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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가 모이고 모여 문장이 된다. 문장의 다리는 하늘로 뻗어 간다. 글로써 빛내고픈 나의 은하수. 그곳에 닿으려 양초 하나 들고 별다리를 짓는다. 외계는 이를 용납하지 않는다. 삿대질로 촛불을 꺼뜨리고 길의 무게로 다리를 찍어 누른다. 먹고 살기 힘든 길. 알아주지 않는 길. 정든 얼굴의 길이다.

고개를 든다. 얌전히 다리만 지을 뿐인데, 이리저리 치이면서 너무 많은 피를 쏟았다. 난간에 묻어나는 얼룩과 발밑에 고인 웅덩이를 쳐다본다. 별가루 섞인 혈흔은 푸르스름 타오른다. 나의 몸에는 약동하는 혈류로 달군 꿈의 유성이 돌아다닌다. 다져온 이정표가 속삭이기를. 부끄러운 상흔도 불빛으로 남길 것.

 

핏자국이 가슴에 퍼렇게 묻는다. 외계에서 쏟아진 운석들은 흉터를 헤집고 들어온다. 그렇게 세간의 소음을 온몸으로 나르고 다닌다. 외부의 땟국물이 흐르는 피는 내 피가 아닌데. 닦아내도 진득한 고민처럼 혈액이 말라붙는다.

구역질이 난다. 내부의 유성과 나를 감염시킨 운석이 충돌한다. 그럴 적마다 조그마한 우주를 토할 수밖에 없다. 이야기에 담아 후두둑. 오늘도 피를 쏟고 우주를 토해가며, 외계 바이러스에 차차 병들어가며, 나는 분주히 다리를 이어간다.

 

-2019.1.24

어둠을 헤매는 자에게 글로써 작은 빛줄기라도 비추어 그들이 새로운 길을 찾도록 돕고 싶다. 세간의 병든 운석이 나를 상처 입히려 해도 나만은 이 빛을 잃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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