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은 유난히 정신없는 하루였다. 김태운과 대화 하고 가게로 돌아왔을때 누나는 아직 분노가 가시지않은듯 화를 내며 어떡해 되었냐며 물었다. 무서웠던 그때를 생각 하면 김태운이랑 누나랑은 절때 만나서는 안될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누나에게 우리가 나누었던 대화를 부분적으로 이야기 해주었다.

"그래서 지가 뭐 책임을 지겠다?"

"그래 그동안 못했던 것까지 합쳐서 잘해줄 테니깐 같이 살자고 하더라"

"지랄 그럼 그동안 왜 코빼기도 안보이고 살다가 지금 와서 나타난건데?"

"내가 아이 가졌다고 말도 안했고 헤어진 연인인데 찾아올 이유도 없지"

현이를 방에 들여보내고 잠을 청하게 한뒤  누나는 아까 하지 못한 욕을 솟아내며 김태운을 미워했고 나는 왜인지 그를 대신에 해명하고 있었다.

"너지금 그자식 편 드는거야?"

"아니... 그냥.."

"하아....."

한숨을 쉬는 누나는 잠시 말을 하지 않은체 멍때리다가 식탁을 탁치더니 버럭 나에게 화를 내며 말했다.

"그 자식이 책임이고 뭐고 너는 어떤생각을 하고 있는데? 정말 그 자식 다시 만날거야?" 그리고 같이 살거야?" 

"나는 아직 몰라 혼란스럽기 만해 갑자기 나타나서 같이 살자니 당황스러워 그리고 가장 중요한거 현이에게 물어봐야지 현이가 싫어 하면 나도 싫어"

"그래 가장 중요한건 현이의 의견이긴 하지만 현이가 아직 어려서 결정을 못하겠다고 하면.. 그때는 어쩔건데? 나는 현이도 중요하지만 너도 중요해보여 분명 결혼 했다가 이혼하고 다시 너한테 찾아온거면 그냥 본인이 아쉬워서 너를 찾아 온 거일수도 있어, 무엇보다 한번 결혼 전적이 있고 너와 헤어졌다가 다시 만난다는게 쉬운일은 아닐거잖아"

"맞아 그래서 지금 혼란스럽다는거야 내일 현이한테 물어보고 나도 현이 말에 적극적으로 마음을 정해 보려고"

한참을 그렇게 실랑이를 버리다가 서로 기운이 빠져 잠잠해지자 누나는 겉옷과 가방을 챙긴고 자리에 일어났다. 아직은 쌀쌀한 날씨에 가을이라 뚜겁지는 않지만 얇은 자캣을 입은 누나는 문으로 몸을 향했고 나가기 직전에 나에게 한마디를 던졌다.

"잘 생각해봐 나는 너가 더이상 안 힘들고 행복했으면 해"

그말 끝으로 누나는 나갔고 나는 거실이 주는 침묵에 고스란히 받으며 의자에 힘 없이 앉아만 있었다. 너무 진을 빼서 그런지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았다.

방안에서 무슨 소리가 들리며 방문이 열렸고 현이가 내쪽으로 다가와 안아달라고 했다. 아직 잠이 덜깬 현이를 내려다 보다 나는 현이를 들어 안아주며 등을 토닥였다.

"현이야 내일 아빠랑 같이 맛있는거 먹으러 나갈까?"

"응 좋아"

아직도 잠이 깨지 않은지 피곤함이 잔뜩 묻어있는 말투에 나는 미소를 지으며 다시 방으로 갔다. 침대에 현이를 바르게 눕히고 배를 토닥이며 다시 잠에 빠져들게 했다. 김태운이랑 누나가 한말이 머리속에 맴돌며 나도 지쳤는지 바로 잠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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