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날 나는 방값을 내고 부모님께 짧은 편지를 보냈다. 긴 사연은 페투니아와 릴리에게서 들으면 될 테다. 겸사겸사 룸메이트 중 한 명에게도 연락했다. 녀석은 편지를 받자마자 리키콜드런에 왔다.

“가출이라니, 레슬리. 도대체가 무슨 일이야?”

“여, 오늘도 기분 좋아 보이네.”

“헛소리 좀 그만하고! 집은 왜 나온 거야?”

“여동생들이 너무 싸워서.”

“….”

에드가는 눈빛으로 그 다음 이유를 물었다. 나는 눈을 데구르르 굴리다 다시 그와 눈을 마주했다.

“그 뿐이야.”

“이 미친 놈, 넌 정말 미친 게 분명해! 이게 다 그 빌어먹을 O.W.L. 때문이겠지! 남들도 다 치는데 왜 너만 미쳐버린 거야!!”

“인격모독은 적당히 하지. 그러다 고소당한다고.”

“방값도 없는 녀석이 무슨 고소를 한다고 난리야! 됐고 우리 집으로 가자.”

“그래도 돼?”

“이미 부모님께도 말하고 왔어.”

“고마워.”

“대신 내 동생 건들면 죽여 버린다.”

“이제 여동생이라면 지긋지긋해, 내 취향은 연상이다.”

에드가는 표정으로 비웃으며 플루가루가 담겨있는 컵을 건넸다. 리키콜드런의 벽난로에서 본즈 가의 저택으로 온 우리는 방학이 끝날 때까지 토닥거리면서 잘 지냈다. 같이 숙제를 할 때는 학교의 연장선 같은 느낌이 없는 것도 아니었지만 그래도 좋았다. 과연 잘나가는 집안이라 나는 커다란 손님용 객실을 혼자 쓸 수 있었고 필요하면 하인도 부릴 수 있었다.

손만 까닥해도 모든 것이 이루어지는 삶이란! 행복해 죽는 줄 알았다.

*

“오늘 같이 다이애건 앨리 가지 않을래요, 에반스?”

수잔이 방문 틀에 기대서 물었다. 나는 침대에서 뒹굴거리며 일어나지도 않았다. 수잔의 표정이 딱 밥버러지를 보는 것 같았다.

“그 표정만 바꾸면 갈게.”

“그러고 있는 걸 보면 당신이 왜 후플푸프인지 알 것 같다니까요.”

“별로 좋은 의미는 아닐 것 같네. 설명해주지 않아도 돼.”

수잔은 고개를 절레절레 젓고는 픽 웃었다.

“됐죠? 가요.”

“뭐가 문제야? 왜 날 굳이 밖에 끌고나가려고 하는 거냐고. 이불 밖은 위험하단 걸 아직 모르는 거야?”

“밥값 하라고요. 당신 얼굴은 괜찮으니까 내 파트너 좀 해줘요.”

“이런, 정말 싫은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자 수잔이 씩 미소 지었다. 나는 떨떠름한 표정으로 트렁크를 꺼냈다.

“도망쳐야지….”

“에드!!”

“이럴 줄 알았지.”

갑자기 나타난 에드가가 지팡이를 휘둘렀다. 연약하고 느리기 짝이 없는 나는 간단하게 인카서러스에 걸렸다.

“이렇게까지 해야 해?”

“기회는 올 때 잡아야지.”

“내 눈에 그건 죽을 기회거든.”

“그런 거 아냐. 다른 녀석들도 많이 온다고. 그럼 가자.”

놀랍게도 나를 들쳐멘 에드가가 방을 나섰다. 옆에서 수잔이 킥킥거리면서 나를 비웃었다.

나는 옷과 망토를 맞춘 그 날부터 춤도 배우기 시작했다. 몸을 쓰는 일에는 영 잼병이라 도통 늘지 않아서 수잔의 고생이 컸다. 그녀의 생일 파티날에 겨우 박자를 맞출 수 있게 된 정도였다.

파티에는 어른이 반 애들이 반이었다. 나는 주인공의 옆에서 최대한 존재감을 죽이고 있었다. 소용없는 짓거리를 하고 있었다는 소리다. 동기 몇 명이 낄낄거리며 지나갔다. 후배 애들 중에는 얼굴을 붉히고 나와 수잔을 번갈아 보는 애들도 있었다. 뭘 생각하든 그런 거 아니야, 젠장…. 그러나 내가 곤란하든 말든 파티는 순조롭게 흘러갔다. 나는 수잔과 춤을 추고 순수혈통 어르신들을 만나 인사를 했으며 몇몇 관료들에게 스카웃 제의를 받기도 했다. O.W.L. 성적은 아직 나도 못 봤는데 다들 어떻게 알고 있는 거지….

적당히 거절하고 적당히 얼버무리며 시간을 떼우자 파티가 끝났다. 나는 화려한 비단으로 감싼 앤틱 의자에 쓰러지듯 앉았다.

“이걸로 밥값 한 거다.”

“레슬리, 정말 저랑 약혼 안 할래요? 빠져나가는 게 아주 기름장어 뺨치네요. 당할 땐 짜증났는데 옆에서 보고 있자니 얼마나 재밌던지.”

“싫다, 나는 조용히 살 거야.”

“무리예요. 무리.”

“한다면 해.”

에드가가 옆에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넌 한다면 하지. 한다는 게 없어서 문제지만.”

낄낄거리는 에드가를 툭 쳤는데 내가 나가떨어졌다. 난 이 남매를 이길 수 없나 보다. 쉽게 포기한 나는 휘청휘청 2층 내 방으로 향했다.

“먼저 올라간다.”

“그러세요.”

“잘 자라.”

“너희도.”

방에 올라와보자 편지가 와 있었다. 열어보자 아빠의 필체였다.

[릴리 준비물은 안 사줄 거니? 너 있어서 그런지 교수도 안 왔는데.]

“이런.”


8월 마지막주에 나는 집으로 돌아왔다. 울며불며 매달리는 아이들을 데리고 다이애건 앨리로 갔다. 둘은 내 양 옆에 찰싹 달라붙어있었지만 서로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나는 모르는 척 릴리와 내 준비물을 사고 페투니아에게도 책 몇 권과 군것질거리를 사줬다.

호그와트로 가는 기차는 릴리와 함께 탔다. 겸사겸사 릴리의 꼬마 친구 세베루스 스네이프도 만났다. 그 녀석은 나이에 맞지 않는 음울한 얼굴로 나를 살폈다. 최소한의 호의만 담은 얼굴로 똑같이 봐주자 녀석은 이내 눈을 내리깔았다. 몇 번 눈을 깜박거리던 세베루스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물었다.

“후플푸프라고 들었는데요.”

“그래.”

“그렇군요.”

이 녀석은 슬리데린이군. 세베루스는 그 후로 나와 눈도 마주치지 않았다. 내 옆에 앉은 릴리는 우리 둘이 말을 섞을 수 있도록 계속 화제를 던졌지만 눈치 없는 세베루스의 대답과 내 무응답에 푸쉬식 식고 말았다.

무거운 침묵이 우리를 질식시키기 전에 나는 복도문을 열었다. 마침 지나가던 매점 아주머니에게 호박파이를 비롯한 군것질거리를 사서 두 아이의 품에 넣어주고 남은 걸로 점심을 떼웠다. 대충 자리를 정리한 후 나는 책을 펼쳤다.

“둘이 이야기 해.”

본격적으로 창문에 기대서 책을 읽자 둘이 속닥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기숙사가 어쩌고 시험이 저쩌고 하는 게 딱 신입생들이 하는 짓이라 귀여웠다. 그러나 집중해서 들여다보고 싶을 정도는 아니었다. 서로 할 일 하던 우리를 집중시킨 건 문 밖에서 나는 시끄러운 소리였다. 다른 칸 문이 열리고 왁자지껄한 웃음과 비명이 지나가더니 문 닫히는 소리가 났다. 그 칸에서 나온 건지 흐릿한 그림자는 복도를 따라 우리 쪽으로 다가왔다.

-똑똑

세베루스와 내가 릴리를 보자 그 애는 말릴 틈도 없이 자리에서 일어나서 문을 열었다. 그 앞에 나타난 녀석들을 보고 나는 미미하게 인상을 찌푸렸다. 한 쪽은 모르지만 다른 쪽은 알았다.

시리우스 블랙. 입학 전부터 암암리에 사진이 팔리던 녀석이다.

“오, 마침 딱 세 명이네. 우리 여기서 같이 가도 될까?”

내가 시리우스를 보고 있는 사이 다른 녀석이 은근슬쩍 밀고 들어왔다. 릴리가 야무지게 그 아이의 발을 밟았다. 그 애는 발을 빼지도 못하고 끙끙거렸다.

“허락부터 받아야 하는 거 아냐?”

릴리의 뒤에 있던 세베루스가 음침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 말이 하고 싶었다는 듯이 릴리가 고개를 끄덕였다. 발을 밟힌 녀석은 재빨리 두 손을 올려 항복했다.

“미안! 허락해주지 않을래? 이왕이면 발도 치워줘!!”

“할 수 없지.”

그냥 장난이었는지 릴리는 쉽게 비켜줬다. 그걸 보며 좋다고 희희낙락 들어온 두 꼬마가 내 맞은편에 앉았다. 릴리와 세베루스가 내 옆으로 옮겨왔다.

발을 밟힌 아이가 먼저 자기소개를 했다.

“난 제임스 포터야. 너희도 신입생이지?”

“응. 난 릴리 에반스야. 얘는 세베루스 스네이프. 너도 신입생이니?”

“그래. 시리우스, 소개 안 해?”

제임스가 쿡 찌르자 시리우스는 인상을 찌푸렸다.

“시리우스 블랙. 그냥 시리우스라고 불러.”

“알았어. 아, 이쪽은 우리 오빠야. 레슬리 에반스.”

다시 책을 집어 들던 나는 내 팔에 팔짱을 끼는 릴리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입을 열었다.

“레슬리 에반스다.”

“형은 몇 학년이에요? 기숙사는 어디?”

기다렸다는 듯이 제임스가 달려들었다. 옆에 있던 시리우스가 혀를 찼으나 제임스는 킥킥거리며 내 답을 기다렸다.

“6학년. 후플푸프.”

“어라, 후플푸프는 마음씨 좋은 애들이 가는 데 아닌가요? 형은 되게 차갑네. 원래 그래요?”

나는 눈을 가늘게 떴다. 뭐지 이 자식은? 면전에서 욕하는 놈은 또 처음…이고 싶지만 너무 익숙해서 슬프다.

“네가 슬리데린이 돼도 나대는 건 여전할 걸.”

“와, 어떻게 그런 욕을 할 수가 있어요? 그렇게 안 봤는데 너무하다.”

“너야말로 왜 보자마자 시비야?”

릴리가 내 편을 들었다. 제임스는 말 한 마디 안 했지만 얼굴로 황당하다고 주장했다.

“너 기숙사에 대해서 몰라? 난 그냥 보통의 경우를 말한 거라고.”

“그래서 네가 잘했다는 거야?”

“적어도 뒤에서 욕하진 않았으니 그리핀도르다운 기상이었다고 생각하는데!”

“그-리-핀-도르? 네가?”

막 릴리가 화를 내려고 할 때 세베루스가 픽 웃었다. 모두 그를 바라보자 세베루스는 기다렸다는 듯이 말했다.

“그리핀도르를 꿈꾸는 머저리들이니 어쩔 수 없지. 릴리 네가 참아, 말로 해도 안 통할 걸.”

“하? 그런 너는 여자 뒤에서 비겁하게 속닥거리는 걸 보니 슬리데린이지? 야비한 게 딱 맞네.”

“입 조심해.”

세베루스는 기쁜 건지 화난 건지 불명확한 태도로 성을 냈다. 시리우스가 토하는 시늉을 했다.

“우웩, 저 자식 진짜 슬리데린이 되고 싶어 하잖아! 구역질 나!”

“그 입 닥쳐!”

“넌 역겹지도 않아? 후플푸프인데 저 자식이 개무시 안하든?”

개무시는 너도 하고 있거든…. 나는 한숨을 푹 쉬고 릴리를 껴안았다. 나머지 세 녀석의 얼굴에 의문이 떠올랐다. 나는 내게 물어볼 시간을 주지 않고 문에 폭발마법을 쐈다.

“봄바르다.”

열차 문이 쾅 소리와 함께 터지고 잔해가 사방에 날렸다. 나뭇조각에 얻어맞은 녀석들이 얼빠진 표정을 하는 걸 보고 있자니 에드가가 달려왔다.

“오랜만.”

“레슬리! 너 이게 무슨 짓이야?!”

“징계 받으려면 반장칸 가야 하지?”

“그렇긴 한데, 아니 왜 이런 짓을 한 거야!”

“시끄러워서 좀 조용한 데 가고 싶더라고.”

“이런 미친….”

옆에서 세베루스가 웅얼거리는 소리가 들렸지만 나는 릴리를 안아들고 지팡이를 휘둘렀다. 그러자 트렁크가 둥실 떠올랐다. 꼬맹이 셋이 움찔거린 걸 못 본 척해주며 나는 그 칸을 나왔다.

“놀랐잖아.”

“저런 녀석들이랑 있는 건 별로 좋지 않은 선택인 것 같은데. 같이 갈래?”

릴리는 나와 세베루스를 번갈아 보더니 미안하단 표정을 했다.

“반장칸이 궁금하긴 한데 그래도 친구를 두고 가고 싶지는 않아.”

“알겠어.”

나는 몇 번 둥기둥기 해주고 릴리를 내려놓았다. 옆에 있던 에드가가 한숨을 쉬며 지팡이를 휘둘렀다.

“레파로.”

그러자 부서진 조각들이 원래 자리로 돌아왔다. 부스러져 가루가 된 부분이 엉성하게 비었지만 그래도 멋진 마법이었다.

“그럼 호그와트에서 보자.”

“응, 잘 가 오빠.”

손을 흔들어주고 반장칸으로 향하자 에드가가 이마를 감싸 쥐었다.

“넌 그 마이페이스 좀 어떻게 할 필요가 있어.”

“충분히 수습 가능한 한도 내에서 살고 있어.”

“수습이 중요한 게 아냐, 세상에는 상식이란 게 있다고.”

“너무 틀에 갇혀있으면 재미없어.”

“네가 재미를 알기는 아냐!”

버럭 소리치는 에드가를 보며 슬그머니 웃자 에드가도 한숨 같은 미소를 지었다.

“어쩌다 이런 놈이랑 룸메이트를 하게 돼서.”

“욕하려면 덤블도어를 욕해.”

“그럴 수는 없지, 그 분이 얼마나 대단한 분인데.”

“그리고 미쳤지.”

“….”

에드가는 부정하지 않고 그냥 입을 다물었다. 나는 어깨를 으쓱하고 반장칸에 들어갔다. 오랜만에 보는 아이들과 안부를 묻고 폭발하는 카드놀이를 했더니 시간은 금세 지나갔다.

“징계는,”

“이봐 에드가, 틀에서 벗어나라고.”

쿡 동전 초콜릿을 찔러주자 녀석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1개월 동안 우리 방 화장실 청소다.”

“으엑!”

질색을 하며 기차에서 내리자 1학년 무리가 모여 있었다. 확연히 눈에 띄는 붉은 머리의 소녀에게 손을 흔들자 릴리도 생긋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정말 용감한 아이야. 코앞에 검은 호수가 있는데 저렇게 태평하다니.

“네 동생?”

“응. 귀엽지?”

“그래, 귀엽네.”

“이 페도필리아 새끼.”

“뭐?!”

에드가를 버리고 다른 녀석들과 마차를 탔다. 에드가는 연회장에서 내게 자꾸 말을 걸려고 했지만 나는 일부러 그를 무시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기다리던 이름이 불렸다.

“에반스, 릴리!”

릴리는 상기된 얼굴로 모자를 쓰고 앉았다. 입을 우물거리던 모자는 금방 외쳤다.

“그리핀-도르!”

“역시.”

모자를 벗은 릴리가 조금 비틀거렸다. 아이는 박수로 맞이하는 그리핀도르 테이블을 바라보다가 후플푸프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나는 웃으며 박수를 쳤다. 릴리가 활짝 웃었다. 안심했다는 얼굴이라 나도 기분이 좋아졌다.

그러나 릴리가 먼저 배정받은 시리우스와 이야기를 하는 모습을 보자 속에서 짜증이 올라왔다. 그냥 반장칸으로 데려왔어야 했는데. 저 녀석이랑 친구가 되는 건 아니겠지? 머글 태생 주제에 순수혈통 왕자님과 시시덕거리면 따돌림 당할지도 모르는데. 그러나 릴리는 내 걱정이 기우였다는 듯 다른 아이들과도 잘 어울렸다. 하긴, 누가 누굴 걱정하겠냐만.

막 5학년 여자 반장과 이야기를 시작하는 릴리에게서 눈을 돌리자 룸메이트 녀석들이 흥미진진하다는 눈으로 보고 있었다.

“뭐야?”

“네가 그런 인간적인 눈을 할 줄도 아는 구나 싶어서.”

레지널드의 말에 아르키가 킬킬댔다.

“만 5년만에 처음 보는 눈이었어. 아주 영감이 샘솟는데.”

“놀고 있네.”

콧방귀를 뀌자 옆에서 보고 있던 에드가가 말을 붙였다.

“넌 시스터 콤플렉스야.”

“그럴지도. 하지만 너도 수잔한테 집적거리는 놈이 있으면 일단 다리부터 부러트리지 않겠냐.”

“안 그럴 건데.”

에드가가 정색하자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애들이 와르르 웃었다. 나는 레번클로 테이블에서 째려보는 수잔을 가리켰다.

“수잔은 생각이 다른 듯.”

“헉.”

또다시 웃음이 터졌다. 이번에는 나도 피식피식 웃었다.

연회는 평소처럼 덤블도어의 미친 소리로 시작되어 망한 노래로 끝났다. 나는 배불리 먹고 축축 늘어지는 몸을 가까스로 일으켜 에드가에게 기댔다.

“내가 이래봬도 반장이거든?”

“아 맞다.”

반대로 손을 뻗어 아르키에게 기대자 에드가가 1학년들을 챙기러 훌쩍 떠났다. 아르키와 레지널드와 함께 방으로 돌아온 나는 얼른 침대에 몸을 던졌다.

“안 씻어?”

“괜찮겠지. 내일 아침 수업 없을걸.”

“그래?”

6학년이 되자 같이 듣지 않는 과목이 많아졌다. 우리도 같은 방을 쓰지만 듣는 과목은 다 달랐다. 겹치는 건 마법과 어둠의 마법 방어술정도였다. 곧 에드가도 돌아왔다. 우리는 시답잖은 잡담을 나누다 잠들었다. 만나고 헤어지는 것도 6년간 하다 보면 말하지 않아도 각자 어떻게 지냈을지 대충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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