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쿠토는 체육 특기전영으로 대학을 갔고, 

국가대표에 들어가서 아직은 선발팀이 아니였지만

그래도 얼마 뒤에는 보쿠토가 출전하거라고 

감독이 직접 말할정도로 보쿠토는 이래저래 

바쁜 생활을 하고 있었고, 아카아시는 수험생이고 

주장까지 이어받아서 많이 바빴는데 

시험기간까지 겹치니까 둘은 예전만큼 

연락하는게 힘들었어, 이미 보쿠토가 

졸업하기 전부터 사귀고 있는 상태였지, 

그래서 만나는거는 힘들어도 연락만큼은 

다른 사람들보다 자주하고는 했는데

최근에는 그것도 힘들어서 보고싶은 

마음이 점점 더 커져갔어,


하지만 연락할수도 없었지, 권태기는 아니지만, 

서로를 너무 배려한 나머지, 연락하는게 망설여진거야, 수험생과 국가대표, 서로에게 지금이 중요한 

시기라는걸 알아서 그랬어, 예전에는 아무렇지 않게 

연락했던 것 같은데, 


대학생과 고등학생의 차이가

국가대표와 일반인의 차이가 

이렇게 커질 거라 생각을 못했지만 그래도 

지금의 시험에 더 집중하자고 다짐하면서 

애써 수업에 집중하고 있었어 그날도 

평소와 다를 바 없이 어서 시험이 끝나기를 바라면서

겨우 수업에 집중하고 있었는데 반에서 

어떤 아이가 말했어, 비온다고, 

그때까지는 그래도 별로 내리지 않아서, 

비오는 소리가 잘 안 들렸는데,나중에는

비가 거세게 내려서 빗소리가 선명하게 들리기 

시작한거야, 마지막 수업이 끝날때까지 

비는 그칠 기미를 보이질 않으니

다들 당황하는건 무리는 아니였어 

일기예보에 비온다는 소식이 없었거든

거기다 부활동이라도 한다면 배구는 실내니까 

그칠때까지 기다릴수도 있겠지만,아쉽게도

부활동은 시험 끝날때까지 할수가 없었어


모든 수업이 끝나고 종례까지 끝났지만 

그래도 여전히 비는 쏟아지고 있었지, 

그래서 대부분 그냥 맞으며 뛰어다니거나,

체육복이나 가방을 우산 대신 사용하며 

하교를 하고 있었고, 아카아시도 잠시 상황을 보다가

도저히 그칠 기미가 안 보이니까, 그냥 다른 애들처럼 비 맞고 뛰어가기로 결정했어, 부모님은 일하시고

보쿠토는 바쁠텐데, 이런 일로 연락하기엔 미안했거든

그래서 그냥 져지를 우산 대신 쓸려고 할때

보쿠토의 목소리가 들렸어


"아카아시!!"

"보쿠토상?"

"여기야, 여기!! 역시, 우산이 없을 줄 알았다니까"


처음에는 피곤하고 너무 보고 싶으니까, 잘못 들었다고 생각했었는데, 두 번째에는 어째서?라는 생각이 

반가움보다 먼저 들었어, 지금 바쁠 텐데

왜 여기에 왔나 싶었던 거지


"보쿠토상이 왜 여기에 있는 겁니까?"

"기껏 마중 나왔더니, 너무한거 아니야?

나 안 보고 싶었어?"

"그거는...지금 바쁠시기 아닙니까?"

"바쁘긴 하지, 그래도 애인 마중하러 

오는 시간은 있어!"


그래서 반갑다는 인사보다 왜 여기 있냐는 말이 

먼저 나왔는데 보쿠토는 그런 아카아시의 반응을

예상했던지, 서운한 티 없이 아카아시의 질문에 

대답해줬는데, 아카아시는 그제야 바쁜 와중에 자신을

보러와준 사람에게 대뜸 왜 여기 있냐고 

말한게 생각났어, 오랜만에 만나서 하는 소리가

왜 여기 있냐고 하다니, 보쿠토에게 

미안한 마음도 들어서 눈도 못 마주치고 

다른곳을 보고 있으니까, 보쿠토가 웃으면서 말했어, 이럴 때는 솔직하지 못 하는 건 여전하다고 말이지


"지금 하고 싶은 말 있지 않아?"

"...고맙습니다"

"그리고?"

"보고 싶었어요"

"나도! 그래서 갑자기 비가 쏟아지길래, 

아카아시도 우산 없을 것 같아서 달려왔어!"


대학생이 된다고 사람이 갑자기 변할 리는 없을 텐데, 보쿠토는 조금은 어른스러워진 것 같았어

그래봤자 잠시였고, 다시 평소의 모습으로 

돌아갔지만, 그 짧은 순간마저도 아카아시에게

새로운 설렘으로 다가왔지, 물론 겉으로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오랜만에 만나서 그런가,

아니면 비오는날 우산 들고  마중 나온 모습이

멋져 보인건가 어느쪽이든 평소보다 멋져 보이는건

틀림 없었지, 그래서 조금전까지는 갑작스런 

폭우에 기분이 안 좋았지만 지금은 반대로 

기분이 좋아졌어


"제가 우산 챙겼으면 어쩔려고

연락도 없이 오신겁니까?"

"그럼 아카아시집으로 놀러갔겠지,

그래도 난 알것 같았어! 아카아시는

일기예보는 잘 챙겨보지만 반대로, 일기예보에 비 온다고 안하면 우산 안 챙기니까, 이번에도 그럴것 같았지!"


그걸 보쿠토가 눈치챘는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하나는 분명히 알 것 같았지, 보쿠토는 자신보다 더

자신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고. 애초에 장마철도

아닌데 비온다는 예보도 없을때 우산 챙길 사람이

더 없을 것 같았지만 그건 굳이 말하지 않기로 했어


"아무런 대책이 없으시네요"

"사랑하는 사람을 챙기는데 대책이 

뭐가 필요해, 그냥 보고 싶으면

보러가는거지, 어긋나더라도 

나는 만나러 갔다는게 좋은거야

아쉬워도 다시 만날 수 있으니까"

"..보쿠토상 이라면 그러실 것 같았습니다"

"어? 그거 무슨 뜻이야?"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보다 어서 가죠, 

학교에만 있을수는 없으니까요

"어, 그렇지! 어디 갈래?! 나 아직 시간 되는데

"그럼, 오랜만에 데이트나 하죠"


데이트나 하자는 말에, 보쿠토도 좋다면서 들떴지만, 사실 아무렇지 않게 말한 것치고는 속으로는 

보쿠토 못지않게 들떠 있었어, 말 그대로 

오랜만에 데이트였으니까,  그렇다고 해서, 

어딜 특별하게 놀러 갈 정도의 시간이 되질 않아서

기껏해야 근처 편의점이나 패스트푸드점

스포츠 용품점에 간다는 게 고작이었지만

두 사람은 그런 사소한 것조차도 기분이 좋았어,

보쿠토가 졸업하면서 함께 있는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새삼스럽게 깨달았거든


"그럼 갈까요?"

"응! 어? 비 그쳤다! 소나기였나봐"

"소나기치고는 오래 쏟아지기는 했지만요"

"뭐 어때! 아카아시도 만나고 이제 

같이 노는 일만 남았으니까

날씨는 아무래도 좋아!"

"저도 딱히 신경 쓰는건 아닙니다"

"그럼 우산 쓰고 가자! 기분 내게"

"네?"

"기분이야, 기분!!"


그래서인지 예전에는 별로 느끼지 못 했던 순간들조차

새롭게 설렘으로 다가왔고 이번에도 마찬가지였어

비록 말하는 사이에 비가 그치긴 했지만, 

함께 우산 쓰고 좁은 공간에 같이 있는 게  

나름의 행복이었거든, 그 때문에 아카아시도 

별다른 말 없이, 보쿠토의 행동에 어울려주었어

싫은 것도 아니었으니까, 그리고 두 사람은 비가 그친 한적한 거리를 우산을 같이 쓰면서 같이 대화하고

서로를 보며 소소한 데이트를 하며 그 동안 

보고 싶었던 마음을 조금씩 채워갔어

도쿄에 위치한 사립학원이라서 두 사람은 

특별하고 비싼것만 선택할것 같지만, 

꼭 그런것만 있는건 아니였지, 지금처럼 사소한것에도, 그저 사랑하는 사람 과 함께 있다는것에 행복을 느끼는 평범한 커플들이였으니까


-end-

짧은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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