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요즘 화산귀환에 미쳐있어서 ㅎㅎ

청명=백현 설정을 갖고 써봤어요


백현은 천하제일검. 마교와 싸우다 천마(마교 대빵)을 죽이고 전사함.

그로부터 100년 후 환생.

여주는 전생의 백현과 정략적으로 혼인한 사이.

죽은 이유는 마교가 급습했기 때문이고 그녀가 알고 있는 귀보가 마교 손에 들어가면 안되서 자결함.

전생에서의 백현은 그다지 여주를 좋아하지 않았고, 여주는 백현을 열렬히 좋아했음.

아빠 졸라서 결혼한 케이스.

그리고 전생에서 여주가 죽고 나서야 백현은 자신이 김여주를 좋아했던 것을 깨달았고,

죽음을 앞두고 숨이 끊기기 직전 혼잣말로 아- 이제 김여주한테 갈수 있겠다. 였음.

현재 백현과 함께 여주 역시 환생함. 같은 시기, 같은 나라에서.



그럼 스타트!






케이윌 (K.Will) - 녹는다

화산귀환 X 백현 : 누구 마음대로?










“왜 그렇게 화가 났어.”


“화 안났는데.”




그 말에 싱긋 웃는 청년의 얼굴이 한여름의 햇살처럼 꽤나 싱그럽다. 예전이었다면 이런 그의 표정에 안절부절하며 쩔쩔맸겠지만 이번 생의 그녀는 달랐다. 위아래로 티나게 훑던 눈, 그녀가 다시 말한다.




“났어.”


“안났는데?”


“안났다고?”


“응. 안났어. 내가 왜 화를 내.”


“...”




뽀송뽀송 솜털이 나있는 것만 같은 약관의 그를 보는 건 새삼 놀랍다. 마지막으로 봤던 그의 나이가 이립이었으니. 그리고 더욱 놀라운 건,




“내가 뭐하러 화가 나겠어.”


“.....”




이렇게 화를 내는 그를 보는 것이다.




“안났어.”


“...”


“안.났.다.고.”


“...”




분명 화가 났다. 아주 많이 화가 났다. 지나가는 개가 봐도, 앞구르기 뒤구르기를 하면서 봐도 그가 화났다는 것을 알 수 있을만큼 그는 화가 났다.




“... 안났다니까???”




귀까지 걸릴 듯 찢어진 입매와 다르게 백현의 붉은 눈이 더욱 붉게 활활 불타오르고 있었다.




“.. 그래...”


“...”


“안나보여...”




김여주의 2회차 인생에 다가온 2번째 결혼이 발표된 어느 날이었다.

물론 상대가 백현은 아니다.









# 1



여주가 정신을 차리고 나서 제일 먼저 한 일은 화산으로 가는 일이었다. 그 높고 험하고 가파른 절벽을 무공 하나 없는 여인의 몸으로 올라가는 건 매우 어려운 일.


그러나 기어코 올라가고 만 여주는 그전의 기억과 비슷한 화산의 입구를 보고 진짜 꿈이 아님에 웃음을 지을 수 밖에 없었다.




“더럽게 높은데다 지어놨다니깐.”




물론 처음 이곳에 왔을 때 느꼈던 감정과 지금의 상태는 전혀 달랐지만 말이야.


감회가 새롭다. 다시 이곳에 올 줄은 상상도 못했다. 뒤를 돈 그녀가 올라온 길을 찬찬히 살폈다. 가파른 절벽을 보자 전생이 떠올랐다. 그를 한번이라도 더 보고싶어 시비들을 졸라 가마를 타다 그것도 여의찮아 그들에게 업힌 채 산문이 닳도록 뻔질나게 들어왔던 곳이다. 바람이 불어 이 절벽 아래로 떨어질뻔한 적도 있었지. 그때 구해준게 그의 사형이었을거야. 정작 그는 떼잉, 하는 얼굴을 하며 먼발치서 그러게 뭐하러 이런 곳까지 올라와서 사람들 귀찮게 하냐며 시큰둥해 했었지.



‘개새끼였어. 진짜.’



모든 것을 해탈한 듯 너그러이 웃는 얼굴의 그녀가 고개를 저었다. 내 사람들 똥 고생을 시키며 맛있는 음식이란 음식은 다 구해와 그에게 갖다 바친 그녀였다.



‘진짜 내가 왜 그랬지? 성격 더러운 남자 만나는거 아닌데..’



금지옥엽 하나밖에 없는 딸내미의 청에 못이겨 이 화산에 얼마나 많은 재물과 정보를 주었는가. 전생의 우리 가문은 이 화산의 전각 하나정도는 세웠을게 분명했다. 전각만이야? 이 현판도 당대 내로라하는 명필가에게 직접 맡겼으니 말 다했지.



‘딸자식 잘못 키워 멸문을 당했지. 빌어먹을.’



그녀의 발이 한 발짝 문안으로 들이밀었다. 얼마 전까지 망했다던 화산은 최근 소문이 사실인 듯 모든 건물과 바닥에서 번쩍번쩍 광이 나고 있었다. 주변을 둘러보던 그녀의 눈에 저 멀리 백매관이 보인다. 다른 건 몰라도 장문인의 처소와 백매관 만큼은 자신이 기억했던 모습과 일치했다.


백매관. 백현의 백을 따와 매화 자를 붙이겠다며 그 당시 장문인을 졸라댔다.

그녀가 빙그레 웃었다.



‘저거 차려준거 난데, 적어도 기둥에 세워준 사람 이름이라도 새겨져있어야 하는거 아냐?’



온갖 욕을 마음속으로 지껄이는데 눈이 마주쳤다. 화산의 제자들이었다. 난데없는 여자, 그것도 꽤 수려한 얼굴의 여자의 등장에 그들은 넋을 놓고 멍하니 쳐다보고 있었다.




“혹시 여기에, 개새ㄲ.. 큼큼.. 백현님, 계실까요?”




오랜만에 소리내어 불러보는 그 이름, 백현. 백현이라는 두글자에 어이없게도 여전히 심장이 뛴다. 그러나 별 대수롭진 않다. 아마도 심장은 습관처럼 그의 이름에 반응하는걸테니까.


그 험난한 곳에 왜 가겠냐고 가족들이 난리였다. 전생에서 그와 내가 부부였어요! 라고 말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 수양을 위해 간다고만 했을 뿐이었다.


나라고 왜 호랑말코같은 그에게 오고 싶겠나. 생각도 안하고 살고 싶지만 마교가 다시 부활한걸 들은 이상 모른 척 할 수는 없었다. 일단 그는 사명을 갖고 환생한 존재였고, 자신의 환생 역시 그를 도우라는 사명을 띄고 있는 건 부정할 수 없었으니까.


어떻게 아느냐고? 환생이 흔해? 흔하냐고. 아니잖아!


그는 분명 환생했다. 들려오는 그의 행적이 말해준다. 그렇다면 그의 앞에 나타나 죽기 직전 숨긴 그의 비보를 전해주는게 내가 전생의 기억을 갖고 다시 태어난 이유일 것이다.


품안에 든 상자를 꾹 쥐었다. 전해주기만 하면 끝난다. 악연까지는 아니어도 전생부터 이어온 이 인연의 마침표를 찍을 날인 것이다.




“백현이를요...? 걔를 왜..”


“... 그 자식을... 왜 소저께서...”




반응들이 살벌하다. 걱정 가득한 눈이 저를 향한다.

이런. 성격이 나쁘다는 소문은 사실인가보다. 여전하구나, 정말. 저번 생도 그러더니 이번 생도 사형들의 눈이 다들 예사롭지 못하다.




“아! 전해드릴 것이 있어서요!”


“전해줄것이요...?”


“.. 백현이랑 서로 아시는 분이세요???”




서로를 쳐다보던 그들이 나를 향해 눈이 튀어나올 듯 부라리며 묻더니 자기들끼리는 더 튀어나온 눈을 한다. 그리고 점점 사람들이 이곳으로 모인다. 가까이는 다가오지도 못하고 신기한 사람 바라보듯 쳐다본다.


역시 도인들. 순진하기 짝이 없는 건 백년전이나 지금이나 별다를 바 없는 것 같았다. 예전에도 이런 반응이었다. 그의 뒤꽁무니를 졸졸 쫓아다니는 나를 보고 다들 신기한 사람 바라보듯 했었지. 안타까워하는 시선도 있었고.


백현 역시 그들과 별반 다를 것은 없었다. 검을 들 때 빼고 다른 면에서는 순진했다. 그러니 결혼한 10년간 손하나 까딱 안댔지. 갑자기 바람 맞았던 첫날밤이 떠오른다.


개새끼..


백현과 서로 아는 사이냐는 제자들의 질문에 그녀가 고개를 갸웃 갸웃 한다. 무슨 말이냐는 듯 순진한 얼굴을 하며 말한다.




“아뇨? 제가 감히 화산신룡을 어찌 알겠어요.”




그 당시의 별칭 매화검존도 아니고 지금의 별칭 화산신룡을 말하는게 퍽 우스웠다. 별명하고는.. 당당히 그를 모른다 말했다. 전생과 같은 얼굴이지만 그는 나를 기억하지도 못할 것이 분명했으니.


그는 관심 없는 것에 눈길도 주지 않는 이였다. 어떻게 아냐고? 내게 그랬으니까. 내게 눈길 한번 제대로 준 기억이 없다. 꼬치꼬치 따져 묻는 성격 또한 아니지만 혹시 그가 그런다면 대충 후손이라 말하거나, 어린 시절 기억도 안나는 누군가가 내게 이 함을 전달했고, 이걸 백현에게 전해달라는 말을 했다고 하면 되지 않을까 한다.


아마 성공할 것이다. 저런 거짓말보다 환생이 더 거짓말같으니 말이야. 지가 믿어야지, 어째? 게다가 나같이 무공이며 내력도 없는 여자를 경계할 리 없었고, 기억도 못하는 여자의 말을 의심할 리 없...




“.. 김여주?”




는데.




“..... 너...”




조금 변수가 생겼다.


백현이 나를 알아본다는 것은 내 계획에 전혀 없던 일이었기 때문이다.




“..... 너.. 나 만나러 온거지?”




어.. 얘가 나를 어떻게 알아본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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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리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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