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동안 5kg 감량에 성공했다. 이유는 별 거 아니었다. 그냥 건강검진에서 사람다운 결과를 받고 싶었다. 키 170은 나의 평생 자랑이지만 몸무게는 내 자랑이 아니었기에, 이 강박을 놔야 행복하단 걸 알면서도 무게가 늘어날수록 점점 아파오는 무릎에 더 이상 강박은 나의 최우선 문제가 아니었다.

5kg가 큰 무게인 줄 알았다. 실상은 별 거 아니었다. 얼마나 살이 쪄있으면 5kg따위가 별 게 아닌 무게가 될 수 있을까 싶다. 정말 여태 돼지가 사람인냥 한글 외고 다닌 건가 싶고... 지나가는 돼지가 웃겠다.

대학 땐 하루를 아메리카노 라지 한 잔으로 떼우던가, 극단적 식단을 먹으며 3~4시간을 뛰다 산책로에서 기절하는 것 둘 중 하나였는데 지금은 나이가 있어 그러질 못한다. 스물다섯부턴 자라는 게 아닌 늙는 과정이라는 말이 다 맞는 말이다. 이젠 한 끼 굶는 것도 힘들다. 지랄이다.

아무튼 요즘 디엠으로든 댓글로든 <낭만의 시대>의 설하를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많아 구름 위를 달리는 기분이다. 성공하는 여자의 삶을 살고 싶었다. 현실에선 힘들었기에 도피처로 찾은 게 소설이었고, 그 마저도 단계가 너무 많아 그 모든 단계를 뛰어넘어 낳은 게 '오설하'였다. 욕을 먹을 지 언정 설하는 앞으로 나날이 더 독하고 또라이가 되어 갈 예정이며, 작가의 오만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더더욱 끈질기게 살아남으려 노력하는 존재가 되어갈 것이다.

마지막으로, 글 같지도 않은 단어 몇 글자를 좋은 글이라며 칭찬해주시는 우리 독자님들께 한 마디 올리고자 한다.


여러분께서 여성을 지칭하는 언어 '그녀' 대신 '그'라는 단어에 더 이상의 불편함을 못 느껴주신 것만으로도 저는 많은 걸 이룬 사람입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홀짝홀짝 마신 술에 취해 그 흥을 주체하지 못한 나머지 이 글을 끄적이고 있지만, 요근래 단 하나의 생각을 유독 많이 합니다.

' 내가 이룩한 결과물은 서포트가 없는 한 좋은 글이 아니다. '

그 서포트, 평생 감사히 여기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알딸딸한 기분에 즉흥으로 쓴 지라 쪽팔림을 느끼는 즉시 언제든 삭제할 푸념글이지만, 그래도 저 여러분 없었으면 여기까지 못왔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여러분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부디 평화로운 밤, 새벽되십시오.


- 당신의 새벽에 소음이 없길. 강같평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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