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친 파도가 치는 건 서해바다의 몫만은 아니다.

또 다른 건, 이 계절에 여전히 혼자 걸어가는 내 마음의 몫.

내가 느끼는 감정들은 하나같이 파도의 방향대로 흔들린다.


이상 해(海).

내 이상 속에서 출렁이고 있는 바다.

이 바다가 문제다.

항상 제멋대로 해일을 일으키다가도 잔잔해진다.

고래들이 춤을 추기도 하고 불법 어선들이 어지럽히기도 한다.

피서객들이 놀러 왔을 땐 왁자지껄하다가도 그들이 떠나며 남겨두고 간 쓰레기에 몸살을 앓기도 한다.

항상 바다는 어지럽게 돌아간다.

내 머릿속은 항상 어지럽게 돌아간다.


바다엔

해가 떴다 진고

달이랑 별도 떴다 지고

바람도 분다.

그러다 가끔, 비가 내린다.

비가 내리고 내리다가 수면이 올라가 넘칠 때가 있다.

바다가 넘치면 수면을 낮추기 위해 눈을 통해서 흘려보낸다.

눈물이 짠 이유.

내가 질질 짠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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