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편은 성인관람입니다.

 

"..정말, 이아이가 확실해요?"

 

"예, 사모님 그 알려주신 주민번호도 일치하고, 알려주신 그 달동네 주소에서 3년전에 이쪽 주소로 전입신고가 되있는데.."

 

"..."

 

"거기가 글쎄, 이사장님 집이지 뭡니까."

 

차라리 굶어 죽기를 바랬는데, 제가 낳은 끈질긴 생명은 죽지않고 살아나 자신의 코앞까지 다가와있었다. 다시는 마주하고 싶지 않은 과거였다. 이제 행복하려고하는데, 왜 이제와서, 네가.

 

혜진은 붉게 칠한 입술을 잘근잘근깨물었다. 구질구질했던 지난 생활, 예쁘고 아름다웠던 저를 구렁텅이로 빠뜨린 그 남자. 집을 나선 후 뛰어들었던 화류계에서 지금의 남편을 만났다. 지금의 남편은 오메가 페로몬을 잔뜩 뿜는 자신에게 푹빠졌었고 돈이 좋았던 그녀는 그를 이용했다. 새로운 이름, 새로운 얼굴. 거의 깡패나 다름 없었던 남편을 살살 굴려 지금의 자리에 까지 올려놓았다. 좀 더 권력을 갖게 되면 박미희라는 이름은 아예 이세상에서 지우려고 했다. 그냥, 그 때 다 죽여버렸어야 했는데.

 

혜진의 눈이 빨간빛으로 번뜩였다. 어떻게 들은 소문인 지는 모르겠지만 이름과 얼굴을 바꾼 저에게 김준석, 전 남편이 찾아왔다. 술 범벅이 되어 깨진 술병을 이리저리 휘두르는 그에게 진절머리가 났다. 저를 붙잡으려 찾아온 것이 아닌, 오로지 돈, 돈, 돈 내놓으란 소리만 펑펑 지르고 있는 남자에게 더 이상 아무런 정도 없었다. 가끔 생각이 났던 제 아들도 더 이상 혜진의 마음을 흔들어 놓지 못했다.

 

 

혜진은 미친듯이 발악하고 있는 준석을향해 성큼성큼 다가갔다. 그리고, 속옷 안쪽으로 숨겨놓은 작은 칼을 꺼내들었다. 날을 펼치고 이제는 아예 드러누워있는 준석의 위로 올라탔다. 술에 잔뜩 취한 준석의 눈이 희번뜩하고 크게 떠졌다. 혜진은 칼을 한번에, 망설임 없이 준석의 심장으로 정확히 꽂아넣었고, 확인 사살하듯 손잡이를 잡고 옆으로 돌려 더 깊게 쑤셔박았다.

 

 

".. 기분이어때, 이준석?"

 

"...으..이..씹..ㅍ.."

 

"나는 이렇게 당신을 찔러도 분이 안풀려, 내 인생, 이쁘고 화려했던 내 젊음, 가져간 너를 원망하고 저주해."

 

"..크억!"

 

"너도 똑같이 느껴봐, 내가 아팠던 만큼!!"

 

"큭..미..민석.."

 

"... 네 아들, 내아들 아니야. 내가 동정이라도 할 줄 알았니? 네가 억지로 만든 애잖아. 나는 그 애 몰라. 나는, 박혜진이야."

 

 

 

 

 

 목구멍에서도 피가 울컥울컥 쏟아져나왔고 더 이상 말을 짜낼 수 없던 준석은 한참을 꺽꺽대다가 숨을 거두었다. 힘이 풀려 옆으로 털썩 주저앉은 혜진은 서둘러 자신의 옷을 찢었다. 브레지어도 벗어던지고, 옷을 마구 늘어뜨렸다. 머리도 잔뜩 헝크러뜨리고, 립스틱도 번지도록 손으로 문질렀다. 죽어 힘이 빠진 준석의 손으로 제 몸 이곳저곳을 만지게 한 혜진은 후우 후우 숨을 내쉬면서 전화기를 들었다.

 

 

 

콰앙- 하고 몇분도 지나지 않아 현관문이 열렸다. 혜진은 나오지않는 눈물을 억지로 짜내며 울먹였다. 수찬은 코로 깊게 들어오는 혈향에 미간을 찌푸렸지만 이내 성을 내면서 죽어있는 준석의 시체에 발길질을 하였다. 뒤따라 들어오는 경찰에 의해 금방 제지받았으나 아직도 분이 풀리지 않는 지 준석을 향해 퉤하고 침을 내뱉었다.

 

"흐..흑.. 수찬씨.."

 

"..시팔 저 개새끼한테 문은 왜열어줬어!!"

 

"흑..흑.."

 

 

작게 몸을 떠는 혜진의 몰골을 확인한 수찬은 차오르는 분노를 누르고 혜진을 꼭 안아 다독여주었다. 다 괜찮을거라며 등을 토닥이는 수찬에게 안긴 혜진의 눈에선 눈물이 흘렀지만, 붉은 립스틱이 가득 번진 입술은 소름끼칠만큼 환하게 웃고있었다.

 

 

 전과가 있던데다가 흉기를 쥐고있던 준석은 강간 및 살해미수범으로 분류가 되었고 경찰에 입김을 불어넣은 민찬 덕에 혜진은 정당방위로 무죄판결을 받았다. 그녀는 자신의 과거의 가장 큰 얼룩을 지웠다는 만족감에 과거따위는 앞으로 절대 생각하지 말고 아예 새로운 인생을 살기로 결심했다. 박미희란 여자는 없는거야. 

 

그녀는 집에 할머니와 단둘이 남겨질 자신의 아들을 생각했다. 그런 구질구질한 집에서는 제가 손을 쓰지않아도 저절로 죽어버릴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박미희란 이름을 지우지 않았다. 기초수급비를 못받게 하기 위해서. 

 

 

 

 

 이번에 일이 잘 되어 제 남편이 오롯이 1인자가 된다면 그 때는 정말로 제 이름을 이 세상에서 지우고 새로운 신분을 만들어 제 2의 인생을 사려고 계획했었다. 제 남편을 사주해 형 내외를 죽음으로 내몬것도 자신이었다. 그릇이 작은 민수찬을 한 회사의 경영자 자리에 앉히기까지 얼마나 노력을 했던가. 마음이 약한 남편은 결국 제 조카까지 죽이진 못했다. 그 때, 그 불구덩이에서 어린 민경수는 가까스로 빠져나왔다. 유독가스를 많이 마셔 병원에 입원해야했지만 죽을 정도는 아니었다. 

 

 그 소식에 병원으로 달려가 산소호흡기를 떼어놓으려던 자신을 제지하던 민수찬에 박혜진은 이를 갈았었다. 아직 어리긴 해도, 언젠간 걸림돌이될것이 뻔했다. 그래서 혜진은 지금까지 계속해서 경수를 죽일 기회를 만들어왔다. 처음에 말리던 민찬도, 경수가 어느새 이사장 자리에 앉게 되자 혜진의 행동을 묵인했다.

 

 민경수는 운이 좋았다. 그 뜨거운 불구덩이에서도 상처하나 없이 살아나왔고, 몇 년 전, 제가 보낸 이들이 그를 완전히 궁지에 몰아넣었을 때도 어떻게 빠져나간지는 모르겠지만 살아돌아왔었다. 섣불리 다가가기엔 그의 편이 너무나도 많았다. 

 

 

그래도 이제 눈 앞까지 다가온 기회인데, 제 과거의 치부가 이렇게나 가까이 있었다니. 혜진은 손에 쥔 사진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경수의 차에 타고있는 이민석, 제 눈매를 너무나도 닮은 이민석. 

 

이내 혜진에 의해 구겨진 사진은 쓰레기통으로 처박혔다. 둘 다 없애버리고 싶었다. 제 인생에서 가장 큰 걸림돌들이었다.

 

 

 

 

 

 

 -

 

 경수와 민석은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매마르고 불행했던 민석에게 경수와 함께하는 모든 시간은 꿈 처럼 느껴졌다. 가파른 숨을 내쉬며 저를 끌어안아오는 팔이 뜨거웠다. 여느 때 처럼 격했던 정사에 민석도 경수도 녹초가 되어버렸다.

 

이렇게 서로 껴안고 까무룩 잠들었다가 늦잠을자서 학교와 회사에 지각한 적이 여러번이다. 그래도 경수와 민석은 행복했다. 

 경수는 민석을 절대로 혼자 있지 않게끔 찬이와 도현, 종서에게 귀에 딱지가 않도록 당부를 했다. 요새 작은아버지쪽이 심상치 않다는 소문을 들었기 때문이었다. 저가 작은 새어머니인 박혜진의 정체를 알아냈으니 그녀 또한 민석이의 존재를 알게 되었을 것이 뻔했다. 그녀가 민석에대해 어떻게 나올 지 몰라 경수는 온 신경을 곤두세웠다. 

 

 

 

매주 목요일마다 있는 조찬모임에 민석에게 아침인사도 하지 못한 채로 나와야했다. 경수는 민석에게 문자 한통 남겨놓고 곤히 잠들어 있는 얼굴에 마구 입맞춤을 하고서야 집을 나왔다. 

 

조찬 모임이 있는 연회장 안으로 들어가니 한명만 빼놓고 모두 자리에 일어섰다. 경수는 마주 허리를 숙여 인사를 해주고 자리에 앉았다. 맞은 편에는 경수가 들어오는 순간부터 앉은 채로 거의 노려보다 시피 바라보고 있는 회장 민수찬이있었다.

 

"안녕하셨습니까, 회장님."

 

".."

 

수찬은 경수가 이사장 자리에 앉은 후로 아는 척을 하지 않았다. 그런 수찬이 익숙한 경수는 식사를 하기 시작했다. 무시를 해도 제가 해야할 판에, 속이 부글부글 끓었다. 경수는 민수찬과 그 새 부인이 짜고 제 집에 불을 지른 것을 알고 있었다. 어렸던 경수는 자신도 죽게 될까봐 아무런 말도 할 수가 없었다. 희미했던 그 날 산소호흡기를 달고 누워있던 제 병실 문이 열리더니 또각 또각하고 급한 구두 굽 소리가 났다. 부모님은 내가 이렇게 아픈데 왜 안오시는 걸까, 잠을 이룰 수 없던 경수는 갑작스런 소란에 눈을 꾹 감고 자는 척을 했다. 거친 숨소리가 들려왔고 산소호흡기가 잠깐 떨어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때-.

 

"박혜진!!!!"

 

익숙한 작은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렸고, 다시 산소호흡기가 제 얼굴로 바싹 붙음을 느꼈다. 숨쉬기가 버거웠지만 꾸욱 참고 계속 자는 척을 하였다.

 

 

"이거놔..! 이렇게 해야 니가 나중에 편해! 너를 위한 일이라고!"

 

"..혜진아, 경수는 아직 애야."

 

"아니? 금방 커, 금방이야. 나중에 얘가 알게되면? 불지르라고 사람 보내서, 우리가 지 부모 죽여버린거 알게되면? 그러면 어쩔껀데!"

 

"소리 낮추지 못해?! 경수는 아무것도 몰라. 그냥 때 되면 내보내면 돼. 이렇게까지 할 필요 없어."

 

" 잘났어, 민수찬. 당신, 나중에 분명 후회할거야."

 

또각또각- 다시 구두굽소리가 났고 제 옆에서 무겁게 한숨을 쉬던 작은 아버지도 한참을 가만 서있다가 조용히 문을 닫고 나갔다. 아직 눈을 감고 있던 경수의 눈에서 참았던 눈물이 주륵 새어나왔다. 

 

맞아. 당신들, 나중에 분명 후회할거야.

 

그 때부터 경수는 커다란 발톱을 가슴속에 숨기면서 살았다.

 

 

 

 

 

 

조찬으로 나온 식사는 맛이 없었다. 몇숟가락 뜨지 않은 경수는 문득 민석이 떠올랐다. 같이 있었다면 이것도 맛있게 느껴졌을 텐데. 학교는 잘 갔으려나. 등등 민석의 생각만 하다 보니 어느 새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기분 좋은 일 있나 보구나."

 

"..."

 

"차, 한잔 들지 그러냐."

 

경수는 당장 찻잔을 민찬에게 던져버리고 싶은 충동을 겨우 억눌렀다. 볼 때마다 드는 살인충동이었지만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무표정한 얼굴로 차를 홀짝 들이켰다. 경수는 제 방 금고에 잔뜩 쌓아둔 서류를 생각했다. 자신의 부모가 죽기 전까지 불법 사업을 하는 깡패였던 민수찬과 제 아들을 비참하게 버린 박혜진. 정당방위로 판결났지만 칼이 찔렸을 때의 자세와, 꽤나 반항을 한 몰골이었는데 굉장히 멀쩡했던 이준석, 강간을 주장했지만 제출하지 않은 속옷, 칼을 찌르고 한 번 더 돌렸다는 정황으로 번복이 되려던 찰나 판사에게 뒷돈을 챙겨주었던 민수찬. 저를 죽이려고 깡패무리를 보낸 그들. 그리고, 이미 석방된 자신의 집 방화범 앞으로 입금된 거액의 돈, 그 돈의 출처가 자세히 적힌 서류.

 

 

 모든 것이 그 안에 있었다. 경수는 일단 몸을 낮게 숙이기로했다. 아직은 때가 아니었다. 제 나이는 너무 어렸고, 작은 아버지의 세력은 점점 커져만 갔다. 

 

 

 제 사무실로 돌아온 경수는 자리에 앉아 업무를 바삐해나가기 시작했다. 오늘은 민석이가 방학을 해서 일찍 끝나기 때문에 기사 대신 제가 가기로 한 날이었다. 드라이브도 가고 맛있는 것도 먹어야지. 입가에 미소를 잔뜩 지은 경수가 빠르게 타자를 쳐내려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손가락이 느려지고, 눈 앞이 흐려졌다. 모니터의 글자가 계속해서 춤을 췄고 머리는 깨질듯이 아파왔다. 아, 한시간 있다가 민석이, 데릴러 가야하는데..

 

점점 희미해지는 의식에 손을 가까스로 뻗어 핸드폰을 들었다. 하지만 채 버튼이 눌리기도 전에 경수의 고개가 책상 위로 뚝 떨어졌다.

 

 

 

 

-

 

 기다렸던 방학이 시작됐고 일찍 끝나버린 종례에 환호를 내지르는 아이들 덕에 반이 어수선해졌다. 가방을 바삐 챙기던 민석이 핸드폰을 들어 경수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길고 긴 신호음은 끊길 줄 몰랐고, 결국 낯선 기계음이 들리자 종료버튼을 누른 민석은 입을 삐죽였다. 목요일은 조찬모임이라서 아침에도 일찍 나가버리고, 보고싶어 죽을 것 같았다. 데리러 온다고 했으니 정문에 가면 있으려나, 생각한 민석이 친구들을 재촉하기 시작했다.

 

"아, 얼르은!"

 

"와, 이민석 핵실망. 그렇게 우리랑 빨리 헤어지고 싶어?"

"민서가 나는 넘나 슬프다 .."

 

장난스레 말을 하면서도 민석을 위해 빠르게 가방을 싸맨 그들이 익숙하게 민석을 둘러싸고 정문을 향해 나섰다. 익숙하게 정문에 주차되어있는 검은색 세단, 민석은 함박웃음을 지으며 친구들에게서 빠져나와 차를 향해 뛰어갔다. 

 

"얘들아 안녕! 방학 잘보내!"

 

손을 붕붕 흔들며 벌써 저 멀리 뛰어간 민석을 황망하게 쳐다보던 셋은 이내 미소를 지으며 마주 인사를 해주었다. 민석이 다가가자 검은색 차 안에서 두 명의 남자가 나왔다. 그리곤 어리둥절해 있는 민석의 팔을 양쪽에서 붙잡았다.

 

 

뭔가 이상함을 눈치챈 도현이 차를 향해 미친 듯이 달려갔고, 바로 종서가 뒤따라 달려갔다. 모르는 사람들이었다. 분명 형님이 오신다고 들었는데! 민석도 눈치챘는지 벗어나려고 발버둥을 치고 있었다. 도현과 종서보다 조금 늦게 달린 찬이 먼저 그들에게 도착했지만 이미 민석을 차에 태운 그들은 매달리는 찬에게 발길질을 하고는 휑하니 떠나버렸다. 차 안에서 민석이 발버둥을 쳤다. 민석의 비명소리가 찬이의 귓등을 때렸다. 뒤늦게 도착한 도현과 종서가 넘어진 찬을 일으켜주었다. 큰일이었다. 약속을 했는데. 민석을 지켜주기로 약속을 했는데 눈앞에서 놓쳐버렸다. 

 

몸을 일으키지 못하고 바닥을 주먹으로 퍽퍽 치는 찬을 종서가 겨우 말렸다. 가까스로 진정을 한 도현은 서둘러 핸드폰을 열었다. 익숙한듯 번호를 누르고 통화버튼을 눌렀다.

 

 

'경수형님'

 

 

하지만 신호음은 멈출 줄을 몰랐다.

 

 

 













 물 먹은 스펀지처럼 몸이 제 말을 듣질 않았다. 팔 다리를 움직일 수 없는 자신은 하염없이 깊은 물 속으로 빠져들고있는데 누구하나 도움을 청할 사람이없었다. 멀어지는 태양과 가빠오는 숨, 고요한 정적만이 흘렀다. 꿈인지 현실인지 가늠도 되지 않은 채 몸은 계속 아래로 떨어지고 있었다. 

 

 이대로 죽는구나 생각했다. 덤덤하게. 죽는다는것은 무엇일까. 이전에도 한 번 경험한 적이 있는 느낌이었다. 마치 지옥의 불구덩이에 들어와 있는 것 처럼 온 몸이 익고 정신이 아득해질 때 즈음 들었던 기분이었다. 그 때에는 분명 어머니가 밖에서 저에게 손짓을 하였다. 경수야 얼른 나와- 얼른 나와-. 밖에서 들렸다기 보다는 어디선가 울려퍼져오는 소리였다. 어머니의 손짓을 따라 나간 곳에 정작 어머니는 없었지만 주위를 더 둘러보기도 전에 정신을 잃었었다.

 

 지금은 저를 불러내주는 어머니가 없었다. 더이상 숨을 참지도, 위로 올라가지도 못할 것 같은데 죽음은 더디게 찾아왔다. 밖에 아무도 없나요- 엄마, 아빠.. 뻐끔거리는 입에서는 공기방울조차 나오지 않았다. 

 

 

형!

 

눈이 저절로 감기고 더 아득한 아래로 끌려내려가는 느낌이 들 때 쯤,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형! 안돼! 돌아와요!

 

익숙한 목소리였다. 경수는 힘을 내어 눈을 떴다. 이제는 빛조차 닿지 않은 곳까지 내려와 있었다.

 

 

형.. 나 여기있어요.. 가지 말아요.

 

 

문득, 올라가야만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를 찾는 애탄 부름에 응해야한다고 생각했다. 다시는 움직이지 않을 것 같던 다리가 크게 발돋움을 했다.

 

 

 

 

 

 

"...헉-!"

 

 

 누군가에게 흠씬 두들겨 맞은 것 처럼 찌뿌둥했다. 번쩍 치켜든 고개는 머리끝부터 척추까지 찌르르하는 고통을 동시에 가져왔다. 어디선가 드르륵 울리는 소리가 들려서야 정신이 든 경수는 소리의 근원지를 찾아헤맸다. 움직일때 마다 뇌가 마구 흔들리는 것 처럼 머리가 아파왔다. 

 

경수는 가까스로 의자 옆에 떨어져 있는 핸드폰을 주워들었다. 울리는 진동이 뚝하고 멈추더니 몇초가 지나자 다시한번 드르륵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어!! 여보세요?!!"

 

"...아.. 으.."

 

 

입안이 바싹 말라있었다. 목소리가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상대방은 계속해서 대답을 재촉했다. 경수는 목을 한참을 가다듬었다. 쇳소리가 나오긴 했지만 대답은 할 수 있었다.

 

 

"형님!! 대답 좀 해 주세요!"

 

초조한 도현의 목소리가 들렸다. 경수는 그제서야 제 마음에 커다란 구멍이 펑 하고 뚫린 것을 알아챘다. 민석에게 일이 생겼음이 틀림 없다.

 

 

 

"민.. 민석이는?!"

 

 

"형님! 괜찮으신거죠? 빨리 와주세요! 민석이가..!"

 

 

 

 

 더 들을 것도 없이 경수는 외투를 챙겨들고 회사 지하주차장으로 향하였다. 민석이의 이름을 듣자마자 언제 아팠냐는 듯 말짱해진 머리가 경보음을 잔뜩 울리고 있었다. 작은 아버지쪽 소행이 틀림없었다. 분명 조찬 때 제가 앉을 곳에 놓여있는 음식에 무언가를 넣은 것이 분명했다. 회사에는 사람이 많아 제게 아무짓도 하지 않을거라고 방심했던 탓이다. 차에 올라탄 경수는 시동을 걸자마자 다시 도현에게 전화를 걸었다. 

 

 

 출발한 지 십분도 되지 않아 민석의 학교에 도착한 경수는 차에서 내려 교문앞에서 핸드폰을 붙잡고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도현에게 다가갔다. 도현은 하얗게 질린 얼굴로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박찬은 정신을 차리자마자 자동차가 간 곳으로 무작정 뛰어갔고, 종서는 주변의 씨씨티비를 확인하기 위해 학교 경비실에 있다고 했다. 찬이처럼 민석이를 태운 차가 향한 곳으로 가기 위해 차를 타려던 경수는 저 멀리서 뛰어오는 종서의 외침에 부산스러운 움직임을 멈추었다.

 

 

"형!! 차 번호 알아냈어요!!!"

 

 종서는 학교 후원자인 경수의 이름을 대며 막무가내로 밀어붙이고 협박한 끝에 씨씨티비를 확인해 볼 수 있었다. 교문을 비추고 있는 화면에서 발버둥 치는 민석을 태운 차 번호를 빠르게 외운 종서는 그대로 뛰쳐나가 경수에게 알려주었다. 아무런 힘도 없는 학생인 자신들은 그저 경수를 믿을 수 밖에 없었다. 

 

 

129허 8320

 

김비서에게 전화를 해 차 위치추적을 부탁한 경수는 세게 엑셀을 밟으며 출발했다. 자신때문에 민석에게 이런일이 일어났다. 모두다 제 잘못이었다. 그들이 민석에게 무슨 짓을 할지 생각만해도 등꼴이 오싹해졌다. 속은 용암이 들끓는 듯 했고 눈이 뒤집힐 것 같은 분노가 일어 갓길에 차를 세우고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핸들을 주먹으로 쾅, 쾅, 쾅, 손이 발갛게 부어오르고 시퍼렇게 멍이 들 때 까지 내려쳤다. 찾아내면 반드시 다 죽여버릴 생각이었다.

 

 

 

그 순간 경수의 폰이 세차게 진동을 울렸다. 재빠르게 핸드폰을 든 경수는 발신자도 확인하지 않고 통화버튼을 눌렀다. 김비서가 차량 위치를 찾아낸 것이 틀림없었다. 

 

 

"김비서!!! 찾았어요?!"

 

다급한 경수의 목소리에 김비서가 주춤하는 듯 했다. 수화기 넘어로는 가쁜 숨소리만 들릴 뿐 아무런 대답이 들려오지 않았다. 답답해진 경수는 재촉했다. 

 

 

"김비서! 대답좀해봐요! 민석이, 민석이 찾았어요?!"

 

".."

 

"아니..대..!!!!"

 

"..형"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는 짹짹거리던 김비서의 목소리가 아니었다. 힘없이 늘어진 목소리, 그렇게나 마음 졸이게 하는 민석의 목소리였다.

 

 

"형.."

 

"민..민석, 민석아! 어디야, 응? 어디있어? 괜찮아?"

 

".."

 

"어디니? 빨리.. 형이 데리러 갈게. 미안해. 형이 미안해. 어디있어 지금?"

 

"..형..나.."

 

"응, 어디야?"

 

"..나..나는.. 돌아갈 수 없어요, 형.."

 

"..민..민석아, 무슨 얘기를 하는거야. 일단, 어디야 지금, 형이 갈게. 응?"

 

 

 경수는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위치를 묻는 물음에 자꾸만 말을 흐리는게 너무나도 답답하고 화가났다. 그런 경수를 아는 지 모르는 지 민석은 알 수 없는 소리를 줄줄 늘어놓았다. 

 

"형.. 내가 미안해요. 내가 전부 다 잘못했어요..나.. 나때문이야.."

 

"제발!! 너가 뭐가 미안한데! 어딘지 말을해!!"

 

 

"내가.. 태어나질 말았어야했어요.."

 

"..이민석, 너 왜그래."

 

"..다 내가 태어나서 그래요.. 미안해요.."

 

"너, 뭐야. 무슨, 말을 하는거야. 이민석, 정신차려. 왜그래 너 지금!!"

 

"나 찾지마요. 찾으면 안돼."

 

경수의 뇌가 펑 하고 터졌다. 민석이 당최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알 수 가없었다. 그리고 빨리 제 위치를 알려주지 않는 민석에 화가났다. 경수는 민석을 다그쳤지만 민석은 울먹이면서 미안하다는 말만 되풀이 할 뿐이었다. 

경수가 또 다시 입을 열기 전에 민석과 저를 연결하던 전화는 뚝- 하고 끊어졌다. 

 

 

경수는 소리 없는 비명을 내질렀다. 갓길에 세워져 있는 자동차의 클락션이 끊임없이 울렸다. 그러고 한참을 지나서야 비서에게 문자가 한통 도착했다. 금방 따라가겠다는 문자 아래로 어느 장소가 표기된 지도가 보였다. 분노로 숨을 힘겹게 몰아쉬던 경수는 정신을 차리고 문자에 찍힌 주소를 향해 차를 몰았다. 

 

가면 안돼 민석아. 사라지면 안돼. 나도, 너도, 우리 서로 없으면 안되잖아. 응? 

 

경수의 시야가 뿌옇게 흐려졌다. 경수는 한번도 민석이 미안해할 법한 일을 겪지 않았다. 도대체 누구에게 어떤 말을 들었는지. 어째서 저에게 돌아오지 않겠다고 하는 것인지. 무슨 일을 당했는지 모두 다 알아야했다. 자근자근 씹어대던 입술에서 피가 주르륵 흘러내렸다.

 

 

 

 

 

 

 

 

 

-

 

 

쿠당탕-!

 

 잠시 정적이 흐르던 커다란 폐공장의 녹슨 철문이 부서지듯 소리를 내면서 열렸다. 그 안에 무엇이 있을 지도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을 지도 생각 못한 채로 경수는 무작정 안으로 뛰어들어갔다. 어두 컴컴한 폐공장은 천장 위로 위태롭게 달린 전등 하나로만 비춰지고 있었다. 그 빛이 도달하는 바로 아래 나무의자가 놓여있었고 누군가가 등을 돌린채 묶여있었다. 누구인지 구분할 수 없는 어둠이었지만 마음이 급했던 경수는 의자를 향해 돌진했다. 

 

 하지만 경수가 의자에 거의 다 다다랐을 때 각목으로 바위를 내려치는 듯한 둔탁한 소리가 들렸고 경수는 머리에서 피를 흘리며 쓰러졌다.

 

 

 

몇 분, 몇 시간이 흐른지도 모른 채 까무룩 정신을 잃었던 경수가 가까스로 눈을 떴을 때에는 제 몸이 나무의자에 묶인 후 였다. 경수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주위를 둘러보고 끈을 풀기 위해 발버둥을 쳤다. 쾅쾅 소리가 커다란 폐공장을 울렸다. 

 

 

"정신이 드셨네,  조카님-."

 

날카로운 목소리에 경수의 고개가 휙 돌아갔다. 공포로 얼룩졌던 눈이 이내 분노로 가득찼다. 그녀는 작은 아버지의 아내인 박혜진이었다.

경수는 입에 물린 재갈에 이를 악물고 비명을 질렀다. 그런 경수의 모습에 혜진은 또각 또각 다가와서 입에 물린 재갈을 확하고 빼내어주었다.

 

 

"으..! 당신이..! 민석이 어딨어. 민석이 어떻게한거야!"

 

"..아아.. 우리, 민석이?"

 

씨익 웃으면서 내뱉는 말에 경수는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우리, 라고 끊어 말하는 모습에 치가 떨린 경수가 어둠에 익숙해진 눈을 치켜뜨며 주위를 이리저리 둘러보았다. 그들 주위엔 서너명의 남자가 더 있었는데 그 공간 어디에도 민석의 모습을 찾아볼 순 없었다.

 

 

"내 아들을, 조카님이 왜?"

 

"당신 아들 아니야. 이민석, 내 가족이야."

 

"..아니 아니지.. 이민석은, 내 피가 잔뜩 섞인, 내, 새끼지. 알고 있잖아?"

 

눈 하나 깜빡 안하고 냉랭하게 내뱉는 말에 경수가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당장 여자의 입을 찢어버리고만 싶었다. 경수는 벗어나기 위해 더욱 더 발버둥을 쳤다. 그에 주위에 있던 사내들이 몸을 움직였지만 혜진의 제지에 다시 뒤로 물러났다. 

 

 혜진은 늘 가지고 다니는 나이프를 꺼내들고 몸을 이리저리 비트는 경수에게로 다가갔다. 날카로운 칼이 경수를 옭아매고 있는 밧줄위에 닿을 듯 말듯 놓여졌다. 

 

"조카님, 우리, 민석이. 보고싶어?"

 

"..당장 내놔, 민석이 어딨어. 어디로 숨겼어!"

 

움직임을 멈춘 경수에게 더 바짝 다가간 혜진은 칼날을 위 아래로 움직이며 장난을 쳤다. 밧줄위에 닿았다가 경수의 심장께로 다가갔다가 한참을 놀리던 혜진은 칼날을 접고 도로 제 옷속으로 집어넣었다. 혜진은 제 뒤에 서있는 남자에게서 총을 뺏어들었다.

 

 

 총구가 경수의 심장을 정확하게 겨누고 있었다.

 

 

"어차피 나는 너 죽일거니까."

 

 

"다 말해줄까..?"

 

 

"민석이..우리 민석이.. 어떻게 됐을까..?"

 

경수는 당장이라도 저 낼름거리는 혓바닥을 잘라내고 싶었다. 수 억개의 창이 제 가슴을 무자비하게 찌르는 듯한 통증이 느껴졌다. 혜진은 그런 경수의 모습에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살려줄까..?"

 

".."

 

경수의 고개가 번쩍 들렸다. 그녀는 뱀이 속삭이는듯 나른하고 쉬쉬거리는 소리로 경수를 혼란스럽게했다.

 

 

"..너랑.. 민석이랑.. 둘 중 한명은 살려줄게."

 

"..민석이를 살려줘."

 

 

망설임 없이 대답하는 경수를 물끄럼 바라보던 혜진은 쯧쯔-소리를 내며 혀를 찼다. 타앙- 하고 혜진의 총알이 경수의 종아리에 박혔다. 박힌 총알 틈새로 피가 울컥울컥 쏟아져 나왔다. 끔찍한 고통에 외마디 비명을 지른 경수가 숨을 몰아쉬면서 혜진을 노려보았다. 

 

 

 

"다음엔, 죽어."

 

"..차라리 죽여."

 

경수는 혜진을 향해 침을 퉤- 하고 뱉어냈다. 닿지는 않았지만, 불쾌한듯 얼굴을 구긴 혜진이 다시금 방아쇠를 당길 준비를 하였다.

 

 

"..네가 그러면 안돼지. 민경수."

 

".."

 

"그래, 뭐 그렇게 까지 죽는 게 소원이라면."

 

"..민석이, 어딨어."

 

"..우리, 민석이는 도망갔어."

 

"..민석이 살아있어?"

 

"글쎄..근데 너 살아도 우리, 민석이 못만날 걸?"

 

총을 잠시 내린 혜진이 경수의 귓가로 새빨간 입술을 바짝 붙였다. 소름끼치는 목소리가 경수의 귀에 고스란히 들어왔다.

 

"내가 너네 엄마 아빠 죽였다고 말했거든-."

 

"..!"

 

 

경수의 눈이 크게 떠졌다. 분노로 일그러진 얼굴은 이미 붉은 핏발을 세우고 있었고, 꽉 깨문 이는 부러진듯 입안 가득 피맛이 났다. 그제야 경수는 민석의 말이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미안하다며 울먹이는 목소리가 여전히 경수의 귓가를 맴돌았다.

 

"내가 니 엄만데, 니 엄마가 니 애인 부모 다 죽였어."

 

"그리고 그건 다 니탓이야. 니가 태어나서 내가 괴물이 되었거든-."

 

이렇게- 키득거리는 그녀의 음성은 마치 악마같았다. 당장이라도 손을 뻗어 여자의 목을 조르고 혓바닥을 마구 난도질하고 싶어졌다. 미치광이처럼 웃던 혜진은 다시금 총구를 경수의 심장으로 향하게 했다. 


 

 

 

 

"이민석, 무사해?"

 

"모른다니까 그러네-."

 

"..씨발.."

 

"조카님- 작은 어머니, 앞에서 말버릇이 고약하네요?"

 

그녀는 일부러 어머니에 힘을 주어 말했다. 발을 들어 구두굽으로 총알이 박힌 경수의 종아리를 꾸욱 하고 눌렀다. 경수는 끊임없이 비명을 내질렀다. 당장이라도 민석을 껴안고 니탓이 아니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너의 잘못이 아니라고. 제 부모의 죽음이 민석의 어머니의 짓은 맞았지만 그 때문에 민석을 원망하거나 미워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자신의 사랑은 그렇게 얕고 가벼운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죽음 앞에 놓이게 된 경수는 민석이 제발 살아만 있길 빌고 또 빌었다. 복수, 그런거 다 필요없었다. 오해를 풀 수 없다해도 괜찮았다. 민석이 무사하기만을 바랬다.

 

 

 

 

"너, 알고 있었구나?"

 

갑자기 혜진이 눈살을 찌푸렸다. 자신이 제 부모를 죽였다는 말에 반응이 없는 것이 이상했다. 혜진의 머리가 빠르게 돌아갔고, 눈을 부릅 뜬 혜진은 총을 장전하고 방아쇠에 걸린 손끝에 힘을 주었다.

 

 

"..또 뭘 알고있니?"

 

".."

 

"널 그때 죽이는게 옳았어. 네 작은아버지는 어쩜 그렇게 멍청하니-."

 

".."

 

"좋아, 딜을 하자. 알고있는 것, 모든 자료 불태우고 다시는 꺼내지 않겠다고 약속하면, 우리, 민석이 있는 곳 알려줄게."

 

 

 경수의 눈이 마구 흔들렸다. 십년이 훨씬 넘는 시간동안 갈고 또 갈고 닦고 또 닦은 복수의 칼날을 그냥 한번에 깨버릴 수 있을까. 경수의 입은 쉽사리 열리지 않았다. 목에 걸린 목걸이가 갑자기 뜨거워지는 기분이었다. 당장이라도 떼어내고 싶을 정도로 뜨겁게 불타올랐다. 복수를 멈추면 부모님은 저에게 실망을 하실까. 원망을 하실까.   

 

 하지만 경수는 겨우 생긴 하나뿐인 가족이자 연인을 포기할 수 없었다. 

민석이가 미친듯이 보고싶었다. 

 

 

 

"..내 방, 금고에 있어. 비밀번호."

 

"120826"

 

"그게 전부야."

 

 

혜진은 씨익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 그는 우스워 견딜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우리, 민석이는 도망갔다고 말했잖아."

 

"도망간 애 어딨는지 내가 어떻게 아니?"

 

경수는 혜진을 노려보며 비명을 질렀다. 공장 안으로 들리는 모든 소리가 경수의 처절한 비명에의해 묻혀버렸다.

 

 

"..그리고,"

 

혜진은 자신을 죽일 듯 노려보는 경수를 승리의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혜진의 손에 들린 경수의 심장을 노리고 있는 총은 아직 장전된 채였다.

 

 

"너가 알려주면, 우리, 민석이 어딨는지 말해준댔지."

 

".."

 

"너 살려준다곤 안했어."

 

 

 

탕- 

 

공장 안을 가득 매우던 경수의 비명이 멈추었고 그나마 어둠을 밝혀주었던 전등이 총소리와 동시에 와장창- 깨져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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