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계에 어떤 생물이 살고 있냐고?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내가 알고 있는 것은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은 실제로 일어날 수도 있다는 것 뿐이야. 그러니까, 진짜로 이계에 또 다르게 진화한 인간이 있을 수도 있고, 이계로 가는 터널은 문 드립으로 만들 수 있고, 우리의 상식에 벗어난 인간이 존재할 수도 있다는 말이야. 이미 모두 다 알고 있잖아? 그러니까 로즈메리, 너무 닦달하지 말라고. by. R.H.B.Rineru의 언니, M.H.B.Rineru.


"우선은마법의 역사부터."

몇 겹의 책장이 줄어들고 책장 단 하나만이 남았다. 책장 위 책과의 간격이 떨어진 곳에 검지를 얹고 천천히 걸어가며 고민하던 그는 어느 책 앞에서 멈춰섰다. 검지를 들어 올려 깊숙한 곳 안에 있는 작은 책을 꺼내든 그는 작은 자물쇠를 만지작거렸다. 그러자 열쇠무더기 중에서 제일 작은 열쇠 하나가 빛났다. 열쇠는 꼭 들어맞았고, 조심스레 책을 열자 쾌쾌한 책 향기와 함께 책벌레가 표지 뒷 편에 찌그러진 채 달라붙어 있었다. 양가죽을 끈으로 묶은 책 같았다. 놀랍게도 얇은 책 안에는 페이지가 의외로 많아 묵직한 감을 주었다. 첫 장엔 제목이 적혀있었는데 표지와 마찬가지로 글씨가 뭉개져 있었다. 그러나 저자만큼은 흐릿하나 분명히 알아볼 수 있었다. <크랙터시글 리쉬안 지음>이라고  적힌 것을 보아 라그란즈 인 중 족장이거나 그 동생, 친척이 썼음이 분명했다. 제 1장은 리쉬안의 마법이었다.

  • 1장-리쉬안(=드래곤)의 마법

위대하신 그분들은 족장에게 전수해주었다. 그것은 유일하게 그분들을 멸할 수 있는 마법으로 인간이 그분들의 마력과 비슷한 특수한 힘을 가지고 그분들의 마법을 모두 제압할 수 있는 어마무시한 힘이었다. 모든 마법의 근원에서 처음으로 탄생한 마법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 바로 그것이었다. 허나 감히 그분들께 덤비는 어리석은 이는 없을 것이다.

…중략…

그 마법은 족장의 후계자가 결정되는 5살 때부터 익히기 시작하며 실로 웅대하다. 허나 그 모든 리쉬안 님의 마력을 가질 수 있는 것은 한계다. 현 7가지의 마법이 확인된 바이며 특히 브룸계열의 리쉬안님의 마법은 심염이 작은 자는 감히 해낼 수 없는 것이다. 현재 나, 크랙터시글 리쉬안은 화룡왕이신 이그닐 님의 마법을 전수받았으며 그 힘은 실로 웅대하다 볼 수 있다.

"심염..?"

브룸이라면 들은 적이 있다. 라그란즈의 고어로 불이나 빨강을 뜻하는 단어이며 캐스팅(주문하는 행위)을 할 때도 자주 사용된다. 로메이슨은 익숙하지 않은 단어를 중얼거렸다. 그는 곧 쉘릭 선생이 그것 비슷한 말을 했던 기억을 어렴풋이 떠올렸다.

정독해서 읽다보니 2장으로 넘어가게 되었다. 2장은 라그란즈의 마법 역사에 관한 것이었다.

  • 2장-마법 역사와 전설

라그란즈엔 한 가지 전설이 내려오고 있다.

아무것도 없는 황량한 사막 중심에 어느 리쉬안 님께서 내려오셨다. 창생의 알에서 태어난 최초의 인간 중 6인. 그들은 그 사막을 헤매고 있었다.그러다가 그분의 구역에 들어가게 되고 역경 끝에 드디어 위대하신 그분을 만나게 된다. 그 위대한 성함은 라그란즈. 그들은 그분을 뵙는 순간 그 숭고함에 털썩 무릎을 꿇었다. 뜨거운 햇살 속 빛나는 청록색 비늘과 노란 눈동자, 그들은 심장이 터질 듯 떨었다.

"위대하신 리쉬안 님을 뵙습니다."

그들은 한 목소리로 이리 말했다. 비록 목소린 떨렸지만 눈빛만은 우수로 가득차 있었다. 그 6인 중에서 가장 강한 이가 그분의 은혜를 받고 그곳을 거점으로 마을을, 도시를, 나라를 만드는 그 이름은 지르코니스! 위대한 선조의 성함이었다.

이 전설이 진실인지 거짓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허나 정확한 것은 그가 받은 은혜가 이 마법 역사의 시발점이라는 것이다.

…중략…

이후 마법은 급성장을 이루었고 고대 마법병기 메이라가 만들어지기에 이른다. 허나 그들은 자신들이 만든 이 병기가 위험하다는 것을 알고 검, 마법, 법, 벌, 자비의 칭호를 가진 다섯 명의 사제와 시간, 기억, 자유의 칭호를 가진 알려지지 않은 세명의 사제의 손 아래 봉인되고 만다.

"알려지지 않은사제?"

아물도 이 책이 너무 작아서 아무도 발견하지 못했나 보다. 게다가 이리도 작은 책에 이런 엄청난 역사가 담긴 줄 누가 알았겠나. 그는 계속해서 읽어나갔다.

시간은 흐르고 그 위대하고 숭고한 마법체계에 메인젤 부족의 족장이 드디어 이곳으로 와 동맹을 제의한다. 당연히 그 동맹장은 라그란즈의 존장이자 왕, 칼롬비스 리쉬안. 이로써 마법은 더욱 발전하게 되고 라그란즈는 전성기에 돌입하기 시작한다. 그 과정에서 마법은 서서히 사람을 위하는 마법에서 사람을 죽이기 위한 위한 마법이 되기 시작한다.

결국 라그란즈력 300년 7월 8일. 세상을 정지시킬 수 있는 대시간 마법 리미트가 만들어지기 이른다. '시간의 아트'라는 마법을 탐구 중이던 국제마법연구가 리비트로스 에버가 만들고야 만 것이다.

"이리도 발전했던 마법체제가 라그란즈 붕괴 이루로 급 퇴화하다니. 놀랍군."

리비트로스 에버는 즉시 족장인 리버트로이 리쉬안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왕은 경악한다. 그 마법병기는 너무도 위험했으나 봉인하기엔 당시 마법으로도 불가능한 일이었다. 결국 족장의 딸, 왕녀 체르시아 리쉬안이 자처하여 봉인의 주축이 된다. 그렇게 그녀는 시간의 마법 안에서 잠들어 깊이 매장된다. 왕은 3년 동안 식음을 전폐하며 슬픔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다가 현대 신성학과 의학, 마법학으로도 불가능한 병에 걸리고 만다. 나는 이를 최초의 마법인 사랑으로 인해 걸리고만 병이라 감히 짐작해본다.

"공주가?"

그 말이 진짜라면 공주는 죽음의 대륙 어딘가에서 마법과 함께 잠들어 있으리라. 죽지도 못하는 불사가 되어서.

계속되어 역사가 소개되고 마지막 3장의 제목은 단 한 글자였다.

  • 3장-피

피야말로 모든 마법의 시작, 주축이라 볼 수 있다. 피는 대대로 내려오며 마법의 힘을 지니고 있는데 그중 마법이 가장 강한 피가 리위한, 다음이 크레트먼, 다음이 제네링거다. 그러나 숨겨진 마법에 강한 가문이 하나 더 있다. 그 가문은 메인젤 부족의 전사 중에 전사의 가분으로 그 이름은 렌엘이다.

"레, 렌엘?!"

렌엘이라면 분명히 그 자신의 성이다. 어찌된 영문이란 말인가.

허나 족장인 아쉬드 가와는 다르게 렌엘 가는 비밀의 전사 부족. 싸울 때 그 이름을 밝히지 않는 것이 관례였기에 그들의 뛰어난 마법력은 밝혀지지 않았다.

…중략…

피를 사용한 진은 뛰어난 효능을 발휘했고 죽음을 맞이한 전사들은 피로써 진을 그려 적을 끝까지 놓치지 않으려 하였다. 이런 피의 위대함은 앞서 2장에 말한 것과 같이 엄청난 마법을 만들기에 이른다. 그 마법은 마인들이나 쓰는 저주의 마법으로 표적인 자를 철저한 죽음으로 고통스럽게 몰아넣는다. 결국 이 마법은 리쉬안의 피로 봉인된 채 남아있다.

그러나 두번째 마법은 또 만들어진다.

벌어진 일을 처음으로 되돌리는 마법으로 이는 인간의 죽음을 되돌리기에 이른다. 결국 시간과 기억, 자유의 사제들에 의해 봉해진 마법은 사막의 모래가 되어 사라지고 만다.

…중략

결국 흑마법사 하쉬얼은 생명창조 마법을 만들기에 이른다. 동생을 되살리고 싶은 마음이 결국 이곳까지 오게 만든 것이다. 그는 저주로 인한 불로불사를 끝내줄 강한 자를 구상하게 되고 악마는 탄생된다. 이를 하쉬얼 서의 악마라 부른다. 마지막으로 탄생하게 된 것은 7개의 책을 중심으로 태어난 그의 동생이었다.

"사람을…살려냈다고?"

…중략

결국 시간을 넘는 문, 레올립트가 완성되기에 이른다. 정령 마법사인 에크네리시 실리아에 의해 문이 열릴 뻔 했지만 그는 저지되고 피가 뽑히는 사형에 처해진다.

이때가 마법의 절정기이자 퇴화기였다.

END

책은 여기서 끝이 났다. 허나 2권이 있다는 생각을 감출 수 없었다.

책을 넣어놓고 두 번째 단으로 손가락을 내려놓고 또 다시 쭉 훑기 시작하던 그는 셋째 단에서 손가락을 멈췄다. 예상대로 두 번째 권이 있었다.

  • 4장-악마의 난

3장에서 말한 하쉬얼이 만든 악마. 12인의 악마는 이 장대한 대륙에 도전장을 내밀게 된다. 너무도 발달한 마법은 이 악마들을 진정한 불사신으로 만들게 된다. 허나 언제나 시대의 악이 존재하는 한 선이 나타나는 법. 용병 지망생이자 검의 사제 아들, 리자르헨 사지는 제 1의 악마인 빙마 실버에 대항하여 죽고만 자신의 아버지, 검의 사제 키세르온을 보고 복수를 다짐하게 된다. 마법은 발전했고 결국 그는 멸마마법을 손에 얻게 된다. 빙마의 손길에도 전혀 손상 없었던 아버지의 명검, 사이쿨을 들고 그는 실버에게 대항하게 된다. 실버는 죽었으나 악마들은 질겼다. 또 다시 다른 모습으로 부활한 실버를 보고 분노한 그는 악마를 부활시키는 제 10의 악마, 화이트를 사이쿨에 흡수된 빙마 마법으로 죽이고 부활할 수 있는 장소를 모두 박살내버린다. 그러자 화이트를 밀애하던 제 5의 악마, 코발트가 리자르헨을 향해 도전장을 내밀고 리자르헨은 코발트를 쓰러뜨리나 그에게 눈 한 쪽을 내놓게 된다.

이때 제 2의 악마 빌디럴의 소행으로 형을 잃은 사수 리피르피트 리비가 리자르헨에게 동료를 제의한다. 리자르헨은 흔쾌히 승낙하고 제 12의 악마 민트와 제 11의 악마 에이저를 쓰러뜨린다. 그 과정에서 렌엘 가의 자손을 구하고 동료가 된다.

제 3의 악마 울트라마린이 제 4의 악마 레드, 제 6의 악마 테니, 이렇게 두 번째, 세 번째로 강한 악마를 모아서 그들에게 대항하려하나 제 4의 화마 레드는 하쉬얼의 동생에 더욱 관심이 많았고 결국 뇌마 테니와 해마 울트라마린이 작전을 짜 대항하나 져버린다. 그러자 그들보다 약했던 제 7의 악마와 제 8의 악마, 제 9의 악마가 도망가버리고 실버가 그들에 맞선다. 당시 잃었던 한쪽 귀가 있던 부분을 쓰라리게 매만진 리자르헨은 동료들과 대항해 싸우고 한 쪽 팔을 대가로 빙마 실버를 겨우 쓰러뜨린다.

…중략…

  • 5장-부족의 쇠퇴

누가 알았을까. 이토록 웅장하고 위대한 왕국이 무너질 줄.

사막을 건너 드라카 산맥으로 가던 하쉬얼은 리쉬안인 실버릿 님을 만나뵙게 된다. 그분은 사막에서 길을 잃고 헤매시고 계셨다. 하쉬얼은 물을 나눠주며 그 위치를 알려준다.

이 뒤 이야기는 잉크가 다 흐려져 알아볼래야 알아볼 수가 없었다. 오직 뒤에 결국 라그란즈는 무너지고 왕국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는 글만이 남아있을뿐. 마지막으로 저자는 이리 적었다.

라그란즈의 재앙에서 살아남은 후손의 글이나 이 모든 것은 진실이라고.

조용히 책을 덮은 그는 1권을 다시 꺼낸 뒤 이번엔 고대마법서를 머리에 떠올렸다.

또 다시 천천히 책장을 훑던 그는 똑같은 저자가 쓴 책을 발견할 수 있었다. 여전히 대충 휘갈겨 쓴 필체였는데 이번엔 양가죽이 아닌 마를 엮어 만든 종이였다. 표지는 역시 양가죽으로 되어있었고 그책보단 조금 컸다. 이번엔 제목이 뚜렷하고 책벌레가 눌러붙어 있지도 않았다.




라그란즈 역사를 서술한다 볼 수 있는 부분은 단어 몇 개의 손질 말고는 그대로 옮겨 적었습니다.

부록에 적혀있는 것

파이텐-파이첸 사막인들의 토종민요급 되는 노래로 변형되고 각색되어 오늘날 서쪽 대륙 인들도 따라부르게 됌.

카이코-경쾌한 발놀림이 특징인 서쪽 대륙의 춤이 기본형태. 이 춤을 모르면 다른 춤도 무리라 볼 수 있을 정도다.

글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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