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 닝겐들아, 내게 힘을 줘!


“아주 먼 옛날 옛적에, 생각을 가진 생명체가 태어났답니다. 동물과 다르게 집을 만들 줄 알고, 불도 피우고, 멋진 옷도 지어 입었어요. 하지만 혼자서 모든 일을 다 할 수가 없었어요.”


어쩐지 신이 세상을 창조하지 않네. 그럴듯하게 흥미 있는 도입부였다. 젤은 오른손으로 사람 흉내를 내면서 입을 벌리듯이 엄지손가락을 아래로 까닥거렸다. 손 인형만 뒤집어쓰고 있었다면 더 그럴 듯했겠다. 유치하지만 졸린 수업이나 설명회 스타일보다 훨씬 낫다. 일단 뭐든 재미가 있어야 집중을 하니까.


“다행히 생각을 가진 생명체들은 세상에 아주아주 많았어요. 같은 지성체였지만 귀가 길고 오래 사는 생명은 엘프, 귀가 동그랗고 짧게 사는 생명은 엠블라라고 불렀답니다. 서로 수명이 달라서 엠블라가 먼저 죽으면 엘프가 슬퍼했기 때문에 종족끼리 모여 살았어요.

그들은 함께 모여 살았지만 세상에는 무서운 일이 많았답니다. 지진이나 홍수, 가뭄, 때로는 사나운 생물도 있었어요. 그래서 엘프는 그들을 지켜줄 누군가를 바랐어요. 어느 날, 엘프들의 기도를 받고 아주 강한 마력을 지닌 신이 태어났어요. 그 신은 프레이야라고 불렸답니다.”


보통 종교에서는 신이 인간을 만들어내지 않냐? 여기는 인간이 신을 만들어냈다고 믿는다. 특이하다고 생각했다.


“프레이야 님은 엘프의 소원대로 엘프의 왕국을 지켜줬어요. 지진과 홍수를 막고 비를 내려 농사를 지을 수 있게 도와주었어요. 자연의 이치를 알려주어 지식을 넓히기도 하셨지요.

하지만 넓은 세상에는 엘프가 아주 많이 있었어요. 기도를 받은 만큼 모든 엘프를 지킬 수가 없었어요. 결국 프레이야 님은 신전을 세우도록 지시하셨어요. 모두가 신전에 와서 기도를 했어요. 그러자 곧 온 세상을 볼 수 있게 되었어요.”


기도를 받아서 강해진다는 설정이구나. 닝겐들아, 내게 힘을 줘 스타일이다. 원래 거대한 원기옥 모으려면 모두의 힘이 필요하지. 애니적으로 이해하기 쉬웠다.

다만 너무 간소화됐다. 어린이용이라서 짧고 이해하기 편하게 요약했나 보다. 나중에 책을 구해서 읽어봐야 하려나. 역사책도 판타지 소설처럼 읽히니까 여기 종교 책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말이 어렵지만 않으면 한 번 읽어볼 의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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