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어느 날 내게 말했다, 아니 속삭였다. 
"내게 연애편지를 써봐요."
너는 나를 배려하고 관심을 주지만, 그러나, 나는 너를 정말 모른다.
인사를 청해오는 너에게 나는 손을 내밀어 말했다.
"당신은 내게 잘해주지만, 나는 당신을 몰라요."
나는 그렇게 볼 수 없는 너의 얼굴을 상상하며 등돌려 돌아섰지.
너는 그런 내게 다시 속삭였다.
"내게 연애편지를 써봐요. 나는 답장을 꼬박꼬박 써주겠어요."
우체통이 없는 곳에 사는 나는 편지를 쓰면 편지를 들고 
우표부터 사러 멀리 나가야하는데, 너는 내게 부치기도 힘든 연애편지를 쓰라고 부추긴다.
그러는 너, 어디 사는가? , 
맥없이 묻는 내게 너는 그런다
"요즘 편지는 우체통을 거쳐서 전달되는게 아니예요."
<자, 여기에 써봐요. 여기...0/ @0.co. kr >
아, 그렇구나. 이곳으로 내가 연애편지를 쓰면, 너는 내게 답장을 하겠다고?
그러면 우리 사이는 연애하는 사이가 되는건가?
<그건 아니고요.. 그냥 나는 당신의 연애편지를 읽는 사람인거죠.>
그럼 답장은? 
<그건 당신의 연애 편지를 읽고 난 뒤에 내 생각을 적어주는 거죠.>
그런데 우리사이는 연애하는 사이는 아니라고?
<네. 내 감정은 당신을 사랑하진 않으니까요..>
그럼 나는 연애감정을 없는 너에게 어떻게 연애편지를 쓸까?
<당신은 나를 생각으로 사랑하면 되죠. 그러니까 ,,그렇다는거죠.>
이런, 젠장. 난 짝사랑은 질색인데...
<그러니까..내가 답장을 꼬박꼬박 한다니까요..>
어차피 사랑으로 보답받지 못하는 사랑이라면 어떻게 짝사랑이 아니란 말인가?
너는 사랑을 모르는 구나.
그러니까 이렇게 만나서 문득 호감을 지닌 나에게 연애 편지를 요구하는구나...
그것도 우표가 붙지 않은 어디로 흘러갈지 모를 편지를. 
너 보이지 않는 인연이여...나,
차라리 공기중에 팔을 들어 남지 않을 글자를 적어보리라...
바람은 알고 햇빛도 알지만 정작 너는 알지 못할 그런 글자를.



장미님의 창작활동을 응원하고 싶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