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엇이 옛날에 루저 같았다는 전제 하에 라이엇도 베놈처럼 어떤 숙주와 깊은 감정에 휘말려서 서로를 뛰어넘는 유대감과 사랑에 헌신한 적이 있었음 좋겠다.

 그러다 그 숙주가 어느날 병이 들고 병의 치료법이 불을 사용하는거라 심비오트를 몸에 지닌 이상 치료 불가능한 그런거였고 그 숙주는 치료를 거부했고.. 라이엇이 한밤중에 주파수 자기한테 쏴서 분리하려고 해도 숙주가 제지하고...불치병에 걸린 숙주를 어떻게든 고치려고 하던 베놈스러운 라이엇이 보고싶다. 그 숙주도 나름 잘 맞는 숙주여서 생활하기도 편했고. 

 나중에 겨우겨우 숙주 설득해서 자기 다른 몸에 들어가있고 숙주 치료받게 하는데 떨어져 있는 동안 정말 너무나도 간단하게, 심비오트의 숙주를 죽이려온 이들이 꽂은 창으로 금세 죽어버린 숙주.. 라이엇이 왜 이렇게 늦지 하면서 고민 끝에 치료 받는 곳을 찾아가니 싸늘하게 죽은 숙주. 

 품에 안고 어떻게든 세포 되살리려고 시체 안으로 들어가서 심장 주무르고 몸 안의 창 제거하고 피부를 자신의 촉수로 꿰메는데 약 1시간동안 그 짓거릴 해도 달라지는게 없어서 숙주의 눈을 통해 나왔음 좋겠다.

 다른 이들이 보면 꼭 우는 것처럼 심비오트니까 울진 않았겠지. 그치만 충격은 받았을거야. 


 우리는 떨어져서는 안 되었다. 하나가 되어 서로가 다정했으니 설령 죽더라도 하나로 죽었어야했는데. 후회를 하지 않는다는 말은 하지 않겠다. 다만 난 증오했다. 미워했다. 나의 아둔함과 너를 죽인 자들과 날카로운 창을. 심비오트-특히 폭동의 이름을 타고난 내가 유일하게 다룰 수 있는 것은 증오뿐이었지만 이젠 그마저도 놓아버릴 것이다. 네 사랑이 날 이렇게 만들었다, -.. 증오의 업화가 타올랐다. 시체를 붙들어매고 한참을 죽은 듯이 머물렀다. 

 영양학적으로 좋지 못할, 부패하는 단백질 덩어리를 칭칭 둘러싸고 있던 진회색 유동체가 갑자기 품고 있던 시체를 우그러뜨렸다. 우지직! 콰직! 꾸드득, 꽈득... 뼈가 으스러지고 근육이 접히며 내장이 터지는 소리가 생생하다. 천천히 제 안의 것을 심비오트는 삼켰다. 씹어 삼키며, 맛대가리 없는 그것을 바닥의 피 한방울 남기지 않고 모조리 없앴다. 방금 전까지 하나가 아니던 그들은 이제 진정으로 하나가 되었다. 이 안에 있는 한 그 누구도 너를 건드릴 수 없어, 하나가 되자. 그런 엇나간 생각을 심비오트는 수만번 떠올리고 있었다.  

 그 후는 잘 기억나지 않았다. 흔히 인간들이 일컫는 '제정신이 아닌 상태'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라이엇은 숙주들을 갈아치우고 먹어치우며 그 행성의 모든 인간을 먹었다. 개중에는 동족도 있었던가. 상관 없었다, 이미 온몸이 무기인 라이엇의 칼날은 종족을 가리지 않았다. 

 정신차려보니 식민지 하나가 멸망해있었다. 자신이 일궈낸 광경을 보며 소름끼치게도, 라이엇은 심비오트 행성으로 돌아가는 방법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다. 제 뱃속이 요란한 이유도 잊고 제 입가에 동족의 살점이 묻어있는 이유도 잊고 우주선을 찾아 사막에서 발걸음을 옮겼다. 

 하하, 하. 

 아니다. 

 라이엇은 우뚝 섰다. 라이엇은 모두 기억하고 있다. 모든 것이 아직도 생생하다. 지금 당장 구토를 하면 생전 모습 그대로의 네가 내 위장 속에서 나올 것만 같아서.... 그런데도 라이엇은 생존을 위해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멈추어서는 것이 한계였다. 뒤돌아 뛰어가는 것은 허락되지 않았다. 

 무엇이 잘못이었던 걸까. 처음부터였을까? 단지 기생충에 불과한 심비오트 종족이 숙주와 감정을 나눈 시점부터였을까? 그에게 힘이 없어서 그런 것이었을까? 영생에 가까운 삶을 사는 심비오트가 짧디짧은 호흡의 종족을 '사랑'한다는 것이 어불성설이었나. 헛웃음이 나왔다. 심비오트라는 종족을 만든 창조자에게 어떤 대답을 들어도 절망적이었다. 

 잘도 다리를 놀려 우주선 앞에 당도한 라이엇이 먼지뿐인 행성을 뒤돌아보았다. 다시는, 다시는. 제 숙주가 사랑했던 이 행성을 함께 지켰던 순간이 떠올랐다. 그때의 루저는 사라지고 괴물만이 남았지만 그는 여전히 그다. 그는 맹세했다. 다시는, 숙주와 감정에 휘말려 사랑같은 유대감을 가지는 일이 없을 거라고. 

 그때부터 라이엇은 동족들 사이에서 악명이 높아졌다. 무감각하고, 난폭하고, 폭력적이며, 잔혹한 심비오트. 온몸이 무기고, 그누구도 그를 건드릴 수 없는. 루저 시절의 라이엇을 기억하는 이따위 아무도 없었다. 


 암튼 이래서 베놈이 에디랑 감정적교류 개많이하고 그러는 모습보고 자기 옛날 모습 겹쳐봐서 충고하는 라이엇 보고싶다. 숙주에게 각별해져봤자 남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그리고 사랑도 하면 안된다고.

 묻지. 우리같은 괴물에게 사랑이 가당키나 한가? 

 그리고 다시는 사랑 안한다 햇던 라이엇이 칼튼하고 또 빠지는데 아니라고 아니라고 부정하고 그러다가 칼튼이 육체적으로든 정신적으로든 다치고 나서야 아 사랑이구나 깨닫는 라이엇 보고싶음 

 아둔한 놈. 그 꼴을 또 보고싶어서 환장했군. 결말을 뻔히 알고있지 않나. 

 원작날조 너무 재밌는데요 라이엇 분량이 개쪼금이니까 어쩔수없었어.  .. 암튼 삽질하는 라이엇칼튼 보고싶다 라이엇이 칼튼만나고 감정에 눈뜨는것도 좋지만 이전에 수많은 숙주들 중 소중한 사람이 있었고 그 사람을 사랑했었다는 설정도 맛있늑것 같아 후후그래봤자 원작날조지만 후후 

그제야 차분한 산책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이제 완전히 홀로 버림받은 느낌이 들어 오히려 위로 올라가 잠자리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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