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누구야.
-나? 난 너지.
-너 누구냐니까?!
언성을 높이는 안대를 찬 한 소년, 아니 두 명의 같은 얼굴을 한 소년들. 그들은 똑같은 질문과 답을 반복하며 한 소년은 입가에 가벼운 미소를 띄우고, 다른 한 소년은 버럭 소리를 지르며 자신과 같은 얼굴을 한 웃고 있는 그를 쏘아봤다.
-왜 성질을 내지?
-질문에 대답해. 너 누구야.. 왜 나랑 같은 얼굴을 하고 있는거야...
-으음.... 계속 같은 질문이네. 뭐 한 번 더 대답해줄게. 난 시엘, 너랑 같은 사람이야.
자신과 같은 사람이라고 주장하는 상대방의 말에 시엘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그를 쳐다봤다. 그보다는 시엘의 얼굴에는 공포와 절망이 서려있었다.
-어라? 왜 그런 표정일까?
-너...너가 왜....
그는 씨익하며 웃었다. 속이 까맣게 보이는 이유는 뭘까? 그의 표정에서 그 어느 것도 있을 수 없었다.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는 그의 표정에 시엘은 절망의 늪에 빠져드는 듯한 착각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것은 착각이 아닌 진짜였다. 시엘의 발 밑에는 질척질척한 늪이 생겨있었다.
-내가 왜 있는지는 네가 알 것 같은데? 여긴 너의..
-나의 뭐?! 네가 왜 나오는 건데?!!!
점점 희미해지는 그의 말에 시엘은 성질을 버럭 질렀다. 시엘의 몸은 점점 더 잠겨들었고, 시엘의 몸이 벌써 턱 밑까지 잠겼다. 이내 그의 말이 끝나기 전에 시엘의 머리가 끝까지 잠겨버렸다. 잠기기 전까지 한창 버둥거리던 시엘은 몸이 늪에 다 잠겨버리는 것과 동시에 의식도 점점 멀어졌고, 그는 이내 기절해 버렸다.
.
.
"도련님?"
"으음..."
"도련님, 일어나실 시간입니다. 도련님?"
"으앗!!"
무언가에 놀란듯 벌떡 일어나 시엘은 한참 주변을 두리번 거렸다. 큰 배드에 아침해가 가득 들어오는 창문, 그리고 그 앞에 서서 시엘의 안색을 살피는 세바스찬의 얼굴이 눈에 들어온 시엘은 안심한 듯 "후.."하고 한숨을 조용히 내쉰다.
"도련님, 뭐 안 좋은 꿈이라도 꾸셨습니까?"
"아니야. 그냥.."
세바스찬은 말 끝을 빼는 시엘의 모습에 찻잣에 뜨거운 우유에 꿀을 살짝 타더니 시엘에게 내밀었다. 그런 세바스찬의 행동에 시엘은 이상하다는 시선을 세바스찬에게 한 번 보내고는 잔을 받아들어 한 입 마신다.
"오늘의 일정은 오후에 OO사 사장님께서 방문하시는 것 이외에 어느 일정도 없으니 편히 쉬십시요."
시엘이 다 마신 찻잔을 받아든 세바스찬은 시엘에게 간단하게 인사를 하고 시엘의 방을 빠져 나갔다.

"후후후.. 도련님, 악몽은 잘 꾸셨나 모르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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