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네 멋대로 결론 내리고선. 내 감정에 대해서 함부로 단정 짓지마. 사람 속마음은 본인이 아닌 이상 아무도 모르는 거라고. 내 마음은 듣지도 않아놓고, 멋대로 날 흔들어놓고. 왜 멋대로 마음을 주곤…. 아무런 말도 없이 떠나가려고 해? 적어도, 나에게 언급 정도는 해줘야 하는 거 아냐? 싫으면 싫다, 좋으면 좋다. 확실히 하란 말이야. 네가 그렇게 애매모호하게 굴수록, 오히려 난 더 혼란스러워. 네 태도가 단호하면 차라리 선택이라도 하겠는데. 네가 나에게 하는 행동만 보면. 결론을 내린 것조차도 다시 흔들린단 말이야. 너에게 내가 잘해주는 게, 내가 널 좋아하는 게. 당연한 감정이라고 생각하지마. 난 정말 오랫동안 고민하다가 자각한 감정이란 말이야. 너에게 이렇게 다가가는 것도, 너에게 거리를 두는 것도. 내가 당연히 해줘야 할 배려라고 생각해? 아니, 사실 그건 상관없어. 다만…. 네가 다른 사람과 나를 두고 간보려는 그 태도를 알면서도 모른 척 해야하는 게…. …싫단 말이야. 내가 싫다고 말하는 것까지, 우리 사이가 멀어질까봐 숨기는 게. 그게 얼마나 갑갑했는진…. 넌 모를꺼야. 아니, 앞으로도 알더라도 적어도 다른 사람 앞에선 그러지 마. 네가 날 정말로 소중히 생각했다면. 그 행동을 하기 전에, 나에 대한 생각을 했겠지. 나에 대한 배려라는 게 있었다면 말이야. …이제와서 이러는 나도 웃기지만…. 나 이제 너 포기할래. …아니, 안 좋아할래. 이제 너 좋아하다가 아픈 거, 더이상 하고 싶지 않아. 받지도 못할 마음에, 보답받지 못할 마음에 기대하는 거. 이제 바라지도 않을거야. 그러니까…. 이제 나 좋아해 주지마. 네가 날 좋아하든, 싫어하든. 더이상 신경 안 쓸거야.


02.

 

"어느 날에, 넌 나한테 다가왔어. 내가 예쁘다면서 말이야. 그래서 처음엔 겉모습만 보고 좋아하는 사람인 줄 알고, 그냥 미뤄내려고 했는데. 남들이 모르는 내 장점까지 다 언급하면서 옆에 있어주더라? 나도 사람이라 단점이 있는데. 넌 오히려 그 단점조차도 예쁘다고 말해줬어. 항상 내가 틱틱거리는데도, 너는 나한테 꾸준히 다가왔었어. 그게 나한텐 두려우면서도, 꽤 기뻤어. 근데, 어느 날부터 네가 나한테 거리를 두더라.

 

맨날 예쁘다고 할 땐 언제고. 이제 나한테 시들해진건가? 그런 생각이 들어서 나도 아무런 말도 안했어. 근데 네가 또 갑자기 와선. 나에게 있어 넌 너무 아까운 사람이라. 그동안 생각을 해봤다고 하더라. 좋아하면 좋아하는거지. 왜 자격을 운운하냐니까. 나에게 있어 넌 빛나는 사람이고, 앞으로도 계속 좋아하면 이 마음이 너무 커져서 감당하기 힘들 것 같다고 그랬어. 항상 네가 다가와주는 게 당연했던 난, 그런 네 속마음을 듣곤 놀랐어. 겉으로는 그렇게 태연자약했던 네가. 사실은 이런 마음을 가지고 있었구나. 그동안 속앓이를 많이 했구나. 그런 생각이 들어서. 근데 그 순간에 스쳐 지나가는거야. 내가 좋았다고 언급했던 부분들을 네가 하나씩 실천하고, 나한테 잘 보이려고 했던 그 순간들이. 너무 자연스러워서 내가 눈치채지 못했던거지.

 

네가 날 좋아해주는 게 당연해서, 나에게 당연히 해줘야할 것이라고 생각했나봐. 그래서 스스로가 부족하단 걸 깨닫곤. 너에게 미안했어. 너도 누군가에겐 사랑받고 살아온 사람일텐데. 사랑받고 싶은 존재일텐데. 내가 그런 널 함부로 대했다는 게, 그게 정말 미안해서…. 아무런 말도 안 나오더라.


03. (나중에 추가) 

I : 스타의 모험일기 / 혼자 떠들기 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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