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타래로 이었던 썰이며 백도온 썰북에 들어 갈 썰 중 하나입니다. 최종편집본이 아니므로 오타 양해부탁드립니다.*





* 콘서트는 매년 그 한 해를 빛낸 가수들을 초청해 관객들과 함께 보내는 연례행사나 다름없다. 시작 했을 때부터 주최이자 후원을 도맡았던 B사는 여전히 성황리에 23번째 * 콘서트를 기획 중이었다. 그래, 우리가 지금부터 들여다 볼 첫 만남은 * 콘서트에서 시작된다.


여기, 두 사람이 있다.


B사 회장님의 막둥이. 문화생활 관심 없고 매사 머릿속 가득 일뿐인 그, 변백현 본부장.


청장년층 너나 할 것 없이 다방면 인기스타, 매번 어려지는 외모로 컴백하는 것에 오늘도 여전히 주가 빵빵 상승중인 데뷔 5년차 3년 연속 대상 가수 도경수.


늘 홍보부에서 하던 일, 가장 귀찮은 일임에도 간만에 넘치는 서류 안보겠지 싶어 덜컥 콘서트 기획에 손을 넣은 변 본부장과 스케줄이 얼추 맞아 조정하고 또 조정해 겨우 섭외 된 도 가수의 이야기.



볼까요? 우리.




“너 땡볕에 이렇게 밖에 두면 나 혼납니다. 본부장아.”

“뭐 어때. 안이 더 더워.”

“에어컨 놔두고 무슨 고생인데 이게.”

“밖이 더 시원하다니까 그러네.”

“그렇다고 치자. 네 고집 누가 말리냐. 왜, 숨 좀 트여?”

“엉.”



관계자들 잔뜩 늘어선 대기실은 사람이 많아서 에어컨이 소용없단 말이지. 기지개를 켜며 주위를 둘러 본 백현이 그대로 의자 등받이에 팔을 기댄다. 콘서트를 앞둔 경기장, 무대 반대편 입장이 제한 된 텅 빈 관객석에 앉아 리허설을 지켜본다. 어릴 적부터 수행비서 겸 같이 자라 온 형은 이런 제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는 지 곁에서 내내 툴툴 거린다. 아 거 참.



“오. 뭐야 시작하나봐.”



넋 놓고 바람 쐬며 리허설을 구경하다보니 관객석이 가득 차고 공연이 시작 된다.



“화려하네. 불을 막 쏘잖아.”

“돈 터지는 거지.”

“돈은 해 지면 폭죽으로 빵야 빵야 하는 건가? 후원금 공중분해.”

“참 너다운 소리만 한다.”



몸을 무대 쪽으로 숙여가며 감탄사를 내뱉는데, 김 실장 옆에서 가재미눈을 뜨고 백현을 흘겨본다. 내도록 끊이지 않고 울리는 전화 때문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남들 눈에 띄지 않는 좌석에 앉아 팔자 좋게 사람구경중인 옷차림 후리한 이 대학생 같은 인간을 관계자들이 찾느라 난리가 난거지. 왜? 콘서트 총책임자니까.



“전화 빗발친다. 다 너 찾나봐요 본부장아.”

“없다고 해줘요 김실장아.”

“너 꼭 술 쏴라. 엉아가 해결하고 올게.”

“엉.”



손 모양으로 총알을 만들어 김 실장에게 빵야 - 후 - 쏴준 백현이 다시금 구경에 집중한다. 높은 객석 위로 불어오는 여름의 선선한 바람이, 사람들의 환호성이 나쁘지 않다. 열광하는 사람들을 보며 저 사람들도 참 열심히 사는구나. 감상평 남기는 백현 앞으로 그림자가 진다.



“저, 여기 나와 있어도 괜찮습니까?”

“네, 뭐. 별다른 소리 없던데요. 자리도 많은데, 관계자들이 설마 전자석 전세 냈겠어요?”

“그럼, 실레 좀 할게요.”



앳된 얼굴 하나가 백현 앞자리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앉아도 되냐고 묻는다. 백현의 말이 끝나자 긍정의 의미로 받아들인 듯 좌석에 착석하곤 내내 다정한 얼굴로 객석을 하나하나 두리번 거린다. 묘하게 동그란 뒷모습이 꽤 인상 깊어 백현은 그 모습을 구경했다.


신인인가. 엄청 어려보이네. 곰곰이 바라보는 빤한 제 시선을 느낀 건지 상대가 돌아본다.



“가수에요?”

“아 네.”

“그럼 곧 무대하겠네요.”

“네.”

“준비 안하고 왜 나와 있어요?”



눈 마주침이 멋쩍은지 질문이 넘쳤고, 경수는 대답이 짧았다. 신인이던 뭐든 백현은 연예인 자체가 신기했기 때문이었다. 와 진짜 어려 보인다. 얼굴 진짜 작다. 이런거? 아, 콘서트 기획해놓고 출연진이 누군지 연예인을 전혀 모르는 것도 한몫했고.



“안이 더워서요. 여기가 더 시원하고 객석도 보이고 좋네요.”

“어! 그쵸? 여기 시원하죠? 맞아 대기실 덥다니까.”



왜 밖에 있느냐고 내내 핀잔만 듣다 저와 같은 뜻을 가진 이 나오니 신이 난 백현이 조잘조잘 쉬지 않고 경수에게 말을 걸었다. 경수는 그 얼굴 가만히 바라보다 살짝 웃음을 터뜨린다. 다 큰 어른이 되게 귀엽네. 꼭 공연 처음 보는 사람처럼 들떠서. 라는 생각을 곁들인다.



“관계자세요?”

“비슷해요.”

“해가 지면 관객석이 더 예뻐요.”



사실 백현은 어쩌다보니 콘서트를 계속해서 보고 있는 꼴이 되었지만 원래대로면 시작하는 것을 본 뒤 나머지는 늘 그렇듯 사고 없이 성황리에 마쳤다 라는 보고나 받고 일찍 자리를 뜨려 했단 말이지. 안 그래도 꽤 오래 이곳에 있어서 슬슬 가 볼까 하던 참이기도 했고. 그런데 반짝이는 눈으로 경수가 하는 저 말이 문득 궁금하더란 말이야. 해가 지고 반짝거리는 관객석이 도무지 안 보고는 못 견디게.



“그 말 믿어도 되죠? 예쁘다는 말.”

“우주와 별 같을 거에요. 무대에서 보면 더 좋겠지만.”



그 말을 끝으로 경수는 매니저의 호명에 자리를 떴다. 백현에게 가벼운 목례로 인사하는 것도 잊지 않고. 떠나고 나서야 아차 싶다. 아, 순서 언제냐고 이름은 뭐냐고 물어라도 볼 걸. 가벼운 후회가 이어진다. 신인이니까 곧 나오지 않을까? 그래서 들어간 건 아닐까? 혼자 남겨진 백현은 고민했다. 그러나 경수는 1부가 끝날 때 까지 나오지 않았다. 왜? 백현은 모르겠지만 오늘 콘서트의 엔딩부대가 바로 경수거든. 매니저의 부름에 들어간 것은 컴백 전 얼굴을 보이는 것이 이번 콘서트라 인터뷰가 빗발쳤기 때문이고.



*




“오랜만에 본업인 가수로 돌아오신 도경수씨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도경수입니다.”

“최근에 개봉한 영화도 재밌게 잘 봤어요. 여러 작품 뒤에 다시 무대 위에서 노래하시는데 소감 한 말씀 부탁드려요.”

“오래 준비한 만큼 열심히 작업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들어주시고 행복해 지셨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항상 행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리포터를 바꿔가며 같은 질문 같은 대답 수십 번씩 하면서도 미소 변하지 않아. 경수는 짜증내는 기색 하나 없지. 그렇게 계속해서 줄지은 인터뷰를 소화해 나간다.




*




“가수 아닌 거 아니야?”



딱히 노래에 관심 없는 백현이 지금껏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은 정말 단순히 경수의 말 한마디 때문이라 따분해진건지 의자 손잡이를 손톱으로 톡톡 쳐댄다. 더구나 일찌감치 자리를 뜬 김 실장은 저 찾는 사람들이 많다던 게 거짓이 아닌지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 후암. 하품이라도 하려는 찰나 해가 조금씩 사라지고 밤이 시작된다. 어둑해진 하늘 까만 객석 사이로 곳곳 별이 수놓아진 듯 아름다운 불빛이 올라온다.



“예쁘네. 정말. 거짓말 아니잖아.”



그 말 그대로 참 아쉽다고 생각했다. 경수가 말한 [무대에서 보면 더 좋겠지만.] 이란 뜻이 사실 같아서. 불빛의 격렬한 흔들림과 관객들의 환호성을 따라간 시선 끝엔 그 큰 무대 위에 경수가 있었다.


신인이 아니잖아?


노래를 듣다보니 김 실장의 컬러링이다. 그래, 꼭 엔딩으로 섭외해야한다 직원들이 입 모아 말한 그 사람이 경수구나 싶다. 꽤나 큰 공간을 경수 한 사람으로 가득 채운다. 팬들이 한 목소리로 따라 부르는 그 노래를 들어 본 기억 더듬어 흥얼거린 백현의 얼굴이 간만에 웃음꽃이 가득 폈다. 저들이 다 팬들이니 객석을 그렇게 다정히 보던 이유가 있었어. 보러 온 사람들을 감사한 마음으로 눈에, 마음에 담았던 거다.



“투자한 돈이 아주 빵야 빵야 터지네.”



밤하늘을 수놓은 폭죽들을 보는 객석의 백현과 무대 위 경수의 표정이 새삼 닮은 것 같다.




*




“여태 밖에 있었어? 내가 미친다. 변본아.”

“재미있었어.”

“너 김기 걸리면 내가 죽어요. 알긴 아냐?”

“것보다 출연진 뒷풀이 우리 쪽에서 제공하지 형.”

“그건 왜?”

“만나 볼 사람이 있어서.”




*




그래, 바로 행동개시 한 백현 덕에 두 사람 시끌벅적한 대기실 뒤로 마련 된 공간에서 마주한다. 주변 소리가 차단 된 듯 들리지 않고 서로 다가서는 동작이 느리게만 보인다. 관계자들도 다 모인 곳이라 그런지 어느새 백현 자켓까지 갖춰 입었지. 경수는 막 무대를 끝낸 뒤라 무대 의상 차림이기도 했고. 어쩐지 잔뜩 멋 부린 모습들이다.



“정말 예쁘던데요.”

“멋있지 않나요? 전 늘 멋지다고 생각해요.”

객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듯 평범했다.

“네, 멋있네요. 무대 위 당신이.”



천역덕스러운 백현의 대답이 이어졌다. 숱한 인터뷰에도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던 경수의 평정심이 와르르 무너진다. 저 사람 진짜 직설적이구나 싶어서.



“멋지고 예쁜 건 더 널리 알려야죠. 같이 일 해보고 싶어요. 변백현 이라고 합니다.”



가느다란 손끝에 걸린 명함을 내민다. 경수는 명함을 받아 들고 속으로 기함하지. 콘서트 주최 그룹의 본부장. 그래, 그냥 사람이 입장제한 된 객석에 있었을 리 없지. 관계자냐 물었을 때 비슷하다고 한 것도 이런 맥락이구나 싶다.



“마음만 받겠습니다.”



회사와 상의도 없이 대기업의 제안을 덥석 받을 수는 없었다. 물론 백현의 의도는 계열사의 신제품 광고에 경수를 쓰고 싶다, 섭외하고 싶다. 란 의미였는데 경수, 대기업이라면 신인 때부터 숱하게 스폰 제의에 시달려왔던 터라 그저 성급한 생각이 앞섰다.



“좋은 조건일테고 최대한 경수씨에게 맞..”

“저 그런 사람 아닙니다. 뒤에서 도와주지 않으셔도 됩니다.”



좀 전과는 다르게 딱딱하게 굳은 경수의 얼굴, 들어보지도 않고 차단하는 말.



“네? 저, 계열사 신상품에 신뢰감 있는 모델을 쓰고 싶어서요. 제가 섭외 부탁을 좀 드리는 겁니다만 계약 사항들은 소속사 대표님께 연락 드려야 할까요?”



그제야 둘 다 아차 싶었다. 백현은 경수의 말뜻을 이해했고, 경수 또한 얼굴이 붉게 물든다.



“설마..”

“죄송해요..”

“저도 그런 사람 아닙니다.”

“정말 죄송해요.”

“관심 있으면 돈으로 해결 안 봐요. 그럼 말 나온 김에.”

“네?”

“경수씨, 개인 적으로 만나 뵐 수 있을까요? 딱 세 번만 봐요 우리.”

“네에...????”



스폰 그런 것 말고 봐요. 제가 관심이 생겼거든요.

흔들림 없는 눈으로 백현이 말해. 경수의 움찔거리는 입술 새로 대답을 기다리지.



“그..저 스케줄이..”



경수가 무척 당황한 듯 허둥거리며 눈을 데구르 굴리는데 저 멀리서 변본아아아아아아아 하며 달려오다 사람들을 보곤 아아 님. 하며 눈치 없는 김 실장이 둘 사이에 끼어든다.



“헉! 도경수씨다! 저 팬입니다!!”

“감사합니다.”

“...금..슬증늠..?”



하필 대답도 아직 못 들었는데 끼어들어. 백현 가재미눈을 뜨며 김 실장을 노려본다.


빠져나갈 타이밍은 지금이다 싶었는지 경수 급히 몸을 돌린다.



“저기! 연락, 꼭 줘요. 알았죠? 나 빈말 아니에요.”



가려는 경수를 붙잡고 백현이 외친다. 경수는 꾸벅 목례하곤 출연진 사이로 사라졌다. 김 실장 덕분에 경수의 연락처는 구경도 못한 것이 아쉬웠지만 제가 너무 급작스럽기도 했고, 무엇보다 제 연락처는 경수에게 전달했잖아. 광고 제의도 빈말은 아니었으니 언젠가 다시 만날 기회는 충분히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소속사 대표 통해 제품 기획 러브콜을 넣어야 하나. 외근 많이 잡을 수 있는 일일까. 백현이 머릿속으로 끊임없이 생각했다.



“뭐냐. 연락?”

“뭐. 아 진짜 형! 타이밍 정말 죽여.”

“내가 한 타이밍 하지!”

“칭찬 아니다. 턱 내려라.”


김 실장 괜히 삐져서 흥칫피.


“형아. 광고 하나 클라이언트로 참여하면 외근 많아? 나 내근 안 해도 돼?”

“너 회사에서 쫓겨나고 시펑?”

“...또 어디서 배워 온 말이야 그게.”

“저기, 써 있던데. 너 줘 터지고 시펑?”

“..어디 가서 내 비서라고 하지마.”

“광고 왜? 도경수랑 광고하게?”

“엉.”

“싸인 받아와라!”



아까 받지 바보냐. 라는 말은 꼭꼭 감추기로 했다. 김 실장은 여린 심장을 가졌다며 백현에게 누차 말해 온 전적이 있으니까.



“너 회사 자주 비우면 안 되는 거 알면서 요즘 왜 그래.”

“늘 똑같잖아. 답답해.”

“본부장아 회장님 아시면 뒤지고 시펑? 나온다니까.”

“비밀로 좀 해주면 배켜니 안 뒤진다. 김 실장아.”


참 짝짜꿍 잘 맞는 두 사람 귀엽게 놀지.



*




“고장났나. 왜 안 울려.”



백현의 도스타 섭외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컨셉 회의부터 하나하나 손 안 닿은 곳이 없달까. 한 숨 돌릴까 싶어 본부장 실에 앉아 핸드폰으로 시선을 둔다. 업무 스트레스로 늘 무음이던 핸드폰을 소리로 풀어놓고 벨소리도 가장 크게 설정해놨는데 왜 울리질 않아. 속이 새카맣게 탄다.


-톡. 톡.


결재가 필요한 서류는 쌓여가고, 데스크는 백현이 두드리는 톡톡 소리로 가득차고. 보다 못한 변 본부장님 차키 챙겨들고 일어난다. 어딜가냐. 공방간다.



*



차에서 내린 백현이 방송국 로비를 통과해도 잡는 이가 아무도 없잖아. 연예인들이야 백현을 잘 몰랐겠지만 지다가던 관계자들 방송 통밥 몇 년 차인데 회장님의 애지중지 변백현 본부장님 모를 리가 없지. 당당히 파워 워킹해도 프리패스.


사실, 방송 출연하는 연예인인가? 싶어서 통과된 것도 한 몫 하더란 진실은 접자. 가장 중요한 건 지금 변백현이 도경수를 보기 위해 무려 음악방송 사전 녹화 세트장에 방문했다는 거니까.


“평일인데도 많이 와주셨네요.”


마침 경수의 차례였는지 막 노래를 끝내고 팬들을 향해 인사하는 중이다. 무대 앞 카메라 근처에서 볼을 잔뜩 부풀리곤 시선은 경수를 향한다. 진짜, 바쁜가 봐. 푸우. 백현 곁으로 안절부절 관계자들 얼쩡거리는데, 백현은 오롯이 경수가 있는 무대만을 향해 시선 고정한다. 문화생활 일절 관심 안둔다는 변백현 본부장 방송국에 뜨니 사장실은 아주 대 비상이 걸렸는데 속 타는 그 맘들 모르고.


“얼마 전 * 콘서트에도 많이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객석 굉장히 별 같고 예뻤어요. 나가실 때 꼭 간식 받아가세요. 일찍부터 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아아, 알겠다.

자신이 경수를 광고에 섭외한다고 했을 때, 직원들이 왜 그렇게 환호하며 좋아했는지, 지금 이 공간에 있는 모두가 경수에게 환호성을 보내는지, 그 밤 우주의 별 같던 그들이 어째서 경수를 사랑하는지 알 것만 같았다. 백현은 경수가 길게 말하지 않아도 객석을 바라보는 표정만으로 정말 다 알겠는 거다. 말을 마친 후 허리를 숙여 객석을 향해 인사하는 경수를 보며 백현이 생각했다. 어쩌지. 당신에게 진심이 된다.




*




무대가 끝나고 내려가기 전 수없이 숙여진 허리를 겨우 폈을 때, 경수의 시선 사이로 소리 없이 무대 아래서 저를 향해 손을 뻗어 인사하는 백현이 들어왔다. 깜짝 놀랐으나 당황하지 않아하며 슬쩍 손을 올려 인사한다. 왜, 저기 있는 걸까.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 밤 떠오른다.


[관심이 생겨서요.]

[세 번만 만나요.]

[연락 줘요.]


그랬지 참.

잊으려고 한 게 아니었는데, 한 가지 핑계를 대자면 너무 바빴다. 밤중에라도 핸드폰에 메시지를 썼다 지웠다 겨우 적어내려가긴 했는데, 경수가 스케줄이 끝나 짬이 나면 너무 늦은 시간이 되어 버려서 백현에게 폐가 되는 건 아닌가 싶은 고민이 메시지를 주저하고 지우고. 먼저, 다가가는 법이 이렇게 제게 낯선데 다 똑같이 어렵고 멋쩍은 건데 그걸 상대는 용기 낸다. 백현은 두드리고 다가온다.



“한 번 만나기 진짜 힘드네요.”

“어..그게,”

“아! 나무라는 게 아니에요. 경수씨 탓 하는 게 아니라, 제가 무지했어요. 엄청 바쁘시더라고요. 검색 해봤거든요.”


밉지않게 입을 비죽인 백현이 핸드폰을 들어올려 흔들어 보인다.


“이거, 고장 난 줄 알고 심통 좀 났었는데 얼굴 보니까 좋네요.”

“혹시, 오늘 본 거 있죠..”

“네?”

“음, 그러니까.”


조잘조잘 얘기하며 걷는 백현을 바라보는 경수의 귀가 붉게 물든다.


“말해요. 괜찮아.”

“갑작스러운거고..전 몰랐고.. 저.. 그 오늘 세 번 중에 하나로 카운트 되는 건가요?”


본인이 말을 내뱉고서도 멋쩍은지 푸스스 웃는다.

백현은 듣고도 이해를 못 한건지 한참을 가만히 있다 걸음을 멈춘다.



“어!!!!!!!!”


방송국 로비 떠나가라 소리를 떵떵 지르고야 말지.


“아니요!! 아니에요!”

“숨 쉬셔두..숨 쉬세요.”

“절대 카운트 하지 마요. 알았죠? 이거 경수씨는 오늘 나 못 본거야. 그쵸? 우리 만난거 아니에요. 아니 나 좀 더 예쁜 곳에서 오래 보고 싶단 말입니다.”


경수는 또한번 생각했다. 진짜 솔직한 사람이라고.


“못 본 걸로까진 하고 싶지 않은데.”

“에..네?”

“반갑더라고요. 반가웠어요. 본부장님.”

“..”

“제가 스케줄이 있어서 곧바로 이동해야하니까.. 아쉬워서, 이거 카운트되면 두 번 밖에 안 남는 거잖아요.”



무언가 아쉬움의 분위기가 둘을 감싸는데 저 편에선 경수의 매니저가 늦었다고 손짓해, 어떻게 알고 온 건지 김 실장님 난리 나서 백현을 부르러 와. 이 무슨 신데렐라 종이 땡 치고 마법 풀릴 순간이람. 정말 스치듯 짧은 만남이었던 거다. 서로 당황해 허둥지둥 하는 사이 경수가 경황없는 손짓으로 급히 냅킨 한 장을 내밀었다.


[010-1993-0112 도경수.]


“제가 시간이 불규칙해요. 부재중이라도 남겨주시면 꼭, 회신 드릴게요.”



매니저에게로 저만치 뛰어가는 경수의 뒷모습을 우두커니 서서 바라보다 김 실장의 재촉에 백현 또한 움직였다. 두 사람 대화하는 것이나 분위기를 보니 세 번 보고 끝날 사이 아닌 것 같지만 조용히 더 지켜보기로 하자.




*




백현이 경수의 섭외를 염두에 두고 기획한 광고는 계열사에서 새로 리뉴얼해 출시한 세탁기였다. 새하얀 배경에 니트 속에서 경수가 빼곰 얼굴 내밀며 다정히 웃는 것만으로도 광고는 대박, 세탁기가 예약판매부터 완판 되어 물량 공급에 비상이 걸렸다. 별다른 프로모션은 진행하지 않았음에도 도경수 파워란 이런 걸까 싶을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



광고가 진행 될 동안 두 사람은 눈코 뜰 새 없이 각자의 일로 바빴고 연락은 타이밍이 맞지 않아 부재중이 늘어갔다. 그런데 묘하게 안심되는 그런 것들이 있었다. 숱한 부재중 메시지 사이에 늘 [변 본부장님.] [도경수씨.] 가 존재 한다는 게 위안이 되었다. 백 마디 말 하지 않아도 오늘은 잘 보냈는지, 잘 지냈는지. 나는 잘 있어요. 전달되는 그런 마음. 하루도 빠짐없이 하루에 단 한 번이라도 서로를 생각하고 있다는 작지만 큰마음이 전해져 갔다.



하루는 경수가 스케줄이 끝난 후 귀가해 잔뜩 늦은 밤 핸드폰을 들었다. 곰곰이 고민하다 결심하곤 통화 버튼을 누르는데 신호음이 몇 번 울리곤 금세 포기하고야 만다. 오늘도 바쁘겠구나. 내가 너무 늦었구나. 막 내려놓으려하니



“경수씨? 경수씨 끊지마요!”



백현이 받는다. 곧 우당탕 소리와 함게 시끄럽던 주변이 조용해진다.



“지금 통화 괜찮은 거에요?”

“네. 스케줄이 막 끝났어요.”

“아아. 집 왔겠네요?”


간단한 안부나, 인사치레가 통화 내내 이어지는데 다시금 백현 주변이 좀 시끄러워 지는지 웅성웅성. 경수는 괜히 맘이 간질간질해져서 이럴 때 조용히.


“보고 싶어서. 보고 싶어서요.”


못 듣겠거니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는데.


“만나요. 내가 갈게요.”


백현이 어쩜 제 맘 같은지. 당황한 경수가 핸드폰을 보니 이미 끊었는지 액정이 까맣다.



[만나요.]

[내가 갈게요.]

밤이라 그런 가 백현의 낮은 저음이, 울리는 목소리가 참 좋다고 생각하다 경수는 퍼뜩 정신을 차렸다. 갈게요? 갈...게요? 온다고? 어딜? 여길? 우리 집? 놀라 당황한 경수의 머릿 속이 삐용삐용. 보통 집을 어떻게 알고? 가 먼저인데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야. 스케줄 피로 누적으로 엉망이잖아 얼굴이.



백현은 아직 도착도 안했는데 괜히 밖에 나와 서서 보이지도 않는 까만 자동차 창문에 얼굴을 비춰 본 경수가 머리칼을 만져댄다. 왜 오늘 피곤이 가득하지. 푸념도 해보고. 그러다 실없이 웃어 보이기도 했다. 참 신기하지. 그 날 처음 본 만남이 이렇게 저도 모를 감정을 조금씩 생기게 한다는 것이. 경수가 생각에 빠진 사이 그 뒤로 도착한 백현이 다가선다.



“커피는 너무 늦었으니까. 그래도 아직 밤은 추워요.”



편의점이라도 들른 건지 따뜻한 캔 밀크티를 경수에게 내민다.



“차 는요?”

“그게, 실은 제가 술을 한 잔 마셔서. 택시 탔어요.”


통화 중 시끄럽던 게 술자리였었나. 진짜 바로 달려온 거네.


“밤공기 좋네요. 괜찮으면 좀 걸을까요?”

“좋아요.”



선선하니 참 좋더라. 사람 없는 늦은 밤 단 둘이서 동네를 산책하는 길. 말 없는 공감이 이어진다. 경수는 사람 시달리지 않는 이 여유가 얼마만인가 싶고, 백현 또한 내내 야근에 회의에 들들 볶여 가며 제품 런칭들 걱정을 이 순간만큼은 놓아 버렸다. 지금은 괜히 걸으면서 스치는 손이 가장 신경 쓰인다. 말을 할까 말까. 좀 그런가. 백현 머릿속으로 생각이 오만가지. 그런데 경수가 덥석 스치는 백현의 손을 잡아온다.



“어둡네요. 잘 안보여서.”



경수의 그 작은 마음이 고와서 백현은 용기 낸 손 아무 말 없이 꽉 힘 주어 잡는다. 가로등 불빛 사이로 분홍빛 물든 두 뺨들이 예쁘다.


조금 걸었을까, 문득 서로 동시에 입을 연다.



“카운트..!”

“그 오늘..!”



별 말 하지 않아도 뜻 통한 건지 마주보고 푸스스. 그래, 그러니까 두 사람은 오늘의 만남을 또 다시 카운트하지 않기로 한다. 세 번의 만남이 지나더라도 인연 끝나지 않을 것 같지만 감정이란 건 신중해야 하니까. 오늘도 봐 준다.


[형, 내일 오프요. 대표님이 쉬래요.]

[도망을 가 본부장아? 너 내일 오기만 해봐 아주.]


정적을 깨는 메시지 소리가 띵동 울린다. 경수는 간만에 휴가를 얻고, 백현은 메시지를 보더니 한숨을 푹 쉬다 핸드폰을 끄기로 한다. 사유는 감기. 내일은 자체 휴가를 갖자. 열심히 살았다 직장인. 연차 정도야 뭐. 뿌듯한 듯 고개를 끄덕인다. 경수는 핸드폰 메시지를 찬찬히 바라보며 곰곰이 고민에 빠졌다.


얼마 전 인터뷰 하면서 재미있는 거 봤단 말이야.

혼자 떠 올리다 그것이 생각났는지 손뼉을 짝 치곤


“아. 맞다. 라면 먹고 갈래?”


입 밖으로 소리냈는데.


“네!”


백현, 놓치지 않고 그 소리 잘도 들었다.



그래서 두 사람 경수의 집으로 향해 정말 말 그대로 라면 먹었다. 경수가 끓여 준 파 송송 계란 탁. 경수는 정말 라면 먹는 건 줄 알았거든. 백현이라고 알았을 리 없다. 누차 말했지만 문화생활 관심 없는 워커홀릭이었으니까. 백현도 진짜 라면 먹는 줄 알았다. 하지만 그걸로 되었지 싶다. 왜냐면 -



“되게 오랜만에 누군가랑 밥 같이 먹어봐요. 늘 혼자 먹었거든요.”

“자주, 같이 먹어요. 우리.”



경수의 외로운 식사가 끝난 순간이니까.

하룻밤 같이 보냈으면 참 좋았겠지만 라면도 먹고 도란도란 조금 이야기를 나누던 백현이 먼저 일어난다. 시계를 보니 벌써 새벽 세 시. 제가 만나기 전 통화에 분명 경수 스케줄이 막 끝나 귀가했다고 했었잖아. 말은 안했지만 많이 피곤 할 것도 같고 휴식 시간을 뺏은 것도 같은 생각을 지울 수가 없어서.



“푹 자요. 오후에 데리러 올 게요.”



말하지 않지만 표정이 조금 아쉬워 보이는 경수를 보고 백현이 말했다. 물론 경수를 만나고 싶은 백현의 욕심 섞인 바람도 있었고.



“첫 번째, 그거 오늘 해요. 예쁜 곳에서 맛있는 거 먹고 좋은 곳 보고. 그렇게 우리 바쁜 일상 보내기 전에 충전 합시다.”



다정함이 넘치는 얼굴로 시선을 보내면 경수가 고개를 끄덕인다. 괜찮다는 백현을 만류하고 기어이 택시 타는 것 까지 보러 나온 경수가 출발하는 택시 뒤로 작게 손을 흔들었다. 얼마만일까. 스케줄 이외의 시간에 다른 사람과 함께 있는 거. 제 삶의 공간에 먼저 초대 한 것도 함께 식사를 한 것도 어느 새 일과처럼 안부를 물어보는 것도 다 무척이나 바랐던 순간이었다. 첫 번째 만남을 위한 새벽이 그렇게 지나고 있었다.




*




[곧, 도착해요. 10 분 후에 나와요.]


아씨. 왜 자꾸 미끄러져.

입고 있던 티가 별로 인 것 같아 막 셔츠로 갈아입으려는데 도착한 메시지에 당황해 단추를 잠그려는 손이 빗겨간다. 어째 새벽보다 얼굴이 더 엉망인 것만 같았다. 푹 쉬라곤 했지만 잠이 한 숨도 오지 않는 걸 어떡해. 경수는 두 볼을 두드렸다. 꼴사납게 이게 뭐람.



“미안해요. 차가 막혀서. 많이 기다렸어요?”

“전 집에서 기다렸는걸요. 메시지 주셨잖아요.”

“그렇게 생각해주면 다행이구요.”

“오늘, 회사 출근 안 하셨어요..?”

“아. 뭐. 연차 냈어요.”

“저 때문에 그러실 필요는..”

“음, 열심히 산 직장인한테 연차 정도는 뭐. 그리고 제가 너무 회사에 있으면 직원들이 안 좋아해요. 상사가 나서서 휴무도 써 주고 해야 직원들도 쓰죠. 뭐 그런?”



말하고도 웃긴지 창밖으로 시선을 돌린다. 연차는 연찬데 사실 백현은 오늘 굉장히 중요한 회의가 있다고 김 실장에게 아침부터 전화 폭격을 맞는 중이었는데, 경수에게 연락을 하고는 단숨에 꺼 버렸다. 만나는 동안 핸드폰이 방해하면 어떡해. 김 실장한테 내일 쿠사리 좀 먹겠지만 눈 질끈 감기로 한다. 진짜 누가 본부장이야.



“혹시, 음식 가리는 거 있어요? 제가 마음대로 예약한 것 같아서.”

“특별히 싫어하는 건 없어요.”

“다행이다.”



몇 가지 상투적인 질문이 핑퐁, 벨트를 꼭 잡고 꼼지락거리는 경수의 손가락이 눈치를 보며 기어에 놓았다 핸들을 잡았다 코끝을 쓸어내리는 백현의 오른손이 참 간질거렸다. 슬쩍 경수의 손으로 옮겨 가려던 백현의 손이 퍼뜩 놀라 기어를 잡는다. 도둑이 제 발 저린다는 게 이런 건가.



“저!”

“네..네!”

“좀 주무셨어요? 저는 잘 못 잤어요.”

“저야 뭐..네? 어쩌지, 나 때문이에요? 피곤해서 어쩌죠.”

“네, 본부장님 때문이에요.”



당황해 급히 갓길로 차를 세워 경수를 바라보면 그 시선 피하지 않고 똑바로 바라본다. 그 큰 눈 속에 담긴 반짝임에 빠져드려는 찰나 백현이 입을 달싹였다. 사과를 해야 하나, 다시 집에 데려다 주어야 하는 건가. 제 괜한 오지랖이 경수를 곤란하게 한 것 같아 자책감이 몰려오는 듯 얼굴이 달아올랐다. 아. 시작도 해보기 전에 끝나겠다. 시선을 더 이상 맞추지 못하고 눈을 내리 까는 백현의 양 뺨을 경수가 감싸 쥐어 다시금 눈을 맞춘다.



“자꾸 생각나서 잠이 안 오더라고요. 세 번 보자고 했죠. 저는 계속 보고 싶어요. 그러니까, 음.”

“...경수씨..?”



볼이 짓눌리고 있다는 것도 잊은 채 눈을 질끈 감고 백현에게 말하는 경수를 제 눈에 꼭 담았다. 듣는 제 심장도 이렇게 쿵쿵 쉴 새 없이 뛰고 있는데 경수의 마음은 얼마나 쿵쿵 거릴까. 백현은 당장에라도 웃음이 쏟아질 것 같았지만 조금 참기로 했다. 경수의 말을 차분히 기다렸다. 어쩌면 오늘 제가 먼저 했을 수도 있었을, 그 한 마디.



“다른 첫 번째 해요. 오늘부터 1일 이런 거!”



후우. 숨을 뱉어내며 백현의 얼굴을 조금 더 제 앞으로 잡아 당겼다. 에라 모르겠다. 쪽- 하고 입술을 가져가는데 왜 촉감이 다르지..? 슬몃 실눈을 뜬 경수가 어버버 경악하고야 말았다. 눈을 감느라 조준 실패. 백현의 인중에 쪽 해버리고 말았으니 볼을 놓은 허공의 두 손이 허둥허둥 잠긴 조수석 문을 열어야 하나 도망칠까 온갖 생각이 교차했다. 픽- 백현의 웃음이 경수의 귓가로 들려온다. 어떡해. 쪽팔려. 어쩌지.



“경수씨”

“네..네?”

“입술은 여깁니다.”



안전벨트를 풀며 경수 쪽으로 몸을 기울인 백현이 제게 그러하였듯 경수의 뺨을 감싸 쥐었다. 아까의 접촉사고와는 달리 제 자리를 찾은 듯 맞닿은 입술에 차 안의 공기가 삽시간에 달아올랐다. 아랫입술을 슬쩍 깨문 백현의 혀가 경수의 입 안으로 들어오는 찰나 가슴팍을 통통 쳐 낸 경수의 손에 의해 백현이 이성을 찾은 듯 떨어졌다.



“..아 미안합니다.”

“...예약 취소 하셔야 할 것 같은데.”

“네..?”

“집에 가요. 집에 가서 같이 밥 먹어요 우리.”



붉은 뺨 위로 해사하게 웃으며 휘는 두 눈이 백현의 눈에 그 어떤 것보다 아름다웠다. 다시금 시동을 걸며 차를 돌리는 백현이 이제 고민하지 않는 듯 오른 손을 뻗어 경수의 손을 꼭 잡았다.




*




“저 하고 싶은 거 있었는데 말해도 됩니까?”

“네, 말씀하세요.”

“제 번호 핸드폰에 뭐라고 저장되어 있습니까.”

“본부장님..?”

“좀 부끄럽긴 한데...”


 

*




조용히 핸드폰을 꺼내는 백현의 손이 붉다. 경수의 표정 또한 웃음이 가득했다. 본부장님, 도경수님 으로 저장되어 있던 두 사람의 저장 명이 [자기♥] 로 바뀌던 순간이었다.



세상 연애란 연애는 다 해 본 것 같았을 대기업 본부장님과 최고의 인기 가수가 연애에 첫발을 내딛었습니다. 어쩌면 앞으로 두 사람을 감싼 질투어린 시선과 속닥거릴 루머들이 존재 할 수도 있겠지만 뭐 어때. 두 사람만 진심이면 된 거지.




*




그래서 두 사람을 만나게 해 준 *콘서트는 변 본부장님이 한 해도 빠지지 않고 맡기로 했대. 물론 그 여파로 출연진에 도경수가 섭외 안 된 적이 없다고 해. 아무리 바빠도 *콘서트는 참여 해준다지 아마? 그래서 그런지 그 보답으로 늘 피날레 무대를 장식하게도 해주고, 팬 석도 가장 많이 확보해주고 주최 측이 배려를 많이 해준다나봐.



그게, 지옥의 사심인 줄도 모르고.




잠기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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