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떠보니 보이는 것은 하얀 천장이었다. 언젠가 맡아본 적이 있는 병원의 입원실 냄새에 나는 멍하니 앞을 보다가 생각했다.




'나 살아있는건가?'




살짝 몸을 움직였을 때 느껴지는 엄청난 고통에 나는 작은 비명을 지르며 다시 몸을 추슬렀다.




그러고있자니 아까부터 웅성거리며 내 귀를 괴롭히던 목소리들이 들려왔다.




"정말 성가시다니까. 자기가 왜 거기에 뛰어드냔 말이야."




"오지랖이야, 오지랖. 자기가 정의의 사도라도 되는 줄 아나. 덕분에 수술비만 깨지고 구해준 애 부모는 나타나지도 않고."




"그래서 이번 수술비는 누가 부담할건데? 나는 지금 숙식을 제공하고 있으니까 빠지는거지?"




"그런 게 어딨어? 지금 보호자가 내는 게 당연하지!"




"뭐?그런 게 어딨어! 아니 오빠야말로 이럴 땐 좀 통 크게 나와 봐!"




나에 대한 험담과 나의 수술비를 두고 일어나는 언쟁에 나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 벌써 7년째다. 내가 7살 때 부모님께서 사고로 돌아가신 이후로 나를 돌봐주시던 친척 어른들이 결국 나를 짐짝 취급하며 이집 저집을 전전하게 만든 것은.




솔직히 친자식도 아닌데 먹고 잘 수 있게 해주시는 게 어디겠냐만은 솔직히 이런 상황이 행복할 수도 없다. 부모님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라고 있는 친구들을 보면 괜히 열등감마저 생겨버린다. 나는 가만히 친척 어른들의 언성을 들으며 생각했다.




아까 내가 차도로 뛰어든 이유는 무엇일까. 혹시 무의식 중에 죽을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 게 아닐까? 그렇다면 나는 계속 죽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던걸까? …만약 정말로 그 때 내가 죽어버렸다면 나는 또 다시 괴로워지지 않았을까…?


「그렇지 않아. 그런 생각은 그만 둬 줬으면 해.」


…어딘가에서 상냥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잡덕. 썰, 그림 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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