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HE END!> 시리즈는 답답한 드라마/영화에 해결사가 찾아간다는 건데 한순간에 끝날 수 있는 드라마/영화를 쓸데없는 오해, 배려심 그따위로 길게 빼는 플롯 디바이스를 제거 하는 것. 설정은 어설프기 짝이 없지만 팬픽은 항상 그런 느낌이 있으니 양해해 주도록. 그냥 지루해서 한다 코로나는 언제 사라질지...

# 참고로 작가는 감정 따윈 없는 소시오패쓰이기 때문에 필요없는 눈물, 오열, 그런 것에 감정 소비하지 않습니다. 해결사도 마찬가지. 짠 했다가 짠 사라질 것이야. 


"그러니까. 여기에 들어가면 가고 싶은 세계에 갈수 있다는 거에요?" 유재현은 금속 기계의 겉을 더듬었다. 이상하게 생긴 물건이었다. 사이즈는 그 닥터 후에 나오는 타디스랑 비슷한데, 원통 모양이라고 해야 하나. 딱 사람 한명 들어갈수 있는 크기였다. 

"그렇다니까," 여은채 박사는 싱글벙글 웃고 있었다. "내가 타임 머신은 먼저 만들지, 이걸 먼저 만들지 고민해 봤거든? 근데 이게 더 재미있을 것 같아서-"

재현은 인상을 팍 썼다. "타임 머신을 만들수 있으면 왜 이따구 이상한 걸-"

"이상한 거라니! 가고 싶은 세계에 갈 수 있다니까."

재현은 고개를 기울였다. 세계가 뭐야, 세계가. "이해가 잘 안되는데."

"내가 예를 들어봐줄게. 우리 모두의 아이큐가 이백을 넘을 수는 없으니까," 박사는 측은하다는 듯 재현은 쳐다보다가, 목을 가다듬었다. "내가 요즘 도라에몽을 좋아하거든?"

재현은 눈을 굴렸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진짜 애도 아니고. 박사는 무시하고 말을 계속했다.

"그럼 내가 요기 안에 들어가서, 도라에몽 생각을 하잖아?" 박사의 눈은 살짝 무섭게도, 반짝거렸다. "그리고 반대쪽의 문을 열고 나가면, 난 도라에몽 세계 안에 있을 거야. 노진구도 만나고, 도라에몽도 만나고, 그리고 내가 제일 좋아하는 퉁퉁이도-"

"그게 어떻게 가능해요!" 재현은 입을 벌렸다. "도라에몽은 애니메이션이잖아요. 그리고 환상의 것이고."

"내가 가능하게 만들었지." 박사는 자랑스럽다는 듯 가슴을 내밀었다. 그러다가 멈칫하였다. "하지만 부작용은 아무도 모르고." 

"...불가능해," 재현은 중얼거리면서, 한 발자국 앞으로 딛었다. "그리고 제가 이걸 시험해보는 걸 원하는 거죠?"

"당연하지. 내가 이상한 실험으로 죽기엔 내 머리가 너무 아깝잖아."

"...짜증나지만 맞는 말이네요." 

"그래서. 어디에 가 볼래? 도라에몽? 명탐정 코난? 아니면, 뭐, 니가 좋아하는 영화도 되고."

재현은 골똘히 고민하였다. "아무곳이나 되는 거죠."

"엉."

"...진짜 막 부산행 같은 거 생각하면 바로 갈 수 있는 거에요? 공유도 보고?"

박사는 얼굴을 찌푸렸다. "굳이 공유 좀 보겠다고 좀비들까지 만나야겠니?"

"아." 좀비. 그 생각을 못했네. 재현은 고개를 저었다. "결정을 못 하겠는 데요."

박사는 한숨을 깊이 쉬었다. "요즘 제일 좋아하는 드라마가 뭐야?"

"너무 많은데."

"아악. 그냥 정하지 못해?"

"알겠어요, 알겠어." 재현은 손가락을 딱 튕겼다. "하이에나."

"하이에나?"

"무난하잖아요. 변호사들 나오고. 막 김앤장, 아니 송앤김 그런거."

박사는 두 손을 벌렸다. "나는 안 봐서 잘 모르겠고. 기계안에 들어가서 도착하고 싶은 장소랑 시간에 집중해. 돌아오고 싶으면 여기," 박사는 수갑처럼 생긴 디자인 쓰레기인 쇠팔찌를 하나 내밀었다. 팔찌 정중앙에는 역시 디자인이 별로인 빨간 버튼 하나가 있었고. "이걸 누르면 되고. 그럼 이론적으로 넌 다시 돌아올 수 있을 거야."

"이론적으로?" 재현은 의심스러워 물었고, 박사는 하하호호 웃었다. 

"나 믿지?"

재현은 기계안으로 발을 움직여, 여 박사를 돌아서서 보았다. 

"아니요."

"...잘 가." 박사는 문을 닫았고, 재현은 심호흡했다. 하이에나. 이게 과연 가능한 일인지도 잘 모르겠지만, 재현은 그 변호사 사무실 중 하나에 집중했다. 시간은, 뭐, 아악 진짜 이거에 집중하는 게 개소리같은데;;; 재현은 살짝 쪽팔리면서도 궁금한 마음을 안고, 들어온 쪽과 반대에 있는 문을 열었다. 

그리고 나갔다.

재현은 방-사무실- 테이블에 앉아 있던 친숙해 보이는 남자와 바로 눈이 맞았고 아저씨는 3초 후에 괴상한 비명을 지르면서 뒤로 의자가 넘어갔다. 재현은 입을 떡 벌렸다. 

진짜 됐어. 미친. 하이에나 안에 있는 거야. 

"너-너 뭐야!" 그, 이름이 뭐였지. 킹덤에서는 조범팔. 여기서는 이름을 잘 모르겠는 아저씨가 벌떡 일어서서 외쳤다. "어떻-어떻게 허공에서-"

재현도 아직 충격스러운 상태였다. 어떻게 이게 가능해? 여 박사가 아무리 천재라고 해도, 이 정도는 에반데.

몰카인가? 재현은 공간을 둘러보았다. 너무나도 친숙한 그 사무실이었다. 하이에나에서 김혜수랑 주지훈 팀이 막 회의하는 그 곳. 

"무슨 소리야," 주지훈이 문을 벌컥 열고 들어오면서, 신경질을 냈다. "왜 비명을 지르고 난리-"

그는 재현를 보고, 말을 멈췄다. 

"너는 또 여기를 어떻게 들어온거야?"

재현은 빨리 행동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게 몰카일리가 없으니-여 박사는 주지훈을 캐스팅할만한 인맥이나 돈이 없었다-진짜 재현이 하이에나 안에 들어온거라는 건데...

"쟤!" 범팔이는-이름 진짜 기억안난다- 주지훈 팔에 엉겨붙었다. "너도 쟤 보이지!"

"넌 또 뭔 개소리야," 주지훈은 범팔이를 매정하게 뿌리쳤다. "아는 사람이야?"

"아니! 쟤 허공에서 갑자기 나타났어!" 헐떡이는 모습이, 몇 초 후에 기절 할 것처럼 보였다. 재현은 눈을 깜박거렸다. 이 상황을 어떻게 무마하지. 근데 주지훈, 아니, 윤희재라고 해야하나? 키가 존나 컸다. 드라마랑 얼굴은 똑같은데 그냥 실감할 수 있는 키가 커진 느낌? 

그래도 여 박사한테 고마워해야 할 것 같았다. 연예인들 만나게 해줬으니까. 

"너 아직 술 안 깼니?" 윤희재는 다행히 범팔이를 별로 믿지 않는 눈치였다. 하긴, 사람이 허공에서 갑자기 뿅 나타났다는 것을 믿어주는 친구가 더 미친거지. 

"아니야! 진짜라-"

"변호사님이 일에 너무 집중하셔서 내가 들어온걸 못 본것 같아요." 재현은 빙그레 웃으며 범팔이의 말을 끊어 먹었다. 

"아닌데! 나 집중 안 했는데?" 범팔이는 당당히 외쳤다. 귀여워. 재현은 웃고 싶었지만, 상황을 봐서 참았다. 

윤희재는 전혀 귀엽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았다. 그는 한심하다는 듯 범팔이를 뚫어져라 쳐다보았고, 범팔이의 몸이 축 쳐졌다. "진짜라고..." 

윤희재는 눈을 굴리더니, 팔짱을 끼고 재현을 보았다. "여기는 어떻게 들어왔는데?" 

"...잘. 요." 스스로 생각해도 믿음직한 대답은 아니었다.

"잘? 그냥, ?"

"어, 네."

"여기 송앤김의 가장 중심부에 있는 사무실을, 중딩이 그냥 잘 들어올 수-"

"고딩인데요."

윤희재는 어이없다는 듯 피식 웃었다. "어쨌든. 부모님이 여기서 일하시니?"

"아니요." 앗. 좋은 변명이야. "아니, 네."

"아니라는 거야, 맞다는 거야?" 말투가 진짜 짜증나는 말투다. 재현은 갑자기 확 솟아오는 반항심에,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주지훈이야, 주지훈. 완전 유명한 주지훈. 키 겁나 크고 생각보다 잘생기고-

문이 또 벌컥 열렸고, 김혜수가 걸어 들어왔다. 와. 와. 머리가 멈추는 느낌. "일하다 말고 어디 간거야?" 그녀는 딱 돌아봐, 재현을 향해 인상을 찌푸렸다. "얘는 또 누구고?"

드라마 주인공들이 차례대로 방 안에 들어오네. 여 박사한테 절이라도 해야 할 것 같았다. 

"아무도 아니에요." 재현은 조심스럽게 웃었다. "잘못 들어온 것 같네요, 아빠 방을 찾으려다가."

"아버지가 누구신데?" 윤희재는 의심스럽다는 듯 물었고 재현의 머리는 다시 정지했다. 진짜 좀 그냥 보내주면 안 되나. 너무 오래 머뭇거렸는지, 윤희재는 고개를 저었다.

"수상해. 도대체 어떻게 들어온 거야? 자료 훔치려는-."

"뿅 나타났다니까!"

"내가 무슨 도둑이에요?" 범팔과 재현은 동시에 말을 했다가, 서로를 쳐다보았다. 정금자는 이게 무슨 상황인지 모르겠다는 듯 두 손을 들었다.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의뢰인 만나러 간다."

"의뢰인 누구?" 윤희재는 또 짜증을 냈지만-짜증이 많은 아저씨네- 정금자는 쿨하게 무시하고 방을 나섰다. "또 케빈 정이겠지," 윤희재는 분한 듯 중얼거렸고 재현은 손으로 입을 막았다. 드라마를 3D로 보니까 훨씬 입체감과 현실감이 있다는 점도 있지만 그냥 배우들이 귀여웠다. 굉장히 웃겼고.

아. 정금자가 아직 케빈 정을 에스코트하고 다니고 그럴 때면, 서정화 살인 사건 전이겠네. 재현은 고개를 기울였다. 이왕 여기까지 온거, 스포하고 갈까? 

"그럼 안녕히 계세요," 재현은 꾸벅하고 서둘러 정금자를 따라 가려 하였지만 범팔이가 문 앞에 서서 움직이질 않았다.

"너 분명히 허공에서 나타났어," 범팔은 울상을 지으면서 말했다. "CCTV 확인해!"

CCTV 확인하면 망하는 데. "안 되는데," 재현은 살짝 눈가를 찡그리며 말했고, 범팔은 내가 맞지 이 표정으로 윤희재를 돌아보았다. 

"봐봐. 얘 뭐 걸리는 게 있어서 그러는 거 잖아!"

"뭐가 걸리긴 하는데, 그게 허공에서 나타난 건 아닌 거 같은데," 윤희재는 눈을 좁혀 재현을 보았다. "뭐 가져갔지. 아님, 엿들었나?"

"아 네, 내가 도둑입니다," 재현은 어이가 없어서 헛웃음을 지었다. "가져갈 게 뭐가 있다고, 진짜."

"가져갈 게 얼마나 많은데-!"

"아저씨가 아는 것 중에서 제가 모르는 거 없어요," 당연하지, 이 세계의 미래를 아는 데. "뭐, 이슘 관련거? 하찬호가 약쟁인거? 또 정금자 변호사님과 아저씨의 관계?" 살짝 말을 그만해야 할 것 같은데, 억울하면 입에 필터가 없어지는 재현은 그냥 눈을 굴렸다. "다 아니까, 좀 나와 보시죠." 

앗. 실수다. 

"그-그걸 네가 어떻게-"

윤희재의 충격받은 표정에 재현은 입 닥치고 있었어야 했다는 거를 바로 깨달았다. 이제, 절대로 안 보내 줄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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