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lemma


어떤 변심






몇 주가 지나, 추석특집 N번째 전성기의 녹화일이 되었다. 각 가수별 리허설이 모두 끝나고 본 녹화에 들어가기 전, 출연진들이 무대 아래에 모두 모여 인사를 나눴다.


“서목하 님! 안녕하세요. 청윤이라고 합니다. 저희 지난번에 봤는데...”

“어, 청윤 씨! 반가워요. 그 동안 잘 지냈어요?”


녹화 준비 때문에 분주하게 이것저것 확인하고 지시하면서도 기호의 시선은 자꾸만 목하에게로 갔다. 보는 눈이 너무도 많은 곳이고, 탁 트인 세트장이라 조심해야 되는데, 제법 멀리 서 있는데도 온 시각과 청각이 그쪽으로만 집중되었다. 목하도 청윤을 기억하고 반가워하는 상황이 썩 달갑지가 않았다. 이런 생각은 하면 안 되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주체도 잘 되지가 않았다.


“추석특집 N번째 전성기, 녹화 시작합니다. 전 출연진, 카메라 스탠바이 해주세요.”


그렇다고 청윤이 대놓고 추파를 던진 것도 아니고, 용관에게 말하는 것도 선 넘는 거고, 목하에게 조심하라고 하는 것도 좀 웃기는 일이긴 했다. 지금 피디로서 할 수 있는 건, 최대한 비는 시간을 줄여 녹화를 끝내는 것.


기호가 깐깐하게 리허설을 진행한 것이 도움이 되어, 녹화는 순조롭게 끝났다. 

양 팀이 1:1인 상황에서, 마지막 대결의 참가자로 등장한 목하가 극적으로 승리를 따 오면서 최종 우승은 목하가 속한 팀에게 돌아갔다. 녹화 완료를 자축하는 출연진과 제작진 사이에서 동민이 목이 터져라 외쳤다.


“회식은 방송국 앞에 갈빗집이에요. 주소 보내드릴 테니 거기로 오시면 됩니다!”


출연자들 모두가 수준 높은 무대를 보여줬고, 방청객들의 호응도 엄청났던 녹화였다. 앞으로 편집해서 추석 당일까지 넘길 일은 남았지만, 모두가 느낄 만큼 녹화가 잘 진행됐기에 회식 분위기는 화기애애 그 자체였다.


“목하 님. 무대 잘 봤어요.”


사람들이 이리저리 옮겨다니며 처음의 자리가 많이 흐트러졌을 무렵, 청윤이 목하의 옆자리로 넘어왔다. 


“아휴, 감사합니다. 아까도 응원 열심히 해 주셔서 힘이 많이 났어요.”

“지금까지 이런 컨셉 하신 적 한 번도 없지 않아요? 엄청 잘 어울리던데요. 준비하시느라 힘드셨을 것 같아요.”


목하 자신이 해 보겠다고 야심차게 제안해서 한 달이 넘게 땀흘리며 완성한 무대였다. 누군가가 이렇게 노고를 알아준다는 건 고마운 일이었다.


“알아주셔서 감사하네요. 한 달 넘게 한 것 같아요. 청윤 씨도 오케스트라 편곡에 공 많이 들이셨던데요.”

“지난 앨범 프로듀싱 해주신 분이 사실은 클래식 전공이라 이번에 도움을 좀 받았어요.”



옆 테이블 건너편에 앉아 있던 기호의 시선이 이따금씩 목하가 앉은 테이블로 향했다. 기호의 앞에는 오늘 출연한 한 가수의 매니저가 앉아서 같은 소속사의 아이돌 출신 배우를 N번째 전성기에 섭외해달라는 영업을 펼치는 중이었다. 물론 기호의 정신 대부분이 딴 데 가 있는 탓에 옆 자리에 앉은 동민이 주로 이야기를 받아주고 있었지만.


“저희 회사에 김동후 배우님 말이에요. 그 분도 아이돌 시절에 향수가 많이 있으시거든요. 메인보컬 분은 지금은 일반인으로 사신다는데, 그 분도 어떻게 잘 설득하면 될 것 같고요….”


그 때, 청윤이 고개를 기울여 목하에게 귓속말을 건네는 걸 본 기호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는 바람에 앞자리에 앉아 있던 매니저가 깜짝 놀라 뒤로 넘어갔다.


“아, 죄송합니다. 한 자리에 너무 오래 있었던 것 같아서 자리를 좀 옮겨보려고요. 그리고,”


자리를 벗어나려던 기호가 매니저 앞에 잠시 멈추더니 순간 목소리를 낮추었다.


“그 김동후 배우님, 지난번에 기사로 나온 D씨인 거 저희 선에서 체크 끝냈습니다. 아이돌 활동 중에 여자친구 불법촬영해서 그거 빌미로 갑질까지 한 분인데, 괜히 저희 프로그램 나와서 이슈되고 이니셜 까지기 전에 그냥 자숙하시죠.”




“무슨 이야기 하고 있었습니까?”

“아, 피디님! 어서 오세요.”


마냥 반갑게 맞이하는 청윤의 옆에서, 목하가 놀란 토끼 눈을 하고 기호를 쳐다보았다. 비밀연애라고 방송국에서 만나도 근처에도 안 오던 애가 무슨 바람이 불었대.


“목하 님 오늘 하신 무대가 너무 좋아서, 그 이야기 하고 있었어요.”

“저쪽에서 보니까 귓속말을 하시는 것 같던데요. 무슨 비밀 이야기를 그렇게 재밌게 하시나 궁금해서 와 봤습니다.”


청윤이 목하의 눈치를 살피자, 목하가 대신 대답했다.


“별 거 아니에요. 오늘 한 무대를 콘서트에서도 할 거냐고 물어보셔서 그렇다고 했어요.”


그래도 아직 대외적으로 확정되지도 않은 콘서트 계획이고 피디는 외부인인데, 이렇게 쉽게 말해도 되는 건가 싶어 잠시 당황한 청윤이 기호와 목하의 표정을 번갈아 확인했다.


“네! 제, 제가 팬이기도 하고, 아이돌 무대 경험도 있으니까 어떻게 하면 더 멋진 무대가 될 수 있을지 제 생각을 좀 말씀드리려고 했어요.”


대체 무슨 이야기를 할지 들어나 보자. 불편한 마음 한편으로 호기심이 자라났다. 기호가 몸을 당겨 테이블에 턱을 괴었다.


“오늘 무대를 콘서트에서 하시려면, 무대 세트를 좀 크게 쓰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마법의 숲 같은 이미지로, 무대 뒤쪽에 나무를 채워보시면 어때요?”


마법의 숲, 나무. 이런 시각도 있구나, 하고 목하가 고개를 열심히 끄덕이는데 기호가 여유롭게 받았다.


“좋은 생각이네요. 근데, 서목하 씨는 탁 트인 보이스로 넓은 공간을 빨아들이듯이 채우는 게 강점인 분이라서요. 소품은 핵심적인 것 위주로 가고 LED 소스를 쓰는 것도 방법이죠. 실제 나무를 숲을 만들 만큼 가져와서 채우는 건 글쎄요. 설치도 일이고, 직캠 찍는 관객들 분명 있을 텐데 나무가 너무 많으면 각도에 따라서 얼굴이 가려질 수 있으니까요. 그 대신 소품은 클로즈업했을 때도 화면에 잘 담기게 디테일에 신경써서 고르면 좋겠네요. 목하 씨는 어딘가를 바라보는 시선을 측면에서 비출 때 화면이 예쁘게 잡히니까 소품과 한 앵글에 담겨도 괜찮고요.”


청윤과 목하의 시선이 동시에 기호를 향했다. 


- 와, 엄청 디테일하게 잘 아시네. 대단하다…

- 뭐여, 오늘 술 마셨나? 왜 안 하던 짓을 해?


“이 피디님이 지난번에 제 콘서트 생중계 연출 담당이셨거든요. 두 분 의견 감사해요. 다음에 콘서트 회의할 때 의견 내 볼게요.”


목하가 어색하게 웃으며 상황을 수습했다. 


“그러셨군요. 어쩐지 너무 잘 아신다 했어요. 역시 전문가의 시선은 다르네요!”


그럼에도 청윤이 표현하는 관심은 순수한 팬심이고, 자신이 알고 하는 이야기는 같이 일한 사람으로서의 경험에서 나오는 조언일 수 밖에 없는 현실이라니.

바로 다음 순간, 지금껏 신나게 떠든 말의 무게가 돌아와 기호의 뒤통수를 때린 건 너 뭐 잘못 먹었냐 하는 얼굴로 자신을 쳐다보는 목하와 눈이 마주쳤을 때였다. 

둘이 있는 걸 참을 수가 없어서 냅다 껴들긴 했는데, 방금 눈 앞의 청윤을 적으로 인식하고 제압이라도 해버리겠다는 듯 자신만만하게 이 말 저 말 해 댄 게 문득 너무 유치하게 느껴졌다.


아, 이러지 않기로 했는데. 이러면 안 되는데.


절대 지금 결정된 게 아닌 것처럼, 아까부터 슬슬 시간을 재고 있었던 사람인 것처럼 나름대로는 혼신을 다해 연기하면서 기호는 자리를 뜰 준비를 했다.


“그럼, 저는 다른 분들한테 또 인사드리러 가 보겠습니다. 편하게들 드시다 가세요.”




기호가 집에 도착해 차의 시동을 껐을 때, 휴대폰엔 이미 30분쯤 전에 온 목하의 부재중 전화가 찍혀 있었다. 전화가 오는 거야 이미 알고 있었지만, 바로 받을 용기가 안 났다. 오늘 회식에서 제가 한 짓이 너무 후회가 되는데, 그건 목하에게도 차마 이야기할 수 없는 것이기도 했다. 무거운 마음으로 통화 버튼을 눌렀다.


[ 여보세요. 기호야, 지금 어디냐? ]

“집이야. 이제 씻고 자려고 누웠어.”


차에서 내리지도 않은 상태라, 당연히 거짓말이었다. 


[ 연락 빨리 좀 받지. 나 내일 오후에 스케줄이라 오늘 잠깐 놀러오라고 하려 했는디. ]

“미안. 피곤해서 오자마자 씻느라고. 전화가 온 걸 이제 알았어.”

[ 알았어. 오늘 녹화 욕봤어. 푹 자라잉. ]

“응, 너도 잘 자. 무대 하느라 고생했어.”


평소였으면 씻고 누웠어도 내색 없이 목하가 부르면 달려갔겠지만, 오늘만은 그럴 수가 없었다. 목하라면 제 얼굴에 고스란히 묻어있는 당혹스러움과 죄책감을 알아보고야 말 테니.



다음 날, 기호는 목하의 무대 중간과 끝에 들어가는 가수들의 리액션 샷을 편집하고 있었다. 다른 가수들도 최선을 다해 열심히 무대를 보고 리액션을 하고 있었지만, 청윤의 리액션을 보는 내내 마음이 편치 않았다. 진심이 너무 넘쳐서 탈이라고나 할까.

목하의 승리라는 건 곧 청윤이 속한 팀의 패를 의미하는 거였다. 그러니 약간 아쉽지만 그래도 잘했다, 축하한다 정도의 반응이면 충분했을 텐데, 이 사람은 그런 건 안중에 없고 그냥 목하가 이긴 게 너무 기쁜 것 같았다. 목하의 무대에 엄청나게 감동받은 것도 보였고.

목하의 무대 직후에 제일 격하고 진정성 넘치는 반응을 보인 건 청윤이긴 했지만, 기호는 더 볼 것도 없이 그쪽은 대기석 전체를 비추는 풀샷으로 처리하고, 목하와 같은 팀인 다른 가수들과 패널석에 앉아 있던 연예인들의 원샷을 삽입했다. 무대 직전에 청윤이 손을 모으고 간절하게 목하의 선전을 기원하던 원샷은 그와 같은 팀이었던 상대 가수의 무대 직전에 응원하는 것으로 집어넣기로 했다.

사실 그렇잖아. 남의 팀 응원하는 것처럼 보이면 그건 그거대로 논란일 테고, 청윤도 이제 막 뜬 입장이라 여자 가수한테 저렇게 관심 쏟는 게 티가 나면 안 되니까, 괜찮잖아.

그렇게 제 행동에 정당성을 부여했다. 물론 홍 피디나 동민이 그렇게 했다고 해도 다들 납득했을 테니 말도 안 되는 이유는 아니었지만, 어쨌거나 거기에 가려진 진심이 따로 있다는 게 문제였다.


자신이 목하를 보면 드는 마음이, 가져서는 안 되는 마음 같아서 당분간 기호는 목하와 조금의 거리를 두기로 했다. 아예 연락을 끊지는 않더라도, 연락의 빈도를 낮추고, 오는 연락은 조금만 참았다가 받으면서, 조금 관심을 덜 쏟아보기로 했다. 한 발 물러서서 바라보면 예전처럼 돌아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었다.

또, 그게 안 된다면 자신은 결과적으로 목하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사람인 건 아닐까 하는 불안감도 여전히 자리했다. 제 알량한 마음 때문에 한 행동이 어딘가 목하의 행보에 방해가 된다면, 그거야말로 자신이 가장 원하지 않았던 일이었기 때문에.



그렇게 두어 달쯤 지난 어느 날이었다. 그 동안 추석특집 N번째 전성기는 전파를 탔고,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함과 동시에 방송에서 했던 가수들의 무대는 온라인에서 꽤나 화제가 되었다. 본방 자체도 인기가 좋아서 '스페셜'이란 이름만 달고 기존 방송분만 편집해서 내보내도 사실 시청률은 어느 정도 보장된 상태였음에도, 특집 기획을 강행한 선택이 결과적으로 옳았다.

식사를 마치고 욱이 깎은 사과를 먹던 재경이 기호에게 물었다.


“목하는 요즘 잘 지내? 바쁜 거 끝나면 한 번 올 줄 알았는데, 아직인가 보네.”

“저도 요즘은 정신이 없어서 본 지가 좀 됐네요. 곧 연락 한 번 해 볼게요.”


제 속으로 낳은 아들이긴 하지만 재경의 눈에 가끔 기호가 어려울 때가 있었다. 공손하고 다정하게 답했지만 무언가 있으니 더는 묻지 말아달라는 무언의 부탁. 평소와 다를 것 없는 표정과 말투와 시선임에도 가끔 그런 게 느껴질 때가 있었다. 재경은 뭔가 더 물어보려 기호의 시선을 살피는 욱을 조심스레 만류했다.


“잘 먹었습니다. 저는 들어가 볼게요.”

“응. 어어, 그래.”


기호의 방 문이 닫히는 소리가 나자마자, 누가 하자고 한 적도 없는데 숨을 죽이고 있던 두 사람이 불안한 눈빛을 주고받았다.


“...다툰 걸까요?”

“아무래도 그런 것 같죠?”


욱이 대답과 함께 남은 사과를 다시 깎기 시작했다.


“조만간 한 번 불러서 같이 밥 먹으려고 했는데. 안 그러면 또 한동안 시간이 마땅치 않잖아요. 근데 둘이 무슨 일이 있긴 있나 보네.”

“아이고, 어떻게 사이가 맨날 좋을 수가 있겠어요. 가끔 가다 다투기도 하고 그런 거죠. 둘 다 똑똑하고 착한 애들이라 오래 안 갈 거예요. 자, 제일 예쁘게 깎인 거는 여보 먹어요.”


속상한 얼굴로 기호의 방 문만 바라보는 재경을 욱이 다정히 다독였다. 욱이 포크에 찍어 내미는 사과를 재경은 못 이기는 척 받아들었다.




며칠 후 아침, 일찌감치 가게 문 앞에 ‘휴가중’을 내건 욱은 잔뜩 신이 나 있었다.


“내가 아들들 잘 둬서 이런 호강을 다 하네. 잘 다녀오마! 우리 없는 동안 집안 어지르지 말고, 청소 잘 하고, 잘 살고 있어야 된다. 알았지?”

“걱정 마십쇼, 아버지! 아-무 걱정 마시고 신나게 즐기다 오시면 됩니다.”


욱과 채호가 꼭 닮은 얼굴로 하이파이브를 주고받았다.

모처럼 재경과 욱은 며칠간 가게를 휴업하고 늦은 신혼여행 겸 결혼 기념 여행을 다녀오게 되었다. 무슨 해외여행이냐며 손사래를 치는 재경과 욱을 위해, 채호와 기호는 돈을 모아 동남아 휴양지 풀 패키지 여행을 예약해드렸다. 이게 싸게 나온 대신 환불이 안 된다며 형제가 의기투합해 시전한 혼신의 연기에 결국 두 사람도 아들들의 선물을 고맙게 받기로 했다.


“진짜 아무것도 안 해 놓고 가도 돼? 하다못해 곰국이라도…”


재경이 불안한 얼굴로 집 쪽을 쳐다보자, 채호가 얼른 막아섰다.


“엄마! 그거 몰라? 부모님 여행 십계명 제 1조! 카레랑 곰국 금지!”


그런 게 어딨어? 아 글쎄 아무튼 그런 게 있다고! 

모자(母子)가 투닥거리는 동안, 그새 내려온 기호가 재경의 캐리어를 들어다 채호의 차에 싣기 시작했다.


“저희가 알아서 잘 해 먹을게요. 서른 넘은 아들놈들 걱정은 마시고, 즐겁게 놀다 오세요.”


몇 시간 뒤, 방송국에 있던 기호의 휴대전화가 울렸다. 부모님을 공항까지 바래다 드린 채호로부터의 전화였다.


[ 엄마 아빠 출국하러 들어가시는 것까지 보고 왔어. ]

“응. 수고했어.”

[ 그리고 오늘은 나도 찾지 마라. 입사 동기들이랑 술 마시기로 했으니까. ]

“허, 아주 작정했네? 이날만 기다렸나봐?”

[ 당연하지. 최소 4차까지 마실 예정이니 이 형이 없어도 무서워하지 말고 집 잘 지키거라. ]

“뭐라는 거야. 이왕 놀 거 내일도 안 와주면 이 동생은 땡큐다. 아, 그리고, 술 냄새 풍기면 방에 못 들어오게 할 거니까 알아서 해.”


..라고 말은 했지만, 요즘같이 머릿속이 복잡할 때는 차라리 집에 누가 있는 편이 나았다. 그럼 복작복작하게 이야기도 나누고 같이 TV도 보고 하면서 잠깐 잊어버릴 수 있는데. 생각해보면 지금의 네 사람이 가족으로 함께 살기 시작한 이래 혼자 집에 있게 된 건 처음이었다.


집으로 돌아가는 퇴근길, 차에서 기호는 집에서 할 일을 생각해 보았다. 일단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밥 하고, 냉장고에 있는 반찬이랑 밥 먹고, TV나 좀 보다 잘까. 

도통 입에 대는 일이 없는 술을 좀 사 볼까 생각도 했다. 맨정신으로 말짱하게 있는 것보단 그게 낫지 않겠나 싶어서.


하지만 주차하고 내려 무심코 집을 바라본 순간, 기호의 고민으로 가득했던 지난 30여분의 시간은 싹 헛것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이제 오냐.”


옥탑에서 빛을 받아 반짝이는 익숙한 모습이 손을 흔들고 있었다.


“...목하야.”

“언능 올라와야. 저녁 같이 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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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편으로 끝내려 했는데 분량조절에 실패했습니다 😂

얘는 뭔 글을 상중하밖에 못써? 하실 수 있는데 그건 아니에요(..)

다음 편도 이미 다 써 두어서, 이삼일 안으로 올라갑니다.

빨리 올려서 기다리시는 분들한테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 반, 세이브 분량 넉넉히 비축하면서 오래오래 가고 싶은 마음 반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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