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 의역, 영화소재O



:: 영화 夏日時光 : Summer time 








“으으, 이와쨩 역시 초여름이라지만 저녁엔 춥지?”



“그러네. 그러니까 져지 들고 다니라니까.”



7월. 낮에는 초여름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만큼 더웠고 밤에는 초여름이라는 것이 느껴질 만큼 쌀쌀했다.



“네~ 엄마, 엄마 말 잘 들어서 나쁠건 없죠~”



“쿠소, 나 네 엄마 아니거ㄷ-”



“이와쨩, 좋아해.”



‘너를 좋아한다고 인식했던 게 언제더라.’



“장난치지마라, 쿠소.”



‘아, 고등학교에 막 입학하고 나서였나? 이와쨩 화내면서 왜 귀는 빨개진 거야? 나 기대해도 되는 거야?’



“혹시, 이와쨩도 나를 좋아하는 거야?”



“............그래...”


“뭐?”


“그렇다고 쿠소카와! 한 번 말하면 바로바로 알아들으라고!”


‘이런, 목덜미까지 빨개졌잖아.’


“좋아해, 오이카와.”






夏日時光 : Summer time                        (@DDOARAQ)




다시 올 수 없는 그 시절 우리의 사랑 이야기.






 오이카와가 오랜 소꿉친구인 이와이즈미를 좋아하게 되었다고 인식하게 된 것은 고등학교에 막 입학했을 무렵이었다. 중학생 때까지는 다른 부원들에 비해 키가 작고 덩치도 작았던 이와이즈미를 눈여겨보던 사람은 없었다. 그런 이와이즈미가 진학을 눈앞에 두었던 겨울 방학, 남들보다 배는 심한 성장통을 겪고 제 친구인 오이카와 만큼은 아니지만 평균 또래보다 커지자 하나둘씩 그를 눈여겨보기 시작했다.



 처음 여학생에게 고백을 받는 이와이즈미를 보면서 처음에는 그저 오랜 소꿉친구를 빼앗긴다는 거라 생각한다고만 생각했던 오이카와는 그것이 곧 좋아한다는 감정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오이카와가 이와이즈미를 좋아한다는 것을 아는 것인지 우연인지 매번 고백해오는 여학생들의 고백을 거절하는 이와이즈미에 오이카와는 혹시 모를 기대를 품어왔다. 소꿉친구라는 이름으로 이와이즈미의 곁에 머문 2년. 이와이즈미라면 이런 자신을 밀어내지 않을 거란 생각이 들자 무모하게 고백을 시도한 오이카와였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이와이즈미도 자신을 좋아하고 있었다니.




소꿉친구에서 애인으로. 서로간의 관계가 변한 것 말고는 평소와 다를 것 없는 일상들이었다.



“이와쨩, 우리 벌써 3학년이네. 곧 있음 졸업이야.”



“그러게 말이야.”



“이와쨩 나랑 같은 학교 갈거지?”



“초등학교 때무터 고등학교 때까지 징하게 붙어있었으면서도 또 같은 학교를 가고 싶냐.”



“그치만 나랑 이와쨩은 사귀ㄴ- 웁웁 뭐야 이와쨩!”



오이카의 입을 막은 손을 뗀 채 말을 이어가는 이와이즈미.



“어디 가서 둘이 사귄다고 아주 광고를 내고 다니지 그래.”



“정말 그래도 되는거야, 이와쨩?”



“말이 그렇지!”



“이와쨩.”



“우리 같은 대학에 가자. 그래줄거지?”



이와이즈미를 바라보는 오이카와의 눈이 사뭇 진지하다.



“그래. 귀찮지만 나 아니면 누가 네 뒤치다꺼리를 하냐.”



“같이 도쿄에 가면 동거하자. 그리고 이와쨩이랑 이렇고 이런 것도!”



퍽-



“아얏! 동네 사람들, 이와쨩은 폭력고릴라야!”



‘딩동댕동’



점심시간을 마치는 예비 종을 듣고 여전히 투닥이며 옥상을 벗어나는 둘이었다.





**




“오이카와, ㅇㅇ대학교에서 추천 입학 제의가 들어왔다.”



자신을 급하게 부르는 감독님을 찾아간 오이카와가 들은 말이었다.



“이와쨩은요? 이와쨩한테는 없었나요?”



“이와이즈미한테는 아직까지 추천 입학 제의가 들어 온 학교는 없네만.”



“그럼 이와쨩이랑 저랑 둘다 추천 입학 제의하는 학교가 있으면 그 학교로 가겠습니다.”



“오이카와, 지금 제정신인가?”



“네, 물론이죠.”



“지금 추천 입학 제의가 온 학교가 어떤 학교인지는 자네도 잘 알거라고 생각하는데.”



“물론 알죠. 국가대표가 줄줄이 나온다는 학교인거. 그치만 제 에이스는 이와쨩 뿐인걸요.”



“알겠네. 생각이 바뀐다면 다시 찾아오게나.”



문을 닫고 감독실을 나가는 오이카와를 보며 생각에 빠진 감독 선생님은 이내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이와이즈미 잠깐 시간되나?”



춘고 이후 동아리를 은퇴하고 나서는 만날 기회가 없었던 감독의 연락을 받은 이와이즈미는 방과후, 늘 향

하던 도서관이 아닌 체육관을 향해 걸었다.



‘감독실’



똑똑-



“들어오게.”



“안녕하십니까, 감독님. 오랜만에 찾아뵈었습니다.”



“허허, 괜찮네. 은퇴하고 수험생으로 바쁜 것 다 아네.”



“무슨 일로 부르셨나요?”



“다른게 아니고 이와이즈미 자네가 오이카와를 설득해줬으면 해서 말이야.”




.


.


.




“그래, 다음 주 내로는 좋은 대답을 얻으면 좋넸네.”



“그럼 이만 가보겠습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자네가 오이카와랑 죽고 못 사는거 알고 있네.’


‘자네도 알다시피 자네는 특출난 배구 선수가 아니란건 알고 있지? 설마 아직도 추천 입학을 기다리고 있을거라곤 생각 안하지만 오이카와는 얘기가 달라서 말이야.’


‘자네랑 함께 가는게 아니면 가지 않겠다고 고집을 부리지 뭐야. 그러니 부탁하네.’


‘아, 그리고 이건 자네 후배들 사이에 도는 이야기던데 오이카와랑 자네 정말 그렇고 그런 사인가?’


‘하하, 나쁘게 보는건 아니지만 자네가 오이카와의 앞길은 막지 않았으면 하네. 오이카와는 좋은 선수고 이와이즈미 자네는 그 누구보다 잘 알테고.’



 이와이즈미는 집에 돌아와 감독과 주고 받은 대화를 곱씹어보았다. 언제부터였을까. 저와 오이카와의 관계를 주변 사람들도 알게 된 것이. 그렇게 붙어 다녔으니 충분히 가능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보는 이와이즈미였다. 그리고 문득 드는 불안감.



‘나는 오이카와의 걸림돌인가.’



마지막 감독의 말에 제가 했던 대답도 다시한번 곱씹어 보는 이와이즈미.



‘오이카와가 어려서부터 같이한 소꿉친구라 유독 저한테 애착이 많은가봅니다. 녀석한테는 제가 잘 말해 보겠습니다.’



그렇게 며칠. 오이카와를 피해가며 혼자 오이카와와의 이별을 준비하는 이와이즈미였다.




**




“이와쨩, 자꾸 나 그런 식으로 피할 거야?”



이와이즈미가 오이카와를 피한지 닷새. 참다 못한 오이카와가 이와이즈미의 반으로 찾아왔다.



“교실에서 소란피우지 말고 나와.”



옥상



“이와쨩, 내가 뭐 잘못했어? 왜 나 피해?”



“응, 있지. 너 ㅇㅇ대학교 추천 입학 제의 받은거 왜 나한테 이야기 안했어?”



“그, 그건.”



“네가 가고 싶어 했던 학교잖아. 거기 가려고 네가 노력한 거 누구보다 잘 알아. 그런데 왜?”



“그치만 이와쨩이랑 같은 학교에 가야하니 ㄲ-”



“오이카와, 나 배구 그만둘거야.”



“왜 이와쨩? 내 에이스는 이와쨩 뿐이야. 그 전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거고!”



“오이카와. 우리 이제 조금 아니 몇 달만 있으면 성인이야. 그리고 나는 너처럼 배구에 특출난 재능이 있지 

않아. 너도 알잖아.”



“나 배구 잘하는거 아니야! 노력해서 얻은 거야. 이와쨩도 노력 하ㅁ-”



“그만, 오이카와. 인정할건 인정하자. 그리고 우리.”



“말하지마, 이와쨩.”



“그만하자.”



그날 점심시간 교정은 이상하리만치 고요했다.



“이와쨩, 오늘 만우절 아니야.”



오이카와의 목소리가 떨려왔다.



“거짓말 아니야. 우리 그만하자.”



“이와쨩... 이와쨩 혹시 내가 잘못한거 있어? 내가 다 고칠게 응? 그러니까 응? 이와쨩..”



고개를 숙이며 우는 오이카와를 보며 이와이즈미는 혹여나 제 눈에서도 눈물이 떨어지지 않을까 입술을 꽉 문채 대답을 이어갔다.



“우린 여기가 끝인가보다. 이제 친구도 못하겠다. 간다.”



이와이즈미가 고개를 숙인 채 우는 오이카와를 뒤로 한 채 옥상을 벗어나려는 순간이었다.



“이와쨩, 잠깐 이와쨩!”



자신을 다급하게 부르는 목소리에 뒤를 돌아보지 않은 채 발걸음을 멈춘 이와이즈미였다. 어느새 제 뒤까지 쫓아왔는지 이와이즈미를 제 쪽으로 돌린 오이카와는 그대로 말을 이어갔다.



“이와쨩, 이와쨩 할 말만 하고 가는게 어디 있어. 혹시 감독님이 뭐라고 한거야? 응?”



두근-



‘자네가 오이카와의 앞길은 막지 않았으면 하네.’



“아니. 뭔가 착각하고 있는가본데. 내 자의야.”



“그러면 도대체 뭐가 문제인거야?”



“.... 난 네가 나한테서 멀어져야 한다고 생각해.”



“왜 그렇게 말하는거야, 이와쨩!”



“왜냐면 나는 네 걸림돌만 될 거니까.”



“도대체 무슨 소리를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이와쨩은 한 번도 그런 적 없어!”



“있잖아, 오이카와. 난 나 때문에 네가 네 꿈을 버리는 상황이 오는게 두려워.”



“뭐?”



“넌 우리의 미래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본 적은 있어?”



“그거야 둘이 믿음만 있으면..”



“ 지금 당장 대학교의 일도 그렇잖아. 네가 나중에 원하는 국가대표가 되고 공인이 되면 내가 네 걸림돌이 되는 상황이 올지도 몰라. 더군다나 내가 여자도 아니고 남자야. 무슨 소리인줄 알겠어? 난 나에게 올 그 시선들도 버틸 수 없을 것 같아.”



“우리는 서로 조정할 시간이 필요해, 이와쨩. 응? 그러니까 이와ㅉ..”



“현실을 직시해. 넌 더 가치 있는 인생을 살 가치가 있어.”



‘잘 참았다.’



몸을 돌려 옥상을 벗어나자마자 울음을 터뜨린 이와이즈미였다.



‘잘했다, 이와이즈미 하지메. 그걸로 된거야.’



그 날 이후로 오이카와는 자신을 찾아오지 않았고, 옆 반이지만 얼굴을 마주치지도 않았다. 며칠이 지나고 다른 반인 하나마키를 만나 우연히 오이카와가 ㅇㅇ대학교에 가게 되었다는 것을 전해 들었다. 그리고 그 날 저녁, 감독에게서 ‘설득해줘서 고맙네.’라는 문자.






몇 년 후






오이카와는 ㅇㅇ대학교에 진학하고 당연하단 듯 배구 국가대표로 선발되었다. 대학 졸업 후에는 외국팀으로 프로 데뷔를 했다. 그건 어찌보면 너무도 당연한 것이었다.



그 날의 말처럼 이와이즈미는 배구를 그만 두었고 제 선택에 대해 후회 하지 않았다. 이와이즈미는 성적에 맞춰 대학에 지원해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누구든지 이름만 대면 아는 모회사에 취직했다.



뚜루루-



“여보세요...”



목에 잠긴 채 전화를 받은 이와이즈미.



‘야 이와이즈미. 오늘 시간 있냐?’



“직장인이 주말에 있는게 시간말고 뭐겠냐.. 무슨 일인데.”



‘오이카와 귀국했다고 다들 한 번 얼굴 보자던데 시간되나 해서.’



침대 옆 탁자에 놓인 사진을 확인하는 이와이즈미.



“물론.”




약속 된 시간에 맞춰 가게로 향한 이와이즈미는 먼저 도착해 있는 하나마키, 마츠카와와 인사를 나누었다.



“다들 직장인되니까 얼굴보기 힘들다?”



“직장인이 그렇지 뭐.”



“오이카와는?”



“5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고 지각하신단다. 주인공이 지각하고 말이야.”



딸랑-



“헉- 헉- 맛키,맛층 늦어서 미안! 아.. 그리고.. 이와쨩도.. 안녕?”



“그래, 오랜만이네. 오이카와.”



“야 쟤 봤냐? 이와이즈미 이름 부르면서 멈칫한 거? 맞을까봐 그런 거지?”



“아,아냐 맛키! 내가 언제까지고 이와쨩을 무서워할 줄 알았어?”



오랜만에 만난 넷이었지만 만나지 못한 시간이 무색하리만치 화기애애했다.



시즌이 끝나 술을 맘껏 먹어도 된다며 제 주량을 무시한 채 술을 퍼붓던 오이카와는 결국 잔뜩 취해 스스로 몸을 가눌 수 없는 정도가 되었다.



“오이카와 호텔 체크인 어디에 한 줄 아는 사람?”



“누가 집에 데려가서 재워야 할 것 같은데.”



“누가 데려 갈.. 너네 왜 날 보냐?”



“그야, 너랑 오이카와랑 제일 친했으니까?”



“그럼 우린 간다, 이와이즈미. 바빠도 시간 내서 얼굴 좀 보여주고.”



얼떨결에 오이카와를 맡게 되버린 이와이즈미는 술에 취해 제 몸도 가누지 못하는 오이카와를 부축하며 제 집으로 향했다. 집에 도착할쯔음, 술에 깨는 듯한 오이카와에 집에 가는 길목에 있는 편의점에 들려 숙취 음료를 사서 오이카와의 손에 쥐어주었다. 숙취음료를 단숨에 넘긴 오이카와는 흐린 시야 속에 잡힌 이와이즈미를 바라보았다.



“진짜 이와쨩이야?”



“그럼 내가 이와이즈미지 뭐냐. 취할거면 곱게 취해라. 이제 혼자 걸을 수 있지? 오늘 우리 집에서 자고가.”



도착한 집. 어색한 기류를 피하고자 여분의 이불을 확인하겠다는 핑계로 거실을 벗어난 이와이즈미였다. 그런 이와이즈미를 언제따라 왔는지 방문 앞에 선 채 대화를 시도하는 오이카와였다.



“이와쨩 향기난다.”



“변태도 아니고 남에 냄새는 왜 맡고 난리야.”



“이와쨩, 그동안 어떻게 지냈어?”



“나쁘지 않았어.”



꺼내려던 이불을 만지작 거릴뿐 뒤를 돌아볼 용기는 없었다.



“어른이 이와쨩은 내가 생각한 이와쨩과 비슷하면서도 다르네.”



손에 이불을 꽉 쥔 이와이즈미.



“네 상상속의 나는 어땠는데?”



“지금처럼 성실하게 대학교를 가고 회사를 다니고. 예쁘고 착한 여자를 만나서 결혼하는 것? 아, 이건 하기 싫은 상상이었네.”



“얼른 장가를 갈걸 그랬네. 그랬다면 네 상상대로 일텐데.”



“너무해, 이와쨩!”



“안타깝게도 너랑 헤어지고 나선 아무도 안 만났어.”



“농담 하지마.”



그제야 고개를 돌려 오이카와와 눈을 마주치는 이와이즈미의 정직한 눈.



“정말이야?”



“기다리고 있거든. 나랑 맞는 사람.”



그리고 오이카와의 눈에 들어온 탁자위의 사진.



“그렇다면 사진 속의 저 사람은?”



탁자위의 사진을 바라본 이와이즈미는 당황해하다 이내 웃으며 대답했다.





“나는 내 과거는 과거로만 묻어두려고. 그 시절 그런 사랑은 그 때만 할 수 있었던 거야”







:: 액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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