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아야 생일 기념으로 짧게 썻습니다.

근데 요즘 글이 진짜 엄청 안써져서 뒷내용 너무 날림이에요...손가락이 안움직임...슬럼프인가..


오늘은 일하지 말고 쉬라는 아버지의 말씀을 들었다.

어째서? 하고 되물었다. 시험기간에 더해 밴드의 연습 때문에 요 최근 가게일을 제대로 도와주지 못했기 때문에 오늘같이 일정도 없고, 손님도 많이 몰리는 주말이라도 어떻게든 도와주자고 마음먹었다고 생각했기 떄문이다.

몇 번이나 단호하게 일을 돕겠다고 말했지만 아버지에 더해서 어머니까지 자신을 일하게 해줄 생각은 없어보였다. 진짜로 괜찮으니까 놀다 오라며 손을 끄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니 또 무리하시다가 쓰러지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 먼저 앞섰다.


"언니! 걱정하지 말고 다녀와!"


"가게는 우리한테 맡기고!"


그나마 두 부모님만이면 어떻게든 설득해봤겠지만 사나나 준까지 그러니까 어떻게 할 수 없었다. 결국 포기하고 지갑이랑 휴대폰만 대충 챙겨서 바깥으로 나왔다. 맑은 날씨가 날 반겨주었다.

근데 어디로 간담?

덜컥 나오기는 했지만 그 생각부터 들었다. 오늘은 원래 일정도 없었기에 가게 일을 도울 생각이었는데 그 중요한 가게일이 빠져버리니까 문자 그대로 일정이 텅 비어버렸다. 포핀파티의 모두한테라도 전화해볼까 싶어서 천천히 걸으며 전화기를 들어올렸다. 우선은 카스미였다.

신호음은 몇 번 가지 않았다. 이윽고 얼마 안있어서 카스미 특유의 활기찬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 사-야!]


"아하하, 카스미는 오늘도 활기차네. 지금 뭐해?"


[나? 지금 아리사랑...]


[바보! 말하지 마!]


등 뒤에서 다급하게 아리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걸로도 곧장 상황을 파악할 수 있어서, 방해해서 미안하다고 전화를 그대로 끊었다.

아리사, 말로는 솔직하지 못해도 휴일이면 카스미랑 찰싹 달라붙어 있구나.

사이가 좋은건 좋은 일이지, 후후 웃으면서 리미한테 전화를 걸려다가 오늘은 유리선배랑 어딘가 나간다는 말을 떠올렸다. 그러면 나머지 한 명...주소를 보면서 살짝 뺨을 붉힌 뒤 그대로 전화를 걸자 기다렸다는 듯 신호음이 한 번 채 가기도 전에 전화가 걸렸다.


[사아야다]


"오타에, 지금 뭐해?"


[사아야 생각]


기쁜듯이 말하는 오타에의 말에 내가 후후 웃으면서 대답해주었지만 웃음도 잠시, 오타에의 한 마디에 얼굴이 확 붉어졌다.오타에도 참, 이런 소리를 너무 태연하게 한다니까...


"아하하, 그거 기쁘네. 그럼 지금은? 지금도 내 생각?"


[응. 사아야 보고 싶어]


잠시 침묵, 오타에의 솔직한 말에 얼굴이 이미 붉어질대로 붉어져서 수습이 안되는 내가 고개를 푹 숙이고 있다가, 간신히 입을 열었다.


"그럼 지금 보러갈까?"


[사아야가 와주는거야?...아, 그렇지만 오늘은 가게 일...]


"신경쓰지 마. 오늘은 쉬라고 하셨어."


수화기 너머에서 초조하게 움직이는듯한 발소리만이 들려오더니 이윽고 침을 삼키는 소리와 함께 오타에의 나즈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와줘.

사아야가 와줬으면 좋겠어.

그 말을 듣자 속에서 뭔가 끓어오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당연하지, 대답하면서 곧장 오타에의 집으로 향했다. 나도 당장이라도 오타에의 얼굴이 보고싶어졌으니까, 제법 먼 거리였음에도 숨한번 헐떡이지 않고 단숨에 달려가자 대문 앞에서 오타에가 서성거리고 있었다.

오타에, 그녀를 보자마자 기쁘게 이름을 외치며 단숨에 달려들어서는, 그대로 그녀를 꼭 끌어안아주었다.


*


즐거운 시간은 금방 지나갔다.

옷짱한테 잘 있었냐고 이야기해주며 쓰다듬어주거나, 토끼들이랑 놀거나, 오타에와 단 둘이 침대에서 시간을 보내거나 하다보니 어느덧 점심을 아득히 넘은 시간이었다. 점심은 어떻게 할꺼냐는 오타에의 말에 잠시 고민하다가 오타에가 해준 것이면 뭐든지 좋다는 말에 그녀가 즐거운 듯 부끄러운 듯 미소를 지었다.

점심도 먹었고 계속해서 침대에서 오타에랑 있으려고 했건만, 잠깐 전화가 왔다면서 나갔다 오더니 이내 전화를 다 받고온 오타에가 진지한 표정으로 내 손목을 붙잡고는 그대로 일으켰다.


"시간 됬다는데, 가자 사아야."


"어디를?"


의문을 표했지만 대답해주지 않겠다는듯 고개를 한 번 저은 오타에가 아까 벗은 옷들을 상냥하게 입혀준다음 집 바깥으로, 어딜 가는지 궁금하긴 했지만 오타에가 이상한 곳을 데려갈 것 같지는 않았기에 선선히 따라갔다.

얼마나 갔을까.

중간쯤 가니까 잠시 눈 감으라며 오타에가 다짜고짜 내 눈을 가린다음 소위 말하는 공주님 안기 자세로 든 채 갔을때는 조금 당황했지만 오타에의 목에 팔을 두른 채로 있자니 얼마 안있어서 그녀가 날 내려준 다음 눈가리개를 풀어주었다.

야마부키 베이커리였다.

어째서 다시 여기로 온걸까? 혼란스러워하는 와중에도 오타에가 태연하게 문을 열자마자 곧 이어서 폭죽소리가 들려왔다. 당황해하는 사이에 다른 사람들의 목소리가 크게 들려왔다.


"사아야! 생일축하해!"


생일? 무슨 소리일까 싶어서 휴대폰을 열었다.

찍혀있는 날짜는 5월 19일, 확실하게 자신의 생일이 맞았다.


"사아야, 상냥하니까 남 생일은 잘 챙겨줘도 정작 자기 생일도 그냥 넘어갈 것 같아서, 아버님이랑 모두랑 상의해서 같이 준비했어."


놀란 내 옆에서 오타에가 친절하게 설명해주며 내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어쩐지 날 내보내려고 하더니 이걸 위해서였구나, 감탄하면서 주위를 한 번 둘러보았다. 잘 차려진 음식과 케이크, 그리고 부모님, 카스이랑 아리사, 리미에 유리씨, 준이랑 사나...

아까 카스미가 아리사랑 같이 있다고 한 이유가 이거였구나, 살짝 눈시울이 붉어졌다. 뭔가 흘러내리는 것 같아 빠르게 왼손으로 눈물을 훔쳤다.


"덧붙여서 카스미랑 아리사는 어제 저녁에 같이 잤다는 모양이야."


굳이 이야기 안해줘도 되는데, 오타에 때문에 살짝 감동이 날아가긴 했지만 그것으로도 충분히 감동이었다. 계속해서 흘러나오는 눈물을 닦자 부모님이 다가오시더니 어깨에 손을 올리고 상냥하게 등을 두드려주었다.


"오늘의 주인공이 울면 안되지."


"사아야, 우리 딸로 태어나줘서 고맙단다."


부모님의 한마디에, 그리고 이어서 준이랑 사나가 쪼르르 달려와서는 자기들이 직접 만든 선물이라며 내밀때는 이미 눈물이 넘쳐 흐르다 못해 가득 차 양 손으로도 숨길 수 없을 지경이 되었다. 

어느정도 진정이 되고 난 다음은 포핀파티의 멤버들이 다가와서 생일축하한다는 노래와 함께 생일파티가 시작되었다. 고마워, 고마워...계속해서 감사인사를 하면서도 손은 계속해서 눈물을 훔치고 있었다.

울면 안되는데, 그걸 알면서도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모두의 마음이 너무나도 기쁘고 기뻐서...


"축하해줘서 고마워!"


울음을 삼키고 모두를 껴안으면서 크게 외쳤다.

아무래도 올해의 생일파티는 조금 특별하게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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