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만날래요?”

“나 더 이상 못 기다리겠어.”

“우리 사귀어요, 형”







떠올려줘                  ::::관린x지훈



#7. 그리고 고백



w.윙럽







“형 일어나요 학교 가야지”
“우음...”

“지훈이형! 빨리 가야죠, 학교”



관린이는 아직 잠에서 덜 깨 비몽사몽 상태인 나를 거의 안아 들다 시피 해 일으켜 세운 후 화장실에 넣고 변기에 앉힌 후 입에 칫솔을 물렸다.


“우웅..”

“빡빡 치카치카 해요”



잠결에 설렁설렁 양치질을 하는 날 감시라도 하는 듯 관린은 말했다. 나는 손에 더 힘을 줘 양치를 했다. 그리고 입을 헹구는데 관린이 녀석이 나가지도 않고 화장실 문 옆에 기대 날 바라본다. 부담스럽다...



“관린 나..”
“예 형”

“나 소변 좀 볼게...”
“아!”


관린은 저도 민망한 듯 뒷머리를 한번 쓸어내린 뒤 문을 닫고 나갔다. 그리고 나는 마음 편히 시원~하게 볼 일을 봤고, 세수도 했고 화장실에서 나와선 얼굴에 로션을 꼼꼼히 바르고 삐죽 솟은 머리도 빗었다. 양말을 신고 전신 거울에 비춰보며 교복도 챙겨 입었다. 그리고 교복 타이를 조였다가 다시 조금 느슨하게 풀었다.

그리고 모두 알다시피 이 모든 일은 관린이의 집에서 일어난 일이다.

내가 매일 관린의 집에서 자고, 씻고, 볼일을 보는 이유는.



“형, 가요!”
“응”



관린이랑 같은 집에서 살기 시작했기 때문이지 뭐.








*


그 날, 마치 관린이를 학교에서 처음 봤을 때의 데자뷰처럼 느껴졌던 바로 그날, 결국 일이 터졌다. 그 날 관린이는 노트북과 프로젝트, ppt파일 등을 한 아름 싸가지고 우리 집에 찾아왔더랬다. 우리 부모님께 깍듯이 인사한 관린은 내가 관린 저의 집에 살아야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설명회를 좀 가져도 되냐 물었다고 했다. 부모님은 어리둥절했지만 일단 집으로 들였고, 관린은 외국인답지 않은 화려한 언변과 고등학생답지 않은 소름 돋는 ppt 발표 능력으로 부모님을 설득한 것 같다...

그래서 나 박지훈은 라이관린 집에서 함께 살게 된 것이고.  

그 때 관린이가 내가 지네 집에서 살아야 되는 이유로 든 것 중에 솔직히 아들을 집 밖으로 내몰만한 소름 돋게 설득력 있는 이유는 별로 없었는데 엄마 아빠는 도대체 왜 나를 이 집으로 보낸 걸까ㅜ 관린이 녀석이 돈으로 매수한 것이 분명해...나는 생각했다. 끙,



“형,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요”
“어? 어 아냐...”



집에 와도 관린이가 있다. 그리고 관린이는 자꾸 나한테 공부 시킨다.



“내 생각 그만하고 공부해요 얼른.”
“니 생각 안해써어..”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눈앞에 자꾸 관린이가 있다. 그리고 자꾸 공부를 시킨다. 그런데 내가 공부에 집중을 못하는 이유는.......


자꾸 저 잘생긴 얼굴이 내 앞에 아른거리니 죽겠는거다! 저 얼굴을 하고 계속 눈앞에서 알짱(?)거리는데 내가 집중을 할 수가 있겠냔 말이야.

관린이가 요즘 들어 자꾸 나에게 고백 아닌 고백을 해서 난 충분히 혼란스러운 상태다. 진짜로 날 진심으로 좋아한다는 건가, 하지만 우린 남잔데, 하는 생각도 들고 관린이를 마주 보면 자꾸 심장이 쿵쾅대고 얼굴이 빨개지는 게 그냥 잘생긴 얼굴을 봐서 그런 건지, 나도 얘를 좋아해서 그러는 건지 헷갈리기도 하고. 근데 또 생각해 보면 진영이나 동한이나 우진이나 잘생긴 얼굴들인데. 걔들을 보면 하나도 안 떨린단 말이지?

...그럼 진짜 내가 관린이를 좋아하는 건가? 아놔 혼돈. 혼란.

그래, 이런 저런 생각으로 혼자 있어도 머릿속이 충분히 시끄럽고 혼란스러운 나인데.



“형은 참 시도 때도 없이 잘 생겼네요.”



이런 말을 시도 때도 없이 해대는 라이관린이랑 학교에서부터 집에서까지 붙어 있으려니 나의 혼란이 가중되지 않겠는가.


“관린아 나 오늘은 방에서 혼자 공부할게 미안-”


왜 그러냐며 어리둥절한 얼굴로 나를 보는 관린이를 애써 외면하며 나는 결국 책을 챙겨 관린의 앞에서 일어나 방에 들어왔다. 관린이 얼굴이라도 안보고 있어야지 안 되겠다. 방에 들어온 나는 방문을 잠그고 책상에 엎드렸다.


“푸하-”


한숨이 절로 나왔다. 나 진짜로 관린이를 좋아하는 걸까. 진짜 좋아하는 거라면 우리는 어떻게 되는 걸까. 남자끼리의 사랑, 괜찮은 걸까.

지끈거리는 머리에 앞머리를 쥐뜯었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잠에 든 것 같다.






*



“니 관린씨는 어쩌고 혼자 완나”


오늘은 관린이 몰래 먼저 집을 빠져나와 우진이를 만나 등교를 하는 중이다.


“아니 구냥..오늘 눈이 일찍 떠졌어.”
“박지훈 눈이 아무 이유 없이 일찍 떠질 리가 없지”


그래 그럴 리가 없지. 암 그렇고, 말고. 그래 솔직히 말하자면 나 지금... 관린이를 좀 피하고 있다.


“아무 이유 없슈~”
“그럴 리가”

“아 그냥 넘어가~ 나 우유나 사줘”
“...그래라”


그냥 넘어가라는 말에 웬일로 우진이 순순히 넘어가준다. 그리고 앞에 있는 동네 슈퍼에서 흰 우유 두 개를 들고 나온다. 빨대를 꽂은 우유를 건네주는 우진에게 고맙다고 말한 뒤 한 모금 쭉 들이켰다. 크 시원하다. 속이 뻥 뚫리네, 아주.


“뭔 일 있냐?”
“잉 아니?”


나는 우진의 눈을 똑바로 보고 아니라고 대답했다. 하지만 우진은 전~혀 믿지 않는 눈치다. 눈치는 빨라 가지구.


“없다니ㄲ”
“관린씨 때문에 글지?”




참, 눈치도 빠르다 이놈.




“......”
“관린씨는 너 좋아하는 것 같더라”

“..응?”
“진심인 것 같대 ”




관린이의 진심을 우진의 입을 통해서 들어도 되는 걸까.


“피하지만 말고 얘기를 해바라 얘기를 해야 알제”


나도 지금 내 감정을 모르겠는데, 얘기를 한다고 달라질까. 누구든 내게 답을....아버지 정 답을 알려줘.......


“우쒸 아는 척 하지 마. 나도 모르겠단 말야”
“아니 난 그냥~ 니 혼자 앓고 있는 것 같길래”

“한창 혼란스러울 때지 우리 나이. 그래도 이 나이에 정답을 찾을라고 하진 마라 정답은 없는기다~ 걍 니 꼴리는대로 해라, 마음 가는대로”
“......”




박우진 이제 독심술도 하냐.










*



‘아 제발, 제발 나 매점 갔다고 좀 해줘 응?’
“아휴...”


아침에 교실까지 찾아온 관린이의 얼굴을 볼 자신이 없어 나는 교실 뒤 청소 도구함에 몸을 구긴 채로 우진에게 부탁했다. 우진이는 구겨진 날 한심하게 봤지만 관린이에게 잘 말해줬는지 관린이의 거대한 그림자가 이내 사라졌다.


“......”
“잘한다, 잘해”
“왜 그러는 거야?”


머리에 쌓인 먼지를 털며 나오는 나에게 우진은 한숨 섞인 비난을 날렸고 아무것도 모르는 배진영은 자꾸 왜 그러냐며 내 팔을 붙잡았다. 놔주라.. 나도 내가 왜 이러는지 몰라...

나는 관린이의 부재중 전화 13통이 떠 있는 휴대폰을 한번 바라 본 뒤 전원을 끄고 책상 서랍 깊숙이 넣어 버렸다.

나도 날 잘 몰라...미안해 관린아ㅜㅜ




나는 다음 1교시 쉬는 시간에도 청소 도구함에 숨었다가 더 이상 박우진에게 욕먹는 것을 감당하기 힘들 듯 해 다음 쉬는 시간부턴 학교를 배회했다. 관린이를 마주치진 않을까 걱정하며. 점심시간이 고비였지만 우진이가 커버해줘서 잘 넘어갔다. 그렇게 난 하교를 할 때까지 관린이에게 들키지 않았고, 이 정문을 빠져 나가면 즉시 부모님이 계시는 집으로 갈 예정이다.

내가 어쩌다 관린이를 이렇게까지 피하게 된 걸까.

나는 운동장을 가로지르며 종일 꺼놨던 휴대폰을 켰다. 관린이의 부재중 전화로 불이 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문자 하나만 와 있을 뿐 의외로 폰은 조용했다. 나는 문자를 확인했다.


[지훈아 오늘 학교 앞으로 갈게! 피방 가자 ㅎㅎ ]


동한이에게 온 문자였다. 집에 가서 또 딴 생각 하지 말고 게임이나 하자 싶어 나는 늦게나마 그러자며 답장을 했고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는 순간,



“지훈아!”


“아 동한이구나”


동한이를 만났다. 관린이인줄 알고 깜짝 놀랐네. 나는 가슴을 쓸어내리며 동한이에게 갔다.



“가자 나 이번에 새로 뜬 거 해봐야 돼”
“이번에 뭐 새로 나왔어?”



요즘 현생(관린이가 관련된)에 치여 내가 즐겨하던 게임이 업데이트 된 줄도 모르고 있었구나. 나는 내가 관린이에게 정신이 나가 있었다는 걸 한 번 더 상기 한 뒤, 자연스레 내 어깨에 팔을 두르는 동한이와 함께 자주 가던 피씨방으로 향했다.




“오오 와 야 지대로다”
“간지 작살이네 와우네”



난 오랜만에 관린이가 없던 내 생활로 돌아 간 것처럼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이것도 재밌긴 한데.. 만약 관린이랑 여길 왔으면 관린이가 게임이 그렇게 좋으면 피씨방 하나 차려 준다고 했겠지? 그럼 내가 피씨는 이렇게까지 많이 필요 없다고 하면 그 게임 회사를 사주겠다고 했겠지? 그게 더 재밌겠다...

관린이에 대한 이런 저런 쓸데 없는 생각을 하는 와중에 내 캐릭터가 그만 꾀꼬닥 해버렸다.



“아 지훈이 많이 죽었네~”
“히히 아 그러게에”



나는 뒷머리를 긁적이고 머리를 살짝 헝클었다. 게임을 해도 관린이 생각이구나.




“지훈이 형”



생각에 이어 이제는 막 환청도 들리는구나.



“형”




의자를 잡아 살짝 돌리는 손길에 나는 자동으로 뒤를 돌아 봤고 흰 셔츠만 보이기에 고개를 들었다. 그러자 보이는 건 관린이의 얼굴. 음?



“에에?”
“형 나랑 얘기 좀 해요”



그것도 사뭇, 아니 매우 진지한 관린이의 얼굴이다.

나는 동한이에게 양해를 구한 뒤 비상계단으로 나와 관린이와 마주 봤다. 한 반나절 안 봤을 뿐인데 관린이 녀석은 왜 헬쑥해진 얼굴로 이렇게 굳고 무서운 표정을 하고 있는 건지.



“여긴 어떻게 알고 온,”
“형 나 피해요?”



첫마디부터 정곡을 찔린 나는 당황한 채 입을 벌리고 아무 말도 못했다. 그러자 관린이 고개를 내리깔고 한숨을 푹 쉰다. 그러더니 왜 피해요 하고 작게 내게 말했다. 나는 대답을 하지 못했다.

그러자 관린이가 덥석 내 손을 잡고 말했다.



“형, 우리 만날래요?”



고백 아닌 고백이 아닌.



“나 더 이상 못 참겠어. 우리 사귀어요, 형”



진짜 고백을.



“나 형 좋아해요, 진심으로”


관린이의 입으로 그의 진심을 들었다.









*








하 멍청한 박지훈-
멍청이 바보 등신 찌질이 쫄보 겁쟁이 루저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비난이란 비난은 다 쏟아 붓고 있었다. 물론 나를 향해서다.



“아아~ 어떡하면 좋아 진짜”



나는 책상에 앉아 머리를 쥐 뜯었다. 불과 몇 시간 전 관린이에게 고백을 받았다. 만나자, 사귀자.

좋아한다.

관린이의 그 용기 있는 고백을 받자마자 ‘멍청이, 바보, 등신, 찌질이, 쫄보, 겁쟁이, 루저’ 박지훈은 그대로 도망을 쳐버렸다. 아 진짜 박지훈 최악이다, 최악.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 좋아하는 마음을 고백하는 것만큼 용기가 필요한 행동은 없을 것이다. 게다가 관린이의 상대는 남자인 나였고. 오늘 하루 갑자기 저를 피하는 나를 보며 얼마나 많은 고민과 걱정을 했을 거야...그리고 더 멀어질 것이 걱정돼 내가 있는 곳까지 찾아와 떨리는 맘으로 고백을 한 것이겠지. 그런데 나는 그런 관린이의 마음을 무시하고 당황스러운 마음에 도망을 쳐버린 것이고.

멍바등찌쫄겁루 박지훈... 왜 사냐 왜 살아.

나는 머리를 주먹으로 쥐어박으며 울상을 지었다. 그리곤 이내 다짐하고 책상을 두 주먹으로 내리쳤다.

내일 관린이를 보면 도망 친 거 사과하고 조금만 생각 할 시간을 달라고 얘기 해야지.

그래, 내 비매너적인 행동은 빨리 사과를 하고 내 혼란스러운 마음을 정리하고 생각 할 시간을 좀 가져야겠어.

오늘은 기나 긴 반성의 밤이 될 것만 같다.......


.

.

.

.
.

.




그런데 반전. 오늘 관린이가 보이질 않는다.

관린이네 교실에도, 매점에도, 운동장에도 우리 교실에도 한번을 찾아오질 않는다. 관린아 어디 간 거야...


“야 오늘 관린이 학교 안 나온 거야?”
“그걸 내한테 묻노 니가 젤 잘 알거 아이가”


“야 배진영 오늘 관린이 못 봤어?”
“니가 못 봤는데 내가 봤겠냐.”



............내가 잘못 했어 관린아, 돌아와.

나는 수업 시간에도 관린이 생각으로 멍하니 허공만 바라보다 수업 마다 선생님들께 꾸중을 들었고 돈가스가 나오는 점심도 거르고 그 좋아하는 축구도 하지 않고 점심시간 내내 책상에만 엎드려 있었다.

관린이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닐까, 어제의 나에게 실망하고 대만으로 숑 날아가 버린 것은 아닐까, 아니면 처지를 비관하고 저기 어디 한강....아니 아니!


“아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박지훈!”


.......
수업이 언제 시작 됐지.


“나가”




감히 수업 시간에 생각을 입 밖으로 (너무도 큰소리로) 냈다가 복도로 쫓겨나 무릎 꿇고 손들고 있는 내게 박우진과 배진영이 다가온다. 수업 끝났나 보다. 복도로 나온 선생님은 지나가며 회초리로 내 머리를 콩 하시고는 시험이 일주일 남았는데 뭔 생각을 하고 사느냐며 그런 상태로 s대는 갈 수 있겠냐고 하셨다. 관린..누구에게까지 말하고 다닌 거야...


“야 그렇게 걱정되면 전화를 해보든지”
“그래, 전화기 뒀다 뭐해 국 끓여 먹게?”


전화?

나는 주머니를 뒤졌다. 손바닥만 한 휴대폰이 나온다. 아 맞다 나 휴대폰 있었지. 휴대폰을 멍하니 바라보는 나를 보고 두 사람은 혀를 차며 우린 매점이나 가자며 떠났다. 나는 재빨리 최근 통화 기록을 누르고 맨 위에 떠있는 관린이의 이름을 누르려다 잠시 멈칫했다. 관린이의 이름 위에 내 손가락이 갈피를 못 잡고 허공을 맴돌았다.

나, 전화해도 되는 걸까.






*



나는 결국 통화 버튼을 누르지 못했고,

“하아..”

관린이의 집 앞에 서있다.

내가 전화를 못한 이유는... 관린이가 내 전화를 받지 않을까봐. 관린이가 내 전화를 받지 않으면 나는 뭘 어떻게 해야 할지 감당이 안 되고 엄두가 안 났다. 통화 연결 음이 끊길 때 별별 생각이 다 들 것 같았다. 얼굴을 봐야지 안심이 될 것 같아 최대한의 용기를 내서 이렇게 관린이의 집 앞까지 찾아 온 것이다. 


그래 관린이가 날 두고 어디 가진 않았을 거야. 그치 관린아? 나는 관린에게 물으며 초인종을 눌렀다.

띵동-

‘네~’

관린이 집에서 일하시는 분이다. 제발 관린이 있다고 해주세요, 제발요.

“어..저...저 지훈인데요, 관린이 친구”
‘아 네 지훈군’

“아 저기 저 관린이...있나..요?”
‘아 관린군 집에 없는데~'



...


내가 두려워하던 그 상황이 오고야 말았다. 그래 이렇게 될 때 난 어떻게 해야 하느냔 말이야, 관린아. 늘 내 옆에 있어 찾지 않아도 됐던 네가 없으면 난 어떻게 해야 해? 난 널 어떻게 찾아야 돼? 넌 어떻게 했니, 관린아.

보고 싶어 관린아.

반나절 안 봤을 뿐인데 이렇게 걱정이 되고 보고 싶고 불안해. 어제의 너도 이랬니...

나는 금방이라도 눈물이 날 것 같아 입을 꾹 다물고 눈에 힘을 주고 돌아 섰다. 어디 간 거야 관린아. 어젠 내가 정말 잘 못했어 제발 돌아와줘ㅠㅠㅠㅠㅠㅠㅠ


나는 관린이네 대문 앞에 쪼그리고 앉아 무릎에 얼굴을 파묻었다. 눈을 감자 관린이가 아른거렸다. 잘생긴 얼굴 맨날 보인다고 투정부려서 미아내 내가 배가 불렀었지..반나절 안보니까 죽을 것 같아 관린아..

나, 너 좋아하나봐 관린아. 생각할 시간 이딴 거 필요 없어 나 이제 알겠어. 나 너 좋아한다, 관린아.....


“좋아해 관린아..제발 돌아와아...”


나는 무릎에 얼굴을 묻은 채 중얼 거렸다.






“정말요?”


그때, 내 머리 위에서 익숙한 낮은 목소리가 떨어졌다. 나는 깜짝 놀라 고개를 번쩍 들었다. 그리고 보이는 얼굴에 결국 눈물이 왈칵.


“정말 나 좋아요 형?”


관린이가 나를 내려 보며 웃고 있었다. 나는 눈에 가득 찬 눈물이 떨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 고개를 들고 관린이의 얼굴을 바라봤다. 하지만 그럴수록 더 차오르는 눈물은,




“왜 울어요, 형”
“관린..”

“울지 마요. 그럼 나 참을 수가 없어지잖아”





나를 꼭 안아주는 관린의 품에 똑 떨어졌다.




“고마워요, 형”




관린이의 품에 안겨 듣는 관린이의 목소리는 따뜻했다.

내가 더 찾기 전에 내 앞에 나타나줘서 고마워. 그리고 이렇게 나를 안아줘서 고마워.


“고마워...”


나를 좋아해줘서 고마워. 바보 같은 나에게 먼저 용기 내 줘서 고마워, 관린아.


관린이의 숨 쉬듯 낮은 웃음소리가 귓가에 울렸다.










넘나 전형적인 전개 뎨둉함미다...이러케밖에 안돼요....크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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