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판AU 다이스가

* 공자 다이치 X 2황자 스가와라





“왜 이리 시끄럽니?”


이제 막 깨어난 머리로 열심히 생각하던 스가와라를 멈춘 것은 공작부인이었다. 문을 열고 들어온 그녀는 난감해하는 첫째 아들과 그 첫째의 뒤로 얼른 숨은 세 명의 아이가 보였다. 켄에게서 손님방에 아이들이 모두 있다는 이야기를 듣자마자 하던 일도 멈추고 달려왔다. 이곳의 문을 열기 전까지만 해도 당장 그 말썽꾸러기들을 데리고 나가 따끔하게 주의 줄 생각이었는데 눈을 뜬 스가와라를 보니 아이들의 꾸중은 금세 잊어버렸다.

공작부인이 예를 갖추기 전에 스가와라가 꽉 잠긴 목소리로 먼저 인사를 건넸다.


“마님, 살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와무라 공작부인이 아닌 마님이라는 호칭. 서로 얼굴을 알고 있음에도 모른 척하는 스가와라의 태도에 공작부인은 그가 자신의 신분을 밝히고 싶지 않음을 눈치챘고, 그가 원하는 대로 맞춰주기로 했다. 대외 활동이 손에 꼽을 정도로 적어 얼굴을 아는 이가 이 제국을 통틀어 두 손에 꼽을 정도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수도와 멀리 떨어진 북부라 해도 공작이라는 위치에 있기에 황궁 상황은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십여 년 전, 황실 무도회의 참석한 황제가 남부 출신의 스가와라 백작가 영애에게 반해 같이 밤을 보냈다는 이야기는 지금도 유명한 스캔들이자 세기의 로맨스였다. 짧은 연애 기간임에도 영애는 황제의 사랑을 독차지했고, 얼마 가지 않아 황제의 씨를 품었다는 소식이 제국 곳곳에 퍼졌다. 새로운 세력의 등장에 황후 가문인 크루넬 공작가를 견제하던 귀족들은 똘똘 뭉쳐 백작 영애를 지지했고, 황제 또한 그들의 힘을 실어주면서 그녀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기 위해 황궁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궁을 선물했다.

배 속의 아이를 위해 그녀는 황궁을 선택했지만, 머리끝까지 화가 난 황후 때문에 순탄치만은 않았다. 이미 결혼 전부터 눈엣가시였는데, 이제는 홑몸도 아닌 채 입궁한다는 소식은 황후의 분노에 기름을 들이부었다. 남편의 애정을 받지 못해도 황제의 옆 유일한 여성이며, 여성으로서 가장 고귀하고 높은 자리에 있다는 자부심과 품위로 살아가던 그녀의 자존심이 긁히다 못해 처참히 찢어지고 뭉개지던 날이었다.

백작 영애는 입궁하자마자 황후에게 인사를 드리러 갔다. 하지만 복도에 서서 안으로 들어가지도, 자신의 궁으로 돌아가지도 못한 채 한참을 서 있었다. 시녀들이 애가 타 황후에게 몇 번이나 인사를 드리겠다 했으나 황후의 시녀들이 잠시 기다리라는 말만 할 뿐이었다. 결국 높이 떠 있던 해가 산 뒤로 넘어가고 어스름이 질 때가 되어서야 황후께서 오늘 피곤하시니 다음에 오라는 매정한 축객령을 들을 수 있었다.

황궁 생활이 가시밭길임은 예상했고, 시작부터 순탄치 않을 것이라 생각했기에 백작 영애는 조용히 자신의 궁으로 돌아갔다. 옆에서 시녀들이 그녀를 달래기 위해 황후의 심술에 혀를 내둘렀지만, 백작 영애는 괜찮으니 더 화를 입지 않게 조심하라며 시녀들을 다독였다.

황제도 그녀를 지켜줄 능력도, 여유도 없었다. 선선 대부터 황권은 이미 약해지고 있었다. 게다가 이미 죽었어도 이상하지 않던 후궁의 막내 황자인 자신이 이 자리에 오른 것도 크루넬 가문 덕임을 알고 있었기에 황비를 맞이하는 것부터 역경의 연속이었고, 그녀와 아이를 지키기 위해서 움직이지 않는 것이 최선이었다. 그야말로 어불성설이었다.

결혼식부터 시작해 생활하는 모든 것이 황후에 비하면 초라하기 짝이 없었다. 스가와라 황비는 미안하다는 말밖에 할 줄 모르는 황제에게 자신은 당신의 뒤에 숨어 보호받기만 하려고 이곳에 온 것이 아니라며 그를 끌어안았다. 뺨을 쓸어주고 어깨를 다독이며 괜찮다고 맑게 웃는 그녀는 황제에게 있어 유일한 편이자 안온이고 버팀목이었다.

황후의 텃세와 심술이 끊이질 않아도, 매일 사방에서 목숨을 노려도 뱃속에서 무럭무럭 자라는 아이를 생각하며 하루하루를 살았다.

하지만 버틴 것이지 괜찮은 것은 아니었다. 그 수많은 방해에도 산달이 다가오자 황후와 그녀의 가문은 더욱더 황비의 출산을 방해했는데, 그중 하나가 황궁의를 포함해 제국 내 모든 의사와 산파에게 그녀를 돕지 말 것을 명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 또한 예상했던 일이기에 그녀는 가장 믿으면서 가까운 시녀를 시켜 미리 아이를 낳을 수 있는 비밀 장소와 출산 때 도울 사람을 구해놓았고, 출산일이 다가왔을 때 목숨을 걸고 몰래 황궁을 탈출해 겨우 아이를 낳은 것이었다. 그 아이가 눈앞의 제2 황자인 코우시 스가와라였다.

아이는 무사히 세상의 빛을 봤지만, 그의 앞에는 어둠만이 기다리고 있었다.

황제가 뒤에서 백작 영애의 탈출과 출산을 몰래 도왔다는 사실을 알자 더 화가 난 황후의 분노가 하늘을 넘어서 혹시나 그 화가 자신에게 돌아올까 주변 이들은 공포에 떨었다. 스가와라 백작가도 그녀와 이제 막 태어난 황자를 지키기 위해 힘을 모았지만 그저 거미줄에 걸려 발버둥 치는 힘없는 나비꼴이었다. 권력과 재력으로 촘촘히 짜인 덫에서 벗어나려 해도 더욱 옥죄여 왔고, 결국 얼마 가지 않아 황후의 가문에 씹어 삼켜졌다. 혈육들이 하나둘씩 세상에서 사라지고, 충성을 바치던 신하들이 그 뒤를 따르거나 등을 돌리자 황비도 한계가 왔는지 결국 끝까지 버티지 못하고 쓰러졌다. 그날 이후로 병상에 누워 지내는 시간이 많아졌고, 새벽이슬을 머금은 은방울꽃 같다던 그녀는 저를 쏙 빼닮은 아이가 크는 모습도 다 보지 못한 채 눈을 감아버렸다.

얼마 전까지 수도에서 그녀의 장례식이 치러졌다. 황비라는 직위 때문에 국장이 치러졌지만, 역적 집안이라는 누명 때문에 제국민의 야유를 받으며, 개국 이래 가장 조용하고 작게 치러졌다. 스가와라 백작령이었던 곳에서만큼은 영지민들끼리 조용히 추모를 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직위와 명성에 어울리지 않는 너무도 초라한 결말이었다.

유일하게 저를 지켜주던 어미를 떠나보낸 아이의 결말은 불 보듯 뻔했다. 황궁에서 황비가 타계했다는 급보가 도착하기도 전에 공작이 이 아이를 품에 안고 돌아왔다. 그 말은 이 작은 아이가 목숨을 걸고 황후의 손아귀에서 탈출했다는 말이었다. 이 혹독한 북쪽 땅으로 오기까지 여러모로 쉽지 않았을 텐데 그걸 생각하니 안쓰러워 공작부인은 제 손의 반박에 되지 않는 작은 손을 살포시 잡았다.

공작부인의 예상대로 스가와라는 어머니의 마지막 모습도 다 보지 못한 채 도망쳤다. 자신이 숨을 거두면 더 이상 이 아이를 지켜줄 사람이 없다는 걸 안 황비는 눈을 감기 전 아이에게 도망치라 말했고, 아픈 어미만 두고 도망칠 수 없었던 황자는 그녀의 옆에서 떨어지려 하지 않았다. 달래기도 하고 애원도 했지만, 끝까지 어미 옆을 지키겠다고 버텼다. 아직 보살핌이 필요한 어린아이를 떼어내려니 제 살을 잘라내는 것처럼 괴로웠지만 혀를 씹고, 입 안쪽 살을 깨물며 단호히 말했다.


“황자, 지금의 상황을 보세요. 당장 이 어미는 죽을 날이 머지않았어요.”


병상에 누워 숨 쉬는 것이 고작이었다. 버팀목이던 가족들과 형제 같던 사람들이 만날 수 없는 곳으로 떠났고, 이제 나에게는 너만이 마지막이자 전부인데, 나는 너를 끝까지 책임질 수가 없다.


“정말 나를 위한다면 이 궁에서 떠나 멀리서 살아다오. 황후의 입김이 가득한 이 갑갑한 궁이 아니라 그녀의 손길이 닿지 않는 북쪽으로 가거라.”


내 눈을 감아도, 네가 어디에 있더라도 나는 너를 찾아가 영혼으로나마 네 옆에서 숨을 쉴 테니 너는 부디 살아다오.

백작 가문이 피에 물들어 사라질 때도 찢어지는 가슴을 부여잡고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으며 스가와라에게 웃으며 사랑한다 속삭이던 황비는 피를 토하듯 한 자 한 자 내뱉고 있었다. 스가와라는 눈믈을 흘리고 또 흘렸다. 당신의 눈물은 닦을 생각 안 하시고 하염없이 흐르는 아들의 눈물을 거칠고 가는 손가락으로 닦아준 황비는 꼭 살아남으라고, 사랑한다는 말을 끊임없이 되뇌었다.

시녀가 이제 곧 기사들 교대 시간임을 알렸다. 지금이 아니면 황자가 몰래 빠져나갈 틈이 없었기에 유모는 안타까운 목소리로 스가와라에게 이제 떠날 시간임을 알렸다. 어미의 품에서 떨어지지 않으려는 어린 황자에게 마지막 선물이라고 자신이 끼고 있던 반지를 줄에 끼워 목에 걸어주었다.

너를 끝까지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너를 버리는 것이 아니라 너를 사랑하고 지키기 위해 보내는 것이지만 이 어미를 원망하라고.


“내 아들아, 너를 버리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고 지키기 위해 밖으로 보내는 거야. 하지만, 너를 끝까지 지키지 못한 이 어미를 원망하고, 용서하지 말거라... 사랑한다, 사랑한다, 코우시...”


세상 누구보다 너를 사랑한다. 그러니 꼭 살아다오.

있는 힘껏 붙들고 있던 그녀의 손이 자신을 놓았다. 점점 멀어지는 그녀의 모습에 스가와라는 두 손으로 입을 틀어막고 울음을 삼켰다. 유모는 그런 황자를 품에 안고 잘 참고 계시다며 속삭였다. 그녀의 뺨도, 목소리도 눈물에 푹 젖어있었으나 저보다 더 아플 황자를 위해 꾹꾹 눌러 삼켰다.

유모의 도움으로 무사히 황궁을 빠져나온 스가와라는 얼른 번화가로 숨어들었다. 눈물이 멈추지 않아 앞이 잘 보이지 않았다. 시야는 뿌옇고, 사람은 많아 앞으로 나아갈 때마다 이리 치이고 저리 치였지만, 몸이 아픈 것보다 가슴이 미어져 몇 번이고 거친 돌바닥에 쓰러졌다. 목 놓아 펑펑 울고 싶었지만 삼키고 또 삼키며 어머니가 말한 북쪽으로 도망쳤다.

하지만 스가와라가 수도를 벗어나기도 전에 이를 알아차린 황후는 쓸모없는 것은 싹부터 아예 잘라버려야 한다며 자객을 보냈다. 어린아이의 목숨을 빼앗으려 자객들은 필사적으로 따라붙었다. 운은 얼마 가지 못했고, 결국 자객이 던진 칼에 상처를 입은 스가와라는 그 몸을 숨기려 외부인에게 금기시되는 북부의 숲에 발을 들였으나 어린아이의 다친 몸은 북부의 거센 날씨를 감당할 수 없었다.



정말 큰일이 나기 전에 발견한 것을 다행으로 여기며 스가와라가 더 쉴 수 있도록 방에서 나가려던 때였다.


“마님, 서신이 왔습니다.”


켄이 공작부인에게 건넨 편지에는 황궁의 인장이 찍혀 있었다. 공작부인은 자연스럽게 몸을 돌려 스가와라에게 보이지 않게 가렸지만, 이미 그가 본 이후였다. 편지에 무어라 적혀 있는지 짐작이 갔지만 스가와라는 모른 척하며 다이치에게 인사를 건넸다.


“안녕?”

“안녕?”

“난 스가야. 덕분에 살았어.”

“내가 아니라 아버지께서 널 데려오셨어. 내가 한 건 아무것도 없는걸.”


아이들이 이야기를 나눌 동안 공작부인은 빠르게 편지를 읽었다. 제국의 2황자가 실종되었고, 밤낮을 가리지 않고 기사들을 풀어 수색했으나 끝내 찾지 못했고, 안타깝지만 저 하늘의 별이 되었다고 생각하기로 했다는 내용이었다. 장례는 얼마 전 황비의 장례를 치르느라 국고가 많이 소비되었고, 몇 년간 이어진 가뭄으로 국민들의 세금을 거둘 수 없어 제정을 아끼고자 황족의 예를 다하는 선에서 간단히 치러질 것이며, 백성을 사랑하고 참된 황자였던 그를 기리고자 2황자의 이름으로 국민들에게 식량을 풀 것이라는 말이 뒤를 이었다. 하지만 이것이 전부가 아님을 예상한 공작부인은 집사에게 눈짓했고, 켄은 조심히 붉은 봉투를 하나 내밀었다. 황후의 인장이 찍힌 편지는 그녀의 최측근에게만 보낸 것이었는데 사와무라 가에서 중간에 가로챈 것이었다.


‘2황자를 내 두 눈으로 확인해야겠으니 발견한다면 살아있든 죽었든 내 앞에 가져오도록 하시오.’


물건도 아니고 가져오라니.

편지 끝을 쥔 손에 힘이 들어가 보기 싫게 구겨졌지만, 공작부인은 얼른 켄에게 처리하라 명한 뒤 밝은 얼굴로 스가에게 다가와 이마를 짚었다.


“이제 정신도 차렸고, 열도 다 내린 것 같으니 진찰을 다시 받아야겠지?”


스가는 여전히 자신의 신분은 밝히지 않았고, 다이치가 격식 없이 말하는데도 지적하지 않는 것을 보고 그녀는 확신했다. 지금 수도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정확하게 알지 못해도 자신이 어떤 처지인지, 그리고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아이는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의사는 깨어난 아이에게 연신 다행이라 말하며 꼼꼼하게 몸을 살폈다. 깨어났다 하더라도 아직은 절대안정이 필요하며, 잘 먹고 푹 쉬어야 한다는 말도 몇 번이나 덧붙였다.

그날 이후로 공작부인의 감시하에 영양가 높은 음식을 잔뜩 먹고, 푹 자고, 치료도 열심히 받았다. 공작가 아이들이 찾아와 오늘 있었던 일들과 재미있는 이야기를 잔뜩 늘어놓아 심심할 틈도 없었다. 아이들끼리 있다 보니 다퉜다가 화해하는 건 부지기수였다.

공주님 이야기를 읽을 것인지, 아니면 영웅 서사시를 읽을 것인지부터 시작해서 악당이 나오면 내가 멋지게 무찌를 수 있는지 없는지, 언젠가 왕자님이 이 북부까지 찾아와 자신에게 청혼했으면 좋겠다고 행복한 꿈을 꾸는 여동생에게 누가 너한테 첫눈에 반하냐는 심술궂은 말들로 꿈을 산산조각 내기도 하고, 자신도 용을 무찌를 수 있다는 막내에게 검을 잡기도 전에 잡아먹힐 거라며 놀리기도 했다. 대부분 둘째 공자인 타케루의 장난이 원인이었고, 이 싸움을 중재하는 쪽은 늘 다이치였다. 능숙하게 아이들을 진정시키고 해결하는 모습에 스가는 볼 때마다 대단하다고 박수쳤고, 다이치는 쑥스러워했다.

처음 공작저에 왔을 때보다 확실히 혈색도 좋아지고, 상처도 어느 정도 아물자 의사는 조금씩 움직여도 되겠다며 스가에게 운동을 권했다. 옆에서 스가의 진찰이 끝나기만 기다리던 아이들은 이 이야기를 듣자마자 침대로 달려와 조잘거렸다.


“형, 집 근처에 언덕이 있는데 거기 올라가면 노을이 진짜 짱이야!”

“있지있지, 저기 옆에 온실 정원이 있는데 거기에 꽃이 이만큼 있어. 거기 가자!”

“형아, 꼭대기! 꼭대기 방 가자! 거기에 가면 마을이 다 보여!”

각자가 제일 좋아하는 장소를 쉴 새 없이 재잘거리는데 이제는 그 모습들이 익숙했다.

“언덕도 좋고, 온실도 좋고, 꼭대기 방도 좋아. 하루에 하나씩 가보자. 어때?”

“좋아! 그럼 스가 형이 일어나면 제일 먼저 언덕이다!”

“치사해! 그럼 언덕 다음은 온실이야. 오빠, 언덕 갔다가 온실 갈 거지?”

“스가 형아, 형아 꼭대기 방도 꼭 같이 가야 해? 약속이야?”

“알겠어. 약속할게.”

“자, 모두 대답 들었으면 한 걸음씩 물러나자. 그러다 다치면 언덕도, 온실도, 꼭대기 방도 못 가는 거야.”


네, 하는 우렁찬 목소리로 대답한 동생들은 침대에서 한 걸음씩 물러났다. 오늘도 완벽하게 동생들을 통제하는 다이치의 모습에 오, 하며 감탄사를 내뱉은 스가는 그의 옷자락을 잡아당기며 속삭였다.


“난 네가 검술 하는 게 제일 보고 싶은데.”


요즘 다이치와의 대화 대부분이 검술이었다. 요즘 검술 수업을 받고 있어서 그런지 오늘은 어떤 자세를 배웠고, 어떻게 검을 휘둘러야 하고 휘두르면 안 되는지 스가에게 자세히 알려주었다. 그리고 난생처음 기사와 대련했는데 공격 한 번 해보지 못하고 두 번 만에 끝났다는 등의 이야기를 들어서인지 그가 수업받는 모습과 그 장소가 너무나 궁금했다. 그동안 다 나으면 꼭 같이 가자고 해서 자신이 움직일 수 있다는 얘기를 듣자마자 같이 가자고 할 줄 알았는데 가만히 서 있기만 해서 내심 섭섭했다. 하지만 기대에 찬 표정과 손발을 꼼지락거리는 모습을 보니 동생들에게 양보했음을 알아차렸고, 스가는 일부러 다이치에게만 들릴 정도로 말한 것이었다.


“검술 수련장, 같이 갈 거지?.”

“언덕이랑 온실이랑 꼭대기 방보다도 먼저 가고 싶어...?”

“응. 거기서 너 수련하는 게 제일 보고 싶어.”






- To be continue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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