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1일.



마지막으로, 해당 사건에 대해 첨부합니다. 글이 길어져 따로 글을 올렸습니다. 공지로 달진 않았어요. 그럴 글도 아닐뿐더러, 어디까지나 제 심신 안정을 위한 글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이걸 써도 되는지, 쓰지 않는 게 좋을지 몇 번을 고민하고 쓰고 지우기를 반복하다 씁니다.


사건 당시 저는 일을 키우고 싶지 않아 최대한 감정적인 언사와 추측성 발언을 자제하고 사실만을 '축소'하여 기재하였습니다.


당시 저는 실물 책 배송을 위해 수연님께 제 본명과 핸드폰 번호, 집 주소를 DM으로 드린 상태였습니다. 이는 수연님과 대화하는 내내 저에게 큰 압박으로 다가왔고, 종래에는 공포로 변했습니다. 제 신상을 아는 분께서 금전을 운운하며 무릎을 꿇겠다, 제발 용서해 달라 라는 감정적인 언사를 폭력적으로 내뱉을 때의 두려움은 지금도 생생합니다. 저는 수연님의 성별조차 모릅니다. (현재 제 개인 정보는 삭제처리 되었음을 모두 확인받았습니다.) 포스타입에 글을 올린 뒤, 레디메이드 계정과 상관없는 플텍 본계로 익명 DM을 받았고, 레디메이드 계정에는 해당 장르 계정의 팔로잉이 늘었습니다. 이미 해당 장르와 관련된 익명 계정의 DM을 받은 상태에서, 그 익명 계정이 누구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장르 관련 계정의 팔로잉은 두려움 이상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모르는 사람이 집 문을 두드리는 상황이 자꾸 생각나 그 날은 해가 뜰 즈음에 겨우 잠들었습니다. 


해당 글이 알티된 이후 여러 이야기가 나왔다는 것도 지인들을 통해 들었습니다. 디엠을 받은 뒤로 직접 검색할 수 없었습니다. 두려웠으니까요. 단일한 사안에 대해 사람들의 의견이 모두 같을 수 없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가해자와 피해자가 명백한 사안임에도 가해 사실을 두둔하는 글을 보았습니다. 사실을 곡해하여 말하는 글도 보았습니다. 새벽 당시 정정글을 올렸으나 그 과정 역시 고됐습니다. 며칠 내내 쉽게 잠들지 못했고, 레디메이드 계정은 일주일간 정지하였으며 본계 역시 플텍을 쉽게 풀지 못했습니다. 피로로 인해 약한 결막염 증세와 호흡강박증세가 나타났고, 본업 역시 일부 마감을 미뤄야 했습니다.


모든 사안이 공개된 이후에야 수연님께 다시 사과를 받았고, 사후처리 역시 그 이후에 진행되었습니다. 다만 그 과정 역시 고됐습니다. 사후처리가 필요했기에 꾸준히 당사자끼리 이야기를 나눌 수밖에 없었고, 이로 인해 매주 해당 사건을 상기할 때마다 저는 스트레스를 받았습니다. 11월 중으로 정리되리라 예상했던 일은 12월 초입에야 겨우 마무리가 되었고, 저는 한 달 내내 이 일을 곱씹어야 했습니다. 


이러한 제 상태를 지금까지 공개된 곳에 쓰지 않은 이유는 단순합니다. 사후처리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잘못이 크고 적고, 감정적으로 토로하는 것은 어떤 도움도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럼 왜 일이 끝난 이후에 이런 글을 덧붙이느냐. 단순합니다. 일차적이나마 일이 끝났기 때문입니다.


물론 단순히 잘못 기재되었던 저작권자가 정정된 것일 뿐 지금까지 제가 겪었던 피해나 시간이 되돌아오는 것은 아닙니다. 저는 여전히 이 일을 생각하면 가슴이 뛰고 손발이 차가워집니다. 숨쉬기도 힘들고요. 모두 다 끝내고 싶은 마음뿐입니다.


저는 11월 5일 실물 책을 받았던 날부터 단 한 번도 이 일이 괜찮았던 적이 없습니다. 몇 번이고 저 자신을 의심했습니다. 제 잘못이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그랬습니다. 내가 잘못했나? 그때 이렇게 말했어야 했나? 내가 너무 유하게 굴었나? 나도 저렇게 감정적으로 대했어야 했나? 상대방을 배려한 게 잘못인가? 압박하고 물어뜯었어야 했나? 대화하는 내내 '정말 이게 내 잘못인가?' 를 수차례 되물어야 했습니다. 모르는 분께서 '독하게 대화를 잘 끝냈다'라고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아니오, 저는 그때 카페에서 혼자 앉아 덜덜 떨며 대화하고 있었습니다. 상대에게 진정하시란 말을 하면서, 정작 저는 덜덜 떨고 있었습니다. 쉽지 않았고 힘들었습니다. 몇 번이나 지인들에게 '내가 잘못한 거야? 내가 이상한 거야?' 를 되물었습니다.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몸이 떨립니다. 그때 저를 잡아준 지인들이 아니었더라면 정신을 잡기 힘들었으리란 것도 알고 있습니다. 누군가에겐 별것 아닌 일 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에겐 별일이었고 큰일이었습니다. 여전히 이 일을 상기할 때마다 가슴이 뛰고 손발이 차가워집니다.


이 덧붙임 글은 저를 위해 쓰는 글입니다.

저는 잘못한 게 없습니다.


이 일은 그럴법한 일도 아니고, 이해가 가는 일도 아니었습니다. 오죽했으면, 이란 말이 나올 일도 아니었습니다. 저는 상대방을 압박하거나 협박한 적도, 금전적 보상을 요구한 적도 없습니다. 애초에 사건 해결이 아닌 보상을 먼저 언급한 적도 없습니다. 제가 한 것은 인간 대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신뢰를 가지고 기다린 것이 전부였습니다. 여기까지 올 필요도 이유도 없던 일입니다. 제가 겪은 일은 일어날 이유가 없던 일입니다. 어떤 것도 폭력의 이유가 될 수 없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어떤 분에게도요.


일차적인 해결이 모두 끝났으므로, 저는 문제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이 일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을 예정입니다. 이제는 끝난 일로 두고 싶고, 더는 그때 그 기분을 상기하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러한 결정이 모든 일이 잘 해결되어서, 저에게 아무렇지도 않은 일이라서, 사후 대처가 훌륭했기 때문이 아니라. 그저 제가 지쳤기 때문에, 그래서 이제는 이 일을 언급하고 싶지 않기 때문임을 밝힙니다. 


몇 번이나 쓰고 고치기를 반복했습니다. 여기에도 모든 일을 전부 쓴 것은 아닙니다. 쓰지 않는 것이 나을 것이란 생각도 여러 번 했습니다. 이렇게 덧붙인다 해서 지나간 시간이 되돌아오진 않지만, 쓰지 않는다고 해서 되돌아오는 것도 아니므로. 


지난 11월 초부터 저를 도와준 지인분들껜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옆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피로한 일이라는 걸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지켜봐 주고, 도와준 지인들 덕분에 꾸역꾸역 일상생활을 했습니다. 지인분들 외에도 많은 분이 도와주셨습니다. 그저 감사하고 죄송할 따름입니다. 늘 건강하고 무탈하시길 바랍니다.


이후 이 일에 대해 제 3자의 어떤 문의도 받지 않습니다. 언급도 받지 않습니다. 감사합니다.






(심찌마감) 심마감입니다. 심마감 찌마 그외 기타등등. 체력과 시간이 허락하는 대로 내키면 글을 쓰고 무언가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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