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서 본 남자의 말이 맞았다. 원래의 나라면 기억도 나지 않아야 하는 꿈 내용인데. 왜 이렇게 생생하고 또렷한 걸까 마치 꼭 직접 본 것 마냥. 




02. 자각몽 



하루종일 정신이 멍- 했다. 그저 개꿈이라고 생각하면 될텐데 이상하게 자꾸 신경이 쓰인다. 특히 너도 행복해지고 싶잖아. 라고 말하던 사람의 눈빛이 잊혀지지 않는다. 참. 오랜만에 듣는 단어였다. 행복.



행복해지고 싶다고 해서 행복해지는 삶이였다면, 나는 행복 만수르였을거다. 하지만 나는 행복하지도, 만수르 처럼 돈이 많은 것도 아닌 차갑고 냉정한 현실에서 나 혼자만 뒤쳐질까. 이리 치이고 저리 치여도 아등바등 보통을 유지하고자 하는 아주 평범한 사람이다. 그러니까 결론은 

나의 행복에 대해 생각할 시간 조차 없는 삶을 살고 있다는 것.




....그 사람들, 정말 오늘 꿈에도 나올까? 나오면 무슨 이야기를 해야할까. 안나오면 뭐. 그건 진짜 개꿈이겠지? 이런 저런 생각과 감정들이 얽혀 설레이는 마음 반, 두려움 반 상태로 잠에 들었다.



'왔다.'

 

잠들었구나. 어제 꿈 속에서 본 남자가, 마치 내가 오기만을 기다렸다는 듯 나를 반겼다.




'어제는 너무 감정적으로 대한 것 같아. 미안.'



'그럴 수 밖에 없었어. 자세한건 앞으로 이야기하는걸로 하자. 너. 너만 우리한테 니 얘기 하는거 찝찝할 거 아냐. 그러니까 너는 우리 이야기를 듣고, 우린 너에 대해 듣고 뭐. 일종의 거래?'



'거래는 아니고, 그냥. 대화를 나누자는 거지'


'....어떻게, 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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