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릴 때 난 방법에 관심이 참 많았다.


마치 방법만 익히면 성공은 따 놓은 당상이라도 되듯이 찾아 헤맸다. 그러나 방법을 안다고 해서 결과는 보장되지 않는다. 게다가 현실은 항상 변한다.


그래서 내가 내린 결론은 그런 전가의 보도 같은 방법 따윈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일이 참 안 풀릴 때는 방법에 문제가 있는 거 아닌가라고 갸우뚱할 때가 있다.


앞서 말했듯이 애써 결과를 내놓아도 딱히 성과가 보이지 않는다면 말이다. 그래서 종종 제대로 된 방법만 익힌다면 내 문제가 일거에 해결되리라는 상상(?)을 한다.


몇 년 사이 참 열심히 살았다. 언제나 정해진 일과에 따라 움직였다. 누구 말마따나 난 항상 뭔가를 하고 있다! 한편으로 내가 세상사 호기심이 있다는 방증일 터이니 나는 그런 말을 칭찬으로 여긴다. 그런데 문제는 확실한 성과가 안 보인다는 것이다.


여유가 있다면야 한껏 늘어질 수 있다. 그러나 요새 내 생활이 그렇지 못하다. 어떤 식으로든 결과를 보고 싶은 마음이 그득하다.


그러니 다시 방법을 고민하는 것이다.


이때 출발점은 냉정히 자신을 돌아보는 것이다. 결국 모든 문제는 나에게서 시작하니 말이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지난 10여 년간 뭔가를 하면서 출구를 찾고 있었다. 그런데 어딘가 부족하다고 느꼈다. 물론 현실을 탓하고픈 마음은 없다. 나는 그저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꾸려가자는 주의다. 어차피 없는 것이 갑자기 짠하고 나타날리 만부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내가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것은 부족한 토대 아닐까 싶다.


아무래도 ‘자본’이 가장 부족했다. 그럼에도 언제나 의지로 극복될 줄 낙관했다.


그래서 요새 생각이 많다.


2. 인생의 게임을 왜 잘 운영하지 못하고 있을까.


자기 객관화가 부족했다. 그럼에도 나는 언제나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살았다.


이게 문제였다.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은 좋으나 일단 덤벼들었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동원할 자원을 냉정히 따져보기보다 ‘일단 해보자’는 게 내 주의였다. 그래서 얻은 것도 많았다. 하지만 우리네 인생 공평하다. 자원, 특히 시간은 한정돼 있는데 앞뒤 안 가리고 덤벼드는 것은 승률이 낮다.


게다가 설령 게임을 완주한다하더라도 언제나 플랜 B가 없었다. 그리고 자원을 모두 소진했으니 다음 계획에 무리가 왔다. 이래저래 가진 것이 없는 사람은 뭘 해도 고생이다.


열정만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지 못한다.


내가 보기에 인생은 게임이다.


정확히 말하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투기이자, 투자이자, 도박이다. 어떻게 게임을 운영하느냐에 따라 저 셋 중 하나에 해당될 것이다.


그런데 나는 어떤 게임을 하고 있었을까. 도박이라고 부르지는 못하겠지만 투기 정도의 게임을 했었던 것 같다. 다들 말리는 대학원을 2 군데 졸업한 것 하며 사업이며 전업 투자며 일단은 해보고 후회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렇다고 내가 요행을 바라고 도전하지는 않았다는 사실을 밝히고 싶다. 언제나 그에 합당한 시간, 노력, 비용 등을 지불했었다.


다만 승률이 나빴고 기대값이 +가 아니었을 뿐이다. 결과를 따져보니 밑지는 장사였다.


생각해보면 초보가 겪는 시행착오를 했을 뿐이다.


3. 나는 인생이란 게임을 잘 하고 싶다.


누구를 위해서도 아니고 내 자신을 위해서 말이다. 그렇기에 나는 성과에 집착하는지 모르겠다.


결과가 게임의 승패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나는 몇 가지 대안을 이 글을 읽는 독자와 공유하고 싶다. 일단, 본인이 잘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 이것을 전문용어로 표현하면 ‘확률적 우위’가 있는 일을 선택해야 한다. 지금까지 경력에 비춰 잘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


괜히 엉뚱한 곳에 에너지를 낭비할 틈이 없다. 가뜩이나 나이까지 많은데 다른 곳에 열정을 불사르는 것은 어리석다. 적어도 자신이 두각을 나타내는 역량과 기량 정도는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나이 들어 좋은 점은 자기 객관화가 잘 된다는 것이다.


무엇에 관심 있고 무엇을 잘 하고 어떤 역량을 지니는지 이제 분명해졌다.


앞서 본인이 두각을 나타낼 분야가 결정된다면 다음 할 일은 때를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유리하다고 판단되면 ‘크게’ 걸어야 한다. 불리하다 판단되면 아예 걸지 않거나 ‘작게’ 걸어야 한다. 그런데 문제는 타이밍일 것이다. 누군가는 아마도 그것을 ‘운’이라고 부를 것이다.


그러나 걱정 말라. 인생이란 게임은 언제나 리듬을 타기 마련이다.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다.


파도를 타려면 리듬을 맞춰야 할 뿐이다.


내가 인생에 답이 없다고 느끼지만 희망을 갖는 이유다.


모든 것이 순환하는 이 게임에서 나에게 그 운이 오지 않으리라 생각할 수 있는가. 인내하는 자는 축복받을 것이다. 인생이란 게임은 그래서 재미있는 것 같다.


길고 짧은 것은 재바야 하니까.  











쓰고 싶은 것과 읽고 싶은 것 사이 어딘가에서 쓰는 글쓴이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주제로 교양서 한 권을 썼다. 문의 cogitoyan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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