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부탁드려요 레오씨"
"잘해봐요 우리 ,루카스씨"




어제 무슨 정신이였는지도 모르겠다
그냥 단지 첫만남부터 죽어도 안부르던 내 필명이 양예밍 입에서
흘러나오는데 순간 심장이 쿵하고 떨어지는 느낌이였다는거
이제 우리가 다시 모르는 사이가 될거라는것 이것만 기억난다
침대 머리에 기대앉아서 마른 세수를하는데 방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들린다


"응"
"들어간다"
"어"



어제일이 꽤나 미안한듯한 로하가 쭈뼛쭈뼛 내 참대 옆으로 다가온다


"왜 눈치를봐, 답지않게"
"미안해서"
"됐어 이미 끝난일로 눈치보지마"
"괜찮은거야?"
"괜찮아야지 괜찮을꺼야 처음보는 사이하기로했거든"
"퍽이나 잘되겠다 그게..."
"...근데..."


물을말이있어서 입을 떼는데 얌전히있던 휴대폰이 울린다
처음보는 번호라 받을까말까 혼자 고민하고있는데
로하가 중요한 전화일수도 있지않냐며 받으라기에
통화버튼을 눌렀다


"네 루카스입니다"
"아침일찍 죄송합니다"
"..."
"여보세요?"
"...네"
"오늘 작업실로 와주실수있나해서요"
"네.."
"그럼 이따 출발하실때 연락주세요"
"이따뵈요"




전화를 끊자마자 손에 힘이풀렸다
사귈때는 장난으로라도 한적없는 존댓말을 듣는데
어제 일이 꿈이아니구나
그렇게 다시 현실을 직시했다
그리고 그제서야 발견한 손목에 멍자국이 욱씬거리기 시작했다



*


작업실로가는 내내 생각했다
그냥 이대로 도망가버릴까 없던일로하자고할까
심지어 달리는 차안에서 뛰어내릴까 이런 생각까지했다


"로하야"
"응?"
"내가 여기서 문을 열고 뛰어내리면..."
"미친놈이지"
"그치..아직멀었어?"
"다 왔어"


작업실 문앞에 도착하고 심호흡을 했다
대학교때 논문발표할때도 안떨었고 첫 사인회했을때도 담담했던
내심장이 문넘어 양예밍 본다는 생각에 떨리기 시작한다
확실히 죽여버렸던 심장이 살아나기는 했나보다



내가 문을 열지 못하고 있으니깐 답답했던 로하가 노크를하고
문을 열어버렸다

"아 사장님 그냥 그렇게 들어올꺼 노크는 왜..아.."
"루카스씨 방문 여는게 버릇이되서 죄송합니다"
"아니..아니에요 앉으세요"
"저는 사장님 뵈러가야되서요 두분 이야기 나누세요
아 그리고 이거"


그러면서 로하가 지금까지 내가 낸 시집을 양예밍 앞에 내려놓는다


"최근꺼하나면 되는데 ...어쨋든 감사합니다"

로하가 나가고 어색하게 서있으니깐
양예밍이 내 손목을 잡고 당겨 앉힌다
갑자기 놀라서 나도모르게 '아'하는 소리를냈다
날보고 미안해하는것같아서
잡혀있는 손목을 뺏다


"손목.."
"..."
"손목에 멍든거 나때문이죠?"
"네 미안해하지마세요 그냥 내 피부가 유별나서 그러는거니깐"


지금 이공간에서 양예밍을 만난 그 순간부터 내 말투에 삐뚤어짐이 느껴졌다
작은 반항이였다
너무 자연스럽게 처음보는 사람처럼 나를 대하는 양예밍의 태도에 대한
반항,아니 어쩌면 투정일지도 모르겠다


"근데 왜 보자고하신거에요?"
"그래도 나름 둘이 하는 작업인데 상의 이런거 해야하지않을까 해서요"
"아..그렇겠네 제가 쓴 시 다읽어보셨구요?"
"제일 최근꺼 빼곤 다 봤어요 좋더라구요 시가.."



지금까지 6권의 시집을 내면서 내 시에는 단 하나도
사랑에대한 시가 없었다
언제나 키워드는 그리움이였고 애잔함이였고 눈물이였다
그와 연애하면서 썼던 시들은 내 시집에 들어가지 못한채
서재 책상에 봉인되다 싶이 들어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나에대한 대중들의 평가는 '그리움을 이야기하는 시인'이였다
그것도 말이 좋아야 그리움을 이야기하는 시인이지 어쩌면 사랑이 없는 시인이라는
표현으로도 사용된거다
그래서 3년을 사귀면서 너의 대한마음을 써놓은 시를 단 한편도
내 시집에 담지 못했다



"사랑이야기가 하나도 없는데 괜찮으세요?"
"알아요"
"사랑이야기 쓸줄몰라요"
"괜찮아요 그냥 써줘요 전 당신이 쓰는건 다 좋으니깐"
"...안해"



삐뚤어진 감정이 또 튀어나왔다
남에 이야기인것마냥 저렇게 말을 내뱉는 양예밍에게 화가나서
죽이고 살던 욱하는 성질머리가 일어나 버렸다
자리에서 일어나려는데 내 손목을 잡아 아까보다 더 가까이 자기 옆에 나를 앉힌다


"루카스씨"
"생각이 바꼈어요"
"야오왕"
"안해요..내가 너무 쉽게 생각했나봐요 어쩌면 내 능력에 안맞는일일 수도 있겠네요
사장님께는 제가ㅈ..."
"아가..."


순간 숨이 멎는거같았다
기억에서 지워나가던 3년의 시간이 다시 나에게 돌아왔다
빌어먹을 양예밍...


"아가"
"그만해"
"제발"
"나야말로 제발.."
"..."
"나좀 살려줘 예밍아"
"...아가"
"제발 좀!!!"



결국 소리를 질러버렸다
서러움이 터져버렸다


"니가 버렸잖아 니가 떠난거잖아 근데 왜 이제와서 이래!! 나보고 어쩌라고 어떡해 하길바래?
어떡할까? 응? 어떻게해줄까"
"..."
"...놔"

어느샌가 두손이 모두 양예밍에게 잡혀있다는걸 지금에서야 깨달았다


"단 한번도 내 얘기 안들었잖아"
"...들을 필요없잖아"
"왕아..나는"
"안들어 놔"
"다시 왔잖아"
"...왜왔어?"
"보고싶어서"
"니가 왜 내가 보고싶어? 니가 떠난거고 니가 나버린거야 왜 지금보니깐
나만한애 없든? 그래서 버린거 다시 주우러왔어?"
"야오왕"
"내가 어제 미쳤었나보다 이 일 하는거 아니였는데"
"...너 버린적없어"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나왔다
양예밍이 또 무슨말을 할까 보고있는데
하필 그때 로하가 들어왔다


"둘이 뭐해"

그제서야 내 손목을 놓는다
내 손목에 남아있는 멍에 계속 눈이가는지 힐끔힐끔 보면서
로하와 이야기를 나눈다
한참 혼자서서 눈물을 참고있는데 로하가 내 옷깃을 잡아당긴다


"응?"
"가자고"
"응..."


로하가 먼저나가고 뒤따라 나가려는데
뒤에서 양예밍 목소리가 들린다


"아가...니가 내말 들어줄때까지 기다릴께"


양예밍 미친새끼 죽일놈




*


예밍이 나쁜놈됐어 ㅠㅠ

나름에 이유가 있으니 너무 미워하진...ㅠㅠ

왕아 ...우리 밍이 말좀 들어주자 ㅠㅠ


오타는 발견하는데로 수정들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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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연재해보겠습니다!!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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