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퍼가 아니라면, 시나리오를 읽지 마세요!


<안개섬의 재회>





시나리오 소개

이 시나리오는 크툴루의 부름(Call of Cthulhu)을 기반으로, 7판 룰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키퍼의 캐릭터와 어떤 식으로든 기존에 관계가 형성되어 있던 플레이어 캐릭터를 대상으로 한 1인 플레이 시나리오입니다. 친구사이, 연인사이, 원수사이 등 관계가 이미 형성되어 있는 캐릭터라면 누구나 본 시나리오를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플레이어에 따라 취향에 맞지 않는 요소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 시나리오는 온라인 플레이, 그중에서도 채팅 플레이를 염두에 두고 만들어졌으므로, 오프라인 플레이를 할 때에는 제한 시간 등을 적절히 조절해주시기 바랍니다. 




시나리오 간략 정보 

  • 플레이어 캐릭터의 배경: 캐릭터가 속해 있는 배경
  • 추천 플레이어 수: 1인 
  • 플레이 타임: 온라인 채팅 플레이 기준 2~3시간 
  • 플레이 난이도: 하 / 플레이어 캐릭터가 광기에 빠지거나 사망할 수 있지만 낮은 확률입니다. 롤플레이 위주의 시나리오로, 추리나 단서 조합 등의 게임적 요소는 적습니다.
  • 키퍼링 난이도: 중하 / 키퍼가 자신의 캐릭터를 운용하며 시나리오를 풀어내야 합니다. 플레이어 캐릭터와 키퍼 캐릭터 사이의 관계에 따라 시나리오에 적혀 있지 않은 방향으로 유연하게 반응해야 하지만, 본인의 캐릭터이므로 어렵지 않게 대처하실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이 시나리오는 온라인 플레이, 그중에서도 채팅 플레이를 염두에 두고 만들어졌습니다. 




시나리오의 배경

당신은 익숙한 장소에 앉아 [누군가]에 대해 생각합니다. 당신의 친구, 연인, 어쩌면 원수일지도 모르는 [누군가]가 갑작스레 실종되었다는 소식을 들은 것이 오늘로 꼭 일주일째. 

상념에 깊게 빠져 있다가 고개를 들었을 때, 당신은 주변의 풍경이 뒤바뀌어 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물살이 바위에 부딪쳐 깨어지는 낯선 소음이 들려오고, 자욱한 안개 너머에서 어딘지 익숙한 사람의 그림자가 보입니다. 당신이 알고 있는 사람의 그림자. 



시작하기 전에 

이 시나리오는 1인 탐사자 전용 시나리오입니다. 키퍼가 캐릭터 한 명을, 플레이어가 탐사자 한 명을 운용하며 두 캐릭터가 어떤 관계를 맺었느냐에 따라 다양한 변수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시나리오의 배경은 현대처럼 쓰여져 있지만, 현대로 한정되어 있지 않으므로 필요에 따라 시나리오의 요소들을 변형하여 사용해 주세요. 시작하기 전에 키퍼는 KPC의 능력치가 기입된 프로필을 작성해 두세요. 단, KPC의 이성 수치는 ‘65’로 고정됩니다.

KPC와 PC 캐릭터는 안개섬에서 정신을 차렸을 때 평소 입는 옷을 입고 있지만 소지품은 아무것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안개섬의 재회.zip

*시나리오 내 삽입된 이미지 파일입니다. 

(2021.02.06일자로 시나리오 맵 이미지가 

일괄 기가지니님(@gigagenie_commi) 커미션 이미지로 재등록되었습니다.

멋진 맵 감사합니다!) 



시나리오

당신은 익숙한 장소에 앉아 [누군가]에 대해 생각합니다. 당신의 친구, 연인, 어쩌면 원수일지도 모르는 [누군가]가 갑작스레 실종되었다는 소식을 들은 것이 오늘로 꼭 일주일째. 

상념에 깊게 빠져 있다가 고개를 들었을 때, 당신은 주변의 풍경이 뒤바뀌어 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물살이 바위에 부딪쳐 깨어지는 낯선 소음이 들려오고, 자욱한 안개 너머에서 어딘지 익숙한 사람의 그림자가 보입니다. 당신이 알고 있는 사람의 그림자. 


시나리오의 비밀과 플레이에 대한 조언

키퍼의 캐릭터(이하 KPC)는 이미 불행한 사건에 휩쓸려 목숨을 잃은 상태이며, 안개섬에서 머무르는 동안 기억을 빼앗겨 플레이어의 캐릭터(이하 PC)를 기억하지 못하는 상태입니다. 안개섬은 생과 사의 경계에 놓인 다른 차원의 장소이며, KPC는 형언할 수 없는 사건에 휘말려 목숨을 잃고 의식은 이곳에 떨어졌습니다.

 

안개섬은 KPC와 같이 비현실적으로 목숨을 잃은 죽은 자들이 기억을 잃고 영원히 헤매는 죽은 자들의 섬입니다. KPC는 자신이 죽은 사람이라는 것조차 기억하지 못하고 있으므로, 단서가 모이기 전에는 자신이 죽었다는 것을 PC에게 발설할 수 없습니다. 

 

KPC는 안개섬에 일주일 동안 갇혀 있었으며, 생전의 기억을 모두 잊어버렸습니다. 그러나 PC와 동행하며 섬을 탐사하는 동안 PC의 생기를 흡수해 생전에 PC와 나누었던 관계성에 대해 조금씩 기억을 되찾게 됩니다. KPC는 PC와의 관계성에 따라 PC를 안개섬에서 탈출하도록 도울 수도, 반대로 PC를 수렁으로 끌어들여 위기에 처하게 할 수도 있습니다. 

 

섬 안에는 KPC는 만질 수 없는 물건이 존재하고, 반대로 PC는 할 수 없는 행동도 있습니다. 기억을 조금 되찾고 섬의 비밀을 풀기 전까지 PC와 KPC는 서로 협력해 나가야 합니다. 만져서는 안 되는 물건을 만진 KPC는 몸에서 자욱한 안개가 불길하게 피어오르며, 그 상태가 계속되면 소멸하고 맙니다. 

기억을 되찾지 못하고 소멸한 KPC는 현실 세계에서 영영 장례를 치르지 못하게 됩니다. 이것은 안개섬 주민으로서 가장 나쁜 결말입니다. 하지만 관계에 따라 KPC는 이 결말을 스스로 선택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이 시나리오는 제한 시간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제한 시간이 없습니다. PC와 KPC가 만나 많은 대화를 나누는 것이 시나리오의 목적 중 하나이므로, 섬의 동서남북을 이동할 때 많은 이야기를 나누세요. KPC와 PC 사이에 대화가 많을수록 KPC가 기억을 되찾아가는 과정이 자연스럽게 보일 것입니다. 

 






0. [도입-재회] 


PC는 익숙한 장소에 앉아 [누군가─KPC]에 대해 생각합니다. 당신의 친구, 연인, 어쩌면 원수일지도 모르는 [누군가]가 갑작스레 실종되었다는 소식을 들은 것이 오늘로 꼭 일주일째. 

 

상념에 깊게 빠져 있다가 고개를 들었을 때, PC는 주변의 풍경이 뒤바뀌어 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물살이 바위에 부딪혀 깨어지는 낯선 소음이 들려오고, 주변에는 온통 안개가 자욱합니다. 

있을 수 없는 일을 겪은 PC는 이성 판정을 해 0/1d2의 SAN을 잃습니다. 

 

가까스로 정신을 차리고 주변을 둘러보면, PC는 자신이 서 있는 곳이 조악한 선착장과 같은 공간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선착장이라고 해도 제대로 된 정박 시설은 없습니다. 다만 조각배를 매어둘 만한 말뚝이 꽂혀 있을 뿐입니다.

주변에는 온통 안개가 자욱하고 한밤중인 듯 볕이 들지 않아 캄캄합니다. 돌로 만들어진 조악한 가로등 같은 것이 드문드문 늘어서 있어 주변을 분간할 수 있습니다. 

 

PC가 주변을 돌아볼 즈음, 짙은 안개 속에서 누군가의 그림자가 천천히 다가옵니다. 

 

관찰력 혹은 듣기 판정 성공 시 :: 

PC가 ‘관찰력’이나 ‘듣기’ 등의 판정에 성공하면, PC와 KPC가 얼마나 가까운 관계였느냐에 따라 PC는 다가오는 그림자가 KPC라는 것을 알 수 있게 됩니다. 눈어림이나 발소리로 서로를 알아챌 만큼 가까운 사이가 아니라면 판정에 성공할 경우에도 다가오는 그림자가 사람의 것이라는 것 이상은 알 수 없습니다. 

 

관찰력 혹은 듣기 판정 실패 시 :: 

PC는 이 어딘지 모를 섬에서 갑자기 야생 동물이 튀어나오기라도 하는 건 아닌지 문득 불안감을 느낍니다. 하지만 곧 다가오는 그림자가 확실히 사람의 것이라는 걸 알게 됩니다. 

 

만약 PC가 다가오는 그림자를 위험한 상대로 인식하고 도주로를 찾으면, ‘관찰력’판정에 따라 주변에 달아날 곳은 없어 보이며, 유일하게 물과 면하지 않은 도주로에서 그림자가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마침내 다가오는 그림자가 모습을 드러냈을 때, PC는 그것이 자신과 관계있는 [누군가], 즉 KPC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KPC는 기억을 잃고 있기 때문에 캐릭터의 원래 성격과 무관하게 초반에는 생기 없고 인형 같은 반응을 보입니다. 

 

PC가 아는 척을 해도 KPC는 PC를 알아보지 못하고, 자신의 이름도 기억하지 못합니다. PC가 KPC에 대해 질문을 하면 ‘기억이 나지 않는다’ ‘당신이 누군지 모른다’ ‘내가 왜 여기에 있는지도 모른다’는 대답만을 할 뿐입니다. 

 

기억이 없는 KPC는 말이 많지 않고, 자아가 흐릿한 듯 PC의 말에 따르는 편이지만, PC가 앞길을 헤매거나 어쩔 줄 몰라한다면 간단한 질문을 하거나 멋대로 움직여 시나리오의 진행을 유도할 수 있습니다. 안개섬의 망령들은 자신의 기억에 대한 욕망을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으므로, 자신에 대해 PC 캐릭터에게 질문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밖에 PC가 KPC에게 자신과의 관계나 생전의 기억에 대해 말해 준다면, 그것이 거짓이든 아니든 KPC의 말을 받아들여 그렇다고 인식할 수 있습니다. 

 

키퍼는 이제부터 KPC를 적절하게 조종하거나 PC를 따르게 해, 함께 섬을 탐색해 나가야 합니다. 

 

KPC는 기억을 잃어 섬을 나가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하는 상태이므로, 초반에는 조사에 크게 협조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난이도를 조절하고 싶을 경우나 상황에 따라 조사에 필요한 판정을 함께 시도해도 좋습니다. 





1.[섬의 서쪽-선착장]



PC와 KPC가 주변을 돌아보면 수심을 짐작할 수 없는 검은 물이 넘실거리고 물과 돌로 된 땅의 일부분이 맞닿아 있습니다. 바위섬의 끝자락에는 배를 매어두기 위한 말뚝이 박혀 있고 돌로 된 가로등이 띄엄띄엄 박혀 있어 주변을 흐리게 밝히고 있습니다. 가로등이 있다고는 하나 전기로 돌아가고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KPC가 걸어 나온 장소는 방풍림과 같은 소규모의 숲으로 보이며, 그나마 길처럼 보이는 것이 방풍림 너머로 이어져 있습니다. 


 

처음에 섬의 서쪽에서는 그다지 볼 것이 없습니다. KPC에게 이곳에 대해 물으면 ‘선착장’이라고 대답하며, 배에 대해 물으면 ‘배는 있었던 적이 없다’고 대답합니다. 

 

KP정보 :: 

사실 안개섬을 나갈 수 있는 배는 처음부터 말뚝에 묶여 있는 상태입니다. 그러나 안개섬 주민인 죽은 자와 함께 있으면 산 사람도 배를 발견할 수 없게 되어 있기 때문에, PC의 눈에는 선착장에 매여 있는 배가 보이지 않습니다. 이것은 안개섬 주민이 섬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기 위해 섬에 걸려 있는 저주의 일종입니다. 



[선착장]

PC가 처음 위치해 있던 장소입니다. 돌로 된 바닥에 나무 말뚝이 박혀 있습니다. 말뚝은 힘으로 뽑으려 해도 뽑히지 않으며, 파괴되지 않습니다. 

 

관찰력 판정 성공 시 :: 

PC가 말뚝을 보고 ‘관찰력’ 판정에 성공하면 바위 땅에 단단히 박혀 있는 말뚝에 배를 묶어놓았을 법한 밧줄 자국이 얕게 패여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하지만 주변을 아무리 찾아봐도 배나 밧줄은 보이지 않습니다. 

 

관찰력 판정 실패 시 :: 

말뚝은 어떻게 된 구조인지는 몰라도, 바위 땅에 아주 단단히 박혀 있는 것 같습니다. 주변을 아무리 찾아봐도 말뚝에 매여 있을 만한 것은 보이지 않습니다. 

 

섬의 저주로 인해 PC는 배를 인지할 수 없는 상태이며, 보이지 않는 것을 만져서 찾아내는 일도 불가능합니다.

 

KPC는 말뚝의 근처에 다가오지 않습니다. 선착장의 배는 KPC가 손댈 수 없는 섬의 여러 가지 물건 중 하나입니다. KPC는 말뚝 근처에만 와도 몸에서 희뿌연 안개를 뿜어내고, 이것을 무시하고 계속 접촉할 경우 소멸되고 맙니다. 



[물]

[물]

선착장 주변에는 검은 물길이 일렁이며 때때로 바위에 부딪쳐 파도를 만듭니다. 주변은 언뜻 바다처럼 보입니다. 

 

PC가 이 환경에 관심을 가진다면 ‘자연’이나 ‘생존술-바다’ 혹은 물과 관련된 기능으로 판정합니다. 판정에 성공할 경우, 섬 주변의 물은 해수가 아닌 담수, 즉 민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PC가 물을 직접 맛보는 경우에도 판정 없이 이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물의 수심은 매우 깊으며, 헤엄치거나 잠수하여 섬을 벗어날 수는 없습니다. 물 안에는 맨몸으로 들어오는 것들을 잡아 삼키는 정체불명의 괴수가 살고 있습니다.  이 괴물은 얼굴처럼 보이는 것 없이, 마치 대왕오징어를 연상시키는 거대한 촉수의 뭉치처럼 보입니다. 누군가 안개섬 주변을 헤엄친다면 괴물은 물 속에서 촉수를 뻗어올려 희생자를 잡아챌 것입니다. 

 

<물 속의 괴물>

근력 85 건강 50 크기 80

민첩성 70 정신력 50 체력: 13

이동력: 10

라운드당 공격 횟수: 1

근접전 50% (25/10), 피해: 2D6

기능: 생명체 감지 90% 

목격 시 이성 상실 1D4/1d10



[방풍림]

숲이라기에는 소규모로, 나무들이 심어져 있는 장소입니다. 섬의 서쪽에서 북쪽으로 가는 길을 둘러싸고 있습니다. 방풍림 내부에서 생명체나 음식을 찾아보려 해도 동물이나 과일이 열린 나무를 찾을 수는 없습니다. 

 

PC가 이 환경에 관심을 가질 경우 ‘자연’이나 ‘생존술-숲’, ‘식물학’ 등으로 판정합니다. 성공할 경우 이 섬의 나무들이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 품종이라는 것을 눈치챕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탐사자는 0/1d3의 SAN을 잃습니다. 

 

이러한 환경에 관심을 가지지 않더라도, 방풍림을 통과하는 PC는 관찰력 판정을 합니다. 

 

관찰력 판정 성공 시 :: 

PC는 가장 가까이 있는 나무에 적힌 어떤 메시지를 발견합니다. 나무에 날카로운 것으로 새긴 글자가 있습니다. 그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배를 타고 섬을 떠나야 한다. 해가 뜨면, 영영 돌아갈 수 없게 된다’

 

관찰력 판정 실패 시 :: 

인형처럼 멍하니 걷던 KPC가 문득 어떤 나무 앞에서 멈춰 섭니다. KPC의 시선 끝에는 누군가 나무에 인위적으로 새겨 놓은 문장이 있습니다. 그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배를 타고 섬을 떠나야 한다. 해가 뜨면, 영영 돌아갈 수 없게 된다’

 

 

PC 혹은 KPC가 발견한 이 문장은 안개섬에 오래 있으면 산 사람 역시 돌아갈 수 없게 된다는 것을 이야기하는 경고입니다.

 

방풍림 너머에는 숲 북쪽으로 향하는 외길이 있습니다. PC를 자연스럽게 마을 북쪽으로 유도하는 길입니다.

PC는 이 길을 따라 섬의 서쪽-북쪽-동쪽-남쪽을 돌아 다시 서쪽 선착장으로 돌아오는 루트를 걷습니다.

 



[방풍림 너머의 길]

길을 따라 섬을 걸어가면 섬의 북쪽으로 향하게 됩니다. 주변은 조용합니다.

 

RP구간 

이동 중에 PC와 대화를 나누세요. PC가 KPC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기억을 되찾아주려 할 수록 KPC의 기억은 빨리 돌아오고, 말투나 행동거지도 점차 생기있어질 것입니다.

현 시점에서 KPC의 머리에 떠오르는 의문은 대체로 자기 자신에 대한 것입니다.

 

“내 이름이 OO라고?”

“난 왜 이런 곳에 있는 거지?”

“나는 어떤 사람이었지?”

 

PC가 KPC의 인형 같은 물음에 성의껏 대답을 해 준다고 해도 KPC는 여전히 자신에 대한 기억조차 희미한 듯한 반응입니다. 하지만 처음 만났을 때보다는 인형 같던 얼굴에 아주 조금이나마 표정이 돌아온 것도 같습니다. 

 

안개섬의 주민들은 기본적으로 자신의 기억을 되찾고자 하는 열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것은 KPC도 무의식중에 가지고 있는 열망입니다. 



2. [섬의 북쪽-마을]


선착장을 벗어나 방풍림을 넘어 길을 따라 걷던 KPC와 PC는 오래지 않아 먼발치에 있는 작은 마을을 발견합니다. 마을이라고는 해도 시골에나 있을 법한 작은 집이 대여섯 채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멀리 마을에는 유독 희뿌연 안개가 짙게 끼어 있는 듯합니다. 

 

이 장소에 대해 물으면, KPC는 ‘여기 있는 사람들이 모여 지내는 장소’라고 대답합니다. 마을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있지는 않습니다. 

 

PC가 먼발치에서 마을을 자세히 관찰하려 하면 관찰력 판정입니다. 판정을 시도해 성공하면, 안개가 뿌옇게 낀 마을에 다른 사람의 그림자들이 서성이고 있다는 것을 파악합니다. 

 

KP정보:: 

이곳은 죽은 자들의 마을로, KPC와 같이 변사한 채 영혼이 이세계로 휩쓸려 날아온 사람들이 기억을 잃고 끊임없이 헤매이는 장소입니다. 이곳은 산 사람에게는 매우 위험합니다.

다만 KPC는 아직 이곳의 주민이 되지 않았습니다. 안개섬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만약 KPC와 PC가 함께 위기에 처하게 된다면, 두 사람은 합심하여 달아날 수 있을 것입니다. 

 

길은 마을로 향하는 것과 섬 동쪽으로 향하는 두 갈래로 나뉘어, PC는 가야 할 길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마을로 향하는 길]

PC가 마을에 가까이 다가가려 하면 아이디어(지능) 판정을 합니다. 


지능 판정 성공 시 :: 

판정에 성공할 경우, PC는 이 마을이 자신에게는 무척 위험한 장소라는 직감을 얻습니다. 

 

지능 판정 실패 시 :: 

PC는 특별히 어떤 위험도 느끼지 못합니다. 

 

PC의 지능 판정과 함께 KPC는 이성 판정을 합니다. KPC의 이성은 65로 고정되어 있습니다. KPC가 이성 판정에 성공할 경우, 생전 PC와의 관계에 따라 ‘이 마을은 외부인을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혹은 ‘이 마을은 네게는 위험할지도 모른다’는 직간접적 경고를 할 수 있습니다. 실패할 경우 아무 조언도 할 수 없습니다. 

 

마을로 진입하면 마을 어귀에 서성이는 네 사람의 그림자를 볼 수 있습니다. 네 사람은 무언가 끊임없이 말하고 있습니다. 자기들의 대화에 몰두한 모양새라, 주변을 살피지 않고 있습니다. ‘듣기’ 판정에 성공하면 안개섬 주민들의 대화를 엿들을 수 있습니다. 

 

듣기 판정 성공 시 :: 

주민들이 나누는 대화가 들려옵니다. 그 목소리는 어딘지 흐릿하고 기괴하게 뒤틀린 듯합니다. 

 

“이방인에게서 빼앗자.”

“제물로 바치자.”

“그들을 삼키면 기억이 돌아오겠지.”

“죽이고 빼앗자.”

 

듣기 판정 실패 시 :: 

주민들이 나누는 대화가 뜨문뜨문 들려옵니다. 그 목소리는 어딘지 흐릿하고 기괴하게 뒤틀린 듯합니다. 

 

“이방인…….”

“…제물로…….”

“……기억…….”

“……빼앗자.”

 

KP정보 :: 

이들이 말하는 이방인이란 수명이 남아있는 채로 안개섬에 들어온 PC입니다. 죽은 자들은 산 사람의 생기를 흡수해 기억을 되찾을 수 있기 때문에, PC가 마을에 진입할 경우 안개섬의 주민들이 PC를 공격해 옵니다.

 

<안개섬의 오래 된 주민들>

근력 45 건강 X 크기 65

민첩성 60 정신력 65 체력: X

이동력: 6

라운드당 공격 횟수: 1

근접전 50% (25/10), 피해: 1D2

회피하지 않음

특수능력: 공격해 오는 안개섬의 주민들에게 붙잡히면 정신력 대항 판정을 합니다. 패배할 때마다 이성 1D10을 잃습니다. 정신력 대항 판정에서 PC가 성공하면 안개섬의 주민은 온 몸에서 안개를 자욱하게 내뿜고 소멸합니다. 안개섬의 주민을 한 명 소멸시키면 다른 안개섬의 주민들은 1d3턴간 공황에 빠져 공격을 멈춥니다. 

공격해 오는 안개섬의 주민과 맞닥뜨릴 경우 이성 상실 1/1D2

안개섬의 주민-망령의 소멸을 목격할 경우 이성 상실 1/1D4



안개섬의 주민들에게 붙잡혀 이성을 상실하고 광기에 걸리거나, 체력이 다해 사망할 경우 PC 역시 현실에서 감쪽같이 모습이 사라진 채 실종되며, 안개섬 주민들의 제물이 되어 생을 마감합니다. 

PC가 광기에 빠질 경우에도 KPC는 공격받지 않기 때문에, ‘정신 분석’을 통해 PC를 구해낼 수도 있습니다. 

후에 KPC가 기억을 모두 되찾았을 때, 캐릭터 간 관계에 따라 KPC는 PC를 일부러 마을로 유도해 제물로 삼을 수 있습니다.

 

일단 마을로 들어간 PC가 무사히 빠져나오기 위해서는 달려드는 섬의 주민들을 무찌르거나 달아나야 합니다. 섬의 주민들은 KPC는 공격하지 않습니다. 그들과 같은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안개섬의 망령들에게 접근할 때, KPC가 혼자서 그들에게 접근한다면 극단적인 전투상황은 일어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만약 어떠한 경로로 PC가 망령들은 만질 수 없는 물건, 즉 '눈' 이나 '일기장' 등의 물건을 소지하고 있을 경우, 망령들과 전투할 때 난이도가 대폭 낮아질 수 있습니다. 

 

 


[마을의 집]

망령들을 물리치거나 '은밀행동' 기능 등으로 마을 안에 잠입하는 데 성공하면, 마을 안의 집들을 둘러볼 수 있습니다.

마을의 집들은 단층이거나 고작 복층인 석조 건물로, 그 내부는 기묘하게도 완전하게 텅 비어 있습니다. 가구나 식료품, 식기 등 사람이 일반적으로 삶을 영위하는 데 필요한 것은 어떤 것도 들어 있지 않습니다. 

 

마을 내부에서 시간을 허비한다면 망령들이 점점 모여들고, PC는 다시 위험에 처할 것입니다. 



[섬 동쪽으로 향하는 길]

 

RP구간

마을에서 달아나거나 마을에 접근하지 않고 섬 동쪽으로 향해 걸으면 숲에 가까워집니다. 마을에 들르지 않고 무사히 안전한 길을 선택했다면, 섬 동쪽으로 향하는 동안 캐릭터들이 많은 대화를 나누게 하세요. 

 

KPC는 이제 자기 자신뿐 아니라 PC에 대해, 그리고 자신과 PC의 관계성에 대해서도 궁금증을 가질 것입니다. 

 

“너는 어떤 사람이지?”

“너와 나는 어떤 관계였지?”

“(KPC와의 어떤 추억)하는 기억이 떠올라. 이건 정말 있었던 일이야?”

 

위와 같이, 섬의 북쪽을 통과할 즈음에 KPC는 몇몇 기억을 떠올렸을 수 있습니다. PC와 있었던 가장 중요한 추억이나, PC에 대해 평소에 자주 느꼈던 감정의 변화가 일어나며, 말투나 행동거지가 선착장에서 보았을 때보다 생전에 가까워집니다. 

 




3. [섬의 동쪽-오두막이 있는 숲]


섬의 동쪽으로 향하면 안개가 끼어 있는 숲이 보입니다. 섬 서쪽의 방풍림이 그저 나무 몇 그루가 심어져 있는 수준이었다면, 이곳은 키 큰 나무가 빼곡하게 자리하고 있는 숲입니다. 마을보다는 안개가 옅지만 숲 안쪽은 가지가 무성해 잘 보이지 않습니다.




숲 안으로 걸어들어가면 동물이나 먹을 수 있는 식물 같은 것은 보이지 않습니다. 나무들은 지구에 없는 종류의 것이고, 이것을 이 섬에 온 이래 처음으로 깨닫는다면 PC는 0/1d3의 이성을 상실합니다. 

숲 가운데에는 오두막이 한 채 있습니다. 오두막의 문은 잠겨 있지 않으며, ‘듣기’나 ‘관찰력’ 판정에 성공하면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오두막은 꽤 오래 사람이 살지 않은 듯 황폐한 분위기지만 벽이나 문은 그다지 삭아 있지 않습니다. 

 

오두막 안으로 들어가면 안은 좁고 휑합니다. 낡고 더러운 책상과 걸상, 그리고 짚을 넣어 만든 구식 침대 같은 것이 좁은 집 안에 놓여 있습니다. 






[책걸상]

낡은 책걸상. 책상 위에는 일기장이 놓여 있습니다.

일기장을 펼치면 휘갈겨 쓴 악필이 있습니다. 모르는 언어라고 생각했지만, '모국어'기능 판정에 성공하면 내용을 읽을 수 있게 됩니다. 

 

모국어 판정 성공 시 :: 

일기장에는 이런 내용이 적혀 있습니다. 

 

이 섬을 조사한 지 사흘째. 나와 같은 누군가가 섬을 헤매게 될 때를 대비해 이 메시지를 남긴다. 서둘러야 한다. 이 섬에 오래 있으면 수명을 빼앗기고 만다. 

들어온 곳으로 나가야 한다. 남쪽에 ‘눈’을 뱃삯으로 남겨 두었다. 

뱃삯이 없으면 배는 나아가지 않는다.

해가 뜨기 전에 이곳을 벗어나라. 섬의 망령들에게 쫓기지 마라. 

붙잡히면 기억을 빼앗기게 된다. 그들을 없애버릴 수도 있지만, 그건 너무 위험한 일이다.

나는 이미 너무 오래 있었다. 곧바로 이곳을 떠날 것이다.  

 

모국어 판정 실패 시 :: 

만약 기능 판정에 실패하면, 전문을 해석하지 못하고 일부분만 해석하게 됩니다. 

 

이 섬을 ... ... 째. 나와 같은... ... 가 섬을 헤매... ... 메시지를 남긴다. 서둘러야 한다. 이 섬에 오래 ... ... 명을 빼앗... ...다. 

들어온 곳으... ... 다. 남쪽에 ‘눈’을 뱃... ... 두었 ... 없으면 ...는 나아가지 않는다.

해가 뜨기 전에 ... ...라. 섬의 망... ... 마라. ... ...을 빼앗기게 된다. ... ...없애버릴 수도 있지만, ... ...... ...한 일이다.

나는 이미 너무 오래 있었다. 곧바로 이곳을 떠날 것이다.  

 

 

KP정보 :: 

이 힌트는 과거에 안개섬을 조사하고 탈출한 신비한 탐험가가 남기고 간 것입니다. 탐험가는 사흘간 섬을 탐색하고 이곳이 위험한 장소라는 것을 깨달아 탈출하면서, 자신과 같이 우연히 섬에 들어온 사람을 돕기 위해 배를 움직이는 데에 필요한 '뱃삯'인 '눈'아이템을 섬 남쪽에 남겨두었습니다. 

 

이 일기장에 KPC는 손을 댈 수 없습니다. KPC는 일기장에 불길한 기분을 느끼며, 일기장에 가까이 오면 몸에서는 안개가 흘러나옵니다. 그 상태를 방치하면 소멸합니다. 손댈 수 없기 때문에 일기장의 내용을 볼 수도 없지만, PC가 말해 준다면 알게 될 것입니다. 

 

만약 KPC가 일기장에 느끼는 불안감을 PC에게 말해줄 경우, PC는 지능 다이스를 굴립니다. 지능 다이스에 성공할 경우, 자신은 일기장에서 불길함을 전혀 느끼지 못한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구식 침대]

짚을 넣은 낡은 구식 침대입니다. 특별한 쓸모는 없을 것입니다. 



[남쪽으로 가는 길]

집에서 단서를 모두 얻고 집 주변을 살피면 섬 남쪽으로 향하는 길이 보입니다. 지금까지 PC와 동행하며 자신도 모르는 사이 생명력을 흡수한 KPC는, 숲을 걸으며 기억아 선명하게 돌아옵니다. 불현듯 정신을 차리듯 PC와의 관계나 공유한 추억을 기억해 냅니다. 하지만 자신이 어째서 여기에 있는지, 어떻게 죽었는지는 여전히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이 시점에서 KPC는 PC와의 관계에 따라 행동을 달리할 수 있습니다. PC와 생전에 가까운 관계였다면, 지금까지 모인 정보에 따라, 그리고 직감에 따라 이곳이 PC에게 위험한 장소라는 생각하에 PC의 탈출을 지원할 수 있습니다. 또는 스스로를 산 사람으로 착각하고 배를 찾아 섬을 떠난다는 목적을 PC와 공유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PC에게 적대감을 느끼고 PC에게 위험한 북쪽, 안개섬 주민들의 마을로 PC를 유인할 수도 있습니다.

 

PC와 KPC 간의 의견차가 심화되면 ‘말재주’ 관련 기능으로 판정하여 결정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섬의 동쪽까지 온 상태에서 하늘을 올려보며 시간을 짐작하면, 아직 해가 뜨지는 않았지만 아침이 밝기까지 얼마 남지 않은 듯한 느낌의 미명이 주변을 뒤덮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세요. 섬을 한 바퀴 돌 즈음이 해가 떠오를 시간입니다. 

 

섬 안의 안개는 여전히 자욱합니다. 



4. [섬의 남쪽-거대한 오벨리스크]


섬의 남쪽으로 접어들수록 나무들이 가물어지고 황폐한 바위로 된 땅이 드러납니다. 안개가 자욱하고 어두운 가운데 먼발치에는 커다란 건축물의 그림자가 우뚝 서 있는 것이 보입니다. 

 

조금 더 다가가면 그것이 오벨리스크의 그림자라는 것을 알아볼 수 있게 됩니다. 

오벨리스크는 섬 남쪽의 가운데에 위치하고 있으며, 오벨리스크에 가까이 다가갈수록 주변에 무릎 높이 정도의 비석들이 주변에 아무렇게나 꽂혀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오벨리스크]

높이 5M의 커다란 오벨리스크입니다. 

KPC는 이것에 가까이 다가올 수 없으며 오벨리스크의 문자도 읽을 수 없습니다.

 

오벨리스크에는 누군가들의 이름이 빼곡히 적혀있습니다. 이 이름들은 흐르는 것처럼 천천히 오벨리스크의 표면에서 나타났다 사라졌다 하며 움직입니다. 

오벨리스크의 눈높이 즈음에는 이 건축물의 이름표가 붙어 있습니다. 

 

<죽은 자들의 묘비>

 

오벨리스크를 바라본 PC는 관찰력 판정을 합니다. 


관찰력 판정 성공 시 :: 

PC는 흐르는 이름들 사이에서 자신이 아는 이름, 즉 KPC의 이름을 찾아냅니다. 그리고 마치 우연처럼, 나타났다 사라졌다 하는 KPC의 이름 아래에 목걸이처럼 걸려 있는 이상한 물건을 발견합니다.

지름 8cm크기의 동그랗고 납작한 유리알이 다 삭아 가는 끈에 꿰인 채 장신구처럼 오벨리스크에 걸려 있는 것입니다. 

 

관찰력 판정 실패 시 :: 

PC는 나타났다 사라졌다 하는 이름들 아래에  목걸이처럼 걸려 있는 이상한 물건을 발견합니다.

지름 8cm크기의 동그랗고 납작한 유리알이 다 삭아 가는 끈에 꿰인 채  장신구처럼 오벨리스크에 걸려 있는 것입니다. 

 

PC가 오벨리스크에 걸린 유리알을 집어들면 유리알에 꿰여 있던 끈이 파스스 삭아 끊어집니다. 유리알을 집어든 PC가 이것을 자세히 살피면 판정 없이 아래 정보가 주어집니다. 알아채지 못하거나 살피려 하지 않는다면 지능 판정을 합니다. 

 

지능 판정 성공 시 ::  

PC는 이 렌즈에 특이한 속성이 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렌즈의 한쪽 면으로 보면 평범한 유리나 안경알처럼 맞은편이 넘겨다보이지만, 렌즈를 뒤집으면 거울과 같이 자신의 모습이 비칩니다. 

 

지능 판정 실패 시 :: 

PC는 아무 생각 없이 렌즈 같은 것을 바라보다가, 그것의 한쪽 면에 자신의 얼굴이 비친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렌즈의 한쪽 면으로 보면 평범한 유리나 안경알처럼 맞은편이 넘겨다보이지만, 렌즈를 뒤집으면 거울과 같이 자신의 모습이 비치고 있습니다. 이 렌즈엔 특이한 속성이 있는 것 같아요.

 

이것을 이용해 사물을 봤을 때, 투과하는 면으로 KPC를 본 PC는 KPC의 머리 위에 숫자 0이 그려져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반면 거울면으로 스스로를 보았을 때, PC는 자신의 머리 위에 빼곡한 숫자가 적혀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KP정보 ::

이것은 남은 수명이 초단위로 적혀 있는 것으로, KPC가 이미 사망하여 없는 존재임을 간접적으로 암시합니다. 

 

이 물건은 ‘눈’ 이라고 불리는 것으로, 배를 움직이게 하기 위해 필수적인 뱃삯입니다. 이 섬을 이전에 탐사한 신비로운 탐사자가 이후에 흘러들어오게 될 생존자를 위해 남겨놓은 것으로 KPC는 여기에 손댈 수 없습니다. 

 

‘눈’ 아이템은 PC가 보기에는 마치 안경의 렌즈처럼 보입니다. PC가 만약 이 물건의 소재에 대해 관심을 가진다면 ‘자연’ 기능을 사용합니다. PC는 이것이 어떤 재질인지 분석해낼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 0/1d2의 이성을 상실합니다.

 

KPC는 ‘눈’을 만지지 못하며, 일기장과 같이 그 유리알에서 불길함을 느낍니다. PC가 KPC에게 거울면을 보여주려 해도 KPC에게는 거울면에 비쳐야 할 자신의 모습이 보이지 않습니다. 이미 죽은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주변의 비석들]

오벨리스크 주변에 꽂혀 있는 낮은 비석들입니다. PC 캐릭터가 오벨리스크를 살펴보는 동안 KPC가 이곳을 조사하고 PC 캐릭터에게 내용을 알려줄 수 있습니다. 

 

비석들에는 이름이 하나도 적혀 있지 않으며 사인만이 적혀 있습니다. 사인에 대해 읽어보려 하면 다음과 같이 기묘한 사건에 연루된 것뿐입니다. 그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산행 중 니오그타의 동굴에 빨려들어가 제물로 삼아지다.

고등 쇼고스에게 속아 발끝부터 잡아먹히다.

차원의 틈새에 떨어져 돌아가는 길과 남은 수명을 모두 잃다.

이그를 섬기는 뱀 인간의 저주에 걸려 혼과 살이 바쳐지다.

 

비석의 이 내용을 읽어버린 탐사자는 상식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말들에 충격을 받고 0/1d2의 이성을 상실합니다. 하지만 KPC는 이성을 잃지 않습니다. KPC는 이 비석의 내용을 보았을 때 지능 다이스를 굴립니다. 판정에 성공하면 자신이 죽은 존재일지도 모른다는 것을 짐작하게 됩니다.

 

KP정보 ::

안개섬은 기이한 사건에 휘말려 목숨을 잃는 자들이 모이는 곳으로, 이 비석들은 안개섬을 떠도는 망령들의 것입니다. 안개섬에 있는 망령들은 모두 초자연적인 현상에 휘말려 목숨을 잃은 존재들이며, 비석 아래에도 유골은 있지 않습니다. 


KPC 역시 오컬트적 사건에 휘말려 목숨을 잃었습니다. KPC는 이제 이것을 깨달았고, 죽음 당시의 기억은 없지만 자신이 죽은 존재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KPC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합니다. 

 

하늘을 보면 해가 뜨기 직전인 듯 어두웠던 주변이 희미하게 밝아진 것을 깨닫습니다. 시간이 별로 없다는 것을 상기시키며 섬의 남쪽에서 섬의 서쪽으로 한 바퀴를 돌아 움직입니다.




5. [섬의 서쪽-선착장으로 돌아옴]


섬의 남쪽에서 한 바퀴를 돌아 섬의 서쪽으로 돌아옵니다. 그러나 KPC와 PC가 동행하는 상태라면 여전히 배는 보이지 않습니다. 

KPC는 자신에 대한 기억을 대부분 되찾았지만 죽은 자가 함께 있으면 배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에 대해서는 모르기 때문에 원인을 찾을 수 없습니다. 

때문에 PC가 KPC를 두고 가야 한다는 생각에 다다르지 못할 경우, KPC가 먼저 움직여 시나리오의 진행을 돕습니다.

 

KPC는 성격에 따라 무언가 놓친 것이 있을지 모른다, 잠시 누군가 가까이 다가오지 않았는지 살펴보겠다 등의 이유를 대며 오벨리스크가 있는 섬 남쪽, 혹은 방풍림 쪽으로 혼자 움직일 수 있습니다. 

 

KPC가 주변에서 어느 정도 떨어진 순간 PC는 선착장에 갑자기 나타난 배를 보게 됩니다. 그리고 KPC가 돌아왔을 때 분명 눈에 보였던 배가 다시 사라지는 것을 목격하며 섬에서 나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깨닫게 됩니다. KPC와 PC는 합의나 설득, 때로는 싸움을 통해 결말에 다다릅니다. 

 

KPC가 배에 오르기 위해서는 뱃삯인 유리알, '눈'아이템을 가지고 선착장에 혼자 서 있어야 합니다. KPC가 PC 캐릭터의 곁에서 떠나, 서로 볼 수 없을 만한 거리까지 멀어지면 PC 캐릭터는 갑작스럽게 선착장에 나타난 조각배를 보게 될 것입니다. 그 배는 언제나 거기에 있었던 것처럼 말뚝에 밧줄로 매인 채 떠 있습니다. 

 

PC와 KPC 간의 관계에 따라 PC와 KPC 간 갈등이 심화될 수 있습니다. 그 경우 KPC가 기능 외에 사용할 수 있는 한 가지 주문이 있습니다. 

 

자기희생

비용: 마력 5

조건: 이성 다이스를 굴려 판정에 성공하면 발동

시전 시간: 즉시

오리지널 주문입니다. 대상의 정신을 제압해 대상을 원하는 방향으로 조종합니다. 대상이 이 주문에 저항하려 이성의 어려움 판정에 성공해야 합니다. 안개섬의 망령만이 사용할 수 있지만, 주문을 사용한 망령은 이 주문이 발동되는 것과 함께 안개섬에 영원히 묶여 있게 됩니다.


KPC의 이성은 65로 고정되어 있으므로, 65이하의 다이스가 나와 판정에 성공할 경우 KPC는 PC를 뜻대로 움직이게 할 수 있습니다. 이 주문은 단 한 번만 사용 가능하며, 실패할 경우에는 재시도할 수 없습니다. 

이 주문을 사용하여 PC를 현실 세계로 돌려보내게 되면 <희생 엔딩>입니다. 



6. [결말]

 

PC가 혼자 배를 타기로 정하고 배에 오르면 PC가 가지고 있던 ‘눈’, 납작한 유리알이 파삭 하는 소리와 함께 깨어집니다. 

유리알이 깨어지며 뱃삯이 지불되고, 말뚝에 매어져 있던 밧줄이 저절로 풀린 다음 배는 혼자서 움직입니다.

 

안개에 둘러싸인 섬을 뒤로하고 해가 떠오르는 물 위를 건너며 돌아보았을 때, 선착장에는 사람의 그림자가 우두커니 서서 바라보고 있습니다.

 

시나리오의 결말은 크게 네 가지로 나뉩니다.

 

1. 안식 (트루 엔딩)

KPC와 헤어져 PC가 혼자서 바깥세상으로 나가는 배를 탑니다. 섬 남쪽의 묘비에 꽂혀 있던 비석 하나를 조명하며 엔딩신을 묘사합니다. 기이한 사건에 휘말려 죽은, 사인만 써 있던 비석에 KPC의 이름이 새겨지더니, 그 비석은 곧 흐려져 사라지고 맙니다.

한편 배에 올라 현실로 돌아온 탐사자는 익숙한 장소 덩그러니 서 있는 자신을 깨닫습니다. PC가 기억하고 있던 시간에서 몇 시간 흐르지 않은 상태입니다. 텔레비전 뉴스에서 실종되었던 KPC의 시체가 발견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집니다. PC는 안개섬에서 KPC와 만났던 것을 기억하고 있으며, PC가 KPC를 기억한 채 현실 세계로 돌아왔기 때문에 KPC도 안개섬의 주박에서 풀려난 것입니다. 

 

2. 비극

PC가 KPC를 안개섬에 두고 간다는 선택을 하지 못하고 KPC가 설득이나 주문에 실패하는 등, PC가 KPC와 함께 안개섬에 남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면 결국 안개섬에 해는 떠오르고, PC도 안개섬에 남아 망령이 됩니다. 두 사람은 망령들의 섬에서 남은 기억이 천천히, 전부 사라져갈 때까지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갑니다. '눈'을 사용한 PC는 자신의 머리 위에 KPC와 같이 0의 숫자가 있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안개섬에 남는다는 선택을 했기 때문에 PC 역시 현실 세계에서 실종되고 맙니다. PC가 살고 있던 현실 세계에서는 PC의 실종 사고가 보도됩니다. 

 

3. 희생

PC가 섬을 벗어나지 않으려 할 때 KPC가 자신을 희생해 탐사자를 강제로 배에 태웁니다. 이 경우, KPC가 건 주문에 의해 배를 타고 혼자서 현실 세계로 돌아온 PC는 익숙한 장소에서 정신을 차립니다. PC가 기억하고 있던 시간에서 몇 시간 흐르지 않은 상태입니다. 그러나 PC는 안개섬에서 KPC와 만났었다는 것을 모두 잊어버린 상태입니다. PC가 KPC와의 재회를 기억하지 못하므로 KPC도 안식에 들지 못한 채로 남아있게 될 것입니다. 

 

4. 증오

기억을 되찾은 KPC가 PC를 증오할 경우에, PC를 함정에 빠뜨립니다. 망자들의 마을에 PC를 데려가, PC가 가진 수명을 빼앗으면 그 시간만큼 망자들은 자신의 기억을 되찾을 것입니다. 기억에 대한 애착이 강한 망자들은 마을에 들어온 PC를 순순히 보내주지 않습니다. 제물화된 PC는 기억을 잃고, 망자들 중 하나가 되어 안개섬을 영원히 떠돌게 됩니다. 

안개섬에서 나가지 못하게 된 PC는 KPC와 마찬가지로 현실 세계에서 실종되고 맙니다. PC가 살고 있던 현실 세계에서는 PC의 실종 사고가 보도됩니다. 물론 KPC도 안식을 얻을 수 없게 된 채로, 두 사람의 재회는 증오로 끝을 맺게 될 것입니다. 

 

 

7. 맺으며

크툴루의 부름에 기반한 시나리오 <안개섬의 재회>는 TRPG내외에서 이미 관계가 형성된 캐릭터들을 만나게 하는 데에 목적을 두고 쓰여졌습니다. 때문에 다른 시나리오들보다 추리하고, 단서를 찾고, 미스터리를 풀어내는 요소는 적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재미있게 즐겨 주신다면 기쁘겠습니다. 

TRPG룰을 익혀가고 재미를 붙이기 시작한 초심자가 작성한 시나리오이기 때문에 다방면으로 부족한 점이 있을 수 있습니다. 룰이나 스탯 부분의 오류는 키퍼 분들이 조율해 사용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더불어 시나리오는 상황이나 키퍼의 성향, PC의 성향 등에 따라 유연하게 변형 및 조율해 사용하셔도 무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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