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편으로 구성된 새드 팬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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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뚜라미가 지저귀는 언덕 위에 엎드렸다. 장전된 K-14, 그리고 조준경에 잡히는 한 남자의 머리통. 스코프를 통해 보이는 남자는 덩치가 컸고, 정장을 입었으며, 사람들을 지휘하고 있었다. '답 나왔네. 돈 많은 돼지 새끼.' 끈질기게 그의 머리를 조준했을까, 작은 총성이 퍼졌다. 총기를 케이지에 넣고 산 아래 주차한 차에 올라탔다. 제가 뒤로한 장면의 끝은 이마 정중앙이 뚫린 채 쓰러진 타깃과, 술렁이는 인파였다.

 새벽부터 받았던 의뢰를 수행한 저는 제 아지트로 돌아왔다. 간이침대에 몸을 기댄 저는 입에 담배를 문 채로 문자를 보내고 있었다.
 - 타깃 사살 완료. 바로 입금 바람-K-
 의뢰 목적으로 사용되는 휴대폰을 한 손에 들고, 다른 한 손으로는 담배를 피웠다. 자욱한 연기가 화면을 한 번 훑고 지나가면, 7억 원이 입금되었다는 알림이 떴다. 비릿한 웃음을 지으며 휴대폰을 탁자에 던져뒀다. 담배를 재떨이에 비벼끄고 침대에 누워 잠을 청했다. 앞으로 며칠 간은 일이 없으니 좀 쉬어도 되겠지. 어두운 아지트에 반짝, 빛이 지나갔다. 제가 직접 사용하는 휴대폰에 문자 하나가 와있었다.

 ''아... 피곤해.''

 짧았던 수면, 저는 항상 이 시간에 일어나곤 했다. 새벽에 잤던 잠이라 4시간 정도를 잔 것 같다. 침대에서 나와 냉장고를 열었다. 생수를 꺼내 병 채로 마시며 소파에 앉았다. 협탁에 올려둔 다른 휴대폰을 한 손에 들었다. 간밤에 온 연락은 없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메시지에 들어갔다. 저의 친 형에게서 연락이 왔다.
 - 윤기야.
 - 어머니께서 돌아가셨다.
 - ㅇㅇ시 ㅇㅇ구...-7 XX병원 장례식장
 - 너 혼자래도 찾은 어머니잖아. 꼭 와줬으면 좋겠다.
 20살에 저를 낳으신 어머니는 제가 14살이 될 때 이별하였다. 그때 저는 홀로 방랑하다가 들어간 어느 보육원에서 양아버지를 만났다. 그 덕에 모은 돈으로 그 집을 나와, 해외로 떠났다. 그때 저의 양아버지가 바로 제 첫 살인이었다.

 -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11년 전 잃어버렸던 나의 어머니가, 3년 동안 겨우 찾아내 떳떳하게 찾아가려했던 나의 어머니가, 작은 아들의 얼굴을 보지도 못하고 돌아가셨다.

 어... 근데, 뭐 어떻다는 거지?

 저는 슬픔을 느낄 수 없었다. 저에게 천직이라 생각했던 이 일은 모두 저의 정신병이 큰 몫을 했다. 저는 소시오패스다. 지금 저는 제 어머니의 죽음을 겨우 '어머니가 죽었다. 근데 뭐?' 이정도로 밖에 이해할 수 없었다. 분명 저의 심연 어딘가 죄책감은 있을 테다. 그것이 제가 방황을 겪었던 이유겠지. 제 뇌는 이해를 하지 못했다. 그 어떠한 이유를 찾지 못했다. 저는 방황했었다. 몇 년을 방황한 끝에, 겨우 답을 찾았다.

 28살이 되어 달동네에 처음 발을 들이고서 저는 '죄책감'과 '분노'를 배웠다.




[민윤기] 소시오패스


Fin.





슙공.슙탑.국른.국총.슙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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