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사람친구 TALK 

w.김 덕춘




1.






적당히 좀 마셔ㅠ








간 말하는거 맞죠? 저만 이상하게 들리는거 아니죠?








갑자기 진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알면서 모르는 척








아묻따 결국은 왼쪽네 집으로 갈거잖아.








그치. 여주가 안갈수도 있지.








뭐가? 저번에 왜?








왜. 뭔데 그래. 우리도 같이 알자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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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물 좀.. 기진맥진한 내가 목소리를 쥐어짜 얘기하자 네가 웃으면서 머그컵에 물을 따라 내게 갖다 줬다. 간신히 상체를 일으켜 네가 주는 컵을 받아 물을 마시고 침대 옆 협탁에 내려놨다. 그리고서 다시 침대에 엎어지는데 네가 옆으로 누워서 내 머리를 살살 쓰다듬어준다.




"뭐가 그렇게 좋아서 웃냐."


"나? 그냥."




나는 진짜 죽을 거 같은데 넌 왜 웃냐고오.. 네 손길에 몸이 노곤해져온다. 나의 뺨 위에 있는 머리카락을 넘겨주면서 푸흐흐- 웃던 너의 가느다란 손가락이 이제는 내 귀를 만지작거렸다. 귀가 예민한 편이라 눈을 감고 있다 살짝 찡그리며 눈을 떴다.




"오, 그렇게 쳐다봐도 하나도 안 무섭거든."




내 귀를 만지던 너의 손이 천천히 내려오더니 내 뺨을 지나쳐 입술로 내려왔다. 장난기가 발동에 혀를 내밀자 내 입술을 쓸던 너의 손가락에 닿았다. 살짝 멈칫한 너의 손이 다시 내 입술을 만지는데 아까와 다른 느낌에 슬쩍 눈을 떴고 날 집어삼킬 듯이 쳐다보고 있는 너의 눈과 맞닿았다. 아차, 내가 실수했구나.




왜. 더 해봐. 뭘 더 해. 그 눈빛에 모른 척하며 네게 등이 보이게끔 몸을 돌렸다. 작게 소리를 내며 웃던 네가 이제는 허리 쪽을 천천히 쓸어내리더니 내 귀에 속삭였다.




"여주야, 아직 자면 안 돼."


"... 또?"



너의 몸이 나에게 붙어옴과 동시에 아래에 느껴지는 단단한 느낌에 내가 한숨을 내쉬며 물었다. 너 안 힘들어? 내 질문에도 너는 아무 말 없이 내 귀에 입을 맞추며 더 가까이 붙어온다.




"나 이러려고 운동하잖아."


"아, 진짜.."


"그래서 싫어?"




..내가 이래서 네 연락 기다리잖아. 존나 좋아 진짜. 나의 대답에 네가 소리를 내며 웃었다. 여주야. 난 뒤로하는 것도 좋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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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요! 여주가 그랬대요!








창피하니까 올려버리기.








그렇게 놀리는데 피맥 하겠냐고요ㅠㅠ








당연히 콜이죠ㅠ 여주는 거절따위 모른다 이거예요.





2.








누가 물어본 사람?








여주를 알아도 너무 잘 아는 왼쪽.








????








왼쪽 지금 자리에서 일어났다. 준비하러 간다. 지금 여주네 집으로 바로 뛰어갈수있다.








응~ 아니래ㅠ








맞아. 어? 지금도 술 마시자고 부를수있는 친구가~!




여주의 인간관계까지 파악 완료한 왼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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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뜨자 보이는 건 달리는 차 안이었다. 느리게 두 눈을 깜빡이다가 고개를 돌리자 운전석에 네가 앉아있다. 어, 깼어? 옆에 숙취해소제 있으니까 그거부터 마셔. 뭐지. 나 왜 얘랑 있지. 잠깐 생각을 하다가 일단 네 말대로 숙취해소제를 마셨다.




"슬기는?"


"걔 지금 집 앞까지 바래다주고 가는 길이야."


"아.."


"아주 제대로 달리더라. 김여주. 카톡은 하면서 전화도 안 받고."


"내가 카톡 했어?"


"어. 그냥 막 자판 휘갈겨 보내서 전화하니까 전화는 안 받고."




근데 어떻게 찾아서 왔어? 강슬기가 네 전화 대신 받아서 왔지. 술이 너인지 네가 술인지 모르겠더라. 가방을 열어 휴대폰을 꺼내 대화창을 확인해봤다.









"헐. 미친. 나 취했었네?"


"어. 너 취했어."


"어우, 야. 그래도 덕분에 좀 깬 거 같아."




아닌데? 그거 기분 탓이야. 네가 나의 손을 잡아온다. 너 지금도 취했어. 아니야? 그 말에 헛웃음이 나왔다. 창밖을 보니까 이미 너희 집으로 가고 있는 중이었다.




너의 손을 올려 손바닥에 나의 뺨을 갖다 댔다. 응. 나 취했어. 얼굴도 뜨겁잖아. 나의 앙탈에 내가 만족한다는 듯이 웃는다. 나는 고개를 살짝 돌려 여전히 내 뺨을 어루만지고 있는 너의 손에 입을 맞췄다. 손바닥에 느껴지는 촉감에 너의 손이 움찔하는 게 느껴진다.




"여주야. 나 운전하잖아."


"으응. 운전해."




촉. 촉. 촉. 너의 손바닥에 자잘한 입맞춤을 하다가 이번에는 진득하게 손가락 하나하나에 입을 맞췄다. 아, 진짜. 김여주. 빨간불이던 신호가 초록불로 바뀌자마자 차가 빠르게 출발했다.




주차를 하고 내 안전벨트까지 풀어준 네가 차에서 내려 문까지 열어주고 내리면서 머리라도 부딪칠까 손으로 막아주며 내 손목을 잡고 너의 집으로 이끈다. 띵. 엘리베이터가 열렸고 네가 빠르게 비밀번호를 치고 문을 열었다.




"근데 우리 오늘 같이 술 안 마셨는데."


"여주. 술 더 마시고 싶어? 맥주 사놨어. 같이 마시자."


"나 지금 여주 아니고 술인데."




냉장고에서 맥주를 꺼내려던 네가 내 말에 어이가 없다는 듯 웃으며 쳐다본다.




"술이 나인지 내가 술인지 모르겠다며."




네 손에 들려있는 맥주 캔을 까서 한 모금 마셨다. 그리고 식탁 위에 올려놓고 가볍게 네 입술에 입을 맞췄다.




"나 지금 취해서 술이 된 여주인데."




급하게 네가 나를 들쳐안았고 나는 너의 목에 팔을 두르고 허리에 다리를 감았다. 고개를 숙여 아까와 다르게 깊게 입을 맞췄고 너는 나를 데리고 침실로 들어갔다.




그날 우리 둘은 서로에게 취했지. 밤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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