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도 안 남은 데뷔를 앞두고 마지막 일상을 즐길 수 있는 날, 다들 각자 하고 싶었던 일을 하고 있는데, 전날 밤 폭우와 함께 천둥번개가 치더니 덩치에 안 어울리게 무섭다고 파고든 커다란 강아지 같은 녀석 덕에 일어날 타이밍을 못 잡고 있다.

"일어나라,, 형 벽이랑 친구 먹겠다 인마"
"으아으어 ,, 응..."
"하,,"

진짜 덩치에 안 어울리게 잠투정 심하고 담력도 없고, 사내새끼가 놀래기도 잘 놀래고 진짜
내가 일어나라 했지 언제 더 파고들라고 했니, 가까워지면 질수록 위험하다고 난
사내새끼가 이렇게 위험성이 없어서야

" 의건아, 일어나자 진짜 나 다리 쥐나겠어,, "
" 후응? 흐아~흐흥 형~성우혀엉~내 왜 여기서 자고 있나 "

그걸 지금 나한테 묻는 거니 염치도 없구나,  이제 잠이 깬건 가 라고 생각했더니, 지 닮은 복숭아 인형을 안고 배시시 웃는다,, 미치겠다,, 사람 속도 모르고, 하얀색 복숭아가 자기랑 똑같은 인형 안고 웃네,, 머가 좋다고 빙구처럼 보면서 웃고 있어 진짜,, 


자꾸 눈이 가네 하얀 그 얼굴에 질리지도 않아 넌 왜
슬쩍 웃어줄 땐 나 정말 미치겠네 어쩜 그리 예뻐 babe

일어날 낌새가 전혀 없는 얼굴이다. 나를 보고도 눈을 서서히 감더니 또 잠이 들었다. 진짜 위험하단 말이다. 하얀 얼굴에  입술은 또 왜 자다 일어났는데 빨갛냐, 미치겠네..
이 이상 같이 있다간 위험할 거 같아.

" 일어나자,,진짜 나도 할 일 있거든? "
" 후응~흐아 잘 잤네~ 형 나 냅두고 가뿌제 만다고 구석지에 박혀있노,,"
" 대형견 때문에 깔려있어서 못 나왔지,, 일어났으면 얼른 씻고 할 일 해, 또 저번처럼 할 일 못했네 궁시렁 거리지 말고 "
" 내가 은제! 형 형은 뭐 할 낀데 "
" 왜? 뭐? 너 또 저번처럼 따라올 거지? 안 봐준다 오늘은 나 혼자 놀 거다,, 멍멍이는 얌전히 집 지키는 걸로"
" 치사 하구로 진짜 ,, "

한두 번 당할 것 같냐, 저번에도 난 잠이나 더 잘래 하더니 차 키가 없어져서 설마 하고 내려갔더니 차에 시동 걸고서  옆 조수석에서 잠들고 있었지 진짜 그땐 어이가 없어서, 할 일 없어서 드라이브할 건 맞긴 했지만, 나도 혼자만의 드라이브를 여유롭게 즐기고 싶단다. 그렇게 꼬리 내린 강아지처럼 쳐다보고 있어도 안되는 건 안되는거다 라고 생각하고 준비하고 내려왔더니..

" 뭐냐,, "
" 아, 이거? 형 에어컨 빵빵하게 트니까 나 추워서 담요가져왔지옹~"
" 아니,, 네가 왜 여기 있냐고,,"

뺀질뺀질 하게 묻는 말 능청스럽게 피해 가는 거 보소, 누가 네 담요 궁금하다고 했니,, 왜  씻지도 않고 까치집 머리에 잠옷 차림 그리고 슬리퍼까지, 애착 담요 가지고 배시시 웃고 있냐고 묻고 있잖니

" 혀엉~ 내 씻지도 않고 나와서 밖에 몬돌아 다닌다,, 형 어차피 드라이브만 할끄잖아,, 내 좀 데꼬 다녀도,, 혀어어엉~ 옹옹형~"
" 하,, 너 할 일 있다고 하지 않았어? "
" 응응! 형이랑 드라이브! 내 버리고 가지 마라 진짜,,"

졌다 진짜, 배시시 웃으면서 그렇게 공격하기 있냐 진짜 사람 마음 아주 가지고 노는구나 복숭아야
눈도 안 떠지는 얼굴로 따라간다고, 팬들이나, 기자가 보면 큰일 나는 차림인데

" 벨트 메자 "

예 쓰~! 기쁨의 한호성을 지르면서 안전벨트를 베고 조수석 시트를 살짝 눕힌 다음에 반짝거리는 눈으로 성우를 쳐다보고 있다가, 한숨 쉬다가도 자신의 얼굴을 보고 살짝 미소 짓는 성우 얼굴 보고 다니엘도 금세 방싯방싯 웃는다.


뭐랄까 이 기분 널 보면 마음이 저려오네 뻐근하게
오 어떤 단어로 널 설명할 수 있을까 아마 이 세상 말론 모자라

한참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는데 가벼운 숨소리가 나더니, 조수석을 흘끗 보니 아니나 다를까 제 긴 다리를 덮지도 못하는 담요 사이로 하얀색 긴 다리가 보이면서, 살짝 벌린 입으로 가벼운 숨소리를 낸다. 진짜 위험하다,, 몇 번이나 참았는데, 여기 와서 이성의 끈을 놓지 말자,, 정신 차리자 옹성우

" 흐응 추워,, "

저거 나 들으라고 한말 맞지? 잠꼬대도 귀엽게 하네 휴게소에 차 정차하고 에어컨 살짝 줄이고, 차에 내려서 조수석 시트를 살살 내리고 뒤에 트렁크에 있는 긴 담요를 꺼내 덮어줬다. 강다니엘 전용이지 진짜, 드라이브를 즐기던 예전에는 잠시 잘 때 간간이 썼던 건데, 이렇게 요긴하게 쓸 줄 몰랐었네

" 형, 다 왔어? "
" 아니, 너 추워 보이길래 담요 덮어주려고 휴게소 잠깐 들렸어 "
" 휴게소?! 형형 나 그럼 핫바 아니다 호두과자! "

흥분하는 대형견이 이런 모습일까,, 방금까지 졸려 해놓고 휴게소는 그냥 못 지나치겠다며 신난 강아지 눈 보소, 같이 갈려고 얼마나 급히 나온 건지, 슬리퍼에 까치집 머리 한 이 녀석을 데려다가 휴게소 돌아다니면 다음날 기사 1면에 우스운 꼴 보이겠다 싶어서, 진정시키고 먹고 싶다는 거 사다가 주기로 했다.

" 형, 이거 진짜 맛있다? 형 먹어볼래요? "
" 아니 괜찮아 나 커피 있어서 "
" 이거 하나만 무봐요 진짜 맛있어요 형~ "

호두과자를 입안에 몇 개 넣은 거냐 볼 터지겠다 햄스터인 줄 알았네, 타고난 먹성을 가진 녀석이라고 생각했지만 반짝 반짝 거리는 눈으로 제 손에 호두과자 한 알을 들고 입을 열어보라고 하고 있다, 한번 져줄까? 생각하고 입을 벌리는 순간 다니엘 손가락이 쏙 입으로 들어왔다.

" 으항항핳~햄 이걸 아직도 속네 바보가? 핳항~"
",,, "
" 으흣~햄!!! "

그러게 누가 손가락 넣으래? 살짝 깨물고 혀로 살짝 햩으니 얼굴이랑 귀까지 새빨개져서 어버버 거리고 있는 모습이 퍽 귀엽다. 당황해서 그런 건지 눈도 살짝 젖어있어서, 더 이상 쳐다봤다간 운전이고 뭐고 당장 차 세우게 생겼다 진짜,,

" 그러게 장난을 왜 쳐~ 담엔 손가락 물어버릴 거야 "
" 그, 그건 행님이 예전에 나한테 장난친 거 복수할라고 그랬다 진짜 "
"  언제? 난 그런 적 없다 "
" 씨 ~ 맨날 기억하는 사람만 바보제 진짜 "

피식, 웃음이 절로 났다. 그걸 복수라고 하고 있다니 아직도 애기다. 덩치는 어른인데 생각이 어쩜 이렇게 애기 같은지, 물린 손가락 배배 꼬더니 할 말 있는지 흘끔 흘끔 날 쳐다봤다가 입술을 살짝 깨문다.

" 입술 깨물지 마. 피 난다 또 저번처럼 "
" 햄 때문이잖아 "
" 그게 또 왜 나 때문인데,, "
" 몰라, 모른다고 나 요새 형님 땜에 미치겠다 진짜 "

얘가 무슨 소리를 하려고, 고속도로 쉼터에 차를 세우고 니엘을 쳐다봤다, 귀랑 얼굴만 새빨간 줄 알았더니 어느새 목까지 새빨개져서 눈은 꼭 울 것 만 같네, 내가 너무 놀렸나?라고 생각이 들려는 찰나였다

" 모르겠어 나도 진짜 햄 때문에 자꾸 막 심장도 벌렁거리고, 막 햄 웃는 거만 봐도 막 거기가 찌릿거리고 나 혼자 얼굴 빨개지고,, "

이 멍뭉이가 뭐라고 하는 거야, 무슨 고백을 그렇게 예쁘고 야한 얼굴로 하는 거야 진짜
남은 들키지 않으려고 지난 몇 달간 숨겨왔었는데, 어떻게 한순간에 무너뜨리는 거야


You know he's so beautiful maybe you will never know
내 품에 숨겨 두고 나만 볼래

" 나 햄 좋아하는 거 같다, 아니 좋아한다 진짜, 솔직히 햄도 나 좋아하잖아  "
" 풉 뭐?? "
" 서로 같이 좋아하는 거 그냥 맘 편하게 연애하면 안 돼요? "
" 누가 그러던? 내가 너 좋아한다고? "
" 민현이 형이 그랬다, 형이 내 억수로 좋아하는데 일부러 튕기는 거라고 ,,"

진짜 이 황갈량새끼,, 다 모른척하면서 실은 알고 있었던 거야? 그리고 그 얘기를 또 왜 얘한테 한 건데, 어쩐지 요 며칠 새 아주 어미새 쫓아다니는 아기 새처럼 내 곁에서 안 떨어지려고 하더니만, 왜 그건 눈치를 못 챘을까,,

" 혀엉~ 나 진짜 형이 좋아, 진심으로 우리 맘 편히 연애 좀 합시다! "
" 야, 넌 뭐 무슨 고백을 그렇게 스트레이트로 하냐 "
" 내 맘 좀 알아줘라, 내도 형 좋아하는 거 티 안 내려고 억수로 힘들었다 진짜 "

이게 티를 안내는 거니 니엘아? 우리 니엘이는 연기는 젬병인 걸로 생각하자, 아주 하루에도 몇 번씩 멤버들이 돌아가면서 네가 날 좋아하는 거 같다면서 다들 비밀 이야기처럼 말하고 갔는데, 눈치 없는 너만 그렇게 생각했나 보구나

" 그래그래, 착하지 손? "
" 내가 개가? "
" 그럼 멍뭉이지, 완전 사모예드 같은 대형견 "
" 아 머라노 진짜, 내 말에 대답 안 해줬잖아 또 말 돌리려고 하지 말고! 읍"

이렇게 사랑스러운 얘를 어떻게 놓칠 수가 있을까, 새빨개진 얼굴로 열 내는 모습이 진짜 복숭아 같네, 잡아먹고 싶다고 생각이 든 순간 조수석으로 기대 다니엘 어깨를 안고 입에 가벼운 뽀뽀
한번 놀란 얼굴로 입을 살짝 벌리는 니엘 향해 눈웃음치고 진한 키스 한번 사랑스럽다는 게 이런 건가

" 흐읍으으~  하아~"
" 충분히 대답되었지? "
" 흐으? 응? "
" 그럼, 우린 어른이니까, 이제 맘 편히 어른의 연애를 해보자 니엘아? "

순간, 섬뜩하게 웃는 성우 얼굴을 보고 다니엘은 순간 자신이 뭔가 잘못된 걸 건드렸다고 생각한 찰나 이미 늦었고, 성우는 엑셀을 세게 밟아 출발했다.

오 어떤 단어로 널 설명할 수 있을까 아마 이 세상 말론 모자라
가만 서 있기만 해도 예쁜 그 다리로 내게로 걸어와 안아주는 너는 너는 너

아이유 - 복숭아 


sii47님의 창작활동을 응원하고 싶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