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의 색은 좀더 밝을 느낌입니다.

15세이용가 - 용사x왕자->??x?? 오메가버스AU(조미료같은 느낌으로만 나옵니다) - 소설 - A5 - 100p이상 - 떡제본

제목의 캘리는 꽃술 (@Hi_ma_Dearest)님에게 커미션을 신청한 아름다운 결과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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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츠력 123년 5월, 100여년의 태평성대. 황가에 두 태양이 동시에 탄생하다. 첫 번째는 황후마마, 두 번째는 후궁마마가 해산. 두 마마 사이가 좋아 서로의 해산을 축하하다.

명일, 황후의 기력이 수복하지 못하여 승하. 태황, 비탄하며 국장을 열다.


금시, 샛별이 두 쌍으로 갈라지며 떨어진 것을 천문학자가 기이하게 여겨 황가에 고함. 대예언가에게 묻노니, 이는 길조라.

태황, 이를 기쁘게 여겨 태자들의 백날 전 서둘러 두 태양의 자(字)를 짓다. 첫 번째 태양은 카라마츠로, 두 번째 태양은 쵸로마츠라.


마츠력 133년 5월, 두 태양의 감별식이 비밀리에 진행. 마력의 이해도와 응용에 걸출함을 널리 알려 학계에 초신성으로 주목받던 2황자 알파, 확정. 물의 마력이 역대최고로 농후하여 전대미문의 나이트(knight)로 성장하여 치평할 황제가 될 것이라 주목받던 1황자. 오메가, 판정.

황실. 암투로 크게 어지러워지다.


마츠력 133년 6월, 1황자 서북쪽 궁에 유폐되다. 2황자를 황태자로 봉하여 황실의 안정을 도모하다. 태자, 크게 상심하여 두문불출하나 태황의 위문으로 기력을 되찾다.


마츠력 141년 6월, 대예언가 급사(急死). 마지막 예언 왈, [황국은 서쪽의 악마에게 멸망할 것이다.] 태황, 마음의 수심이 깊어져 병세가 깊어진다. 황실, 다시 수선스러워지다.


-송사기서(松史記書) 발췌


+이어지는 페이지가 아닙니다.



"…아저씨, 비위도 좋으시네."

"송장냄새보단 낫지."

그렇긴 한가? 조금 웃던 오소마츠는 비척대는 몸으로 겨우 자리에서 일어났다. 솔직히 많이 모자라긴 했지만 여기서 탈이 나면 제가 아무리 튼튼해도 무리였다. 굶은 적은 많았지만 잔뜩 앓고 굶은 적은 없었으니까.

아무래도 잡화점에 먼저 들려 옷을 사야할 것 같네. 이 넝마를 입고 도시까지 가기엔 무리니까. 잡화점 주인의 엄청나게 째리는 시선이 예상되긴 하지만 그래도 돼지처럼 발길질은 하지는 않을 테니 다행인가. 오소마츠는 계단을 오르려다가 멈칫하고는 뒤를 돌아봤다. 턱수염이 덥수룩하게 숭숭 난 무뚝뚝한 여관 주인은 여전히 책에 시선을 그대로 고정한 채였다. 어지간히도 마이페이스네. 그래도.

"밥 고마워, 아저씨!"

"…식사비는 1실버."

그리곤 종이 소리가 팔랑, 넘겨가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어지는 페이지가 아닙니다.



그날도 똑같이 문지기 역을 하던 카라마츠에게 덤볐다가 처참하게 깨진 날이었다.

다음 기회를 노리라며 시원하게 웃던 카라마츠는 널부러진 오소마츠의 머리 위에 쪼그리고 앉아 용사인데 왜 이렇게 약하냐고 툭 뱉었고, 오소마츠는 거꾸로 보이는 얼빠진 맹한 얼굴에 울컥해 약하니까 용사 때려친다고 소리쳤다. 

그러자 카라마츠는 “약하면 훈련해서 강해지면 되는 거 아닌가?”라며 오히려 되묻던 것이다. 그때 얼마나 어이없고 기가 찼던지 울컥한 마음에 벌떡 일어나 카라마츠의 멱살을 잡으려고 했지만, 오히려 당해서 얼굴로 한 번 더 자빠졌었던가. 이거 완전 사기 아니야?! 뭘 했는데 한손가락으로 사람을 넘어뜨리는 거야?! 아마도 그 일 때문에 더 기를 쓰며 훈련에 매진했던 것 같다. 덤으로 성장속도가 좋다고 기사단장이 집사에게 떠들어댔던 일도 생각났다. …어라, 뭔가 말려든 느낌인데.



+이어지는 페이지가 아닙니다.



잠시 다른 데 정신을 팔던 사이 카라마츠의 팔이 목에 부드럽게 감겼고, 목덜미에 스치는 팔에 저도 모르게 카라마츠의 허리를 끌어당겨 안았다. 다리사이에 매끄럽고 따뜻한 육체가 바짝 안겨오자 배와 허리 언저리에 찌릿한 감각이 몰아쳤고, 가슴과 가슴이 닿아 두근대는 심장소리가 온통 몸을 울리기 시작했다. 따뜻하고, 온전히 다른 이의 온기가 전해지는 그런 부드러운 느낌은 처음이었던지라, 그대로 숨을 죽이고 왠지 달아오르는 몸에 애써 흐려지는 정신을 잡는다. 그러다가 어디선가 나는 시원하고 달콤한 냄새에 집중한 사이, 귓가에 닿은 입술이 속삭였다.


+이어지는 페이지가 아닙니다. 3/21 추가


“..끝난거?”

“응.”

“정말?”

“응.”

“이제 나 안싸워도돼?”

“응. 오소마츠.”

정말로 다끝났어. 카라마츠도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이고 팔을 뻗었다.


+이어지는 페이지가 아닙니다. 3/21 추가


모든 것은 차례차례 느리게 흘러갔다. 검이 뚫고 나온 가슴에서부터 폭포처럼 뿜어져나오는 용의 피가 선명한 붉은빛으로 물든 포도주처럼 흘러내리는 것이 시야에 비췄고, 사랑하는 사람의 비명소리가 아득히 멀리서 들려왔고. 따뜻한 무언가가 몸을 감싸안은 것이 느껴졌고. 갑작스럽게 차가운 물속으로 내던져지고, 암전.



졸리면 왜 더 글쓰고 싶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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