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itter
 · DC Comix
 · Damian Wayne/Timothy Drake-Wayne
 · AU
 · Short (Number of Letters : 2,822)
 · PG
 · YOHEI/YH_Kun(yhk_lab@naver.com/@LabYhk)
 · DATE20160812FRI

 · MEMO
  셴님이 연재중인 연령반전 딕슨 "Sweet] 3"(<-클릭!)에 나오는 큰 형&어그로킹(?)

  데미안에 치여서 쓴 뎀팀 커플. 당연히 여기도 연령반전입니다.
  DC캐 첫 글입니다. ...그런데 뎀팀이야(핼쓱
  +
  DC는 좋아하는 캐릭터가 넘나 많아서 최애 포기했습니다.
  요즘은 1대 퀘스천 이슈가 보고 싶어 찾는 중입니다 으아아아아아8ㅁ8(달려나감








  굳이 붙여줬더니.
  막내인 딕은 성적이 그렇게 나쁘지 않다. 좋아하는 과목과 싫어하는 과목의 성적 편차가 크다며 알프레드가 걱정했기 때문에 가정교사를 붙여주기로 한 정도다. 게다가, 커다란 저택에 혼자 있으면 적적하기도 할 터였다.
  데미안은 막내와 제법 나이 터울이 있기 때문에 적당한 사람을 구할 수가 없어서 팀에게 맡겼다. 물론 팀도 딕과 나이차가 제법 있긴 했지만, 모난 성격의 자신보다는 팀이 그런 일은 훨씬 잘할 게 틀림없으니까.
  그에 답하듯 팀은 적당한 사람을 구했고, 서류라고 할 것도 없는 짧은 이력을 훑어본 데미안도 그 사람을 고용하는 데 반대하지 않았다. 저택만큼 오래 일해온 집사 또한, 팀이 고른 사람을 흔쾌히 딕의 가정교사로 인정했다. 깐깐한 알피 -알프레드- 가 끄덕인 사람이다. 팀에게 맡기길 잘했다고 생각했는데-
  "-어"
  방심하며 걷다보니 딕의 방 앞이다. 그리고 조금 전까지 생각하고 있던 사람이 보였다. 문을 막 닫은 팀이, 데미안의 얼굴을 보고는 곧 입술 위에 제 손가락을 가져다 대었다.
  "쉿ssht. 자고 있어."
  "-그래."
  둘 다 아버지 회사에서 일하고 있지만, 근무 파트가 달라서 얼굴을 볼 일이 별로 없다. 집에서 독립해 나간 지도 오래라, 웨인 저(邸)에서 이렇게 만나는 건 정말 오랜만이다. 조금 말라보이는 팀의 얼굴에 무심코 다가간 데미안이 손을 뻗었다. 그러자마자 그가 몸을 슬쩍 뒤로 빼버리고, 데미안은 잠깐 멈칫했다가 손을 내렸다.
  "...말랐구나."
  "아버지 쫓아다니는 게 워낙 바빠야 말이지."
  "그래."
  "거긴 내부 수리중이시라면서?"
  "아."
  고개를 끄덕이고 데미안은 조금 웃어보였다.

  웨인 엔터프라이즈의 정식 후계자는 데미안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맏이인데다 친아들이기 때문이다. 둘째인 팀과 막내인 딕은 입양아였다. 공개 입양이었고, 모두가 알고 있다. 그리고 당사자인 팀도 딕도 그런 걸 신경쓰지 않았다. 신경쓰는 건 오히려 데미안 쪽이었다. 다른 집 형제들처럼 아무렇지않게, 혹은 더 친하게 지내는 것처럼 보여야 한다며 연출하기에 바빴다.
  "다음달 인사 고과에서 볼 수 있을 거야... 마무리 단계고."
  "생각보다 빠르네."
  "응. ...넌 안 잘려."
  "어머나. 감사합니다."
  일부러 우아하게 대답하는 팀의 대답에 데미안이 피식 웃었다. 갑작스레 몇 달 치 피로가 몰려오고, 그는 멍하니 앞에 선 동생의 얼굴을 보았다. 팀도 마찬가지로 피곤해 보였다. 하긴, 고담시에서 가장 유명한 워커 홀릭의 보좌를 혼자서 하고 있으니 피곤하지 않을 리 없다.
  "...다음주 파티에는..."
  그 말을 꺼내고 데미안은 잠깐 팀의 눈치를 보았다. 미간을 꾹꾹 눌리는 손놀림은 아무렇지도 않다. 표정 변화도 거의 없었다. 망할, 팀 드레이크는 지금 완벽히 위장하고 있었다. 아니, 위장 중이라고 제가 그리 믿고 싶은 것일 수도 있다.
  "...아버지, 오실 수 있나?"
  "가실 거야. 안 그래도 스케쥴 조정 중이거든."
  "넌?"
  "아버지 대신 내가 하기로 한 것도 있긴 해."
  "팀."
  "사진 찍을 시간은 비워놨어. 걱정하지마. 네 약혼 파티잖아?"
  빙그레 웃으며 팀이 데미안의 어깨를 툭 친다. 기세에 말려 데미안도 굳은 표정을 조금 풀었다.

  약혼 파티라고 하지만 이건 기업의 정치다. 상대방도 납득하고 있었다. 실제로 사랑하느냐고 물으면, 글쎄. 마주보고 웃고, 손잡고, 가볍게 키스할 수 있을- 사교계나 신문의 지면을 확보할 수 있을 정도라면 확실히 사랑하고 있는 상대였다.
  "근데, 약혼...파혼이 쉽겠군."
  "그러려고 하는 약혼이지."
  어느새 둘은 나란히 거실로 향하고 있었다. 느린 걸음을 옮기는 데미안의 말투는 언제나처럼 냉소가 담겨 있었다.
  "지금은 우호관계라도, 나중에 어떻게 될 지 모르니까."
  "...새삼스럽지만 진짜 더러운 얘기다. 난 딕이 좀 잘되면 좋겠어."
  툴툴거리는 팀의 그 말에 데미안의 발이 멈췄다. 곧, 팀 또한 걸음을 멈추고는 데미안을 바라보았다. 슬쩍 미간을 찌푸린 데미안이 씹듯 말했다.
  "그 가정교사 말인가."
  "그래. 그, 제이슨이라고 했던가? 그 사람."
  "네 마음엔 드나보군."
  "그것도 그거지만, 내 맘에 들고 말고를 떠나서,"
  무어라 더 말하려던 팀이 순간 입을 다문다. 그리고는, 딕의 방 쪽을 한 번 흘깃 바라보았다. 묘하게 누그러진 표정으로 고개를 돌린 팀이 중얼거렸다.
  "너나 나는 어차피..."
  또 다시 말을 멈춘 팀이 데미안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어딘지 모르게 울적해보인다고 생각한 순간, 팀의 표정이 바뀌었다.
  "...정략일테니까. 이런 건... 우리 둘로 충분하다고 생각해."
  비틀린 냉소가 기본인 데미안과는 달리, 영업을 해야 하는 팀은 약간 더 부드러운 표정으로 웃는 얼굴을 한다. 그건 묘하게 딕과 닮았다. 아직 십대인 막내는 좀 더 어린 얼굴이긴 하지만.
  "늦었네. 가서 잘게."
  영업용 미소를 짓는 팀의 얼굴을 안다. 가족으로 몇 년을 살아왔는 데 그것하나 모를까. 지금 팀 드레이크 웨인은 제 앞에서 도망치려는 중이었고 데미안은 그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결국, 돌아서는 팀의 팔을 잡았다. 놀랄 거라 생각했지만 팀은 잠깐 어깨를 떨었을 뿐이다. 부드럽게 웃는 표정 그대로 팀이 저를 쳐다보았다.
  "왜?"
  "팀."
  그러쥔 손목을 놓지 않은 채로 데미안이 한 번 이름을 부른다. 팀 또한 제 손목을 보았다가 고개를 들어 데미안을 바라보았다.
  "싸우자고?"
  "...팀."
  "안 놓으면, 신고한다?"
  가벼운 억양으로 조롱하듯 말하는 팀의 목소리에 그만, 울컥하고 속에서 무언가가 올라온다.
  "You Lie."
  가볍게 당기자 팀이 오히려 순순히 끌려왔다. 자연스레 얼굴을 마주대려는 데, 팀의 손이 제 얼굴을, 정확히는- 입술 위를 가렸다.
  "알프레드가 기절할 걸."
  웃는 얼굴이지만, 웃음이 섞이진 않은 목소리로 나직히 속삭인다. 평소에는 귀여워 보이는 물빠진 청바지 색의 눈이 이럴 때만큼은 잔인하게 가라앉아서, 빙하를 품어낼 정도로 얼어붙는다. 허나 이게 진심이 아니라는 것쯤은, 안다.
  "......하라지"
  "데미안 웨인."
  고개를 숙여 얼굴을 바싹 가져다 댄 순간. 제게서 얼굴을 돌리며 팀이 이름을 불렀다. 그만하라는 말보다 더 효과적이라는 것을, 팀도 데미안도 안다. 종이 한 장보다도 가까운 거리에서 데미안은 멈추었다. 비누 냄새에 옅게 섞인 팀의 체취가 나고 데미안은 울고 싶은 기분으로 짧게 혀를 찼다.
  "쯧"
  "가서 자."
  "...망할."
  대답대신 데미안은 작게 욕설을 씹었다. 팀의 말대로 할 생각은 아니지만, 이대로 더 할 수도 없었다. 쥐고 있던 손목을 천천히 놓아주자, 팀이 짧게 한숨을 내 쉬었다. 그 순간 데미안이- 훔치듯 팀의 뺨에 키스했다. 그에 놀라 커다래진 눈을 마주 본 데미안은 아무렇지도 않게 먼저 인사한다.
  "잘 자."
  "...잘 자."

  *

  제 방으로 돌아온 팀 드레이크는 문을 닫자마자 그대로 문에 기대어 섰다. 피곤한 건 아니었다. ...긴장이 풀린 것 뿐이다.
  오랜만에 보는 그는 더 날카로운 표정을 하고 있다. 어릴 때는 야비한 웃음이라고 생각했는데 어른이 되어서는 근사한 냉소로 바뀌었다. 시크한 파란 눈에 잘 어울리는 매력적인 표정, 말이다.
  저 바보는 저 혼자만 힘들어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물론 팀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힘든 티도 내지 않는다. 둘 사이의 모든 것은 다 끝나야 했다. 그가 끝내지 않는다면, 제가 끝내면 된다. 웨인의 이름을 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뭐든 견뎌낼 수 있어야 한다.
  -그게 자신을 속이는 것일지라도.

  "...안되면 내가 납치라도 해줘야지."
  그래서 딕은, 정말 좋아하는 사람과 잘 되면 좋겠다.
  문에 기대 눈을 감은 채 팀이 그렇게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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