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글도 잘 써지지 않고 아이디어도 나오지 않은 체 글 쓸 마음도 없이 어떻게서든 며칠 안에 몇 개씩 써넣어 보자는 다짐만을 하고 있다.

그렇게 다짐을 지키려 (이야기 만들기) 그런 글을 썼지만 쓰고나서도 딱히 마음에 들지 않았다.

솔직해지자면 마음에 들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내가 이런걸 왜 쓰지 하는 생각에 올리지 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글의 내용도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도 그렇게 나와 같은 맥락이 아니었다.

그 글의 내용은 힘이 드니 댓글 좀 써주세요 같은 내용이었다. 

내가 왜 댓글을 구걸하고 있지? 그렇게 댓글이 생기면 힘이 나서 글이 과연 잘 써질까? 생각해봐도 나의 방식과 나의 맥락에서는 맞지 않는 느낌이었다. 

머리로 짜내어 손끝으로 써내어 타자를 두드린 거지만 그 과정에서 마음이 잘 녹여 들어 간 거 같지 않았다. 아니다 마음에 녹여는 들어갔다. 문제는 그 마음이 나의 지치고 지친 마음이라는 것이다. 지치고 귀찮고 떨구어 내려는 마음 말이다.

나는 글 안에 마음을 숨기는 짓을 잘 못 한다. 예전에도 누군가가 글을 써서 보여달라고 한 적이 있다. 그럼 자신이 보고 어떤지 알려준다고 말이다. 그 아이는 글을 무척이나 많이 보고 많이 쓴 아이였다. 학생 때는 도서관에 있는 책을 모조리 다 읽겠다고 도전도 했던 아이다 물론 글도 잘 쓰고 여러모로 능력 또한 뛰어난 아이였다. 그 아이는 그럼 같이 글을 써보자고 했다. 


글을 쓰는 것에 도전해보자는 마음에 그 애의 능력을 빌리고자 같이 몇번을 써보았다. 처음에는 재미있게 시작했지만 끝은 흐지부지했다. 그러면서 그 아이가 했던 말이 생각난다.

"끝으로 갈수록 빨리 끝내려고 쓴 거 같아"

그 아이의 눈은 정확했다. 쓰면 쓸수록 내 안의 능력이 바닥이 났던 건지 아니면 귀찮음에 글을 빨리 끝내 쓰고 넘기고 싶었을 것이다. 마치 채점을 빨리 끝내고 싶은 아이처럼 말이다. 그렇다고 점수가 높으면 말이라도 안 하지 만말이다. 

또! 성격 또한 급해서 인지 쓰고 싶은 말은 빨리 쓰고 넘겨주고 싶었다. 시험을 빨리 보고 놀러 나가고 싶은  아이처럼 말이다.

그래서 여태까지도 글을 쓰다 

"아! 이 내용을 적어야지!"

라는 생각이 들면 그 내용을 빨리 꺼내고 싶어 안달이어서 글의 내용도 짧아지고 문맥도 마구지구로 자르고 했다. 

참 아직도 성격 급한 아이 같다. 

   이런 생각을 한 것도 새벽에 읽은 좋은 책 때문이다.

애초에 나는 책을 보더라고 장르를 따져서 읽는 사람이다.

모든 다 보려고 하지만 소설이나 에세이 같은 건 별로 보려고 하지 않았다. 

딱히 끌리지 않았다 하지만 소설은 보고 글 능력을 길러보자는 생각에 읽어 보았지만 에세이는 도저히 끌리지 않았다.

아무래도 예전에 서점에서 처음 본 에세이가 충격적이 어서 일 것이다.

내용은 기억은 안 나지만 위로하는 글이었다. 그런데 그 글을 읽는 나는 도저히 이해가 가질 않았다. 위로를 한다고 하면 힘든 자를 위로했거나 다독여주거나 격려를 해줘야 하는데 그 책은 뭔가 자신의 말도 안 되는 방법을 전하며 다 그런거고 너도 나처럼 그럴 수 있어 하는 내용이었다. 그 당시 나에게는 그건 종이 낭비였다.

"아니 뭐 저런 글을 책으로 만들지?"

할 정도로 말도 안 되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나서 에세이에는 눈도 돌리지 않았다.

더군다나 개인의 생각과 사상을 담긴 글인 에세이가 어설픈 위로나 하며 얕은 생각으로 세상 만물을 아는 척하며 위로하려는 글에선 위선과 무식함 그리고 유행이라는 것에 미처 돈을 벌고자 하는 태도밖에 느끼지 못한 나에겐 처음 본 에세이가 앞으로의 에세이라는 장르를 좋게 보이지 않게 만들게 당연했다.

그런데 이렇게 심야에 에세이라는걸 끄적이게 된 지금 한 번쯤은 제대로 된 에세이를 봐야 하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급하게 든 생각이지만 일단 보고자 새벽에 전자도서관에 들어가 에세이를 찾아 마음에 드는 제목이 있는 몇 가지 책을 골라서 빌려서 읽어보았다.

책을 다 읽진 못했지만 읽으면서 놀라움이 돋아났다.

참으로 깊은 장르의 책이었다. 깊고도 깊었다 한 사람의 인생과 삶을 조금이지만 뒤에서 경험하고 느낄 수 있는 책이었으니 말이다.

책에서는 이런 말을 했다 네 마음에 와닿는 글을 쓰라고 과연 당신에 마음에 와닿았냐고 

나는 일단 쓰기 바빴다. 완성 시키고 싶었고 인정도 받고 싶었다. 마음에 와닿기보다는 보는 이에게 인정을 받고 싶었다. 내 마음에 와닿기보다는 이 정도면 되지 뭐, 하는 생각에 글에 쉼표를 넣고 마침표를 담았다. 


그들의 책을 보며 창피해지면서도 

내가 이렇게 쓰고자 했는데  왜 그러지 못했지? 하며 놀라는 자신 또한 볼 수 있었다. 


내가 쓴 에세이는 푸념 같은 글이었다. 하지만 진짜 에세이였는 지는 생각하면 그들에 비해 턱없이 부족했다.


나를 담지도 못했고 내 마음에 와닿지도 않았다. 

다시 한번 거대한 거인들의 손길과 그들의 어깨높이를 잠시나마 느끼며 나는 다시 글을 써볼 것이다. 


나를 담는 글을 ,  나의 마음에 와닿는 글을 말이다. 


그러면 먼 훗날 내 글을 보는 아이가 지금의 나와 같은 생각을 하게 되는 날이 오지 않을까 하며 말이다.

"우와 이 작가는 정말 마음을 담았구나" 하며 감탄하기를 

그러면서 에세이는 자신을 담는 글이란 걸 알게 되기를 말이다.

  

  

 

귀찮아 하면서도 글을 끄적이며 혹시나 하는 마음에 생각을 정리한다.

솔이야기님의 창작활동을 응원하고 싶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