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어 학원쌤 판과 카운터 잡일하는 윙


(사진은 문제시 삭제하겠습니다:)



*




4. 관린의 집에서 나온 그 이후..





그렇게 관린의 집에서 싸움 아닌 싸움을 하고 나온지 일주일이 흘렀다. 일주일 동안에도 지훈은 어김없이 학원 출근을 열심히 했는데 괜스레 지훈이 그 때 관린의 집에서 나온 이후로 미안해져서 원래 항상 먼저 인사를 하던 관린에게 지훈은 이번엔 먼저 인사를 해야 겠다 생각이 들어 관린이 출근할 때 입을 열려던 순간 쌩- 하고 눈만 마주치고 지나가는 관린의 행동 때문에 당황해서 그 이후로 계속 일주일 동안 퇴근할 때까지도 아무 말도 못했다.

은근 짜증이 난 지훈은 마감 시간 즈음, 관린이 강의실에서 나올 때 괜히 부랄친구 백수 우진에게 전화를 걸어 들으라는 식으로 “야 오늘 짜증나는 일 있으니까 술 한잔 하자.” 라고 말하고 관린의 시선을 쳐다봤으나 그냥 또 쌩- 하고 지나갔다. 지훈은 도통 이해가 안가는 관린의 행동에 결국 그 날 우진과 고민상담 아닌 고민상담을 또 하고 다음 날 지훈의 출근 길은 술을 호통나게 마시는 바람에 험난하게 힘들었다. 카운터에서 엑셀 자료 작성하며 졸고 있는 지훈을 발견한 관린은 또 무심하게 툭- 아이스아메리카노를 건넨다. 갑자기 훅- 들어오는 관린의 행동에 놀란 지훈이 잠을 깨고 관린을 쳐다본다. 


“야.”


안그래도 짜증이 나 있는 지훈에게 관린의 무심한 행동에 더 짜증이 났는지 이름을 부르지 않고 그냥 툭- 말을 던진다. 그러자 관린은 대답한다.


“왜.”


...뭐? 왜??? 지금 이게 말이야 방구야 나랑 진짜 싸우자는 건가 싶다가 지훈은 먼저 뽀뽀를 한 행동이 생각나 꾹꾹 화를 누르고 관린에게 다시 말을 건넨다.


“..고맙다고...”


고작 할 말이 고맙다는 말 밖에 떠오르지 않은 지훈의 말에 귀여웠는지 가볍게 씨익- 웃고 아무 말도 안하고 뒤돌아 강의실로 들어가는 라이관린이었다. 







5. 오늘 같이 술 마실까?




관린이 아이스아메리카노를 준 그 날은 그 대화가 끝이었다. 그 다음 날, 지훈은 아무래도 안되겠다 싶어 어김없이 틴트를 열심히 바르고 퇴근 준비를 하고 강의가 끝난 강의실에서 나와 또 그냥 말없이 나가려는 관린을 지훈이 자리에서 일어나 먼저 붙잡았다.


“야, 이관린.”


‘이관린’ 이라고 처음 들은 라이관린은 눈썹을 찌푸리고 지훈을 쳐다 보았다.


“너 왜 자꾸 그 날 이후로 나 피해?”

“안 피했는데.”


당당하게 안 피했다고 말하는 관린의 말이 어이없어 쏘아붙여댔다.


“허.. 일주일 전부터 계속 눈만 마주치면 뒤돌아 가고 그게 피한 거지, 그럼 안 피한거야?”

“어제 안 피했잖아.”

“.....”


정말 대박 리얼 헐, 진짜 어이가 없어진 지훈은 한숨을 내쉬며 입을 꾹 다물었다.


“그럼, 갈게.”

“이거 봐, 또, 또.”

“몰?”

“또 피하잖아. 지금.”

“.....”


이제 좀 지친 지훈은 짝사랑을 포기해야 겠다고 생각 되었다. 그래서 못된 말을 꺼냈다.


“그냥 내가 싫으면 싫다고 해.”

“오늘 같이 술 마실까?”

“...뭐?”

“싫어?”

“아니..그래, 일단 나가자.”


뜬금없이 같이 술 마시자는 말에 당황한 표정을 짓는 지훈은 술을 떠나서 관린과 얘기를 좀 해야 겠다는 생각에 학원 문을 닫고 나와서 근처 포장마차로 들어왔다.


“저희 우동 두 개랑 소주 한 병 주세요.”


가차없이 우동 두 개와 소주 한 병을 시킨 관린을 쳐다보다 말을 꺼냈다.


“너 술 잘 마셔?”

“아니.”

“그럼 왜 술 마시자고 했어?”

“그냥.”

“..왜 이렇게 말이 딱딱해.”

“.....”


우동 두 개와 소주 한 병이 나오고 말없이 관린은 그저잔에 소주를 쪼르륵 채운 후, 지훈 앞에 두고 관린의 잔에도 채운다.

말이 없는 관린의 행동이 짜증나서 지훈은 먼저 잔을 비운다. 그리곤 우동 한 모금을 먹고 다시 한 번 마음을 가다듬고 말을 한다.



“나 싫냐구..”

“.....”

“싫으면 싫다고 해. 괜찮으니까..”

“그 때는,”

“..응.”

“당황했어.”

“.....”

“형의 행동이 당황스러웠어.”

“..싫은 건 아니고?”

“.....”



또 말없이 관린은 잔을 비우고 다시 서로의 잔을 채운다. 돌직구적인 지훈의 행동이 맘에 들지 않았는지 자꾸 말을 아끼고, 지훈도 지쳤는지 서로 말 없이 마주보며 잔을 비우고 또 비우고.. 두 병을 비우다가 지훈은 소주 한 병을 또 시켜 뚜껑을 열고 서로의 빈 잔에 쪼르륵 채운다. 알딸딸해진 관린이 술의 용기를 얻어 말을 꺼냈다.



“오늘..”

“....?”

“아냐, 이거 마시고 어디 갈까.”

“...어딜 가긴 어딜 가. 집 가야지..”

“형 집 갈까.”

“.....”



관린의 말에 할 말이 없어진 지훈은 그저 서로 총 세 병을 비우고 나서야 자리에서 일어나 포장마차를 나왔다. 관린이 계산하는 사이 또 꾸준히 틴트를 바르는 모습을 살짝 본 관린은 귀여웠는지 피식- 웃었다.






6. 고백을 시도하다.







거리를 걷다가 술 기운에 관린은 지훈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자연스레 스킨십을 했다. 살짝 놀란 지훈도 따라서 관린의 허리춤에 손을 올리자 코에 훅-하고 들어오는 특유의 향수냄새에 다시 설레어한다.



“너..냄새 좋다.”

“좋아?”

“응.”

“나도.”

“어?”

“아냐.”



지훈은 속으로 뭐지.. 라고 생각했다. 그 자세로 계속 걷다 보니 어느 새 집 앞으로 다 와가자 두근두근 지훈은 설렌다.


“진짜 우리 집에 갈꺼야?”

“왜, 안돼?”

“아니... 그냥..”


어차피 내일은 주말이라 상관은 없었다. 하지만 지훈은 집에 들어가면 둘만의 공간에 또 과감해져서 무슨 행동을 저지르고 또 저번처럼 될까봐 그저 불안했다. 그렇지만 어느 새 둘은 지훈의 집 앞으로 오고 문을 열자 바로 화장실이 옆에 있었고 원룸식인 지훈의 방은 부엌은 구석에 있으며 방엔 침대 하나, 그 옆은 책상이 자리잡고 있었다.


“침대에 앉을까?”

“어? 어...”


관린은 가방을 책상옆에 두고 쓰고 있던 안경도 벗어 책상에 둔다. 자연스레 겉옷을 벗고 책상 의자에 걸쳐놓은 지훈도 따라 관린의 옆에 나란히 앉았다. 어색해진 상황에 지훈은 괜히 뒷목을 긁었다. 


“나 형이랑 술 마시고 싶었어.”


뜬금없는 라이관린의 말에 당황한 지훈이 쳐다보자 말을 이어나간다.


“맨날 누구랑만 마시길래.”

“....?”


푸흡. 이거 질투하는 거야..? 서로 마주보다 관린의 말에 귀여워서 피식 웃었다.


“질투해?”

“어?”

“관린이 귀엽다.”

“.....”


광대를 올리고 웃으며 말하는 지훈은 순간적으로 관린의 볼을 살짝 꼬집었다.


“형이 더 귀여워.”

“.....”


관린도 따라서 지훈의 볼을 살짝 꼬집으며 웃는다. 그러자 또 특유의 보조개가 삐져 나온 걸 발견한 지훈은 뽀뽀를 하고 싶었으나 입맛을 다시고 가만히 있었다.

관린이 갑자기 얼굴을 들이밀어 계속 지훈을 빤히 쳐다보자 당황한 지훈이 몸을 살짝 뒤로 빼 관린의 시선을 피한다.


“ㅇ..왜... 내 얼굴에 뭐 묻었어?”


얼굴에 뭐가 묻은 건가 싶어 물어봤지만 관린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계속 빤히 쳐다본다.


“형 눈 진짜 예쁘네. 속눈썹도 길고.”

“.....”

“눈에 뽀뽀해도 돼?”

“ㅇ..어?”

“형도 저번에 내 볼에 뽀뽀했잖아.”

“.....”


아무 말도 없는 지훈의 손을 자연스럽게 잡고 관린은 눈가에 뽀뽀를 하자 지훈의 심장이 미친듯이 쿵쾅쿵쾅 뛰었다. 한없이 진지한 얼굴로 지훈을 쳐다보는 관린의 행동이 그저 당황스러웠고, 손을 잡고 뽀뽀도 했으니 지훈은 관린이 저를 싫어하지 않는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지금이 기회다 싶어 지훈은 고백을 시도한다.


“관린아.”

“응?”

“나 너 좋아해.”

“.....”

“솔직히 지금 하는 행동들도 사귀는 사이가 아니고서야 할 수 없는 것들인데..”

“..진심이야?”

“내가 진짜 술먹고 하는 말이 아니구.. 정말 너 좋아해.”

“.....”

“너.. 대답은?”

“키스할까?”


관린의 말에 심장이 터질 것 같은 지훈은 짝사랑을 성공했다는 걸 직감하고 입꼬리가 올라간다. 그리곤 눈을 서서히 감는다. 그러자 관린은 지훈의 목덜미를 잡고 침대에 누워 빨갛고 말랑한 입술에 뽀뽀를 먼저 하더니 다시 입을 맞추고 빨간 틴트색이 없어질 때까지 입술을 빨다가 지훈이 입을 살짝 벌어준다. 기다렸다는 듯 관린은 혀를 집어 넣는다. 서로의 혀를 물고 빨고 하다 보니 지훈이 잡고 있던 손을 풀고 끌어안으며 흐응 신음을 흘리고 관린의 옷 속에 손을 넣자 급하게 입술을 떼어내고 지훈의 손을 떼 누웠던 몸을 일으켜 앉는다. 당황한 지훈이 눈을 뜨고 관린을 쳐다본다.


“하지마.”

“왜?”

“오늘은 여기까지.”

“치..”


지훈은 뾰루퉁한 표정을 지으며 관린을 쳐다본다. 많이 아쉬운 지훈이 과감하게 관린의 몸을 눕히고 얼굴을 붙잡고 보조개 쪽에 뽀뽀를 하다가 입을 맞추자 가차없이 밀어내 몸을 일으킨다.


“진짜 너무해.”

“오늘만 날이야?”

“아쉽단 말이야.”

“안돼.”

“진짜 치사하다. 흥.”


지훈은 투정을 부리며 관린을 괜히 툭툭 치며 이불을 덮고 뒤돌아 침대에 누웠다. 그런 지훈의 행동이 귀여웠는지 관린도 따라 그 옆에 눕고 지훈을 껴안아 서로 그렇게 잠이 들었다.









fin.

*



적극적인 윙과 그걸 약간 제지하는 판을 보고싶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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