더불어 이 일이 새도우 성인의 전통이라면 제나도 싸움의 아이였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도 간과할 수 없다.)

 사실 되돌아보면 제나의 심정을 잘 표현하는 장면이 14화에 있다. 14화에서 쿠루토는 제간을 봉인하고 있는 비밀코드를 해제하기 위해서 다양한 단어를 집어넣는다. 첫 번째로 시도한 비밀번호는 카무 타타르 섀도우(섀도우의 영원한 안식)였으나 실패했다. 두 번째 문구는 가부라 카노는 성공한다. 가부라 카노는 싸움의 아이다. 제나는 병기인 제간을 봉인하는 비밀코드에 카무 타타르 섀도우(섀도우의 영원한 안식)가 아닌 가부라 카노(싸움의 아이)를 썼다. 그 정도로 제자들을 아끼는 모습이 반영된 게 아닐까? 더 나아가서 제나도 자신의 본능과 습관을 따라 제간을 사용해서 세계를 침략하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제간의 봉인 비밀번호를 가부라 카노라 써 놓음으로 인해서 자신이 지은 죄의 결실들을 자연스레 떠올리며 이 본능을 벗어나고자 했던 것은 아닐까. 그로 인해 자신의 침략과 호전적인 본능마저 잠재우고 싶었던 게 아닐까. 가부라 카노는 제나의 본능을 잠재우는 아픈 봉인 표식이였으니까.

 더 나아가 쿠로토 앞에서 자신이 가르친 대로 죽어갔던 제자(가부라 카노)들의 이름을 부르는 선생 제나의 심정은 어떠할까. 제자의 이름을 하나 하나 부르면서 그들을 심장에 묻은 존재가 바로 제나다. 그는 과거의 자신의 잘못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었고. 그걸 속죄할 각오도 되어 있었다. 그래서 제나는 자신의 잘못을 받아들이고 아이들의 원한과 고통마저 받아들이고 싶어 했다.

 과거의 죄를 지은 존재가 어떻게 속죄를 하고 그 속죄대로 살아가야 하는 가를 제나는 보여주고 있다. 제나 선배 지나가는 외계인 일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중요한 지점에 있다. 나중에 후쿠이데 케이의 결말과도 상당히 연관 있어 보이기도 하고...

( 앞선 내용은 좀 더 객관적인 거고…. 개인적인 MSG를 섞어서 표현하면 이리 말하고 싶다. 제나는 AIB를 올 때만 해도 호시탐탐 침략을 노렸다. 하지만 모아를 만나면서 AIB가 변하듯 그도 변했다. 그 과정에서 제나가 가지고 있던 가부라 카노의 의미도 변했다. 이전 제자들을 위해서라도 침략을 진행하고자 했던 선생의 모습에서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그들을 위해서라도 다시 일어서려고 노력했던 선생이었다. 그래서 모아를 제대로 된 에이전트로 키우기 위해서 노력한 게 아니었을까 하는 이야기다. 

 좀 더 극적이다면 비밀번호가 처음엔 카무 타타르 섀도우(섀도우의 영원한 안식)였지만 나중에 가부라 카노(싸움의 아이)로 바뀌었을지도 모른다. 음 MSG를 너무 많이 넣었지만ㅎㅎㅎ)


전쟁을 위해 태어났고 그걸 위해 살았지만 잘못됨을 깨닫고 돌아섰다. 돌아선 이후로 자신이 과거에 남긴 유산들을 기억하고 반성하고 책임지려는 존재. 과거를 짊어지고 미래로 나간다. 

즉,  어둠을 품고 빛으로 나아가는 너무나도 츠부라야다운 캐릭터. 그게 바로 제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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