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의 행복. 어디서 찾아야 할까?

나는 퇴근 후의 행복을 찾기 위해 정말 많은 고민을 해왔다. 피시방에서 게임도 해보고, 정처없이 산책도 했으며, 공원에서의 휴식도, 기숙사에서의 휴식도, 공부, 넷플릭스, 테드, 독서 등등 정말 많은 시도를 해봤다. 미니 빔프로젝터를 사고, 맛있는 음식을 기숙사에 두면서 새로운 도전도 하고있다. 시도해본 도전들 중 성공확률이 높았던 것은 산책, 게임, 독서, 공부 순인 것 같다. 태블릿 화면으로 보기엔 드라마건 영화건 집중이 안되고, 가끔 밖에서 밥먹으면서 보는 테드는 적당히 나쁘진 않았지만 굳이 다시 하고싶진 않았으며, 공부는 하다가 졸았다.

오늘은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왔다. 기숙사에서 보일러 틀어서 따뜻한 곳에 누워서 책을 읽으려니 웬만큼 집중력이 좋지 않고서야 쓰러질 것 같았다. 그래서 그냥 도서관에서 읽다가 정리하시는 분위기길래 얼른 대출해왔는데 도서관을 나오는 발걸음이 가볍고 기분이 너무 좋았다. 퇴근 하고 이런 기분을 느끼는 것도 참 오랜만이다. 당장 이번주 월요일에 9시부터 공부하는걸 목표로 잡고 시도했지만 누워서 하는 공부는 오래가지 못한다 라는 결론만 남긴 채 새로운 도전을 찾아야 할 때였다.

도서관에서 빌려온 회계 책을 다 읽고(비교적 가볍게 설명해주는 책이었다) 책을 반납하러 갔다가 책을 가깝게 하기 위해 그냥 쭉 책을 읽다 왔다. 공부 시간을 살짝 조정해서 도서관에서 공부하고 오는게 더 좋을 것 같다. 여기서 하려니 피곤하면 대충 시간때우다가 자려고 하는 것 같으니 도서관이 닫기 전에 30분~1시간 적당히 조율해서 가서 하는게 좋을 것 같다.

내가 오늘 읽은 책은 야마다 무네키의 '백년법'이라는 소설이다. 그 옛날 내가 트위터를 시작한지 오래 되지 않았을 무렵에 트위터에서 추천받은 책이다. 중학생 때 이 책을 읽고 참 재밌었어서 도서관에 신청하고 생각날때마다 빌려 읽었던 기억이 있다. 군대가기 전 여기로 발령받고 기숙사 앞 도서관에도 신청했었는데 여기서 빌린건 처음인 것 같다.

대충 내용을 요약하자면 기술이 발달해서 늙지 않는 약이 발명되었는데, 약때문에 사람이 죽지 않고, 순환되지 않아 투약한 뒤 100년만 살 수 있도록 하는 법을 만들자! 하는 내용이 앞부분이다. 정말 다들 한 번 씩 읽어줬으면 좋겠다. 내가 좋아하는 책 5위 안에 든다. 순위를 따로 정하기는 힘들겠지만 그래도 5위 안에는 들 것 같다. 1위일수도 있고.

빌려와서 어제 사온 식빵을 먹는데 진짜 식빵이 이렇게 고소하고 맛있을 수가 없다. 개인 빵집이라 살짝 비싼게 단점이긴 했지만 이정도 맛이면 왜 비싼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진짜 너무 맛있다,,,, 빵가루가 떨어질까봐 책은 못꺼내고 핸드북으로 작게 나온 윤동주시인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읽는데 좋은 표현들이 너무 많았다. '팔복'이라는 시나 '사랑의 전당'의 글귀도 짧으면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것 같다. 가끔 생각날때마다 시 한두편씩 아무거나 읽는데 실패할 확률이 적다.

오늘의 하이라이트는 백년법과 식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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