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키는 시선은 여전히 낯선 마법사에게 고정한 채 우아하게 손가락을 튕겼다. 옅은 초록색의 빛이 로키를 감싸더니 흩어졌고 그의 옷매무새는 어느새 단정한 처음의 상태로 돌아와 있었다. 아무리 봐도 미드가르드인이 분명한 이에게서 꽤나 강한 마법의 기운이 느껴져 꽤나 흥미가 생겼다. 그의 심기를 건드리려고 뱉은 말에도 전혀 동요하지 않는 태도가 왠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몇 마디만 던져도 미끼를 덥석 물던 토르랑은 딴판이군. 고개를 들어 법사의 눈을 똑바로 응시했으나 여전히 감정 없는 시선이 얽힐 뿐이었다. 기 싸움은 잠시 포기하기로 한 로키가 물었다. 

-그래서 이곳은 어디고 너는 왜 나를 데려온거지.

-마법의 기운이 느껴져 소환한 것일 뿐이다.

-사람을 몇을 죽여놓고 그런 번화가에 뻔뻔히도 나타나다니 무슨 속셈인거지.

로키는 자신이 과거에 저지른 전적이 있는터라 반박은 하지 못하고 뻔뻔한 얼굴빛을 띄었지만 내심 억울했다. 이번은 정말로 다만 휴식이 필요했을 뿐인데.

-이곳을 지키는 마법사인가 보군. 악의는 없었어. 잠시 머물 곳이 필요했을 뿐.

-머물다니...왜 굳이 이 곳에서...

-토르는 이미 돌아갔는걸. 나는 머리도 식힐겸.. 잠시만 내가 왜 이걸 너에게 일일히 설명해야하지.

-널 풀어주면 또 무슨짓을 할 줄 알고. 타워에 가둬둘테니 돌아가기 전에 머리를 식히든지 네 맘대로 해.

일단 의심부터 하는 말투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하지만 천연덕스럽게 주변을 둘러보며 로키가 녹안을 빛내며 물었다.

-아니면 이곳도 퍽 좋아보이는군. 닥터 자네가 지내는 곳인가...?

예상치 못한 화제의 전환으로 당황해 흔들리는 동공을 로키가 눈치채지 못했을리 없었다.

-그렇게 걱정된다면 자네가 지켜보면 도겠지. 선심을 베풀어 여기에 머무르도록 하지.

-잠시만 왜 얘기가 그렇게 되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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