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해법이 아닌 해답 2


하루종일, 그 붉은 새는 묵연의 방안 어딘가 은밀히 놓인 새장 안에서 잠을 자거나 조용했다.

그 붉은 새가 그곳에 머무는 일은 절안과 묵연, 호제를 제외하고는 어느 누구에게도 비밀이었다.


그 붉은 새는 여전히 수수께끼로 곤륜산에 머물렀다. 

그러나 묵연은 굳이 그 새의 비밀을 알려고 애쓰지 않았다. 

그냥 애완동물처럼 내내 새장안에 두고 아무도 모르게 그의 방에만 머물게 했다. 


묵연은 온 정성을 다해서 새를 돌보았고 날마다 곤륜연못의 물을 떠다가 은밀히 먹였다. 

그러나 묵연과 그 새는 서로 침묵했고 심지어 서로 눈을 통해서도 대화하지 않았다. 

묵연은 그 새을 아주 신중하게 다루었다.

그는 그 새에게 자신의 생각을 들키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새는 눈과 몸짓을 통해서만으로도 상대의 생각을 세세히 알아내는 예민한 동물이다.

마주한 서로에게 눈은 가장 훌륭한 대화의 통로가 될 수 있다.

자신의 정확한 생각을 들키지 않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 새의 시선을 무시하고 피하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그 방법이 좋은 시도였지만 앞으로는 어떻게 해야 할 지 그도 아직 알지 못했다.


그러나 묵연이 그렇게 행동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했지만 붉은 새조차 그렇게 똑같이 반응한다는 것은 묵연에겐 무척 흥미로운 일이었다.


묵연이 지닌 흥미로움와 달리 그 새에 대해서 제대로 아는게 생각보다 없을지라도 다만 그 새에 대해서 단순히 떠오르는 생각을 말하자면, 비밀스럽게  혼자만의 생각으로 그 새가 본래 누구의 눈에 띄지 않고 계속 숨겨져서 존재해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

오직 묵연은 그 새가 선와와 연결되어 있다는 것만을 정확히 깨달았다.

선와가 충분히 자라고 나면, 새의 비밀은 결국 드러날 것이다.


선와는 이틀만에 갑자기 큰 성장을 했다. 그건 놀라운 현상이었다.

아무리 고귀한 천계의 신일지라도 누구도 그렇게 빠르게 성장할 수 없다.

천계의 신은 그 무한에 가까운 나이덕분에 오히려 느리게 성장을 하는 편이었다.

그런데 6살 이후, 선와는 성장에 있어 어떤 한계도 없는 것처럼 보였다.

선와가 6살이 되었을 때, 선와는 그 외모가 이미 거의 다 자란 젊은이처럼 보여졌다.

어쩌면 선와는 묵연이 알고 있는 천계에 사는 신이 아닐지 모른다. 그러나 묵연이 모르는 신은 없었다.  그건 선와가 어쨌든 신이 아니라는 말과 똑같았다.  마신도 결국은 천계에 살고 있는 신임을 인지할 때, 선와는 결국 미스테리였다.

선와의 정체는 대체 무엇인가? 

묵연은 모든 시간 동안 선와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를 주의깊게 관찰했다.

그러면서 또한 그는 그 과정을 정확하게 기록하며 관찰하고 있었다.

선와가 이미 지나치게 빠르게 성장을 했기 때문에 사람들에게는 어린아이 모습이 아니라 다 성장을 한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 같았다.  계획이란 건 결국 미래를 대비하는 것이기에 변할 수 밖에 없는 걸까? 어쩌면 지금 이 생각조차 내일 어떻게 변할지 모를일이다.  그만큼 선와의 성장은 미스테리였다. 

이미 예전 계획조차 과거의 일이 된 오늘이지만, 당장 오늘도 진행중이 아닌가.  신도 모르는 일이 있다면 고차원 신에 의해 보호된 일이 은밀히 진행되는 일일 것이다. 

그러나 다행인지 같이 세워 둔 다른 계획은 생각대로 진행되어갔다.


천궁을 다녀온 후 이주가 지난 뒤에, 백호국에서 묵연의 처소로 편지가 왔기때문이다.

천계의 일치고는 느린 반응이었으나 묵연은 그 사실을 예상이라도 한듯 마음에 두지 않았다.

편지의 내용은 예상한대로 백호국의 왕과 신하들은 묵연의 제안을 듣게 되어 매우 기뻤고, 그래서 왕자를 곤륜산으로 바로 보내기로 결정했다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백호국에 가서 편지를 전하고 다시 답장을 받아 온 두 제자는 곤륜산에 도착한 이후 상태가 좋지 않았다.

특별히, 세번째 제자는 기분이 아주 안 좋았다.  그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https://youtu.be/jrRXMOn-RVc  All I ask of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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