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과 구다코의 아르테미스와 오지만디아스 뒷담화 이야기가 되겠습니다.

커플 전제가 커플 전제이니만큼 보고 욕하기 전에 그냥 피해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오리지널 설정관에 창은, 아포 소재도 주입되어 있다는 것도 주의해주셔요.

또 실제 우리 칼데아에 오리온이 없지만 프랜드로는 있...






“여, 마스터.”


칼데아의 식당에서 차를 끓여먹는 인류최후의 마스터를 부르며 다가 온 것은 곰 인형이다. 그러나 그 곰 인형은 말도 하고 스스로 걸어오고 있었다. 소녀는 그가 누군지 알아본다.


“오리온? 드무네. 언제나 아르테미스와 함께 있었는데.”

“지금은 고르곤 세 자매랑 대화중이라서 그 틈에 슬쩍 빠져나왔지. 식탁위에 좀 올려놔 줘.”


지금 오리온의 분위기는 오케아노스에서 유일하게 퇴각해야 한다고 했을 때의 분위기라는 것을 알아차리고 그의 부탁대로 식탁 위에 올려놔 주었다. 그리고 오리온에게도 차를 따라주었다.


“고마워. 마스터의 요리는 믿을 수 있단 말이지. 그 전에.”


그러자 오리온은 소녀에게 다가와 냄새를 맡고는 역시나 라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킁킁. 역시나 아주 희미해서 보통은 쉽사리 맡을 수 없는 냄새네. 아르테미스가 태양과 상반되는 달이기에 가능해서 망정이지 다른 녀석들은 전혀 모를 거야.”

“?”

“태양의 냄새 말이야. 소환 된 후 아르테미스와 함께 있어서 그런지 이 정도는 맡을 수 있게 되었거든. 게다가…”


거기서 부들부들 떨며 말을 끊는 이유를 잘 알고 있는 소녀는 쓴웃음을 지었다.


“아폴론도 태양의 신이니까…”

“어. 이 칼데아에 현계해 있는 태양계 서번트가 그 여우랑 또 한 명 있잖아? 그 파라오.”

“오지만디아스말이구나…”


그 말에 오리온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그래. 마스터한테서 그 파라오의 냄새가 아주 조금 난단 말이지.”


아마 오지만디아스가 멋대로 자신의 마이룸에 들어오는 바람에 같이 자다보니 그의 냄새가 자신에게 옮아서 그런가 생각했다. 어떻게든 그가 네페르타리를 두고 자신을 상대로 바람피는 것만큼은 막기 위해 바로 아무 말 안하고 잠들어버려서 아직은 처녀지만.


“너도 참 팔자 더럽게 됐다.”

“왜?”

“봐와서 알겠지만 난 아르테미스의 사랑에 짓눌리며 고생하고 있잖아. 원래 난 포세이돈의 아들인 반신반인이라 신성 스킬이 있어야 하는데 없어진 것도 그녀가 내 소환에 난입한 부작용 때문이기도 하고. ‘신의 사랑’이라는 건 살아있든 죽어있든 장난 아니게 무겁다고…”


한숨을 쉰 오리온이 무슨 말을 하려는 가 알 것 같다. 이집트의 파라오들은 왕이면서 신으로 칭송 받으며 군림하고, 이를 새로운 신앙으로 승화시켰다고 한다. 일명 '왕'과도 다른 '특별한 존재'. 그중에서도 오지만디아스는 최대최강의 파라오이며, 자신을 '태양', '신', '아멘과 무트에 필적한 자', '내부에 천공의 신들을 품은 자'라고 칭한다. 달의 여신인 아르테미스에게 사랑받아온 오리온 본인의 결말이 결말인 만큼 영령이나 신령이기도 한 오지만디아스에게 여러 가지 의미로 인정받은 자신을 걱정해주는 것이다.


“그 사자왕이란 자… ‘그렇게 인리수복을 하겠다고 나에게, 마술왕에게 저항하다간 또 빈 찬합을 받게 될 텐데도 하겠다는 거냐? 선을 알면서 악을 이루고, 선이면서 악을 용서하는 자인 네놈이?’라 말한 것도 신경 쓰고 있어.”


빈 찬합과 관련된 인물은 역시 로드 엘멜로이 2세를 매개체로 소환된 제갈공명과 같은 시대를 산 순욱문약이다. 왕좌지재를 지닌 순욱문약은 조조를 섬기며 장자방이자 소하란 칭찬을 들을 정도로 그의 밝은 면으로서 맹활약한 모사이자 정치가다. 조조 성공의 일등공신이며 그가 살아있었을 당시엔 실패를 경험해도 실책을 이겨내어 더 큰 성장을 해냈으나 그가 죽은 후론 실책을 거듭하며 힘을 제대로 쓸 수 없게 되어 역경을 이겨내더라도 현상유지 정도에 불과하게 되었을 정도로 존재감이 컸다. 그런 그의 결말이 자신이 일생을 바쳐 섬긴 소중한 주군인 조조가 영웅으로 남기를 바라지, 간웅(奸雄)으로 남기를 바라지 않아서 구석(九錫)특진을 반대했다가 찍혀서 수춘으로 좌천당했다. 그 충격으로 병에 걸렸다가 조조가 보낸 빈 찬합의 의미인 ‘더 이상 줄 수 있는 게 없고 너와 난 끝났으니까 죽이기 전에 죽어라’란 의미를 간파하고 자신이 살아온 이유가 무너진 것에 절망해 독약을 먹어 자살한 것이다. 일종의 토사구팽이기도 한 셈인데 사자왕이 말한 인리수복을 해낸 마스터에게 닥칠 미래를 얘기한 것이 아닐까 걱정하고 있다. 이전 아메리카에서도 잭의 해체성모에 치명상을 입은 여왕 메이브는 마스터인 소녀에게 ‘그렇게 내게서 계속 싸우고 저항하는 이유가 뭔데?’고 물었을 때 단호하게 외쳤었다.


‘아무도 할 수 없으니까!’


직후 시키가 직사의 마안을 발동해 칼빵을 선물했고 라마가 브라흐마스트라를 쿠 훌린 얼터에게 썼을 때 대신 맞아 끝났다.(그 후에 더한 결전을 치러야 했지만) 초대 하산 사바흐는 그녀에게 ‘한 번 자신의 믿음이 무너져서 고통스러워도 희망을 잃지 않는 구나. 만약 네가 자질이 있었다면 암살자의 신조 그 자체에 합당한 암살자가 되었을 것.’이라 했다. 동화작가도 마스터의 멘탈은 두부 같아도 실제론 플러버라 했을 정도로 무너지지 않지만 신령에게 사랑받을 때에도 견딜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확실히 파라오씨가 내 얼굴을 눈동자를 보고 싶다 하면서 얼굴을 가까이 들이대밀 땐 부담이 가. 여태까지 한 번도 이런 서번트는 없었으니까. 까딱하다간 목 날아갈까 무섭기도 하고. 하지만 난 마스터로 있고 다른 여성 서번트들과는 달리 절대 미인이라 할 수 없어서 연애는 무리인데다 마력은 칼데아가 공급해서 마력공급 할 필요도 없잖아. 그래서 ‘그냥 할 말 다 해라. 난 그냥 잔다.’라며 걍 바로 눈 감고 자버려. 게다가…”

“‘바람피는 걸 바라지 않으니까’지? 이미 사랑하는 아내가 있다는 거 아니까.”


오리온이 말을 자르며 말하자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저기, 마스터. 내가 말하긴 좀 뭣하지만 그 왕씨는 자식을 100명 넘게 낳았거든? 여자 밝혀댔던 나니까 아는데 오거나 결혼해야 하는 여자는 안 막는 타입이 거든?”

“그래도 난 유우 오빠처럼 문어발 걸치고 싶지 않아. 연애를 할 거면 철저히 한 명만 하고 싶어. 결혼도 상정하고 있으니까 세계를 구한 다음에 할 거고.”


소녀가 언급한 유우 오빠는 그녀의 고향마을 옆집에 살았던 이웃사촌을 말한다. 뺑소니 사고를 당한 자신을 병원에 데려다 줘서 생명의 은인이 된 것을 계기로 알게 된 그는 7다리나 걸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누구에게도 문어발식 연애를 들킨 적이 없었지만 소녀에게는 철저한 반면교사가 되었던 것이다. 마스터의 고집을 잘 아는 오리온은 한숨을 쉬었다.


“헤유, 스스로 가시밭길을 걸어도 정도가 있어… 그러다 아탈란테처럼 될라.”

“적어도 네 생전처럼 되는 것 보단 나아.”

“그건 부정할 순 없지만.”


자신이 이아손보다 덜한 인간쓰레기라는 것도 인정하는 오리온이라 순순히 수긍했다.


“게다가 아메리카 갔을 때 네가 아르테미스에게 했던 걸 생각하면 너도 싫어하지는 않잖아?”

“그야 그렇지. 요리만 좀 잘했으면 좋겠는데.”

“나도 파라오씨가 람세스 2세와 동일인물에 애처가라는 것을 몰랐다면 어찌됐을지 모르겠어. 그때 피라미드를 던져 성탑을 부숴서 도왔을 때 그러다가 소멸했다는 것을 느꼈을 때 ‘다시 만나고 싶다’라 바란 것은 진심이었으니까.”


람세스 2세야 알고 있었지만 오지만디아스까지는 몰랐기 때문에 그가 바로 람세스 2세라는 것을 알았을 땐 충격과 동시에 여태까지 몰랐다는 자기혐오도 느꼈다. 성도에 가면서 자신의 아르토리아의 기사들에 대한 믿음이 무참하게 깨지는 것을 느낌과 동시에 그가 했던 말이 옳았다는 것도 통감했다. 마음만 먹으면 사자왕과 똑같은 방법을 할 수 있었어도 하지 않아서 다행이라 느꼈다. 그게 이쪽도 아탈란테가 아이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학살하는 가웨인과 성도에 대한 증오를 불태우는 바람에 신벌의 멧돼지-아그리오스 메타모로제의 사용이 가능해져서 사용허가를 요구하자 그거 쓰면 너도 그들과 똑같아 진다고 말리느라 고생했으니까. 여태까지 회복과 지원용으로만 써온 령주를 처음으로 제재하는데 사용할까 생각할 정도였다. 그러다 다빈치 짱이 구해낸 루쉬드라는 아이에게 그 모습을 보여줄 셈이냐고 하자, 아탈란테도 놀라며 자신의 생각이 짧았다는 것을 인정해 사용을 취소할 수 있었다. 그 후 칼리돈 사냥이란 새로운 스킬을 배워서 가웨인과의 최종전에서 그를 쓰러뜨릴 수 있었다…는 것은 제끼고, 이런 저런 일을 겪으며 오지만디아스도 칼데아에 있는 왕인 서번트들처럼 세계를 구하는데 도왔으면 하고 바랐다. 우여곡절 끝에 그것을 이뤘을 때 다행이란 생각을 했었다.


“문제는 그는 다른 왕들과 달라도 너무 달랐다는 거야! 라마처럼 아내사랑 자주 자랑하는 주제에!! 최근 마이룸 침대위에 죽치고 있다니까?! 그가 바람피게 두었다가 왕비님이나 모세 씨가 여기에 와서 알게 될 때의 후환이 무서워서 어떻게든 막으려는 내 고충을 알기라도 하냐고, 파라오씨는!!”

“호오… 그래서 의도적으로 짐의 총애를 거부했단 말이냐?”


빼액하고 절규하는 소녀의 뒤에서 낯익은 목소리의 말투가 들리자 끼기긱 기계음이 들리는 듯한 기분을 내며 목을 뒤로 돌렸다. 뒤에는 어느새 오지만디아스가 떡하니 서 있었다.


“오, 오지만디아스…”


그리고 그런 오리온의 뒤에도…


“다~알리~잉. 여기 있었네?”

“히익!!”


그리고 동시에 각자 소녀와 오리온의 목덜미를 잡은 태양왕과 달의 여신은 아이컨택트를 나누고 식당을 나와 각자 가려던 곳에 갔다.



오지만디아스가 마스터를 끌고 간 곳은 마스터가 쉬는 마이룸이다. 그 침대위에 던져진 소녀는 어떻게든 자세를 바로잡으려 했으나 이미 오지만디아스가 그 위에 타 있었다.


“언제부터 있었던 거…”

“네놈 자신이 미인이라 할 수 없다고 했을 때부터다. 공교롭게도 달의 여신과 같은 타이밍에 오게 되었더군.”


그러자 소녀의 안색은 새파랗게 변했다. 뒷담화의 중요한 핵심을 듣게 되었다는 것이 된다.


“네놈을 짐의 가장 사랑한 아내와 비교할 리 없고, 짐이 지배하는 것 모두가 짐의 것이지 우열을 가리지 않는다고 했을 터. 네놈은 네놈이다. 잠들 생각하지 말고 얌전히 총애를 받도록 해라.”

“하, 하지만… 난…”


이러다가 세계를 구하고 연애하기도 전에 처녀를 잃게 생겼다고 생각한 소녀는 처음으로 제재에 령주를 쓰려고 했었다. 하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


멋대로 자신의 마이룸 침대 위에 있어도 아랑곳 않고 잤던 날이 너무 길어서 그런가 생각하는 소녀지만 오지만디아스는 그녀의 영혼에 얼굴과 눈동자를 보며 작은 유리조각 정도로 주입시킨 자신의 영기가 반응해 움직임을 봉쇄하는 것에 성공했음을 알고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시선으로 씨익 웃는다. 한꺼번에 대량으로 주입시킬 경우 다른 서번트들이나 칼데아 스텝들이 알고 대책을 세우겠지만 조금씩 꾸준히 주입시킨다면 태양과 상반되는 달과 연관 된 격이 높은 영령 외엔 결코 들키지 않는다. 안다 해도 너무 희미하지만.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매혹적인 미인일 수 있다는 것을 알기 싫어도 알 수 있게 해주마. 각오하거라.”


마스터의 이름을 부른 것을 마지막으로 오지만디아스는 얼굴을 소녀의 얼굴에 가까이 대기 시작했다.


이 순간을 얼마나 기다려왔단 말인가. 생전에 자신의 애정을 알아차리면 순순히 응해주었던 다른 여자들과는 달리 이 소녀는 자신이 해왔던 사랑을 알고 있고 그것을 건드리면 안된다는 이유로 어떻게든 거부하거나 피해왔다. 그것이 오히려 역효과가 되어 자신을 부추겼다는 것을 결코 깨닫지 못할 것이다. 거기에 그녀는 여성 서번트들이 자기보다 미인이라고 생각해서 그녀 자신에게 구원받은 서번트들을 매료시키고 있다는 것을 자각하지 못하고 있다. 그렇기에 이제 곧 자신의 것이 될 수 있던 것이며 다른 자들이 나서려고 할 땐 이미 늦었을 것이다.


원신 연성에서 풀지 못했던 것들은 블루 스카이에서 풀고 있습니다 계정은 hinanai1208.bsky.social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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