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엔딩이 아니에요
*조각글이라서 짧아요ㅠㅠ
*모바일 기준으로 수정했어요
내가 겪고 있는, 이 상황이 불을 껐다 켰다 하는 것처럼 단순한 일이면 얼마나 좋을까. 껐다, 켰다 하는 전등과 내기 닮은 점이라면, 버튼 하나로 환해지고, 어두워지는 것처럼, 내 인생도 너와 함께 했던 순간들이 환하고 행복했고, 네가 내 곁을 떠나고 난 뒤로는 불을 끈 것마냥 어두운 순간밖에 없으니까, 껐다 켰다 하는 전등과 다를 바가 없는 것 같아.
하지만, 아무리 닮았다고 하더라도, 언제든 다시 환하게 켜질 수 있는, 전등과 달리, 나는 앞으로 계속 어둠만을 보겠지. 아무리 예쁜 것을 보더라도, 너와 비교하면 시시할 뿐이고 아무리 맛있는 걸 먹어도, 너와 함께 먹는 게 아니면 미각을 잃은 사람처럼, 아무런 맛도 느끼지 못하고 있으니까.
"보쿠토상"
너와 함께 있을 땐, 사소한 일들도 행복했어, 네가 불러주는 내 이름도, 특별하게 느껴졌고 너와 함께 걷는 길도, 평범한 길이었지만, 꼭 영화 속에 들어온 것 같았고. 좋아했던 건, 더 좋아지고, 싫어했던 건 아무렇지 않아졌지, 너는 내가 웃는 모습이 태양 같아서 좋아한다고 얘기한적이 있었지, 하지만, 아카아시. 내가 웃었던건 아무 이유 없이 웃었던 것도 아니야, 그저 너라는 사람과 함께 있어서 나는 늘 행복했고, 행복해서 계속 웃을수가 있었어, 그러니까, 내가 웃을 수 있었던건, 순전히 너와 함께라서 그런거였어.
그리고 인제야 말하는데, 사실 처음에는 네가 마음에 들지 않았어. 아마 너도 마찬가지였을거야, 그렇지? 우리 둘, 솔직히 모르는 사람들도 한눈에 알 정도로 정반대의 성격을 지녔으니까, 처음에는 네가 너무 차갑게 느껴지고, 잘난 척 하는것 같았어, 정작, 스스로가 멋지다고 말한건 나였는데 말이야,
하지만, 그때는 그런걸 생각할 겨를도 없었고, 삐딱하게만 보였어, 그저 장난으로, 아무 생각 없이 배구부에 지원했다고 생각했을 정도니까 말 다 했지? 솔직히 부 활동인데, 꼭 이유가 있어야 했던건 아닌데 말이야, 뭐, 이것도 지나고 보니까 추억이기는 해, 그리고, 처음에는 왜 하필 배구부에 들어온것인지, 괜히 투정도 부렸지만, 지금은 정말 감사해, 배구부에서 우리가 만나서 처음의 삐긋거림도 언제 그랬냐는듯이 이겨내고 콤비로 인정 받고 그다음은 연인으로 발전했으니까, 그건 정말 기쁜일이지만, 한편으로는 차라리 만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네가 세터가 아니었다면. 내가 스파이커가 아니었다면, 우리가 콤비가 아니었다면, 이렇게 힘들어하진 않았을까 싶어.
지금 생각하면, 너와 함께 했던 모든 순간이 행복으로 빛났고, 내가 스파이커로 인정 받은 것도 너의 실력이 나를 뒷받침 해줬고, 공을 올려주는 사람이 너라서 기분이 좋아져서, 더 잘해서 너에게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고, 너와 함께 최고의 순간을 느끼고 싶어서 가능했던 만큼, 네가 없는 나에겐 아무것도 남지 않았어.
…아카아시, 이제 안 아픈거지? 그때, 많은 피를 흘릴 때, 너는 괜찮은 척 했지만, 많이 아파 보였어, 많이 힘들고 아팠을 텐데도, 너는 나를 생각하며 애써 괜찮은 척, 웃어주었는데, 나는 너에게 마지막에도 사랑한다고 말하지 못했어, 그저 이러다가 큰일 난다고, 뭘 말하고 싶어 하는지 잘 아니까, 말하지 말라고 했을 뿐이었지, 그마저도 애써 웃어주던 너랑 달리, 나는 울면서 말하느라 제대로 된 말도 나오질 않았잖아, 나는 그게 너무 후회돼.
그게 너의 마지막 모습이란걸 알았다면, 나도 너에게 마지막까지 사랑한다고 말해줄 걸 그랬어, 왜 말하지 못했을까, 아마도 인정 하고 싶지 않았겠지. 자신의 마지막 모습이란 걸 직감하고 나에게 마지막까지 사랑한다고 말해준 너와 달리 나는,
너를 잃고 싶지 않아서, 살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나는 너에게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조차놓쳐버린거야.
네가 그렇게 갑자기 떠나고, 나에겐 빛이라는게 존재하지 않게 됐어. 껐다 켰다가 가능한 전등처럼, 버튼 하나로 그때로 돌아간다면, 너에게
마지막까지 사랑한다고 말했을거야, 아니,
그보단 네가 교통사고 당하지 않게 지켜줄거야.
이렇게 말해봤자, 아무 소용 없다는건, 나도 잘 알지만, 이루지 못한다는 것도 잘 알지만, 그래도 나는 매일 바라고 있어. 한 번이라도 너를 다시 만났으면 좋겠다고.
과거로 되돌아갈 수 없다면, 꿈에서라도
보러 와주면 안될까? 너에게 하고 싶은 말이 많은데.
너를 처음 만났을땐 싫다고 했지만, 어쩌면, 우린 서로를 사랑하기 위해서 만났을지도 몰라. 갑작스럽게 너를 잃었지만, 그렇다고 너를 사랑하는 마음은 변하지 않을거야, 그러니까 오늘은 꼭 만났으면 좋겠어, 만나면 너를 안아주면서 말해줄게,
나의 빛은 너였다고, 그리고 나를 사랑해줘서 고맙고 나도 앞으로도 계속 사랑한다고, 꼭 말해줄테니까, 이번엔 꼭 만나러 와줘. 오늘도 기다릴게,
이번엔 꼭 만났으면 좋겠다.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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