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정말 얇은 몸이다.

과거부터 지금까지 수없이 보아온 것임에도 문득 놀라게 되는건 왜일까. 조심스럽게 몸을 돌려 엎드려있는 연인의 몸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이불에 가려진 둔부에서 시작해 시선을 올리면 타지않은 하얀 피부와 몸의 굴곡이 일견 밋밋해보이지만 제대로 나타나있는 마른 등허리를 보고있자면 정교하게 만들어진 백자가 떠오르고 만다.
아니, 지금은 백자라 할 수 없나.
지친기색이 역력한 숨을 들이쉬고 내뱉을때마다 오르내리는 어깨와 날개뼈 주위엔 자신이 만든 자국들이 남아 피부위를 꾸미고 있는걸.

두 팔을 뻗어 연인을 끌어안으면 잠꼬대와 함께 가벼운 몸이 딸려온다. 아직 잠에 취한 연인은 답답한지 바르작거렸으나 놔주는 대신 허리와 어깨에 팔을 두르며 가벼이 끌어안으니 불만스런 신음과 함께 움직임이 사그라든다.

"다이아."

시야를 메우는 목덜미에 입술을 붙인다. 조심스레 아래로 미끄러뜨려보면 자신과 달리 얇고 하얀 피부아래 느껴지는 두근거림과 볼록 튀어나온 뼈의 감촉이 주름진 피부를 통해 느껴진다.
그 감각이 좋아 피부위에 입술을 붙였다 떼길 반복하며 연인을 부르니 앓는 소리와 함께 시야가 어두워졌다.

"안, 됩니다. 카난...-는, 무리......무리, 에요..."
"어라. 깨어 있었어?"
"지금 같은 상황에선 누구라도 깨어버릴껍니다..."
눈을 덮은 손을 떼면 보이는 것은 발갛게 익어버린 연인의 얼굴. 언제부터 깨어있던걸까.

"딱히 뭔가 한다든가 깨울 생각은 아니었어."
"전혀 믿음이 안가는 말입니다만."
나 다이아에게 신용 없구나. 실없이 웃으며 상황을 넘겨보려하지만 다이아의 올곧은 눈이 나를 꿰뚫는다.

"우...눈이 매섭잖아 다이아."
"카난이야 말로 제게 할 말이 있단 표정인걸요."

아, 들켰다.
[ㅡ당신이 절 바라 볼때면 나신이 된 기분을 느끼곤 합니다.]
라고 했던가?
나도 마찬가지야 다이아. 네가 그런 눈으로 날 바라볼때면 나는 비밀을 들킨 아이처럼 어쩔 줄 모르게 돼. 그만큼 우린 서로를 잘 아는거겠지. 그래도.

"...그냥, 다이아가 이뻐서."

미안하단 말은 안할꺼야.

"ㅁ, 무슨...!"
"있지 다이아. 키스해도 돼?"
"......키스..만입니다. 그 이상은 안돼요."
"노력해볼게."

서툰 거짓말에 속아주는 연인에게 감사를 담아, 마츠우라 카난은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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