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이국기의 관직명에 대하여.


십이국 세게의 관직은 기본적으로 주례에 나오는 주나라의 관직명을 참고한 것을 보인다.

그래서 작중에 나온 관직명과 그 직무 내용과 주례 등에서 나온 관직명과 그 직무내용을 비교해보도록 한다.

참고로 내가 가지고 있는 주례는 [동양학총서 47 이준영 해역]의 주례다.


우선 기린의 관직명인 재보(宰輔).

공경의 의미로 태보(台輔)라고도 부른다.

근데 적어도 내가 가지고 있는 주례에서는 재보에 관해서는 나오지 않는다.  태보도 물론 안 나온다.

한자 사전에서 치면 재보는 재상, 태보는 재상과 삼고의 다른 이름이라고 나온다. 어느쪽이즌 천자를 보필하는 존재라고 설명된다.


재상이란 군주를 보좌하는 최고위의 관직으로 딱히 일정한 관명은 없다. 

시대마다 다르다고 말하는 것이 옳을지도 모른다.

우리나라에서는 영의정 등을 재상이라고도 했고, 

중국의 경우 한나라나 송, 원나라 등 때에 사용한 승상, 당나라때에 상서령, 시중, 중서령 등을 재상이라고 했다.

주나라 때의 재상이라고 한다면 총재(冢宰)를 뜻하게 되며 총재는 천관장인 태재(太宰)가 겸임한다고 해야하나....천자가 직접 정치를 하면 태재, 천자를 대리하여 정치를 할 때는 총재라고 했다고 한다. 

그러나 십이국 세계에서는 겸임하지 않고 실권을 가지지 않는 재상, 즉 기린 대신 실권을 가지는 총재를 따로 두고 있다.  작중에서도 과거에는 태재가 겸임했지만 지금은 따로따로 두는 것이 관례, 라고 되어 있다.

십이국에서의 총재(冢宰)는 육관의 장, 이라고 하는데 정확히 어떤일을 한다고 나오진 않았다. 단지 조의 때에 회의를 진행시키는 것은 총재라고 한다.

주례에 나온 태재(太宰)에 관한 설명이 너무 많고 어려워서 하나하나 요약하는 것은 못하겠고, 대충 설명하면 왕을 보필하여 법을 지키고 백성을 교화시키며, 인재를 등용하고, 세를 거두어들이고 하는 국가가 국가답게 있기 위한 모든 것을 한다.

반대로 

십이국에서의 태재는 직접적으로 정치에 관여하지 않는다. 천관의 직분은 왕과 기린의 시중을 들고, 궁중의 제반사를 관할하여 나라의 운영과는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다고 한다. 

더욱 쉽게 말하면 왕과 기린을 비롯하여 궁궐 안의 의식주를 비롯한 사생활을 보살피는 일을 하는 곳이라는 것이다. 궁중의 건물과 정원을 관리하고, 우리 쪽으로 보면 환관이나 궁녀들이 속해있는 곳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

이것을 보았을 때 주례에 나온 태재는 십이국에서는 총재에 훨씬 가깝다.

더불어서 총재는 왕이 없는 공위 동안 가조를 열고 가왕으로서 빈 옥좌에 앉느다. 진짜 말뿐이 아니라 실제로 총재가단상에 올라서 옥좌에 앉는다고 한다.

이것을 보았을 때 나의 생각으로는 십이국 세계라는 것은 정말로 왕이 적당한 때에 적당한 조치를 취하기만 한다면 밖으로 나돌아다녀도 문제 없는 형태라는 것이다. 왕이 없으면 없는대로 기능하도록 되어있다.

제대로 궤도에만 올려놓는다면 쇼류-는 안정되기 전에도 그랬었지만-처럼 밖으로 나돌아다녀도큰 문제가 없는 것이다. 물론 돌아와서 일은 처리해야겠지만.

그러한 국가의 형태는 십이국 사람들이 매우 현실적인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신에게 비는 것은 아이를 얻게 해달라고 비는 정도, 무엇을 하든 자기 자신의 나름이라고 하는 생각은 왕이 없으면 없는대로 옥좌를 옥좌라고 불러도 실제로는 옥좌라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현재 나라를 이끄는 사람이 앉는 자리'로 끝내버리는 것이다.


그 다음은 유일하게 기린의 신하로서 있다는 삼공(三公).

삼공도 내가 가지고 있는 주례에 자세한 설명이 없다. 삼공이 있다는 것만 있을 뿐.

한서의 백관공경표상에 의하면 주에 있어서 태사(太師), 태부(太傅), 태보(太保)를 두고 삼공이라고 부르며 천자를 지도하여 궁정의 참여하는 직이었다고 한다. 위치는 태사가 가장 높고 그 다음이 태부, 태보다.

예를 들면 주무왕의 아들인 주성왕이 어려서 왕위에 오르자, 소공(무왕의 이복동생)은 태보에 주공(주공단)은 태부, 태공(태공망)은 태사가 되었다고 한다.

실제 역사에서 삼공은 구성이 바귀었었는데 사마, 사도, 사공을 가리키거나 

서한시대에서는 대사마, 승상, 어사대부를 가리켰으며 대사마는 군사, 승상은 행정, 어사대부는 감찰을 담당했기에 삼공은 재상을 가리키기도 했다.

상서와 중서가 실권을 쥐기 시작하면서 실제적인 권력을 잃었다.


삼공의 밑에는 삼공을 보좌하는 삼고(三孤)있다.

삼고는 삼소(三少)라고 하여 소사(少師)소부(少傅)소보(少保)를 총칭하는 말이다.

삼공이 스승이라면 삼소는 함게하는 학우로서 이끄는 역활을 했다고 한다.

삼고는 십이국기 내에서 제대로 나온 적이 없다.


우선 태제는 위에서 말했고, 그 다음은 내재(内宰)다.

십이국에서는 내재(内宰)는 궁에서 내궁을 담당한다고 나온다.

내궁(内宮)이란 왕이 지내는 공간 전반을 가리킨다. 왕이 자는 정침, 친족들이 사는 후궁, 기린이 사는 인중전 등이 포함된다.

주례에서는 내재(内宰)는 궁중안의 문서와 문지기들의 배치, 왕이나 왕후, 세자궁의 소속 관리들의 신원 등을 관장한다. 왕실안의 문지기들의 법규를 다룬다. 후궁의 부인들을 가르치고, 비단과 모시 짜는 일을 일으켜 의복을 바르게 한뒤 제사때 왕후에게 잔을 들고 보좌한다. 왕후와 의복과 위치를 바르게 한다. 빈객들이 왔을 때 잔을드리고 술잔을 드리는보좌하고, 왕후가 빈객을 접대하는 것을 보좌한다.

여기까지 보면 알수 있듯이 주례에서의 내제는 아마 왕후를 보좌하여 외명부와 내명부의 기강을 세우고 문지기와 그 외의 궁에 소속된 관리들의 신원과 그들에게 줄 봉급을 회계하는 일을 한다. 내궁에서 써야하는 모든 비용을 회계하는 것도 그 일이다.


그 다음은 아마 내재의 밑에 있다는 내소신(内小臣).

십이국에서는 왕과 재보의 신변을 보살피는 일을 맡고 있다고 한다.

주례에선 왕후의 명령을 관장하여 의복과 직위를 바르게 하고 왕후가 출입할때는 앞에서 인도한다. 제사나 빈객을 접대하거나 상례가 잇으면 인도한다. 왕의 여인들과 관계된 일이나 왕이 북궁(후궁)과 관련해 내리는 명령을 관장한다.

내소신 역시 내재의 밑에 있다보니 왕후를 따라 왕후와 그 비빈들을 보좌하는 임무를 맡고 있는 것 같다. 내시에 가깝다고 생각되어진다.


혼인(閽人)

십이국에서 혼인의 일은 문의 옆에 잇으며 통행하는 자를 기록하고 신원을 확인하고, 전달을 맡는다. 

말하자면 문지기다. 위에서 내재가 관리한다고 하는 문지기란 혼인을 말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주례에선 궁중의 각 문을 지키는 문지기를 말한다. 흉기 종류를 가진 자를 궁안에 들이지 않고 갑옷을 입은 자나 도둑, 이상한 사람들을 궁에 들이지 않는다. 아침에 문을 열고 밤이면 닫는다. 문앞의 뜰을 청송하는 일을 관장하고 제사나 상례에 문에 촛불을 밝히고 왕이 출타하면 궁문과 묘문의 출입을 통제한다. 빈객이 내방해도 이와 같이 행한다.


대행인(大行人)

십이국에서 빈객을 안내하는 일을 하고 있다. 그런데 어째서인가 일본의 사이트에는 천관으로 분류되어 있다.

하지만 

주례에선 추관이다. 제후국들의 친선과 방문과 위무의 일을 맡아 왕을 도와서 시행하는 최고관직을 말한다.  그 외에 이렇게 저렇게 맞이한다는 글이 쓰여있는데 요약하기엔 힘들어서 생략한다.

생각해보면 천관이 아니라 추관인 것이 당연한 것이, 대체로 십이국에서 빈객이라는 것은 타국의 사자 등을 말할 때가 많을 것이다. 이것은 외교에 해당하게 된다.

그리고 외교는 추관이 담당하는 것이니까 십이국의 세계에서도 당연히 대행인은 추관이라 보아야 옳다고 난 생각한다.


장사(掌舎)

십이국에서 궁중의 건물을 관리하는 일을 한다.

주례에선 왕이 야외에 머물때 집을 짓고 수리하는 일을 관장하는 직책이다.

주나라에서는 야외에 나갈 때 마다아 임시 관사를 지었나보다. 하지만 십이국에서는 일반적으로 왕이 대외적으로 나가는 일이 적고, 나간다고 해도 별로 새롭게 관사를 짓지 않을 테니 아마 십이국에 맞추어서 궁중의 건물을 관리하는 일로 바꾼 듯 하다.


여사(女史)

십이국에선 왕의 근처에서 집무의 도움을 주는 최하급의 여성 문관을 이른다.

주례에선 여자종 중에 글을 깨우친 자가 왕후의 예절을 맡아서 내재의 일을 보좌한다. 지출결산서를 살피고 왕후의 명령을 기록하며 왕이 태사를 곁에 두듯이 왕후는 여사를 둔다.

십이국에서는 왕은 결혼할 수 없으니까 그만큼 왕후의 존재는 극단적으로 적다. 그렇다보니 여사도 주례와 같은 형태로 있다면 그 할일이 거의 없어진다. 더욱이 십이국에서는 대부분이 글자를 배우니까 글을 깨우친 자가 대부분일테니 여자종 중에서 글을 깨우친 자, 라는 것도 이상할 것이다. 그래도 그 직무를 생각하여 문관으로 한 것은 아닐까.


내수(内竪)

십이국에선 왕의 근처에서 집무에 도움을 주는 최하급의 남성 문관을 이른다. 즉 여사의 남자판.

주례에선 궁안과 궁 밖으로 명령을 전달하능 일을 맡는다. 

즉 심부름을 하는 관리의 젊은 자제를 가리키는 말이었다고 생각한다. 


궁경(宮卿)

십이국에선 왕궁의 제령(제도와 법령)을 담당한다고 되어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주례에는 이 궁경이라고 하는 관직명은 없었다. 



[지관]

대사도(大司徒)

십이국에선 지관의 장이라고 간단하게 소개된다. 호적과 토지를 관리한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주례에선 교육, 인사, 토지 등에 관한 일을 관장한다.도시를 정비하고 읍과 리를 구획하며 관직을 설치하고 관직에 맞는 진문을 나누고 모든 백성이 지켜야할 도덕을 만든다.

주나라에서 지관이란 엄청나게 권력이 많았을 것 같다. 

교육, 인사 토지라니. 이부의 인사권 + 예부의 교육+ 호부 수준인데 과거 이부와 호부의 권력은 짱짱했다. 인사권과 돈을 쥐고 있으면 못할게 없다.


수인(遂人)

십이국에선 산야를 살피고 땅을 고르게 한다고 말한다.

치수나 토목 공사를 직접적으로 지휘하는 역활을 하는 것 같다. 말하자면 현장책임자? 위의 상관이 바로 지관의 차관인 소사도와 대사도만 있다고 하니까 위는 높지 않지만 매우 중요한 직책인 것은 확실하다.

주례에선 수인은 아마 수도 땅 밖의 모든 땅을 관장하여 논밭과 들을 경영하고, 행정구역의 분계선을 짓는 법까지 관리한다. 행정구역마다 사람을 두고 행정과 형벌을 관장하게 하여 해마다 때가되면 그곳에 속한 백성의 수를 헤아려 논밭과 들을 분배하고 병기를 선발하고 농사를 가르친다.

아마 주례에서 나온 내용이랑 십이국의 수인의 일은 비슷할 것이라고 예상된다. 백성들의 수를 세고, 그에 맞추어서 그들이 해야할 전답을 주고, 필요하다면 백성들에게 부역을 부과하여 공공재를 보수하거나 땅을 정비하는 일을 하게 하는 것.


전렵(田猟)

십이국에선 인민을 관리하여 납세를 위한 장부를 정비한다.

내가 가진 주례에는 전렵에 대한 관직은 없다. 

구글에 찾아보면 전렵은 사냥을 뜻하는 말로 밖에 나오지 않는다.


소부(少府)

십이국에선 부승을 묶는 장, 소사마의 밑에 있다.

주례에선 보이지 않는다. 대신 진나라부터 만들어져 전한, 후한시대가지 존속한 관직에 소부라고 하는 관직이 있다. 구경 중 하나로 전한에서는 산과 바다, 못과 늪에서 얻는 세금을 관리하여 이것으로 천자의 의식주를 공급하는 황실재정부 역활을 했다. 후한에서는 재정기능의 역활을 잃었다고 한다. 


부승(部丞)

십이국에선 소부의 부하이자 과승의 상사라고 나온다.

주례에선 없다. 하지만 이것역시 소부 밑에 소속되어 있으며 중국 사전에서 제대로 해석하지는 못했지만 해승과 과승이 한명씩 속해있다, 라고 적혀있는 것 같았다.


과승(果丞)

십이국에선 부승의 부하이자 적인의 상사로 각지에서 생산되는 희귀한 물품을 관리한다.

주례에선 없는 직으로, 역시 위의 두 직과 같이 진나라 이후에 설치된 직책이라고 생각되어진다. 과수원을 맡는 관리로, 왕이 먹는 과일을 준비하는 것이 직무인 것을 생각되어진다.


적인(迹人)

십이국에선 나라안의 야목에서 생기는 새로운 초목이나 새나 짐승들을 모으는 것이 직무. 유익한 식물을 얻기 위해서 뿌리가 붙은 싹을 선별하여 그 수를 불린다. 정사에 참여하는 자격은 없다고 한다.

주례에선 국가가 소유한 사냥터의 행정을 관장하여 경게 구역내에 금지사항을 맡아서 지킨다.  사냥하려는 자는 적인의 허락을 받는다. 

아무래도 십이국에서의 적인과 주레에서의 적인에는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이것에 관해서는 하관의 산사를 참고.


시와님의 창작활동을 응원하고 싶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