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녤옹

*수인물

*소장본 편집 버전으로 수정되었습니다. (19.02.20)





 

# 1. 수인? 그게 뭐예요?

 

 

 

 

 

어중간한 타이밍에 군대를 가고, 제대를 하는 바람에 시간이 붕 떴다. 물론 일부러 그런 것이 아니라는 말은 못하겠다. 종강과 개강을 칼 같이 맞춰서 군대를 다녀오고 복학을 하는 동기들이 훨씬 더 많았지만, 다니엘은 그냥 좀 놀고 싶었다. 집안 사정이 나쁘지 않아 등록금 걱정도, 빡시게 취업할 걱정도 없었다. 물론 취직은 언젠가 해야 하지만, 그러니까 지금 안 놀면 언제 놀아? 하는 생각이었다. 덕분에 입대 전에도 한량처럼 몇 개월을 뒹굴 거리며 시간을 죽였고, 제대 후에도 한참을 놀았는데 여전히 복학까지 무려 3개월이 넘게 남아 있었다. 남은 시간도 적당히 편한 알바나 하며 노닥거릴 계획이었던 다니엘을 부른 건 황민현이었다.

- 꿀알바 안 할래?

"먼 꿀?"

- 일단 연구실로 좀 와.

 

한 살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 사촌이었지만 민현은 소위 말하는 천재였다. 짧은 어린 시절을 함께 보낸 이후로는 검정고시를 치르고 줄곧 해외로 나돌았다. 스무 살이 갓 지났는데 어느 어느 유명한 외국의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땄다더라, 연구를 한다더라 라는 자랑이 고모의 입에서 나올 때도 귀담아 듣지 않았다. 다만 또래가 없어 외로움을 많이 타던 민현의 이메일에 싸지방에서도 꼬박 꼬박 답장을 해주면서 꽤 친하게 지냈다.

생명 공학을 연구 한다든지, 유전자 조작을 한다든지 하는 것도 알게 되었다. 어마어마한 연봉을 제의 받고 한국의 기업으로 스카우트 되었다는 얘기도 고모보다 황민현 본인에게 먼저 들었다. 가끔 얼굴을 볼 때면 비싸고 비싼 것들을 사 먹이는 통에 곧 취준생이 될 휴학생의 팔자에 감사히 받아먹었을 따름이었다.

그래서, 그 황민현이 '꿀' 이라기에 꽤 기대를 하고 민현의 연구실을 찾았다.

 




Therianthropy

- w. Roseda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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