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르미타시박물관展은 2018년 4월 15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진행된다.예르미타시박물관展은 2018년 4월 15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진행된다.

 12월 초에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예르미타시 박물관展이 열린다는 소식을 들었다. 가야겠다고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다가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와 함께하는 서울 크리스마스 마켓이 12월 31일까지라는 이야기를 듣고 이촌과 한강이 그렇게 먼 거리는 아니니 12월 30일에 두 장소 모두 방문하게 됐다.

 예르미타시 박물관展은 17세기부터 20세기 초까지의 프랑스 미술을 다루고 있다. 테마는 <고전주의, 위대한 세기의 미술>, <로코코와 계몽의 시대>, <혁명과 낭만주의 시대의 미술>, <인상주의와 그 이후>로 시기별로 분류되어 있다. 입장료가 6,000원(만24세 이상 성인 기준)원임에도 불구하고 작품(89건)이 꽤 많아서 무척 알차다고 느꼈다. 다 둘러보는데에는 약 두 시간 가량 걸렸으며, 오디오 가이드(3,000원)도 대여해서 듣는 걸 추천한다.

 아무래도 가장 주목했던 것은 통칭 '계몽의 시대'인 18세기 초와 혁명 이후 19세기의 작품들이었다. 그러나내가 기대했던 것과는 조금 다른 전개였다, 미술사적 소양이 없어서 든 생각인 것 같긴 하지만. 아쉬웠던 점을 굳이 말해보자면, 전시 자체가 예카테리나 2세를 비롯한 러시아 왕조와 귀족, 기업가들이 수집한 예술품이다 보니 아무래도 수준이 낮은 저열한 풍속화 같은 것은 취급되지 않았던 점이라고 해야 할까. 그러나 전시회 자체가 예르미타시박물관과의 교환전시이기 때문에 이건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말해야 할 것 같다. 혁명 전후의 인쇄 매체에 실린 그림, 풍속화 등을 다룬 전시가 있으면 재미있을 것 같은데.

 주목한 시기와는 달리 가장 인상 깊었던 그림은 베르나르 뷔페의 겨울 궁전(상단 우측 그림)이었다. 뚜렷하고 굵은 검은색 윤곽선이 시선을 사로잡았고, 하늘의 색상, 네바 강의 물결 처리가 인상깊었다. 예르미타시 박물관展에서 19세기 이후 작품의 수는 이전 시대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적은 편인데, 그 때문인지 붓터치가 강렬한 후기 작품이 좀 더 기억에 남은 것 같기도 하다. 좌우간, 시간이 된다면 한 번 가보는 것을 추천한다. 후회하지는 않을 테니.

(좌) 요셉과 보디발의 아내 - 장바티스트 나티에 (우) 방브 수문 좌측의 방어 시설 경관 - 앙리 루소(좌) 요셉과 보디발의 아내 - 장바티스트 나티에 (우) 방브 수문 좌측의 방어 시설 경관 - 앙리 루소


프로필 사진은 델님 캘리그라피

애눌님의 창작활동을 응원하고 싶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