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iring : 12 Sam/Dean

Rating : PG-13

Warning : homosexual, Angst, Incest, violence


(5)


딘이 그를 붙잡아 다른 방법이 없냐고 추궁하려는 찰나, 루시샘을 찾아보겠다며 카스티엘은 뿅 하고 사라지고 말았다.

그리고 딘과 샘들 사이에서는 길고 긴 침묵의 시간이 어색하게 흘러갔다.


그러다 이리저리 눈에 띄게 눈치를 보던 초딩샘이 이윽고 ‘저어’하고 운을 떼자,  딘은 번개같이 몸을 돌려 뒤를 보호하듯 등을 벽에 붙인 후 손을 들며 말했다.

 

“STOP!! 더 이상 아무 말도 말하지마!”

 

“……아직 아무 말도 안 했거든?”

 

초딩샘이 볼멘소리로 투덜거리자, 딘은 형다운 위압감을 주기 위해(별 소용이 없을 테지만) 한껏 인상을 구기며 말했다.

 

“네가 뭔 헛소리를 할지 뻔히 보이거든? 노노노노, 절대 안돼! 시험 삼아서라도 안돼!!”

 

“왜? 어째서?!”

 

“……네 모럴은 엿 바꿔 먹었냐? 친형제랑 섹스 한다는 게 정상이야?!”

 

“…옛날에는 귀족들이 혈통을 보호하기 위해 근친혼을 하는 게 오히려 정상이었지.

뭐, 물론 유전병 등 문제가 일어나긴 했지만 말이야…….”

 

유식샘이 끼어들자, 딘은 그가 얄밉다는 듯이 바라보며 말했다.

 

“Dude, 우리 둘 다 남자거든?! 생물의 본능이라면 수컷은 암컷을, 암컷은 수컷을 좋아해야 하는 거야!!”

 

“물론 종족을 번식시키기 위해서는 당연한 본능이야. 하지만 동성애는 엄연히 동물 세계에서도 존재해, 딘. 물론 인류 또한 동성애가 있었고, 심지어 어떤 시대에는 그것을 권장하기까지 했으니까.”

 

“…아, 아무튼!! 안 된다면 안돼!!”


 

“하지만 다른 방법이 없잖아?”

 

초딩샘이 다시 끼어들었다.

 

“그깟 엉덩이 좀 대주면 어때? 임신하는 것도 아니잖아? 그리고 충분한 윤활제와 콘돔을 쓰면……!”

 

“워,워워… 잠깐!!”

 

딘은 다시 초딩샘의 입을 막고 한쪽 눈썹을 크게 휘며 말했다.

 

“지금 내가 잘못 들은 건 아니겠지? 내가 대주는 쪽이라고? Bitch는 너잖아?!”

 

“……하지만 이런 매력적인 엉덩이를 가지고 쓰지 않으면 아깝잖아?”

 

“으아아아아악!!”

 

딘은 꼴사납게도 탑과 바텀을 정하는 웃기지도 않는 엄청난 긴장감 속에 엉덩이를 만져오는 손길에 소스라치게 놀라며 펄쩍 뛰고 말았다. 

어느새 정신이 든 것인지 거의 홀딱 벗은 짐승샘이 딘의 엉덩이를 주물 거리고 있었던 것이다.

 

“Son of bitch! 이 변태자식이!”

 

딘이 주먹을 휘두르자, 짐승샘은 재빨리 그것을 피한 뒤 딘의 팔을 붙잡았다. 

그의 긴 팔을 이용해 딘의 팔을 붙잡은 그대로 그의 몸을 돌려 목을 휘감아 다른 한 팔 마저 쉽게 제압했다.

 

“윽… 이거 놔!!”

 

“내가 얼마나 형을 안고 싶은 줄 알아? 내게 안기게 되면 딘도 좋아할 거야, 분명…..”

 

귓가에 대고 야릇하게 말하며 몸을 붙이는데, 오마이갓…. 

딘은 엉덩이에 닿는 단단하고 뜨끈뜨끈한 물체에 소름이 돋아 올랐다.

 

‘….너 지금 나를 상대로 발정한 건 아니겠지?????’

 

“잠깐!! 그 손을 놔! 딘이 당황하잖아!!”

 

파파샘이 다급히 외치자, 다른 샘들도 동조하듯 짐승샘을 포위하기 위해 다가갔다.

 

“우리 모두 ‘나’란 걸 잊지마! 지금 이렇게 해서는 제일 중요한 문제가 안 풀리잖아!”

 

그러자 짐승샘은 아쉬운 듯 쯧 혀를 차는 소리를 내며 딘을 천천히 풀어주었다.

 

“딘, 미안해…..”

 

정신이 든 다른 샘이 다가와 침울한 표정으로 말했다. 

하지만 딘은 이제 샘들을 배려할 수가 없었다. 게다가 화낼 수조차 없었다. 

화내기에는 오히려 공포심에 가까웠고 딘은 구석에 몰린 토끼마냥 큰 눈을 이리저리 굴렸다.

그것이 또 어찌나 가련하고 안타까워 보였는지 파파샘이 일동을 물리게 하였다. 

하지만 그들이 서로 견제하며 주춤할 찰나 딘은 전광석화처럼 출입문 쪽으로 뛰쳐나갔다. 

딘의 의외의 행동에 샘들은 미처 쫓아가지 못하고 그를 불렀다.

 

“딘!!”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가 여러 개로 겹치니 그것도 그것 나름대로 무섭다. 

딘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리며 말했는데 그 목소리는 도플러 효과처럼 점점 작아져 갔다.

 

“미안하다, 새미즈!!! 곧 연락할 테니까 일단 여기서 대기하고 있어!!!!”

 

자기 동생이 무서워서 도망가다니, 그런 웃기지도 않은 이유라니!!

 

“…미안하다, 샘. ….난 못해, 못한다고!!”

 

어떠한 전투도 고통도 두려워하지 않았던 딘이었지만 이번 일 같은 경우는 도저히 자신의 허용범위 이상이었다.

그런 자신의 처지가 너무도 비참하고 수치스러워 눈물이 핑 돌 것만 같았다.

 

하지만 딘은 일단 자신이 살고 봐야 할 것 같았다.

 

“캐스, 이 망할 자식아아아아! 당장 돌아와아아아!!”


그리고 딘은 애꿎은 하늘에 대고 동에서 번쩍 서에서 번쩍하는 카길동을 나무랐다.


 

 

***

 

 


임팔라를 끌고서 미친 듯이 도로를 달린 후,

어느 정류장 앞의 식당에 다다랐을 때 딘은 바비에게 전화를 걸기 위해 폰을 꺼냈다.

하지만 막상 통화키를 누를려는 엄지가 멈춘 것은 그제서야 가출한 이성이 조금씩 돌아왔기 때문이었다.

 

뭐라고 말해야 할까? 샘을 원래대로 돌아오게 하기 위해서 자기랑 섹스하면 된다고?

 

....죽어도 말할 수 있을 리 없잖아.

 

딘은 복잡한 심정을 풀어내려는 듯 머리를 긁적이며 폰을 다시 호주머니에 집에 넣었다.

이 일은 누구에게도 도움을 청할 수 없었다. 어깨 위의 천사라면 모를까…….

하지만 지금 그 유일한 천사님은 루시퍼를 찾으러 나갔고, 자신 혼자서 이 일을 해낼 수 없었다.

 

그때였다. 딘의 호주머니 안의 벨소리가 울린 것은…….

 

“여보세요.”

 

“딘~!”

 

딘의 표정은 순식간에 지긋지긋한 손님을 만난 듯한 얼굴로 바뀌었다.

 

“……넌 어떤 샘이야?”

 

“지금 어디 있는 거야?”

 

“내가 먼저 연락한다고 했잖아. 얌전히 의자에 엉덩이를 붙이고 있으라고! 의자가 없다면 침대에 앉으면 되고, 아니면 책상에 앉고, 아니면 바닥에 앉고…….”

 

“딘, 여기 사람이 죽을 것 같은데 괜찮아?”

“…뭐하면 화장실 변기 위에도 앉고… 뭐? 무슨 소리야?”

 

그러자 수화기 넘어 음산한 웃음소리가 들려왔고 딘은 직감적으로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너 혹시 이블샘이냐?”

 

“크크큭 빨리 달려와, 딘. 빨리 오지 않으면 여기 있는 무고한 사람들을 하나씩 죽일 거야.”

 

“Damn it, stupid! 멍청한 짓 하지마!”

 

오래 전 잊고 있었던 사실이 떠올랐다. 

악마에게 빙의된 샘은 헌터를 죽였고 그 일은 딘은 바비와 함께 비밀에 붙였다. 

샘은 자신이 한 일이 아니더라도 오랫동안 죄책감에 시달려야 했다. 

만약에 이블샘이 한 말이 농담이 아니라면 원래대로 돌아온 샘에겐 커다란 타격이 될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인명을 살생해서는 안 된다. 그것이 딘의 헌터 생활 중 우선시 되는 마지노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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