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럴리스 주의
  • 키워드 👉 납치, 강압, 수동적여주
  • 3월 4일 수정 (성인부분추가) 👉 4월 24일 수정 (성인부분삭제)




 여름방학, 홍콩으로 혼자 여행 간 여주. 없는 돈 긁어모아 간 여행이라 모든 게 기대만발임. 홍콩은 돈이 없는 이에겐 볼게 없는 동네지만 생전 첫 해외여행이라 별로 신경 안 쓰임. 우와. 하며 이국적인 건물과 간판을 구경하며 돌아다니다 여주는 ifc몰을 구경 가기로 함. 여의도 그것의 원조라더니 되게 비슷했음. 여주가 고디바아이스크림 하나 사고 홀홀홀 하며 돌아다니던 때였음.

 

 퍽. 누구와 부딪힘. 당연히 아이스크림은 자신과 상대에게 다 묻어버림. 미안, 아니다 영어써야하지. 영어로 미안하다 말하며 여주는 고개를 듦. 헐 졸라 무서워! 깍두기 머리에 온몸이 우락부락한 사람이 있었음. 튀어나온 눈썹도 다물린 입도 무섭다. 게다가 목에 문신까지 있는 것 같아...! 무간도가 떠오르며 설마 삼합회 같은 국제 깡패일까... 이런 생각마저 들고 덕분에 여주는 정말 놀람. 국제깡패의 비싸 보이는 양복에 고디바를 묻혔는데 세탁비 달라고 하려나? 설마 콘크리트에 공구리? 그런 거 쳐선 빠뜨리진 않겠지...(미디어:영화 ‘신세계’의 그릇된 영향) 연신 영어로 미안하다하며 상대 눈치 보는 여주. 좌우 수행원이 뭐라 묻는데 일본어임. 일본인인가. 아무튼 왜 구경을 해선ㅠㅠ 여주가 잔뜩 주눅 들어 올려다보는데 사내의 입이 열림. “다친 곳은 없나?” 딱딱한 영어 발음에 여주는 괜찮다며 대답하고... 남자는 말없이 여주를 계속 내려다보다 자신은 괜찮다고 오히려 옷 세탁비랑 고디바 아이스크림 값을 주고 떠남. 남자가 지나간 자리에는 난향이 남아있었음. 아무튼 다행이다. 여주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바로 ifc몰을 벗어남.

 

 무서운 남자가 건네준 돈을 고맙게 쓰면서도 여주는 남자를 최대한 잊으려고 함. 대충 봐도 민간인이 아닌 것 같았으니까. 그렇게 여주는 더욱 관광에 열을 올리게 되고... 유흥의 동네 란콰이펑에 가게 됨. 물 담배도 빨고... 얼떨결에 합석한 외국인들과 영어로 이야기하던 여주, 즉석에서 클럽 같이 가겠냐는 제의를 받음. 혼자 클럽은 어색했는데 일행이라니! 여주는 반색하고 클럽까지 감. 재밌게 놀다가 잠시 화장실 갔다 오는데 웬 외국인이 팔을 잡더니 길을 비켜주지 않음. “혼자 왔어? 한국인이야?” 어디를 가든 싸구려대사는 똑같구나. 여주는 질색하곤 제 갈길 가려는데 외국인이 팔을 안 놔줌. 정말 끈질긴 외국인이었음. 짜증이 난 여주가 팔을 뿌리치려는데... 그 외국인 손을 다른 남자가 붙잡음.


 누구지? 둘 다 고개를 돌리니 전날의 그 남자가 서있었음. 여주는 놀라선 눈만 휘둥그레 뜨고 외국인은 남자의 덩치나 분위기에 쫄아버리고... 그래서 눈치보다 슬쩍 떠남. 설마 나 기억하진 않겠지. 여주는 고개 살짝 숙이곤 고맙다고 인사를 하는데... “부주의한데다가 겁도 없군.” 남자는 이런 말을 하며 지나침. 부주의해? 설마 어제 그거...? 나를 기억하고 있는 걸까. 여주는 쫄아서 바로 클럽을 나와 버림.


 남자는 사카즈키임ㅋ 사카즈키는 일본 넘버원 야쿠자의 부두목(?) 아무튼 오야붕의 오른팔임. 차기 오야붕소리도 듣는 서열 2인자임. 그가 홍콩에 온 것은 배신자를 죽여 버리기 위함이었음. 좀 큰돈 만지던 놈의 배신이라 부하시키기보다는 본보기로 자신이 직접 나서기로 결정한 것. 


 그렇게 홍콩와선 배신자의 뒤를 쫓기로 되어있었는데 첫날 여주랑 부딪힌 것임. 아이스크림이 묻는 게 기분 더러울 법도 한데 그렇기보단 어쩔 줄 몰라 하며 저를 올려다보는 얼굴을 보니 짜증이 나지 않음. 큼지막한 눈망울이 초식동물 같고 살짝 흔들리는 건 오히려 볼만했음. 게다가 제 옷보다는 저 여자의 옷이 걱정됨. 평범한 관광객인 여주를 보던 사카즈키는 돈을 주곤 떠남. 보통 사람이니 얽혀봤자 여자가 좋지 않을게 뻔했음. 그렇게 보냈는데 둘째 날 란콰이펑서 또 만난 거임. 붙들린 팔을 보는 게 불쾌해서 그는 그답지 않게 개입을 하고... 홍콩이 치안이 좋아도 여자혼자면 문제가 될 수 있으니 딱딱하게 경고의 말 한마디를 하곤 다시 지나침. 여자는 바보가 아니었음. 곧 부하에게서 여자가 클럽을 빠져나갔단 소리를 듣고 사카즈키는 여주의 기억을 잊으려 함.

 

 다음날 홍콩에서의 마지막 밤임. 숙소서 있기엔 시간이 아까워 여주는 밤의 홍콩을 구경하기로 함. 구글지도가 있고 영어도 통하니 괜찮을 거야! 여기는 침사추이같은 번화가도 아니니까. 여주는 셩완역 근처를 돌아다님. 버블티 빨며 이국적인 밤의 홍콩을 다니는데 이상한 시장으로 빠짐. 재래시장거리일까? 덜 개발된 거리였음. 얼마 없는 열린 가게는 죄다 남루하고 현지인 술집 같고 현지인들(중국 노동자)이 쳐다보며 지나가고... 뭔가 여긴 아닌 것 같아. 여주는 다시 숙소를 가려 하지만 길을 잃어버림. 태연한 척 걸으며 부랴부랴 구글지도 보는데 갈수록 한가해지고.. 그때였음. 퍽 거리는 소리가 들림. 헐...? 순간 놀란 여주가 고개를 돌림. 오른쪽 골목 깊숙한 곳에서 뭔가 일이 일어나고 있었음. 긴장한 여주가 저도 모르게 몸을 멈추는데 탕! 하는 소리.... 탕? 총인가? 설마 총은 아니.. 탕! 또 들림. 누가 죽고 있어! 상황 파악한 여주가 여기 있으면 큰일나겠다하고 굳은 몸을 겨우 움직이려는데 손에 힘이 빠져서 버블티를 놓침. 인기척 없는 거리서 우당탕탕 하며 요란한 소리가 나고 바로 골목서 웅성웅성 대더니 사람들이 나옴. 양복 입은 험상궂은 사람들이 저를 끌 고가고 여주는 아무것도 모른다고 말하지만 듣질 않음. 골목 안으로 깊숙이 끌려들어가니 보이는 건 어제 봤던 그 남자였음. 손에 피를 묻힌 남자는 무뚝뚝한 얼굴이다가 여주를 보고 눈이 커짐. 왜 이 남자일까. 여주는 모른다고 살려달라고 부탁하지만 목 뒤를 맞고 정신을 잃음.

 

 사카즈키는 착잡한 얼굴로 축 늘어진 여주를 봄. 목격자가 있을 줄은 몰랐고 그게 이 여자일 줄도 예상 못했는데... 오랜만에 이성적 감정을 느낀 대상이라 손이 올라가지 않음. 옆에서 부하들이 제 명령만 기다리고... 그러다가 결국 여주를 죽이지 못하고 여주도 동행해서 일본 데려갔으면;

 

 이후 돌아가려는 여주와 죽이지 못하니 보낼 수 없다 맞서는 사카즈키. 사카즈키는 자유를 제외한 모든 걸 다 해주지만 그게 먹힐 리 없고...

 

 야쿠자라는 사카즈키의 정체를 알고 눈치 보던 여주는 곧 제 신세에 화가 쌓이고 히스테리를 부리기 시작함. 그것은 자신이 뭔 짓을 해도 사카즈키가 화도 안내기 때문이었음. “한국에...” “안 된다.” “부모님께...” “안 된다.” 말 하는 것마다 안 된다고 하고 “당신 이거 범죄..!” “알아.” 뭔 말을 해도 들어먹기는커녕 무뚝뚝한 얼굴로 저를 보기만 함. 조직원들은 오히려 자신을 무슨 애인 대하듯 하고 있었음. 살인자의 애인이라니! 같은 집에 살고 같은 침대를 쓰지만(여주는 절대 사카즈키의 품안에 있고 싶지 않았지만 어디든 자고나면 그의 품안이었음) 그뿐인데!

 

 어느 날 속이 뒤집힌 여주가 “당신은 나를 좋아해요?” 이렇게 물음. “그래.” “그러면 이래선 안 되는 거예요. 제가 괴로운 게 좋아요...?” 이런 말하며 미친 듯이 화를 냄. 물론 사카즈키는 돌같이 똑같은 표정으로 보고만 있음. 과연 듣기는 하는지 무슨 생각인지... 저 거대한 벽 앞에서 이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박수도 짝이 있어야 소리가 나듯 혼자 화를 내봤자 달라지는 것은 없음. 답답한 여주가 씩씩대며 눈물을 마구 훔치는데 벽같이 서있던 사카즈키가 그제서야 입을 엶. “상관 없다.” 죽일 수 없으나 놔줄 수도 없어 이렇게 제 곁에 평생 두는 것. 피차간에 속은 썩어갈지언정 절대로 놔줄 수 없어. 사카즈키는 뒷말은 숨키고 조금 여윈 여주를 보고... 아! 사카즈키의 말에 여주는 자신은 영원히 이렇게 살겠구나... 깨닫고 절망하겠지. 그리고 그날 마구 울다 서재서 쭈그려 잠듦. 여주 잠들자마자 사카즈키는 여주를 다시 침대로 옮김. 사카즈키가 채 마르지 않은 눈물 자욱을 투박한 손으로 닦으며 얼굴을 만지고... 이젠 돌이킬 수 없다. 뭐 이런 생각을 하겠지.

 

 반쯤 포기한 여주는 이젠 밥을 안 먹기 시작하는데 사카즈키는 그게 미치고 팔짝 뛸 노릇임. 강제로 먹이기엔 여주의 반감과 악화된 건강상태 때문에 그럴 수도 없음. 그저 같이 식사를 하며 강권하는 정돈데(그러면 한 두입 먹음) 그렇게 지내다가 아뿔싸 여주가 쓰러짐... 빈혈 왔다 가구에 머리 찧어버린 것. 사카즈키는 연락 받자마자 일 다 집어치우고 병원으로 달려감. 병상 위의 여주의 눈은 푹 들어갔고 볼은 훅 파였으며 입은 하얗게 일어났음. 자신때문에 완벽히 시들어간 모습에 속이 쓰지만 굳게 감긴 눈이 뜨이지 않는 게 더 지옥임. 눈빛에 증오와 경멸이 묻어나도, 눈물을 후두둑 뿌려도 두눈 뜨고 살아있으면 좋겠음. 그렇게 병실에서 시간을 죽이며 사카즈키가 기다리는데 이윽고 여주의 감긴 눈이 뜨임. 사카즈키는 안도하지만 여주는 왜 살렸냐며 사카즈키에게 화를 내겠지. 죽는 것이 차라리 더 행복할텐데 왜 이것조차 못하게 하냐고. 당신이 뭔데! 물론 사카즈키는 목석같이 있음. 눈물 흩뿌리며 두서없이 화내는 여주의 말을 다 들으면서... 여주가 몸도 주체 못할 정도로 마구 울부짖다 소강상태에 빠지자 겨우 입을 열겠지. 차라리 자기를 죽이라고 죽이지 못하면 살아서 자신을 괴롭히라고... 그러나 그런 말을 하면서 죽을 것 같은 표정을 짓고 있겠지. 숱하게 남의 인생을 망가뜨려왔을 당사자가 저러고 있으니 정말 웃기는 일임. “당신은 진짜...!” 나는 죽지도 못하는 구나 여주는 다시 울고 사카즈키는 말없이 있다 눈물 닦아주고 머뭇대다 등 토닥이고...


 잤잤의 경우 별거 아닌 거 알면, 그래서 질리거나 하면 혹시나 저를 놓아주지 않을까 싶은 여주가 삐딱하게 들이대서 물꼬가 트임. 제 가슴에 손을 올리고 올려다보는 검은 눈에 사카즈키는 멈칫하고 여주가 흐린 눈으로 웃겠지. “싫어요?” “...” 사카즈키는 늘어진 술병보고 미쳤군... 속으로 혀를 차고 술냄새 풍기는 여주를 재우려는데 “나는 아닌데.” 하며 여주가 그 입술에 제 입술을 올린다든지 이런식으로.



 정력 넘치는 사카즈키라 여주는 늘 정신없이 잠에 빠져들지만 등은 돌리고 자고 사카즈키는 그런 여주를 내려다보다 여주가 잠에 빠지고 나면 마저 머리 정리해주고 뒷덜미나 허리부분에 조심스레 입맞춤하고 굵은 팔로 뒤에서 비로소 껴안음. 불편하지는 않게 그러나 풀 수 없을 정도로.
     

     
 아무튼 그때 이후 사카즈키는 여주의 곁에 붙어서 일을 처리하고 여주가 우울해하면 같이 함께 밖에 돌아다니고 뭐 그러겠지. 백화점서 이것저것 사다 바치지만 사실 쓸 곳은 거의 없음. 여주는 자유로운 외출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사카즈키 앞에서나 입어보고 발라볼 뿐이지. 자신을 가둬 논 이 악당이 제 눈치를 보며 지극정성으로 대하는 이 우스운 상황. 벗어날 수도 없는 이 상황! 애인인 듯 아닌듯한 관계가 되다가 여주는 결국 체념하고... 사카즈키는 계속 헌신하고 체념과 애증이 뒤섞인 여주의 감정에서도 증도 서서히 잠잠해짐. 물론 완전히 사라지지 않음. 죽을 때까지 여주는 그를 용서하지 않음.



 하여튼 자신의 죄 때문에 사카즈키는 늘 말없이 헌신하고 여주의 마음은 어중간하게 열려서 깨진 유리조각을 붙여 만든 듯한 가정을 이루고 사는 이야기가 보고 싶다ㅎㅎㅎ...

 

1. 노트북이 사망했읍니다........... 연필로 적어둔 초안 있는 것들 말고 쓰던 것들은 전부 휴지조각이 되었읍니다. 휴지조각은 눈에 보이기라도 하지 이건 부품안에 있어서 버려졌네요.이것들은 전부 핸드폰 메모장으로 대중교통 탈때 짬짬히 썼던 것들입니다 ㅎㅠㅠㅠㅠ 

2. 원래 이런식으로 쓰다 중간이 더 차면 글로 바뀝니다. 그리고 시간이 오래 걸리죠 ㅎ...

3. 꼬일 대로 꼬인 관계가 쓰고 싶었습니다. 상처받으면서도 늫지 못하는 사카즈키와 썩어가는 여주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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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현대 AU에 IF 직업군 끼얹은 할리퀸 (약간 도덕 없음 추가)을 노리고 쓴 시리즈였는데 쿠잔이 아무리 보아도 노잼이라 쿠잔은 지웁니다... ㅠ 구색 맞춘다고 계속 두었지만 정말 노잼인 것 같아요...... 대장님께 미안할 정도 ㅎㅎ ㅜ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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